남쪽 별그림 일기 - 별보기와 달리기의 상관관계 (47번째 마젤란 스케치)

- 24년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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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쟁이에겐 너무 힘든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그러나 하늘에는 계속 끝없는 구름..

매일 날씨만 보고 살았지만 9월 월령에는 하루도 기회를 얻지 못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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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름을 지나 그믐이 되었다.

SNS에도 별하늘지기에도 어디서나 혜성 얘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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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갔던 가정집은 동쪽 시야가 조금 애매해서,

동쪽 수평선을 볼 수 있는 예비 관측지로 향했다

(혜성 관측기는 지난 관측기 참조)



오늘도 역시 주중 관측이다.

회사에서 종일 업무 보고 해 지는 시간 맞춰서 관측지 도착.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새벽에 볼 혜성 타임랩스 연습을 하다보니

어느새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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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이슬도 파도소리도 불청객도 없는 적막함

검은 하늘을 가득 채운 채 소리 없이 움직이는 별빛

피로와 환희가 범벅된 육신으로 아이피스를 추적하는 별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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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젤란이 저녁 시간에도 시야에 들어온다

퇴근하고 바로 온거라 컨디션 관리를 위해 보다 자다 반복하며

천천히, 또 대상 하나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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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C2098_Ori_241004.jpg


타란튤라(독거미성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작은 산개성단들의 모임이다.

대충 쓱 보고 지나가면 전혀 느끼기 어렵지만

천천히 망원경을 움직여보면 숨어있던 성단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이 멋진 영역을 세상의 몇 명이나 아이피스로 눈길을 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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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에 처음으로 서울 집에서 별자리를 찾기 시작했으니

별을 보기 시작한지 이제 딱 30년이 되었다

참 오래도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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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힘든 일을 나는 왜 이렇게 사랑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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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한 번도 어떤 운동에도 흥미를 가지지 못했었는데

작년 말부터 시작한 러닝(달리기)이 내 인생을 여러모로 바꾸어 놓고 있다

매주 참가하는 5KM 레이스도 뛸 때마다

내가 왜 이 힘든 일을 자발적으로 하고 있을까? 항상 후회하지만

완주하고 호흡만 돌아오면 또 다음주 대회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며

별보기와 달리기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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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다

- 오래 해야 한다

- 힘든 일을 오래 혼자 해야 한다

- 노력한 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나온다

- 별 보는 중이나 달리는 중이나 아무 생각 없이 그것에만 집중하게 된다

- 하는 중에는 이 힘든 걸 대체 왜 계속 하나 스스로에게 의문

- 집에 와서는 다음 번 언제 나갈 날만 기다림

- 기록을 남기는 재미

- 어제의 나를 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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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며 체력이 떨어져서 온전히 밤을 새지 못한지 꽤 오래 되었는데

러닝 하며 밤샘 체력을 다시 만들 수 있기를 ^^

아직 봐주지 못한 아름다움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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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wid.com 無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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