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 스케치/사진 ~☆+

  • [M86] Observation vs Obsession [스케치]
  • 조회 수: 6085, 2018-09-23 02:04:43(2018-02-03)

  • 썩소를 짓고 있는 얼굴 표정, 84 & 86 주위의 은하 9개 중에서
    나는 M86 위의 눈썹인 NGC 4402를 가장 좋아한다.

    [ 7천만광년 저 편에서 썩소를 날리다 - 15인치 반사, 검은 종이에 파스텔과 젤리펜, 조강욱 (2014) ]
    M8486_sketch.jpg

    뭐가 86번인지 4402인지 헷갈리는 분들을 위해 설명 버전도 한번..
    M8486_sketch_indicated.jpg


    한쪽밖에 없는 눈썹이 정확히 그 위치에 올라가 있는 것도 재미있고
    또 그냥 그런 모양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이다.
    우주 저편에서 한쪽 눈썹을 밀고 씩 웃고 있는 그 모습은 볼수록 감탄이 나온다

    그리고 좀 더 잘 찍은 사진을 보면, 
    은하는 더 이상 9개에 한정되지 않는다.
    8486_photo.jpg
    (출처 : 구글 검색)

    그냥 쓱 훓어봐도 수십개는 더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어릴때부터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M86 은하 중심부에서 11시 방향으로 보이는 희미한 하얀 점이다.
    86_VCC.jpg
    ↑ 요거

    내가 20년 전에 성도를 외울 때는 분명 VC 874라는 이름으로 외웠는데 
    요즘의 성도와 자료들을 찾아보니
    PGC 40659 또는 VCC 882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VCC는 Virgo Cluster Catalog의 약자이다)
    시대에 따라서 네이밍도 유행이 있는건가.. 잘 모르겠다

    여튼 86번을 눈에 담을 때마다 그 하얀 점 아니 작은 은하가
    보이나 안보이나 한번씩은 의식하고 보는데
    아직까지는 본 적이 없다
    밝기는 16.7등급으로 많이 어둡지만 Surface Brightness는 14.1등급으로
    근접할 수 있을만한 조건이다. 
    실제로 14인치로 관측 기록도 존재한다

    “내가 보지는 못했지만 거기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은 묘한 매력이 있다
    그것이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는 구경, 실력, 날씨 등 한끗 차이일 때가 많고
    그걸 본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것들, ‘도전 대상’을 보겠다고 오늘밤도 별쟁이들은 
    춥고 어두운 곳 어딘가에서 눈에 힘을 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겐 또다른 집착이 하나 더 있는데..
    별과 관련된 숫자를 가능하면 다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
    20대 때에는 NGC 번호들을 한번 보면 머리에 쏙쏙 들어왔던 것 같은데
    이제는 더 이상 까먹지 않는 것만도 사력을 다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위의 내 스케치에 메시에와 NGC 번호로 설명을 달면서
    이 번호가 맞나 안맞나..
    (알량한 자존심에) 안 보려다가 결국은 구글의 자료사진을 찾아서 숫자를 대조해 보았다
    휴.. 아직까지는 다 기억하고 있네 
    자동으로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보는 거나 안보는 거나 그게 그거인 도전 대상을 쪼는 것이나
    먹고사는데 별로 필요 없는 4자리 숫자들을 암송하는 것이나
    아무 짝에도 쓸데없는 집착인건 아닐까?
    아니 어떤 점에선 확실히 observation이 아니라 obsession일지도 모른다
    근데 그게 별쟁이들의, 그리고 나의 즐거움인 것을..

    그래서 어떤 유명 돕소니언 메이커 brand도 “OBSESSION”이 되었나보다.
    obsession.JPG




                                                                 Nightwid 無雲





    [M1] 천년의 빛 http://www.nightflight.or.kr/xe/185392
    [M2] 꽃게탕 맛보고 가실께요! http://www.nightflight.or.kr/xe/185438
    [M3] 3번 고속도로 http://www.nightflight.or.kr/xe/185565
    [M4] 온몸으로 널 사랑해 http://www.nightflight.or.kr/xe/185594
    [M5] 브란덴부크르 협주곡 5번 http://www.nightflight.or.kr/xe/185639
    [M6] 구상형 산개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85770
    [M7] 의도치 않은 요란한 축제 http://www.nightflight.or.kr/xe/185833
    [M8] 근데 석호성운은 왜 석호일까? http://www.nightflight.or.kr/xe/185924
    [M9] 낯선 천장 아래서 http://www.nightflight.or.kr/xe/186070
    [M10] 뱀주인 노잼 5형제의 맏형 http://www.nightflight.or.kr/xe/186125
    [M11]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비행 http://www.nightflight.or.kr/xe/186170
    [M12] 이란성 쌍둥이 http://www.nightflight.or.kr/xe/186208
    [M13]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프로펠러 http://www.nightflight.or.kr/xe/186256
    [M14] 모든 구상성단은 Unique하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6394
    [M15] 우주의 평화(Pease)를 찾아서 http://www.nightflight.or.kr/xe/186554
    [M16] 창조의 기둥 본 남자 http://www.nightflight.or.kr/xe/186708
    [M17] 많이 보기 vs 잘 보기 http://www.nightflight.or.kr/xe/186889
    [M18] 작은 모종삽 하나 http://www.nightflight.or.kr/xe/186900
    [M19] 9번의 저주? http://www.nightflight.or.kr/xe/187071
    [M20] 삼렬이 대체 무슨 뜻이야? http://www.nightflight.or.kr/xe/187271
    [M21] 다이아 반지, 아니면... http://www.nightflight.or.kr/xe/187535
    [M22] 여러분의 22번은 무엇입니까? http://www.nightflight.or.kr/xe/187845
    [M23] 아침이 오기를 바란 이유 http://www.nightflight.or.kr/xe/188214
    [M24] 성운도 성단도 아닌 무언가 http://www.nightflight.or.kr/xe/188302
    [M25] 크레바스에 빠지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8721
    [M26] 소외받는 고추잠자리 http://www.nightflight.or.kr/xe/188744
    [M27] 별보기는 감질맛 http://www.nightflight.or.kr/xe/188915
    [M28] 형만한 아우 있다 (1) http://www.nightflight.or.kr/xe/188930
    [M29] 이젠 친해지길 바래 http://www.nightflight.or.kr/xe/188934
    [M30] Star chain의 예술 http://www.nightflight.or.kr/xe/189144
    [M31] 우리의 개념의 고향 http://www.nightflight.or.kr/xe/189231
    [M32] 대체 어디 있는거야? http://www.nightflight.or.kr/xe/189248
    [M33] 정면은하를 보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89306
    [M34] 천체사진전의 比사진 http://www.nightflight.or.kr/xe/189492
    [M35] 겨울 하늘의 최강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89557
    [M36] 내 안에 궁수 있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9953
    [M37] 누가 여기다 쌀알을 뿌려놨어? http://www.nightflight.or.kr/xe/189961
    [M38] 어떻게 해야 성단이 최고로 반짝일 수 있을까? http://www.nightflight.or.kr/xe/190080
    [M39] 이젠 친해지길 바래 (2) http://www.nightflight.or.kr/xe/190316
    [M40] 메시에의 실수, 또한 나의 실수 http://www.nightflight.or.kr/xe/190426
    [M41] 2000년 전부터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0696
    [M42] 오리온 대성운이 지겨워질 때가 온다면? http://www.nightflight.or.kr/xe/190720
    [M43] 말보다 잘 통하는 것 http://www.nightflight.or.kr/xe/190862
    [M44] 44와 친구들 http://www.nightflight.or.kr/xe/191081
    [M45] 같은 대상을 보는 여러가지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91531
    [M46] 우주 최고의 Collaboration http://www.nightflight.or.kr/xe/191953
    [M47] 또 하나의 이중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2171
    [M48] 산개와 은하 사이 http://www.nightflight.or.kr/xe/192313
    [M49] 셀 수 없는 문명과 전쟁과 사랑 http://www.nightflight.or.kr/xe/192972
    [M50] 오픈하트 http://www.nightflight.or.kr/xe/193102
    [M51] 세상의 가장 먼 결정적 순간 http://www.nightflight.or.kr/xe/193552
    [M52] 네가지 없는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3847
    [M53] 두 개의 53 http://www.nightflight.or.kr/xe/194052
    [M54] 따로 놀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4482
    [M55] 마라톤의 쪼는 맛 http://www.nightflight.or.kr/xe/194555
    [M56] 작은 성단의 거대한 V http://www.nightflight.or.kr/xe/194874
    [M57] 밤하늘의 성자 http://www.nightflight.or.kr/xe/195087
    [M58] 처녀의 전설 http://www.nightflight.or.kr/xe/195533
    [M59] 너는 무슨 타입? http://www.nightflight.or.kr/xe/195598
    [M60] 어서 와 이런 구도 처음이지? http://www.nightflight.or.kr/xe/195959
    [M61] 처녀의 변방 http://www.nightflight.or.kr/xe/196328
    [M62] 달리는 타조 http://www.nightflight.or.kr/xe/196359
    [M63] 씨 없는 해바라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6868
    [M64] 내 정성을 암흑대에 담아 http://www.nightflight.or.kr/xe/197571
    [M65] M66과 구분하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97853
    [M66] 천체관측의 신은 누구 편? http://www.nightflight.or.kr/xe/197987
    [M67] 32억년산 성운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8080
    [M68] 엄마와 아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9214
    [M69]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9627
    [M70] 은은하게 그러나 다르게 http://www.nightflight.or.kr/xe/200134
    [M71] 구산...개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200525
    [M72] 얼굴 보기 힘든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200743
    [M73] 뭐! 왜! http://www.nightflight.or.kr/xe/200796
    [M74] 가장 어려운 메시에 대상 http://www.nightflight.or.kr/xe/201048
    [M75] 이유 없는 집착 http://www.nightflight.or.kr/xe/202514
    [M76] 한 마리 나비를 찾기 위하여 http://www.nightflight.or.kr/xe/203332
    [M77] 너의 정체는? http://www.nightflight.or.kr/xe/203672
    [M78] 열대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http://www.nightflight.or.kr/xe/205789
    [M79] 한 마리 올챙이를 찾기 위하여 http://www.nightflight.or.kr/xe/206778
    [M80] 형만한 아우 있다 (2) http://www.nightflight.or.kr/xe/207506
    [M81] A급 관측지 찾기 http://www.nightflight.or.kr/xe/207624
    [M82] 은하 전체보다 더 밝은 별 하나 http://www.nightflight.or.kr/xe/208342
    [M83] 환상속의 그대 http://www.nightflight.or.kr/xe/209158
    [M84] 7천만광년 저 편에서 썩소를 날리다 http://www.nightflight.or.kr/xe/209366
    [M85] 처녀자리 은하단의 문지기 http://www.nightflight.or.kr/xe/210155


    1200_별보기_표지입체.jpg



댓글 0

위지윅 사용
  조회  등록일 
no image
  • 조강욱 조회 수: 1471
  • 스케치
  • 목성 - 금성이 거의 붙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집앞에 나왔는데 망경으로는 두별 사이 거리가 넘 멀어서 한시야에 안나온다. 스케치 포기! 일요일에 최근접인데 날씨가 안도와줄듯.. 여튼 기다려야지 금성-목성 최근접 당일은 먹구름으로 꽝. 다음날 보니 이미 조금 멀...
2020-03-23 05:34:11 / 2020-03-23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1443
  • 스케치
  • 설날 아침, 1만KM 북쪽의 부모님댁 대신 150KM 북쪽의 캠핑장으로 향했다 학교 개학을 맞은 딸님을 위로하고 유치원쌤으로 열심히 돈버시는 와이프님을 치하하고 밤에는 모두 재우고 별을 보겠다는 흑심을 품고 텐트에 망원경까지 모두 싣고 떠났다 전화도 안터지는 깡...
2020-01-30 16:07:45 조강욱 / 2020-01-29
thumbnail
  • 김영주 조회 수: 3035
  • 스케치
  • 원문출처 : http://blog.daum.net/damur21/335 인간이 경험할 수는 있는 천문현상은 여러가지가 있다 흔히 볼수 있는 별똥별(유성우), 월식, 수퍼문, 수퍼화성, 오성결집, 혜성, 토성엄폐, 초신성폭발 그리고 일식이 있다. 이중 인간이 생애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천문...
2019-10-23 02:11:31 신기루 / 2019-07-10
no image
  • 김영주 조회 수: 3209
  • 스케치
  • 광덕산 조경철천문대 관측날씨가 절망적이었음에도 목성시상은 유별나게 좋았다. 선명한 줄무늬가 독보적이었던 이날 만약 대적점이나 영 또는 식 현상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좀더 기달려 대적점이라도 그려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다음날 출근부담때문에 급하게 철수할수...
2019-11-04 20:32:49 조강욱 / 2019-06-11
thumbnail
  • 김영주 조회 수: 2471
  • 스케치
  • 6월의 푸르른 신록과 광덕산이 가지는 새까만 어두움..... 미세먼지로 인해 신록과 새까만 어둠이 사라졌다 그 자리에 잿빛 어둠만이 별지기의 마음 속에 음습한다. 아.........별이여!!!
2019-07-11 02:38:15 김원준 / 2019-06-05
thumbnail
  • 김영주 조회 수: 2519
  • 스케치
  • 토성을 그려본다. 토요일 하루 종일 주적주적 비가 내리니.....하릴없이 하늘만 쳐다볼 수 는 없는 느릇 막둥이는 나가자고 졸라대지만 이 아빠도 나가고 싶다 격렬하게 나가고 싶다....근데 어쩌니? 비가 이리 오는데 그림 그리자고 꼬셔본다. 금새 넘어온다. 막둥이는 ...
2019-10-13 03:36:12 조강욱 / 2019-05-29
thumbnail
  • 김영주 조회 수: 3066
  • 스케치
  • (첫번째 습작) 2월 서울에서 시그마 150-500mm 망원렌즈로 찍은 달을 스케치로 재탄생시켜봤다. 주말내내 비도 오고....집에만 있기 영 심심해서 습작을 남겨봤다. 2월쯤 서울 도심에서 달을 찍은것이 있어 한번 스케치로 도전해봤다. 달은 분화구 하나하나를 사실적으...
2020-03-27 09:08:17 신기루 / 2019-05-29
thumbnail
  • 김승희 조회 수: 2644
  • 스케치
  • 퇴근길 지하철에서 천문연주체 천문사진전 당선작을 발표했다는 카페글을 보고위에서부터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마치 도리지구땡의 쪼으는 맛으로 천천히...... 헛! 역시나 그분의 스케치...그 다음은....땡!!! 올해로 두번째 탈락이네요 ㅎㅎㅎㅎㅎ 2018년 11월 정...
2019-04-25 07:53:55 신기루 / 2019-04-09
thumbnail
  • 김선영 조회 수: 3082
  • 스케치
  • 안녕하세요? 올해 한해 1년간 멜버른에 업무차 장기 출장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출장간 김에 남천의 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김남희님께 뺏아온(?) 12인치 트래블돕은 아직 한국에서 발송 대기 중이라서 아쉽지만 핸드캐리해 온 3인치 굴절로 보고 있습니다. ASV라는 빅...
2019-04-23 07:44:43 랜슬롯 / 2019-03-08
thumbnail
  • 조강욱 조회 수: 2678
  • 스케치
  • 2016년 8월, 메시에 스케치 연재를 시작했다 2016년 7월(한달 전)에 M24를 마지막으로 메시에 110개 스케치를 마치고 내가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담아 두었던 대상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보고 싶었다 1996년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공사장 노가다 알바로 첫 망원경(8...
2019-04-14 07:18:38 조강욱 / 2019-01-2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