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3.3.10 내 생애 최고의 은하의 날! 그리고...
  • 김경싟
    조회 수: 13073, 2013-03-12 03:02:03(2013-03-11)
  •  

    2013년 3월 10일...일요일

     

    낮에 새파란 하늘

    밤엔 까만 하늘에 별들이 소금잔치한 듯 흩뿌려져 있는.....멋진 날이었습니다.

     

    투명도 Gooooooooooooooooooooooooood

    시상 Gooooooooooooooooooooooooooood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날.

     

    초저녁엔 겨울철별자리 산개성단들과 놀다가 잠깐 방에 들어와 쉰다는 것이 잠들어 버렸습니다.

    깜짝 놀라 깨어나니 새벽 1시

    나가보니 여전히 아름다운 하늘

     

    처녀자리 은하를 보려고 T자를 찾아 M99를 보는데 기존에 보던 은하가 아닙니다.

    nucleus, core, halo의 구분이 확실하고, 특히나 halo가 은은하게 너무나 넓게 퍼져 있는 것입니다.

     

    이상하다? 하며

    근처의 M98로 갑니다.

    말 그대로 그냥 쫙~ 찍어진 모습.

     

    급흥분하며 메시에 은하들을 다시 봐보자.

    커다란 은하들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M63 해바라기 은하

    이 은하가 이렇게 컸나?

    평상시 은하의 경계를 훨씬 뛰어 넘습니다.

    몽실몽실 은하면의 그 보드라움이란.

     

    M51  부자은하

    로스경의 스케치가 진실임을 입증해줍니다.

    너무나 완벽하게 돌아가는 나선팔

    또한 팔과 팔 사이의 경계가 너무도 시원하게 구별됩니다.

    동반은하 ngc5195와의 다리 bridge

    보~았습니다!.......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었습니다.

    사실 초반에 반짝 연결을 확인했지만 이후에는 그 연결을 다시 보진 못해 유감스럽게도 100% 확신은 못하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bridge 본 날로 기록합니다^^

     

    M101 

    참 속썩이는 녀석입니다.

    날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대상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나선팔의 크기가 M51의 10배는 되어 보입니다.

    외곽 나선팔까지 끊기지 않고 휘감아 돌아가며 연결되며, 나선팔 내부의 성운들이 알알이 박혀 있습니다.

    무서울 정도로 큰 녀석이었습니다.

    다른 은하 다 잡아먹게 생긴^^;

     

    M108

    측면은하이면서도 이상하게 잘 안보이는 대상이지요.

    뻥 좀 보태서 측면은하의 대명사인 ngc4565, 4244, 4631과 겨룰 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은하면에 있는 별 3개도 관측

     

    M81

    m81.jpg

    (출처:  http://scienceblogs.com/startswithabang/2012/11/19/messier-monday-bodes-galaxy-m81)

     

    별 4개가 확인되고

    아래쪽(서쪽방향) 나선팔인 붉은색 원 부분도 관측이 됩니다.

    노란색 원 부분은 암흑대(dust lane이 아니라 dark lane) 처럼 관측됩니다.

     

    M94

    m94.jpg

    (출처: http://www.takayuki-astro.com/st2k_m94.html)

     

    nucleus - core - halo로 이루어진 완벽한 삼중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계란후라이를 보는 느낌입니다.

    M5가 구상성단의 전형이라고 하면, M94는 은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M106

    한마디로!

    안드로메다은하로 착각하겠습니다.

    그런 말 있잖습니까?  '신이시여~ 정녕 제가...... '

    정말 제가 그 대상을 본 게 맞을까요^^

     

    Markarian Chain 마카리안체인의 얼굴

    얼굴에 화장을 너무 선명하게 해서.....^^

    특히나 하나뿐인 눈썹인 M86 위의 ngc4402

    눈썹이 이렇게 길었단 말인가요?

     

    그 이외에도

    M64

    M82

    M109

    M100

    M91

    M88

    M90

    M87

    M104

    ......

     

    하나하나 지금까지 제가 본 은하 모습중에 최고를 선사해줬습니다.

     

    만약 오늘과 같은 날이라면

    굳이 몽골이나 미국, 호주(여긴 남반구니까 성격이 좀 다르지만)에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자부심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현상을 만나게 됩니다.

    전에 천문인마을에서 최선생님과 관측하다가 하늘의 절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혜성을 본 적이 있는데요.

    실제로는 구름이지만,

    정말 혜성으로 착각할 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한참 은하 관측을 하다 하늘을 보는데 하늘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혜성이 있는 겁니다.

    물론 전에 천문인마을에서 만난 그런 녀석이겠지만,

    너무나 완벽한 모습에 넋을 잃고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녀석이 움직이는 겁니다.

    모양의 흐트러짐  거의 없이...

     

    20130311 cloud_2.jpg

     

    첨엔 가젤의 도약 중 중간에서 국자를 지나 작은별자리 위에서 용자리까지...

    그게 점점 이동하여

    사냥개자리 알파별에서 북두칠성 알카이드 위를 지나 거문고자리 베가까지

    그러다가 목동자리 아크투르스와 거문고자리 베가 사이를 통과하여

    헤르클레스자리 알파별과 뱀주인자리 알파별  위로 해서 사라졌습니다.

     

    위 사진은 평면적이지만,

    실제 하늘에서는 서쪽에서 북쪽을 지나 동남쪽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이동해가더군요.

     

    모양이 약간 변해가긴 했지만 혜성의 모양이 그대로 유지될 정도니, 처음 모습 그대로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속도도 상당히 빨랐습니다.

    전체 시간을 재보진 못했지만, 몇분 이내였던 것 같구요.

     

    너무나 신기한 현상에, 잠시 환영을 본 것 같습니다.

    이걸 보고 났더니

    더이상 관측에 집중이 안되더군요.

    흥분으로^^;

     

     

    여하간.........

    2013년 3월 10일, 아니 정확히는 2013년 3월 11일 새벽은,

    그동안 봐온 은하의 모습을 뒤집어버리는 최고의 은하ㅡ의 날이었고,

    신기한 현상에 밤을 지새운

    흥분의 시간이었습니다.

     

    행복하네요.

     

     

댓글 4

  • 조강욱

    2013.03.11 17:17

    간만에 싟표 그림과 글들을 보니 넘 반갑네요 ㅎ
  • 서강일

    2013.03.11 19:40

    어제 날씨가 맑아서 관측을 하고 싶었는데.... 이 글을 읽다보니 관측을 못한것이 땅을 치도록 후회되네요..!!!ㅎ
    좋은 관측 하신것 축하드립니다!!!!!
  • 최형주

    2013.03.11 23:55

    이걸 다 집앞에서 봤다고요.
    그런 하늘을 집앞에서 봤다고요.
    "그동안 봐온 은하의 모습을 뒤집어버리는 최고의 은하ㅡ의 날이었고" 를 집 현관에서 몇발자국 걸어서 격었다고요.
    정병호씨가 왜 관측 안하는지 알거 같다고요.

    극강의 뽐뿌입니다.
  • 김병수

    2013.03.12 03:02

    드디어 경식님 관측기가 올라오는 군요.
    앞으로도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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