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별이 아름다운건 반짝이기 때문일까?
  • 조회 수: 8076, 2013-02-08 21:46:57(2013-01-27)
  •  

    전시회 기념 엽서를 회사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

     

    80%가 거의 비슷한 첫 반응을 보인다

     

    '오.. 너 이거 진짜 찍은거야?'

     

    '저는 사진 못 찍어요. 그리는 건데요'

     

    '에이 설마~~'

     

    ㅋㅋㅋ

     

    그래, 이건 필시 미친 짓인 게야.

     

    양평 김병수님의 최신작, NGC 869 & 884는 어떠한가?

     

    http://cafe.naver.com/skyguide/97503

     

    2절지에 그린 3개월의 혼신의 역작.

     

    그래.. 난 혼자가 아니라서 행복하다 ㅠ_ㅠ

     

     

     

    작년 10월, 난리통의 출장지에서 클림트를 접견하고 '표현의 한계'에 대해 자문을 해 보았었다

     

    http://www.nightflight.or.kr/xe/62583

     

    당시 영감을 얻었던 것은 반짝이는 별들을 연필이나 파스텔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정말로 반짝이는 보석들로 별들을 표현해 보자는 것이었다

     

     

     

    근데 어떻게?

     

    그런 반짝이는 큐빅은 어디서 팔까? 그걸 어떻게 붙여야 하나?

     

    관련 업계(?)에 종사하시는 유태엽님과 얘기 중에 내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동대문 종합상가에 비즈 재료만 전문적으로 파는 상가가 있으니 거기 가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하여

     

    지난달 말에 수소문하여 동대문 종합상가 5층 비즈 상가에 가 보았다

     

    5층에 올라서는 순간, 수많은 시선이 나에게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저 X는 머야????'

     

    그곳은 비즈 공예 재료를 도소매로 판매하는 작은 점포 수백여개가 밀집된 곳.

     

    가게 사장님들은 가끔 남자들도 있었으나 재료를 사러 온 사람들은 100% 젊은 여자 사람들.

     

    '저 X는 머야???? 택배 기산가???'

     

    평소 쪽팔림이란 걸 모르는 Nightwid..

     

    택배 기사로 추정되는 시커먼 아저씨가 물건도 안 받아가고 여자들의 세상을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으니

     

    뒤통수가 따가워짐을 느낀다.. ㅎ;;;;

     

     

    넓은 상가를 쭉 둘러보니..

     

    정말 다양한 비즈공예 재료들을 팔고 있다

     

    1.jpg

     

    한참을 뒤지다 보니

     

    딱 내가 원하는 것을 파는 곳을 발견했다

     

    2.jpg

     

    그래 이거야!!!!

     

    검은 펠트천에 붙은 빤짝이들..

     

    여성 의류에 붙이는 빤짝이 비즈 그림 도안을 파는 집이 있었다

     

    수상한 아저씨한테 눈길도 잘 마주쳐주지 않는 무뚝뚝한 여사장님께

     

    내가 그리는 점그림을 보여주며 이런 것을 하고 싶다 설명하고

     

    까다로운 요청사항들을 주문하니

     

    재미있어 보이셨는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주변 가게들까지 연락해서

     

    최적화된 재료들을 구해주셨다

     

    주 재료의 이름은 핫픽스.

     

    유리로 만들어진 작은 빤짝이들인데, 뒷면은 열을 가하면 녹는 접착제가 붙어있다

     

    펠트천이나 옷감 등 원하는 바탕에 빤짝이들을 올려놓고 다리미로 열을 가하면 접착제가 녹으면서 착 달라붙는 방식..

     

    집에 돌아와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몇날 며칠을 비즈 공예(?)에 심취했다

     

    새벽 1시에 작은 방에 쭈그리고 앉아서 핀셋으로 2mm 짜리 비즈 알갱이들을 집어서

     

    예전에 그렸던 산개성단 스케치와 비교하며 완벽하게 별배치를 맞추고 있으려니

     

    온갖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힌다

     

    이건 진짜 미친 짓이야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ㅎㅎㅎㅎ

     

    몇 차례의 삽질로 많은 비즈와 펠트천을 날려먹은 뒤

     

    나름 심혈을 기울여서 38번의 별 배치를 빤짝이로 똑같이 표현을 하였다

     

    근데.. 열심히는 했지만 성에 차질 않는다

     

    내가 산개성단을 비즈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유는

     

    그 영롱하게 반짝이는 별빛을 샤프나 젤리펜으로는 표현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극단적인 Reality를 추구하는 나로서는

     

    그 방법만 찾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못할 것은 없는 일이었다

     

    근데

     

    다 만들었는데....

     

    별로 반짝이질 않는다 ㅠ_ㅠ

     

    조명에 잘 비춰야 겨우 조금 '반짝'일 뿐.

     

    아.. 이것이 한계인가? 너무 약한데..

     

    그래도 한달여를 공을 들였는데 기록이나 남겨 보자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

     

    이건.. 아무리 화발을 맞추고 노출을 맞추어도 그 반짝거리는 것이 전혀 표현이 되지 않는다.

     

    비즈들은 모두 노출이 오버되어 그냥 커다란 흰 점으로 찍힐 뿐....

     

    며칠 전, 최샘의 집무실에 자문을 얻으려 들렀다.

     

    그리고.. 이런 류의 사진을 찍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ㅜ_ㅜ

     

    최샘께 보석 류의 Commecial 사진 테크닉을 전수받고,

     

    배운대로 최적의 조건을 세팅하고 다시 시도를 해 보았다

     

    어느정도 비슷하게는 나오지만.. 왜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눈과 렌즈의 Dynamic Range 차이에 기인한 것이겠지만..  역시 나는 사진은 재능이 없는 것 같다.. ㅎ;;;

     

     

    (아래 사진들은 클릭하여 큰 모니터에서 확대하여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진 1. 비즈의 디테일을 최대한 살린 사진

     

    Twinkle.jpg

     

    사진 2. 반짝거림을 살린 사진

     

    Twinkle_38.jpg

     

    사진 3. Level을 조정해서 배경을 날린 사진

     

    Twinkle_38_2.jpg

     

     

    셋 다 부족하긴 하지만.. 어느 사진이 안시로 보는 산개성단 느낌과 가장 비슷한가요?

     

    저는 똑같은 그림을 계속 보다 보니 뭐가 진짜인지 뭐가 Reality에 근접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ㅎ

     

     

     

    그리고 왜 다이아처럼 반짝이지 않는가? 에 대한 얘기를 최샘께 드리니 루뻬를 들이대고 비즈 모양을 보여주셨다

     

    확대해서 본 비즈의 컷팅은.. 정말 지맘대로.. 면도 불균일하고 컷팅도 들쑥날쑥이다

     

    결혼반지와 비교해보니 그야말로 안습....

     

    하긴 한웅큼에 2000원 하는 비즈와 다이아가 반짝임이 같으면 안되는 것이겠지... ㅡ.,ㅡ;;

     

    문득 일전에 유태엽님과 대화하다가 '원하는 정도의 결과를 얻으려면 스와로브스키 정도는 써야 할 것'이라는 말씀을 한 것이 기억났다

     

    역시.. 오랜 경험에서 오는 통찰력인가.. ㅎ;;;

     

    인터넷에서 스왈롭스키 비즈를 찾아보니

     

    일반 유리 비즈에 비해 10배~20배 정도 비싸다

     

    헉!

     

    이것도 일종의 장비병일까..  아님 최소한 그 정도 투자는 해 줘야 하는 것일까..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제대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가치가 있겠지......

     

     

     

     

     

     

    이상 때아닌 비즈 공예에 심취해 있는 Nightwid였습니다

     

     

                                                                                  Nightwid 無雲

     

     

     

     

댓글 10

  • 이한솔

    2013.01.28 09:08

    이.. 이건 모라 말해야 할지.... 약간 당황스럽군요...^^
    작품에 대해 말한다면 별상이 너무 큰듯한 느낌... 후다닥...
  • 조강욱

    2013.01.28 17:42

    별들의 영롱한 반짝임을 표현할 좋은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에요.. ㅎ

    말씀 듣고 보니 잔별들도 너무 크긴 하네요..

    더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

    이렇게 감상평을 comment 주시는게 큰 도움이 됩니다 ^^

  • 김남희

    2013.01.29 06:02

    스케치 보다 시간은 빠르겠군.... 근데 별들이 죄다 반짝 거리는게..... 차가운 별빛, 외로운 별빛... 이런 표현도 해주면 어떨까....
  • 조강욱

    2013.01.29 18:16

    그렇군요.. 모든 별이 다 반짝거리는 것은 아니니깐.....

    연구를 많이 해봐야 할 것 같아요 ^^;;

  • 김병수

    2013.01.30 03:18

    마지막 그림이 아주 멋져요.
    별들이 좀 더 반짝이면 좋겠네요.
    다음에는 결국 스바로브스키로...
  • 조강욱

    2013.02.01 00:03

    결국 질렀습니다.. ㅎ

  • 이지수

    2013.02.04 06:03

    의류에다 디자인해서 붙혀보면 어떨까? 문득 그런생각이 드네요. 멋질것같아요. 울 강욱씨는 참 창의적이예요~
  • 조강욱

    2013.02.05 18:50

    핫픽스는 의류에 붙이는 용도로 만들어진 아이들이에요.. ㅎ

    근데 저는 천체 스케치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두꺼운 검은 종이에 작업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김병수(billy)

    2013.02.08 13:41

    마지막 그림이 배경이 검정색이라 밤하늘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나저나 이번엔 그림이 아니라 새로운 발상이시군요.... ^^

    이지수님의 댓글은 베스트 군요!~
  • 강경원

    2013.02.08 21:46

    ㅎㅎ 대단하십니다. 밤하늘을 표현하는 방법에 조강욱님을 따라갈 사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spangle"이라는 의미가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는데, 앞으로 딱 조강욱님 작품을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비즈를 직접 자작하시지는 않겠지요?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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