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7개월 만의 나들이
  • 박한규
    조회 수: 9116, 2011-11-28 20:46:08(2011-11-28)
  • 7개월만에 망원경을 펼쳤습니다. 4월달 이후의 오랜 기다림이었습니다. 7,9월 두번 나갔지만 망원경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7개월을 다시 기다려 금요일과 같은 하늘을 만난다면 7개월. 기다리겠습니다.
    장소는 경남 의령군 한우산. 부천동 관측지 입니다. 부천동에서도 제가 가입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습니다. 하늘 못지 않게 보기 어려웠던 분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컸습니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부부가 함께 별을 관측하고 상의해 가면서 성야를 촬영하는 모습은 부러움 그 이상이었습니다.

    NGC 206.
    처음 도전했는데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남희님 글을 보면 첫 도전에 관측은 운이 억세게 좋았음을 알겠습니다. 거기에 running man이 숨어 있는 줄 알았다면 같이 찾아 볼 걸 그랬습니다. 이놈만으로도 그날 기름값 뽑았습니다.
    저는 러닝맨을 몰랐고 안쪽 암흑대와 바깥쪽 암흑대를 먼저 확인하고 바깥쪽 암흑대가 급하게 틀어지는 지점에서 밝아지는 타원형 성운기를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환했고 커 보였습니다. 안드로메다 사진(NSOG)를 참조해서 다시 확인했지만 위치는 맞았습니다. 주변 별 배치도 일치했습니다.
    하늘만 좋다면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아 구경보다는 하늘발 인것으로 보입니다. 조폭 수준의 하늘이지요.

    목성.
    제가 나글러 3.5mm를 사고서 한번도 제대로 써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계륵이었으나 어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해서 매우 미안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520배로 관측하였지만 구글 검색 스케치와 비교해 보면 250배정도의 콘트라스트와 디테일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렇게 오래 목성을 쳐다본 기억이 없습니다. 아마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몇 년 안에는 매일 나가도 만나기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시리우스 반성.
    작년에 한번 잠깐 보고 기회가 없어 긴가민가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때의 의구심을 떨쳤습니다. 작년에는 150배에서만 보였는데 금요일날은 260배, 360배에서 가장 잘 보였습니다. 분해각 8.3" 위치각 90도 부근으로 알는데 관측지에서 대강 측정해 본 바로는 2시40분~3시(~90도)정도 였습니다. 분해각은 시리우스 빗살이 미치는 거리의 중간쯤에 핀으로 찍어놓은 앙징맞은 빛이 쨍하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오리온 대성운.
    오리온 역시 최고의 선명도를 보여 주었습니다. 과거에는 희뿌연 성운기라고 생각했었는데 파르스름한 느낌을 주는 것이 신비감을 더해 주었습니다. 색감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만 더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트라페지움은 분해하려는 생각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7번을 찾아 보려고 했지만 다음기회를 노려야 했습니다.

    M 76.
    아령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보니 아령이 둥글지 않더군요. 약간 삼각 또는 찌그러진 사다리꼴처럼 보이는 놈인데 왼쪽 것은 아래변이 넓고 오른쪽 것은 위변이 넓었고 넓은 변들이 약간 어슷하게 머리를 맞대고 있었습니다.
    이놈 역시 기름값이 아깝지 않았는데...사진에만 보이는 가운데 흐린 성운기의 테두리가 양쪽 좁은 변에서 나와 서양낫처럼 둥글게 호를 그리며 삐죽 나와 있었습니다. 모양이 조금만 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만족합니다. 새로운 볼거리 M 76.

    M 33.
    Pinwheel galaxy. 이놈은 별명이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나선팔 돌아가는 무늬가 있기는 한데 나선팔이 길게 이어진다기 보다는 짤막한 막대기들을 꼬마들이 늘어놓은 모양 같습니다. 돌아가기는 한데 끊어진다는 느낌? 4시부터 반시계방향으로 11시까지가 더 많고 짙은 성운기가 보였고 주변시를 이용하면 360도 전방위적으로 불규칙고 짧은 막대(팔)들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옆에 있는 12"로는 4시부터 11시까지의 1/4 분면에만 팔들의 성운기가 확인되더군요. 구경탓인지...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그 분의 에토스를 제 14.5"에 끼워도 1/4분면에서만 성운기가 관측되었습니다. 아이피스 탓? 잘 모르겠습니다.
    14.5" + 나글러 = 360도 성운기. 나머지는 1/4 분면 성운기. 왜일까요?

    NGC 7789.
    Caroline's rose. 별명 참 잘 지었습니다. 성운이 장미 꽃잎처럼 겹겹이 싸여 있었습니다. 옆에서 보시는 분도 장미처럼 생겼다고 하니 이름 제대로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명을 몰랐다면 그림그리기 어려웠겠지만...

    Owl cluster.
    이 놈도 별명 참 잘 지었다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이 올빼미를 그리면 이렇게 그리지 않을까요? 눈은 크게 몸통은 약간 불균형적이고 비대칭적으로 날개도 그리고 다리도 약간 짝짝으로 비슷하게 선 올빼미.

    NGC 281.
    Pacman nebula. 약간 억지스런 별명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별명 붙은 사람이 이 게임을 참 좋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구글 스케치와 비교했을 때 금요일날 본 성운기가 150% 정도 선명했고 모양도 잘 보였습니다. 색깔만 있었다면 모양은 거의 사진 수준이었습니다. 갈라진 틈도 세세하게 다 보이더 군요.

    # 금요일은 한우산으로, 토요일은 별아띠로 이틀 꼬박 달리고 일요일 저녁 때 나꼼수 양산 공연 보고 뒤풀이 하고
      부천동에 후기 쓰고 나니 새벽. 떡실신을 경험하고 아침에 알람이 저를 깨우더군요.

댓글 3

  • 조강욱

    2011.11.29 09:06

    간만에 별들의 미소를 실컷 보셨군요.. 마냥 부러워요 ㅠㅠ
    제가 본 33은 두줄기 큰 나선팔이 너무 밝아서
    오히려 작은 나선팔을 보는데 방해가 되더군요..
    조만간 얼굴 뵐 일 있으면 33 한번 같이 뜯어봐요 ^^
  • 류혁

    2011.11.30 02:46

    ^^;;

    지난 주 내내 국외 출장이었는데... 이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계셨군요.

    다음에 주중 관측을 가시게 되거들랑 저에게도 연락 주세요... ^^
  • 박한규

    2011.11.30 19:47

    12월 23~25일 가운데 하루정도 관측 예정입니다.
    일단 연락 드리겠습니다. 얼굴 잊어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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