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NGC 4565....처녀자리 은하단
  • 조회 수: 8422, 2013-04-09 17:40:52(2013-04-09)
  • 안녕하십니까, 윈드복서입니다.

    뒤늦은 관측후기 올립니다.^^

     

     

    지난 4/4(목) 점심쯤 안해도님께 연락하여 오늘 관측하기 어떨까 여쭈어 봤습니다. 당분간 비도오고 날이 별로일 것 같아

    그나마 오늘이 관측가기에는 낫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새롭게 봐둔 관측지가 있다고 하셨는데 거리가 너무 멀다고 조금 주저하셨지만, 마침 담날 쉬는 날이라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관측가자고 했습니다. 퇴근후 도착하시면 12시쯤 넘을 것 같다는 말씀에 먼저 도착해 있겠다고 하고 오늘 일정에 대해 미리 그림을 그려봅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마눌님께 전화가 옵니다. 오늘 처가에 데려다 달라고 하십니다. 어제 미리 관측을 갈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아 놓은 터라, 본인은 애기데리고 처가에 가서 쉬다가 올테니, 신나게 별보라고 허락해주십니다. ㅎㅎㅎ

    다만 처가에 퇴근 후 태워주고 다시 집에 와서 짐을 챙기고 관측지에 도착한다면 시간이 만만치 않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냥 머리 굴리다가 좀 일찍 퇴근하기로 회사에 얘기하고 4시 쯤에 집으로 출발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아직 6달이 채 안된 우리 다연공주님이 와이프를 괴롭히느라 짐을 아직 싸지 못한 상황... 서둘러 아내를 도와 몇일 아내가 처가에 가 있는 동안 필요한 짐을 챙깁니다. 5시 30분정도에 집을 출발하여 관측지와 정반대인 처가에 도착하니.. 약 6시 반..저녁도 먹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마난경을 싣기 위해 고고.. 다시 약 1시간을 달려 도착해서 이것저것 관측장비와 얼마전 새로이 들인 "별삼이"(옵세션 마난갱 이름)를 서둘러 승차시키고 관측지인 경북 예천으로 출발~.

     

     

    약 160km 신나게 달려 관측지에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여기 오기전까지 한 4시간 운전했더니 몸이 엄청 피곤합니다...만 하늘을 보니 서울의 뿌연 하늘과는 차원이 다르게 별빛이 초롱초롱합니다. 벌써 기분이 째지는 게.. "역시 이런 맛에 여기까지 온거다"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립니다.

     

     

    잠시 밤하늘을 둘러보다가 엄청 넓은 주차장에 내 맘대로 홀로 자리 잡고 마낸갱을 설치합니다. 설치가 거의 다 끝나갈때 쯤. 안해도님께 전화가 옵니다. 이제 퇴근하시고 올참이라고 도착하시면 12시 반정도 될꺼라고 하시네요. 하늘 상태 괜찮다고 어서 빨리 오시라고 재촉드리고 ㅋㅋ 냉각을 위해 배터리에 팬을 연결하고 돌립니다. 구름과자를 하나 먹으며 여유롭게 오늘 제가 사전에 세웠던 계획을 되새겨 봅니다. "천체 스케치 한장과, 메시에 마라톤 대비 연습 특히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마스터해보지 못한 처녀자리 은하단 호핑이었습니다".

     

     

    냉각이 제대로 되기전에 기다리기 심심하여 고도가 제법 높아진 명작을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게자리, 사자자리, 큰곰자리 일대를 둘러보다보니,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M51의 암흑대를 살짝 볼 수 있었습니다. 분명 여기하늘도 아주 맑은 상태는 아닌 것 같은데 하늘이 다른 곳보다 좀더 어두워보였습니다. 운 좋게 암흑대를 처음 봣다는 기쁨에 빠져있을 때 쯤, 또다른 대상이 저의 눈을 확 잡아 끌었습니다.

     

     

    바로 머리털 자리에 위치한 측면 나선은하 NGC4565였습니다. 장비 기변한 덕분인지 바늘 같이 뾰족한 디스크와 중앙을 가로지르는 암흑대 ...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늘 스케치 대상은 요넘으로 당첨! 사실 처녀자리 은하단 호핑에 더 목적이 있어 디테일은 다소 떨어지지만 서둘러 스케치에 들어갔고... 거의 마칠 때 쯤 안해도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스케치 4565.jpg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하늘에 대한 평가를 내립니다. 그래도 오늘 전국 날씨 치고는 괜찮은 대요.~ ㅎㅎㅎ

    4565를 향하고 있던 별삼이를 보시고는 암흑대 잘보입니다. 라고 칭찬해주시네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오늘의 목표이던 처녀자리 은하단 ... 그동안 다 똑같아 보여 마스터해보지 못했던 은하 호핑에 도전합니다.

     

     

    준비해간 스타호핑에 따라 T자리르 찾아 M98, 99,100 등을 찾아보고 84, 86으로 넘어가는데 ...은하가 엄청 많아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아래로 연결된 것 같이 쭈욱~ 따라 은하가 펼쳐져 있습니다. 아 마카리안 체인인가 그건가 보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칩니다. 자세히 준비해간 자료와 대조해서 비교해봅니다. 노란색으로 색칠한 부분의 은하가 전부 보입니다. 이야~~ 정말 장관입니다. 사진으로 몇 번 봤던 것을 제 눈앞에서 직접 보다니, 사진보다 훨씬 매력적입니다.

     

    마카.JPG

    너무나 신기해서 한 동안 몇번이나 보고 또 보았습니다. 마카리안 체인을 뒤로 하고 나니 나머지 은하단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도전해 보지 않고 어렵게만 생각하고 은하의 갯수에 기겁하여 포기하고 있던 제 자신이 조금 한심해 보였습니다.^^

     

     

    이번 기회에 처녀자리 은하단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12인치로 보는 NGC와 메시에는 정말 밝기 차이가 확연하여 쉽게 구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후는 조금 마음 편하게 이것 저것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동쪽하늘로 떠 오르는 여름철 대상들을 둘러 보다가 남쪽으로 고개들고 있는 전갈자리가 고도가 올라옵니다. 때마침 달님도 떠오르기 시작하여 역시 뱀주인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일대의 메시에 대상들의 위치를 찾아달라고 안해도님께 부탁드립니다.

    제 눈에는 이것 저것 손쉽게 찾아주시는 것 처럼 보이는데...스스로 한탄을 하십니다. 그동안 관측을 게을리 한 것 같다면서.. ㅎㅎㅎ 망갱이로 관측 중 안해도님과 달빛아래 놀랐던(?) 것은

     

     

    바로 라군성운(M8)과 삼열성운(M20), 오메가성운(M17)입니다. 달빛에서도 암흑대가 잘 보입니다. 특히 UHC필터를 끼우니 제법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오메가 성운 백조가 인상적입니다. 예전에 조강욱님의 스케치에 보았던 바로 그 모습니다. 꼬리 뒤편으로도 기억자 형태로 꺽어지는 성운기가 보입니다. 스케치 정말 잘 하셨다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

    혼자보기 너무 아까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직 스케치에 옮길 실력도 되지 않아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안해도님과 서로 의자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덧 박명이 찾아왔습니다. 밝아진 하늘에는 베가와 달만이 남아있고 별들은 다 낮잠을 자러 자취를 감췄습니다. 산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새소리와 맑은 아침공기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안해도님은 달빛아래 은하수가 담긴 사진을 들고 먼저 먼길을 떠나시고 저는 가야할 길이 더 멀어 차에서 2시간 정도 눈을 부친 후, 길을 떠났습니다. 몸은 정말 피곤했지만 마음은 너무나 행복한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주에 있을 메시에 마라톤이 좋은 날씨에서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p.s 역시 소백산맥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침에 고속도로 타자마자 하늘이 그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요? ㅎㅎ

     

     

    [밤하늘 타임랩스와 밤새 고생한 별삼이]

    별삼이.jpg



     

    Profile

댓글 4

  • 김남희

    2013.04.09 08:11

    망원경이 간지가 좔좔 흐릅니다. 참기름 냄새도 나는 것 같고요.^^ 처녀자리 은하단에서 무사히 탈출하셨나요? 곧 뵙겠습니다.^^
  • Profile

    임광배

    2013.04.09 17:40

    실제로 참기름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 처녀자리는 한번 훑어봤는데 전갈이랑 궁수를 제대로 못봐서 걱정입니다. ㅎㅎ

    빨리 뵙고 싶습니다.

  • 조강욱

    2013.04.09 17:27

    저는 저 의자가 제일 탐나는데요.. ㅎ
  • Profile

    임광배

    2013.04.09 17:40

    저도 개인적으로 의자가 젤로 관측 시 도움이 됩니다. 높낮이 조절이 쉬워 자세가 편해 스케치 할 때도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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