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조각실 자리 은하 - NGC 7793
  • 김병수
    조회 수: 20253, 2012-10-06 00:50:15(2011-11-22)
  • 11월 20일 관측기를 올립니다.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세게 추운날이었습니다. 영하 10도 정도?
    그래서 그런지 날씨는 아주 맑았고요.
    토요일날 가려던 것을 습기의 공포때문에 일요일날 갔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조언주신 김원준님과 최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늘 상태는 아주 좋아서 SQM 으로 21.08(7pm) - 21.35(12am)까지 나왔습니다.
    한계등급으로 계산하면 6.1-.6.3등급 정도 되는 군요.
    대략 천정은 6등급 별, 낮은 고도에서도 5.5등급 정도 보이는 하늘이었습니다.

    일요일 날이라서 일찍 도착해서 상을 폈습니다.
    여명이 남아 있을때 설치를 끝내고 광축도 조정하니까 여유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날 제 관측 주제는 가을 은하였구요.
    Pegasus, Sculptor, Pisces, Cetus, Fornax, Eridanus의 은하 30여개를 찾아 보았습니다.
    그 중에 Sculptor의 은하들을 소개 하겠습니다.

    Sculptor는 1750년 경에 Lacaille가 예술과 과학을 주제로 만든 13개 별자리 중의 하나로, 원 이름은 L'atelier du sculpteur(Sculptor's workshop)이라고 합니다. 즉, 조각가의 작업실이라는 말인데, 이것을 줄여서 '조각실' 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어차피 조각가나 조각실이나, 그 모습은 찾기 힘든 별 특색없는 별자리 입니다.

    가장 밝은 별인 알파 별이 4.3등급이고, 한국에서는 낮은 고도로 인해서 거의 관심을 갖기 힘들지만, 이 별자리에 은하의 남극방향이 위치합니다. (참고로 은하의 북극 방향은 Coma Berenices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은하의 남극과 북극은 실제 우리 은하의 남극이나 북극이 아니라, 지구의 위치를 기준으로 은하의 적도면에 수직인 두 방향을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은하의 별이나 먼지로 인한 방해가 덜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은하를 관측하기 좋은 별자리입니다.

    게다가 우연히도 가장 가까운 은하그룹 중의 하나가 있어서 관측의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이 가까운 은하 그룹의 대부분이 조각실 자리 방향이라서 이름도 Sculptor Galaxy Group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조각실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은하들이 모두 이 그룹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각실은하그룹에 속하는 은하는 전통적으로 ngc 55, 253, 300, 7793과 고래자리의 ngc45, 247등을 꼽는데, 우리은하에서 약 1000-1100만 광년 떨어져 있습니다.
    최근의 거리 연구에 의하면 ngc 55와 ngc 300은 600-700만 광년 떨어진 것들이라 조각실은하그룹의 일원이 아닌 것이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또한 ngc 134, 613등은 6천만-7천만 광년 떨어져서 역시 조각실은하그룹의 일원이 아닙니다.

    정리하면, 조각실은하그룹이 모두 조각실 자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또한 조각실 자리에서 보이는 은하라고 해서 모두 조각실은하그룹도 아니라는 점...

    관측은 NSOG의 순서에 따라 서쪽에서 부터 시작했습니다.

    첫 대상은 NGC 7793입니다.


    <sky view 추출, 화각 0.5도>

    NSOG에는 불규칙한 헤일로안에 작은 코어가 보인다고 간단히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불규칙한'(irregular)이란 단어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NMS에서의 제 관측기를 보면 밝은 코어에서 부터 짧은 나선팔이 방사형으로 뻗어 나온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나선은하의 분류에 대해 잠깐 부연 설명 하겠습니다.
    허블이 나선팔의 열린 정도를 기준으로 Sa-Sb-Sc로 나눈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de Vaucouleurs가 은하분류를 하면서 Sc보다 더 열린 팔이 있는 것을 Sd, 나선은하이기는 하지만 나선팔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을 Sm이라고 분류하면서 Sa-Sb-Sc-Sd-Sm의 다섯가지 타입과 각각의 사이사이에 Sab, Sbc, Scd, Sdm을 끼워 넣어서 총 9가지로 세분했습니다.
    하지만 이 분류는 단순히 나선팔이 얼만큼 감겨 있는지를 기준으로 한 분류로, 허블의 기대와는 달리 이런 분류가 나선은하의 발생이나 진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 연관성을 잘 못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허블의 분류와는 조금 다른 기준에 의한 나선 은하의 분류가 있는데, 그것은 나선팔의 갯수와 길이에 관한 것입니다.


    <G=Grand design, M=Multiarm, F=Flocculent>


    이 분류에서는 나선은하를 셋으로 나누는데, 두개의 뚜렷한 팔이 길게 돌아가고 있으면 Grand design galaxy라고 합니다. 전체 나선은하의 약 10% 정도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은 M81, M51, M74등입니다.


    <M74, Grand design galaxy, skyview추출, 0.5도>
    m74.jpg

    그 대척점에 서 있는 것이 Flocculent galaxy라는 것인데, flocculent의 뜻은 '양털같은' 이랍니다. 즉, 많은 짧은 나선팔이 끊어져서 보이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NGC 4414, 2841, 7793입니다. 전체 나선은하의 약 30%정도가 이런 형태라고 합니다.


    <NGC 4414, flocculent galaxy>




    <NGC 2841, Hubble image, flocculent galaxy>




    <NGC 7793, flocculent galaxy>

    이 양 극단의 것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는 중간의 것들을 multiarm galaxy라고 하는데 전체 나선은하의 약 60%를 차지하며, 우리 은
    하도 여기에 속하겠습니다.

    이런 분류의 의미는 이런 형태가 나선팔의 기원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grand design은하의 나선팔은 흔히 말하는 density wave 모델에 딱 들어 맞지만, flocculent 은하의 짧은 나선팔부위는 이 모델로 설명이 안됩니다.

    아무튼 NGC7793은 flocculent galaxy의 대표적인 은하입니다.


    어제 관측시에는 저 위의 skyview 흑백이미지 보다 100배쯤 흐리게 보이더군요...ㅠㅠ
    상당히 큰 halo안에 아주 흐린 core가 보였지만 방사형으로 뻗어나오는 짧은 나선팔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변시로 보면 halo안에 양털모양으로 끊어진 성운기가 여러군데 보였습니다.
    NSOG에서 기술된 'irregularly bright한 halo'라는 것이 아마도 어제 보인 모습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힘드네요...일단 여기까지 하고 다음에 또 시간내서 써 보겠습니다.

댓글 3

  • 김원준

    2011.11.22 03:30

    관측을 나가보면 김병수님 관측 집중도가 상당히 좋으신거 같아요. 한번 관측 시작하시면 일어나시질 않네요^^
    저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니 시간 다 허비했습니다. ㅎㅎ
    글구 제 와이프가 망원경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바람에 반반씩 시간 나눠서 관측하다보니..ㅎㅎ
  • 조강욱

    2011.11.22 22:31

    ㅎㅎ 정말 학구적인 관측기록입니다 ^^;;

    내용중에 나선팔이 '열려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요?
    저는 허블 분류표 상의 나선은하 구분이 나선팔이 '얼마나 감겨 있는지'에 따라 나뉜다고 알고 있었는데..

    병수님 글을 보다보면.. '알고 보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중학교 이후로 손을 놓았던 천체물리학 공부를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
  • 김병수

    2011.11.23 01:36

    김원준님, 소유권 그냥 드리세요...빌려 쓴다고 생각하시고...
    볼때마다 부럽습니다.

    조강욱님, '열려 있다'는 것은 openness의 번역입니다. 이것의 반댓말이 wound 니까 감겨있는 게 되겠네요.(엎어치나 메치나...ㅎㅎ)
    아무튼, Sa는 적게 열려 있고, 많이 감겨 있는 나선은하입니다.
    그나저나 중학교때 천체물리학을...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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