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세상의 동쪽, Gauss - 090906 [스케치]
  • 조강욱
    조회 수: 34826, 2013-04-09 00:15:02(2009-09-09)
  • 전쟁과도 같은 한 주를 겨우 넘기고..

    토요일이 되었다

    예별이랑도 놀아주고   같이 종로 거리도 걸어보고   운동화도 최신 트렌드에 맞추어 사드리고

    집안일도 거들고 대청소도 하고 분리수거도 정리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저녁에는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최샘네 가게로 향했다

    결국.. 그 숙원사업(?)은 일요일 저녁에야 결실을 보았다.. ㅎㅎ

    토요일 밤 11시. 가게를 나서며 최샘과 휘영청 보름달을 보니

    완전한 원형이 아니라, 그림자가 한 쪽 귀퉁이를 살짝 먹었다

    뭐 잼있는게 있을까?

    집에 와서.. 잘용이를 꺼내서 달을 보니, 보름달 한귀퉁이에서 작은 크레이터와 지형들이 아주 '조금' 보인다 ㅡ_ㅡ

    쟤네들을 보기 위해선.. 딱 이틀밖엔 기회가 없다.

    그믐 다음날 초저녁의 눈썹달에서

    그리고 보름을 막 지난 첫날 하루....

    천왕봉 일출을 보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한다고 하는데,

    Gauss를 보기 위해선 월령만 잘 보고 있으면 된다.. ^^;


    달의 가장 구석 옆구리에 위치해 있다보니

    애들이 모두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Petavius는 댈 것도 아니다

    Krafft보다 더하다

    지구에서 18만km 떨어진 이 곳..

    여기에서도 가장 오지인 달의 동쪽 끝.

    중고딩 시절의 가우스 소거법을 만드신 그 분?

    대학수학에서 여러가지 고문 기술을 선보이던 그 분??? ㅡ_ㅡ;;;

    그 가우스가 이 가우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맞는 것 같다)

    달을 망원경으로 본 적이 있는 사람도 이 보기 힘든 까다로운 분을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최샘은 Gauss 얘기를 하니 딱 아시더군요.. 역시 ㅎㅎ)


    Gauss
    r_gauss.jpg


    그림은 그릴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빨리 늘지도 않고..

    시간도 별로 단축되지 않고..


    보이는대로 그대로 그리다보니, 전체적인 그림의 입체감이 살지 않는다.

    약간씩 수정해서 좀 더 멋지게 만들고 싶은데....

    '진짜'를 위해 유혹을 포기할 수 밖에..


    워낙 구석탱이에다 뭐가 없는 곳이다 보니 스케치도 썰렁하다

    입큰 개구리가 입을 살짝 벌린 것 같은 Gauss에는 동쪽 크레이터 벽만 눈부시게 빛난다

    그 뒤로는 능선만 보이는 동단에서도 가장 끝에 위치한 지형이 보이고..

    좌상단으로는 호 모양의 좁은 구조가 밝게 빛나는데.. 저건 어떻게 해야 저런 모양이 나올 수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우하단으로는 작은 크레이터 두 개.. (Berosus, Hahn)

    그림으로는 크게 그렸으니 시원하게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있다고 생각하고 찾지 않으면 존재 자체도 찾기 어려운 애들이다.. (80mm 굴절 기준)


    새벽에 스케치를 하다 보니 하다가 너무 졸려서.. 스케치하던 탁자에 엎드려서 한참 졸다가 일어나서 좀 더 그리고..

    또 자다 일어나고.. ㅡ_ㅡ;;

    모기에게 무료 배식을 실컷 시켜주고 그냥 놓아주기가 너무 아쉬워서..

    스케치를 마치고 베란다를 정리하고 나오면서

    모든 문을 밀폐하고

    베란다에 에프킬라를 한 방 뿌려주고 나왔다

    아까 먹은 내 피 아직 소화도 못 시켰겠지? 복수다.. ㅋㅋ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9

  • 김남희

    2009.09.10 19:51

    어젯밤 달보면서 강욱씨 생각 나더군요.

    크레이터,골짜기를 비행하며...

    스케치해야 될거 너무 많더군요.

    혹 그많은 구덩이 이름들 다외우고 있는건 아닌지?

    이제 스케치할수 있는날 며칠 안남았네요...

  • 이준오

    2009.09.11 00:06

    저는 최쌤이 당췌 이쪽 별나라에서 안보셨던 것이나 아님 모르고 계시는게 과연 그 무엇인지..? 단지 그것이 알고싶음다....ㅎㅎ
  • 조강욱

    2009.09.11 16:27

    남희님 - 그 많은 구덩이를 어찌 다 외우겠어요 ㅎㅎ 숫자면 더 잘 외워 지겠지만..
    달 지형이 30만개 정도 된다고 하는데.. 저는 그 중에 한 0.03% 정도 본 것 같습니다 ^^;
  • 조강욱

    2009.09.11 16:30

    준오님 - 최샘이 모르고 있는 별보는사람이나 별보는 장비가 있다면 간첩이 아닐까 의심해 봐야 합니다 ㅡ_ㅡㅋ
    그나마 천체 중에서는 관심이 적은 대상도 있으신데.. Barnard 145번은 안보셨을 거에요 ㅡ_ㅡ;;;;
  • 조강욱

    2009.09.11 16:41

    Gauss region 스케치 한 구조 중 좌상단의 호 모양이 무엇일까 의문이었는데,
    Gauss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Riemann의 서쪽 벽이 태양빛에 강하게 반사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Riemann은 동경 87도로.. 79도의 Gauss보다 더 먼 완전 극지방이네요 ㅡ,ㅡ;;
    Riemann의 전체 구조를 관측하는 것도 일종의 도전 대상이 되겠습니다..

    근데 호 모양을 설명하기에 완벽한 알리바이는 아닌것 같습니다.
    저게 크레이터의 일부분이라면 호가 아니라 납작한 원통 모양이 나와야 할텐데요..
    답을 아시는 분은 리플 달아주세요.. ㅎㅎ
  • 유혁

    2009.09.11 18:08

    매수팔 모임에서도 수없이 이야기했습니다만.... 정말 멋있습니다....

    스케치 달 전도 완성의 그날이 하루하루 가까워지는 것 같군요.... ^^;;

    마음속으로 나마 위업 달성을 적극 응원하겠습니다.

    --------------------------------------------------------------------------------------------

    뭐... 그 책 사면서 따라온... 잠자리 4B 연필로 응원을 할 수 도 있겠구나 싶은데... 그럼 스케치 한 구석에
    '잠자리 연필 한자루 제공, 아무개' 혹은 '이 스케치에 사용한 잠자리 연필은 아무개 제공입니다'라고...
    써주실 수 있나요? .... ^^;; 농담입니다...

  • 조강욱

    2009.09.11 21:49

    어찌 오늘은 아침부터 야간비행 방문할 시간이 되셨나보네요.. ㅎㅎ

    스케치 월면도는..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하면 잼있을 것 같습니다.. ^^

    잠자리연필은 제게 제공하지 마시고

    직접 그려보심이 어떠하실지 아뢰옵니다~~
  • 전은경

    2009.09.12 09:00

    와우! 그림 솜씨가 대단 합니다. 멋져요^^
  • 조강욱

    2009.09.14 05:08

    ㅎㅎ 보고 계셨군요.. 감사합니다 ^-^ㅋ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thumbnail
  • 이동근 조회 수: 4
  • 스케치
  • 예순세 번째 예순네 번째 스케치(M65, M66) 3월 14일, 평일이지만 아마도 3월의 마지막 관측이 되지 않을까 하여 몇 분과 마침 시간이 맞아 홍천으로 향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데 조금 아쉽다. 하지만 10인치 돕으로, 마음 비우고 그리는 메시에 스케치는 그리 문...
2024-03-25 22:29:21 / 2024-03-25
thumbnail
2024-03-23 15:04:12 / 2024-03-14
thumbnail
2024-03-23 15:08:35 / 2024-02-2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42
  • 스케치
  • 늦은 밤, 내 방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니 구름 사이로 보름달이 보인다. 그리고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달무리를 보니 간만에 달그림이 그리고 싶어졌다 ​ 방에 불을 모두 끄고, 창문 앞에 앉아 낮은 책상 위에 태블릿을 올려놓고 달을 화면 안에 담아보았다 ​ 달과 하늘과...
2023-12-02 19:09:52 / 2023-12-02
thumbnail
  • 이동근 조회 수: 159
  • 스케치
  •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카시오페이아 근처의 천체를 스케치하게 되었다. 내가 다닌 관측지에서 가장 잘 보이는 방향 및 고도였던 것도 같다. 이번 스케치는 세 번의 시도 끝에 완성되었지만 만족하지 못한 결과를 보여 준다. 관측지의 하늘과 집중의 문제라 생각해 본다...
2024-03-23 15:10:43 Joseph / 2024-01-2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366
  • 스케치
  • 개기일식에 태양 망원경을 가져갈까 말까 마지막까지 망설였다 이 무거운 걸 2시간 쓰겠다고 그 멀리까지? 그러나 그 2시간은 내가 태양망경을 들인 이후 가장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 일식중 내내 최대한의 정성으로 태블릿으로 태양을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2023-07-11 05:16:54 / 2023-05-14
thumbnail
  • 김승희 조회 수: 588
  • 스케치
  • 뒤져보니 9행성 기록이 있어서 모아봅니다. 업데이트가 필요한 놈들도 있네요... 다음 도장깨기는 "Alpha Centauri C" ☆수성 2020.11 화천 다음엔 스케치로... ☆금성 2017.05 평창 새벽의 샛별 ☆지구 2020.03 강화 별보러 갔다 구름보고 온 날 ☆화성 2018.10 홍천 V Cent...
2021-09-15 07:13:59 조강욱 / 2021-09-14
thumbnail
  • 천세환 조회 수: 588
  • 스케치
  •  안녕하세요? 천세환입니다.   얼마전 우연한 기회로 다카하시 TSA120을 중고로 구입했고, 이 무거운 경통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삼각대와 경위대를 추가로 구입... ;;;;  뭘 할지 고민하던 중, 최윤호 님의 사냥개자리 이중성 관측기 http://www.nightflight.or.k...
2021-03-12 22:28:59 최윤호 / 2021-03-10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619
  • 스케치
  • 남반구에서는 요즘 목성과 토성이 천정에 남중하고 있다 ​ 얼마전까지만 해도 새벽 하늘에 함께 하던 화성은 저 멀리 떠나가고, ​ 목성과 토성만 이른 저녁부터 밤하늘을 빛낸다 ​ 토성 간극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해서 한참을 파 보았던 몇달 전 이후로 처음 토성을 겨...
2020-08-24 03:36:36 / 2020-08-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663
  • 스케치
  • 태양 스케치는 생각보다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 중 하나는 보여야 할 구조들이 표면에 낮고 넓게 흩어져 있다는 것이다 ​ 눈으로 한 번 휙 돌아보는 것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종이 한 장에, 또는 한 화면에 그림을 남기려면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보통은 각각의 무리들...
2022-08-21 20:56:54 / 2022-08-2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850
  • 스케치
  •  목성토성 최근접 당일.. 예보가 안 좋아서 사실 큰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잠복근무 중에 운 좋게 구름 사이로 볼 수 있었다 (자세한 얘기는 관측기록으로.. ^^) 기본적으로 나는 내 그림에 인공 구조물을 넣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안이쁘고 그리기도 어렵다) 천...
2021-01-01 17:06:57 / 2021-01-01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982
  • 스케치
  • 집 뒷마당에서 20분에 한장씩 월식 달을 그렸다. 3시간동안 변화되는 모습을 하나씩 그리려니 무지무지 바쁘고 지쳤는데..  쌩노가다의 결과물을 보니 3시간 그림 + 5시간 이어붙이기 삽질을 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일식도 아니고 월식...
2021-11-23 11:03:55 / 2021-11-22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248
  • 스케치
  • 별하늘지기에서 목성의 영이 보일 거라는 게시물을 보고 황급히 망원경을 폈다. ​ 목성 표면에 각기 다른 색의 점 세 개가 보인다. 시간이 흐를 수록 점들도 흐르고 그 색도 바뀐다. 세상에 이 기쁨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난 정말 운도 좋다 Nightwid 無雲
2020-09-06 17:12:29 조강욱 / 2020-08-30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1280
  • 스케치
  • 엄청난 시상의 일요일 저녁.. ​ 이정도면 웬만한 사진보다 낫겠다 싶어서 신나게 그렸는데 ​ 같은날 찍혀진 사진들을 보니 아직 상대가 되지 않는다. ​ 목성 본체의 그림자 뒤에는 유로파도 숨어있었다. 그래도 보름 전의 목성보다는 조금 발전했기를 바란다 ​ 나의 목...
2021-02-16 01:12:01 / 2020-08-24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443
  • 스케치
  • 설날 아침, 1만KM 북쪽의 부모님댁 대신 150KM 북쪽의 캠핑장으로 향했다 학교 개학을 맞은 딸님을 위로하고 유치원쌤으로 열심히 돈버시는 와이프님을 치하하고 밤에는 모두 재우고 별을 보겠다는 흑심을 품고 텐트에 망원경까지 모두 싣고 떠났다 전화도 안터지는 깡...
2020-01-30 16:07:45 조강욱 / 2020-01-29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1443
  • 스케치
  • 이번 주말 예정되었던 뉴질랜드 최대의 스타파티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이틀전에 전격 취소되고, 별고픔을 달래보고자 새벽에 정원에 나가보니 목성과 화성이 딱 붙어있다. 이걸 왜 모르고 있었지? 40배 한시야에 너끈히 들어온다. 이렇게 귀여울수가.. 급히 좌판을 ...
2020-04-13 02:34:17 신기루 / 2020-03-23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1471
  • 스케치
  • 목성 - 금성이 거의 붙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집앞에 나왔는데 망경으로는 두별 사이 거리가 넘 멀어서 한시야에 안나온다. 스케치 포기! 일요일에 최근접인데 날씨가 안도와줄듯.. 여튼 기다려야지 금성-목성 최근접 당일은 먹구름으로 꽝. 다음날 보니 이미 조금 멀...
2020-03-23 05:34:11 / 2020-03-23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1602
  • 스케치
  • 오클랜드 천체관측 동호회 회원들과 관측회를 다녀왔다. 모두가 잠든 새벽 5시.. 화성이 찬란하게 빛나길래 파인더를 들이대니 희끄무레한게 하나 더 보인다 M22. 이렇게 얻어 걸릴수도 있구나... 잘난 100도짜리 Ethos로 한 시야에 두 아이들을 담아본다 Nightwid 無雲
2020-03-23 05:40:47 / 2020-03-23
thumbnail
  • 김승희 조회 수: 1693
  • 스케치
  • 3월20일 별 안보이는 구름 낀 관측지에서... -왠지 장비들을 멀리 보내야 될 것 같아서 기념으로.... - 교동대교를 멍떄리며 보며 유투브를 보고 오일파스텔을 샀는데...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느낍니다 ㅎㅎㅎ 많이 그리다 보면 좋아지겠죠 ^^
2020-04-08 20:16:08 신기루 / 2020-03-23
thumbnail
  • 김영주 조회 수: 1775
  • 스케치
  • 금성과 플레아데스성단의 랑데뷰를 모처럼 찍어봤다. 망원경으로 보이는 랑테뷰는 아름답지 않았다. 큰 화각이 필요했고...그렇다고 쌍안경으로 보면서 그릴 수도 없는 노릇 방법은 사진을 찍고 그 찍은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 사진을 찍고보니 플레아데스의 별마다 성...
2020-04-13 02:32:12 신기루 / 2020-04-0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