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10605 삼위일체 - 하늘과 망원경과 사람 (부제 : 이건 아닐꺼야 이럴리 없어)
  • 조강욱
    조회 수: 13916, 2012-02-24 02:17:21(2011-06-20)
  • 올해들어 최고의 관측지로 떠오른 인제의 모처.

    저번주엔 대기만 하고 있다가 일기 불순으로 꽝...

    이번주엔 꼭 가야 하는데.. 토요일은 자전거 약속이 있다

    토요일날 맑으면 어떡하지?

    일요일날 맑다 해도 이틀연속 가족들 팽개치고 나 혼자 놀러다녀? -_-;;;

    토요일, 다행히 날씨가 흐려서 마음 편히 자전거를 타고 있는데,

    인제를 지나 한참 가다보니 파란 하늘이 보인다

    영'동' 지방만 맑을꺼야.. 꺼야꺼야꺼야


    홍천-속초 라이딩 후기
    http://www.nightflight.or.kr/xe/free/29739

    일요일이 4분 지난 시점에 절뚝거리며 집에 도착.

    예상했던대로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니 일어나려 하니

    완전 환자가 되어서 팔다리가 움직이질 않는다 ㅋ

    눕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하고 서있지도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_-;;;

    그 와중에서도 베란다로 기어가서 날씨 확인을 한다

    오늘은 흐릴꺼야.. 하늘색은 회색일꺼야.. 꺼야꺼야꺼야

    이런 된장!

    오늘따라 하늘은 더욱 푸르고 멀리 북한산 꼭대기는 더 가까워보인다

    이걸 어떡하나.. 오늘 안 가면 천벌 100%인데..

    구름 위성사진을 확인사살하고 있는 중에 컴터 뒤로 홀연히 마님이 나타나셨다

    "또 어딜 가려고?"
    "어 저기.."
    "갔다 와"

    바다와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우리 원장님♥♥☆♥★♥☆★

    대신 성치 않은(?) 몸으로 장흥 아트파크에서 예별님과 이틀치 놀이를 몰아서 해드리고..

    아트파크 전시실에 들어서니 데미안 허스트 그림이 보인다



    아니 저 비싼 그림이 어떻게 이 촌구석에???

    (알고 보니 가나아트센터에서 운영하는 곳이더군요)

    대가의 점찍기를 감상하며 스케치 공부를 좀 하고,

    최소한의 집안일을 마친 후 저녁 7시에 서울 출발.

    춘천고속도로를 나오니 홍천-인제간 44번 국도가 나온다

    웬지 아주 낯이 익은게.. 어제 눈물 콧물 짜내며 페달을 돌리던 바로 그 길이 아닌가 ㅠㅠ

    내 땀방울이 아직 마르지 않았을 그 길을 100km로 순식간에 지나가니

    기분이 참 ♨°£※°“¥£>]“※£★⊙☜※「◁○♀♂◑☎♥!'`≒ 하다

    삭막한 바리케이트를 넘어 9시 30분에 인제 관측지 도착.

    이한솔님 정기양님 최승곤님 김재곤님 서천동 안정철님이 이미 와계시고.. 오늘도 역시 꼴찌 -_-;;

    아직 달이 지지 않았으니 민폐는 아닐거라 믿으며..


    ============================================================
    관측지 : 인제군
    관측시간 : 2011.6.5~6 21:30~03:00
    관측자 : 정기양, 이한솔, 최승곤, 김재곤, 안정철, Nightwid
    관측장비 : Discovery 15" truss dob
    Limiting Magnitude : 6.0
    ============================================================


    하늘은 너무나 멋지다.

    작년 7월 호주 이후로 가장 멋진 밤하늘.. 듣던대로 명불허전!

    망원경 세팅하다가 한솔님 18인치로 51번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맑은 하늘, 최고의 관측지, 멋진 망원경.. 문제가 있다면 내 눈알밖에.. ㅎㅎ

    생각할 것도 없이 오늘은 은하의 날.

    임팩트가 있는 애들 위주로 그려 봐야겠다..

    환상적인 51번으로 시작하려 하니 고도가 너무 높아서,

    발판에 올라가서 장시간 관측을 하려니 너무 번거롭다 (복선 있음)

    고도 조금 낮아지면 보기로 하고, 보기 편한 고도에 있는 81번부터 시작!

    의욕에 넘쳐 시작은 했는데, 거대한 헤일로에 비해 나선팔은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지 않는다

    한솔님께 NSOG를 빌려서 나선팔 위치를 확인하고 노려보기를 해봐도

    돌아간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는다

    81 나선팔이 가늘긴 하지만.. 그래도 이름값이 있는데 이렇게 안보일수 있을까

    바로 옆의 82번을 봐도 시상은 아주 좋은데..

    한 시간을 넘기니 눈알 세뇌를 통해 돌아가는 기운을 언뜻 느낄 수 있었지만, 봤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준.

    그나마 가는 나선팔의 밝은 조각들이 보여서 억지로 그려넣는다


    [M81 Sketch]


    [Description]



    별하늘지기에서 김명진님 관측 기록을 보니 더 안좋은 조건에서 81번 나선팔을 관측하셨는데..

    (관련 기록 Link : http://cafe.naver.com/skyguide/58991 )

    뭐가 문제였을까?

    큰곰자리에서 한참을 삽질하고 있는데 언덕 아래에서 차가 한대 올라온다

    우려했던대로 군인아저씨.

    당장 방 빼라는 것을 정기양님 안정철님의 노력으로 새벽 3시까지로 겨우 연장했다

    기한이 정해지니 오히려 더 집중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ㅋ

    81번을 억지로 마무리하고 51번을 잡으니, 이제 좀 편하게 발판 없이 볼 수 있는 고도가 되었다

    그런데.. 51번은 두시간 전 남중 시점에 본 그분이 아니었다

    몸 좀 편하게 보겠다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쳐버리다니 ㅠㅠ

    스케치를 하다보면 무언가 진전이 있을 것이라 믿고..  관측시작.

    그래도 팽팽 도는 나선팔은 여전히 멋지다

    한솔님 도움으로 며칠전에 발견된 초신성도 찾고,

    51의 나선팔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최근 별하늘지기 사진을 보면 5195의 헤일로가 51의 그것보다 오히려 더 큰 것을 보았는데,

    안시로 그렇게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반원모양의 특이한 구조가 관측된다

    부와 자를 그리고, 이제 bridge를 그려야 하는데.. 점점 대상의 선예도가 떨어지는 느낌.

    세부 구조에 집중하고 있어서 잘 느끼지 못했는데,

    한 시간 전 스케치 시작할 때와 비교해봐도 시상은 많이 안좋아져 있다

    하늘은 은하수가 가득한데 이게 웬일?

    혹시나 해서 아이피스를 확인하니 OK

    사경을 들추어보니.. 이게 뭔가 -_-;;;

    이슬이 아주 총총히 아름답게 맺혀 있는것.. ㅎㅎ

    드라이어는 구할 수 없어서, 김재곤님 뽁뽁이로 바람을 불어주니 신기하게 조금씩 이슬이 사라진다

    손아귀가 아파서 펌프질이 더 안될 즈음에 사경을 겨우 진정시키고 관측 재개.

    그렇다고 깜놀할만한 상이 나온건 아니고.. 아까보단 코딱지만큼 브릿지가 더 잘 보인다

    그래도 보이는게 어디냐.. NSOG를 컨닝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였는데

    브릿지 위의 13등성은 결국 찾지 못했다


    [M51 Sketch]


    [Description]



    51번을 마무리하는 와중에 안정철님께서 야식 라면을 준비해 주셨다

    야전에서 컵라면도 아니고 끓인 라면이라니.. 그 맛은 컵라면과는 비교 불가

    안정철님의 한마디 : 서천동은 컵라면 안먹습니다

    ㅋㅋㅋㅋㅋ

    새벽이 깊어가면서 이슬 폭탄은 더욱 거세지고, 뽁뽁이의 인기는 점점 올라간다 -_-;;;

    한솔님이 이거 한번 보라고 부르신다

    M16 내부의 창조의 기둥.  이게 안시로 보이는구나..

    조금 뒤에 다시 불러서 가 보니, 일단 한번 보시라고 ㅋ

    뭘까 하고 아이피스에 눈을 대는 순간....

    에이 이건 아닐꺼야 이럴리 없어 얼마나 어렵게 본건데......

    너무나 선명한 오리, 꼬리 뒤쪽의 가느다란 성운기,

    (관련 기록 link : http://www.nightflight.or.kr/xe/sketch/36043)

    그리고 안시로는 한번도 보지 못한 물에 비친 모습까지..

    스케치도 아니고 주변시도 아니고 직시로 바로 보인다

    잘 찍어놓은 사진을 모노톤으로 반전시킨 모습..


    (가장 비슷하게 보이는 사진)

    (이미지 출처 : http://www.atik-cameras.com)

    자기 얼굴 한번 보여주는데 그렇게 인색하고 도도하던 애들이

    호주 하늘에서 맥없이 모든것을 순순히 자백하던.. 그 기억이 문득 떠오른다

    허무함 +  놀라움 = 인제의 M17

    대체 별보기란 무엇일까? -_-;;

    눈을 너무 버리면 안될 것 같아서 조금만 보고 참았다

    국군아저씨와의 약속시간은 이제 한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막 대상은 무엇으로?

    내 마음이 가는대로.. 22번을 잡았다

    2008년 5월 11일에 본 모습보단 떨어지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다

    (관련 기록 Link :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274)

    한시간 10분 동안 이 복잡한 애를 과연 마무리 할 수 있을까?

    구상성단 스케치는 샤프로 찍기신공을 활용하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것 같다

    중심부에 블러 효과가 필요하면 파스텔로 살짝.

    정신없이 형태를 그리고 암흑대를 만들고 스타체인을 찾고..

    약속된 3시에 몇 분 모자른 시각에 22번 스케치를 완료했다


    [M22 Sketch]


    [Description]



    바삐 장비를 정리하고 국군아저씨 쫓아오기 전에 서둘러 탈출!

    가평 휴게소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마저 나누고 연무 가득한 새벽길을 타고 집으로..

    인제 관측지는 듣던대로 현 시점 최고의 관측지가 맞는데,

    군사지역이라 이곳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솔님 18인치는 멋진 하늘과 좋은 주인을 만나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별보기의 삼위일체가 아닐까?

    하늘(맑은 하늘과 좋은 관측지) + 망원경(구경의 책임을 질 수 있는 망원경) + 사람(부지런한 관측자)


    이날 18인치로 본 51과 17은 정말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새 망원경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한솔님께서 많은 준비를 해오셨다

    아는 만큼, 노력한 만큼 더 깊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입으로는 되는데 행동으로는 잘 안된다 ㅋ

    메시에 스케치 진도를 빨리 빼기 위해서는 대상당 소요시간을 1시간 내로 줄여야겠다

    올해 남은 관측 기회는 최대 6번.

    한번 관측에 4개씩 그리면 올해 최대 30개까지 진도를 뺄 수 있을 듯.

    (현실적으론 15개 정도 -_-;)


    얼른 메시에 다 그리고 망경 업글 한번 해야 하는데.. ㅋ





                                  Nightwid 無雲

댓글 10

  • 김재곤

    2011.06.21 07:44

    엇그제 같은데 벌써 2주 전이네요. 아직도 눈앞에 삼삼한 풍경이. 아마 이제 못 들어갈 듯 합니다. 다음날 사건도 있고 해서 초병이 들어가는 길에 보초서고 있지 않을까..
  • 김남희

    2011.06.21 07:49

    강욱님이 관측에서 가르쳐준 중요한 한가지..
    "기름값 건지셨네요."
    정말 기름값 건진 날 관측은 황홀 무아지경이 될때도 있었던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가 강욱님께 말하고 싶네요.
    "기름값 건지셨네요.!!^^"

    그런데 스케치 갯수에 신경쓰지 마세요.
    스케치 할 대상 많이 남겨놔야 하잖아요.ㅎㅎ
  • 안해도

    2011.06.21 08:56

    관측지 때문에 별보기 힘들군요..;;(군인아저씨.. 당장 방 빼~)
    이 아랫 동네는 그런 경우가 별로 없는데 말이죠..
    ㅡ 한 군데가 국립공원 내라서 여름용인데가 하나 있긴 합니다..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문을 닫아둬요..;;

    5일에 날씨가 좋았지요.. 습기가 많이 내렸나 보군요..(먼 산)
  • 조강욱

    2011.06.21 17:38

    재곤님 - 보초를 서고 있으면.. 근처에 은폐 엄폐 가능한 다른 곳으로 알아봐야겠습니다 ㅎㅎ
  • 조강욱

    2011.06.21 17:42

    남희님 - 스케치 할 대상은 죽을때까지 해도 다 못할 정도로 많으니 그 걱정은 안하고 있어요.. ^^;
    그리고 얼른 갯수 채워야 구경 업글 한번 하죠~!
  • 조강욱

    2011.06.21 17:42

    해도님 - 남쪽에는 습기가 별로 없었나요.. ㅎㅎ 5일은 특별한 날씨 만큼이나 이슬도 특히 많았어요
  • 김명진

    2011.06.26 23:23

    전 오히려 51번 나선팔이 더 안보였던 것 같네요..;;




    이 스케치와 가장 비슷하게 보였습니다.

    다만 M81의 코어는 좀더 어두웠고 M82는 전체적으로 좀더 밝았으며 아래쪽 나선팔이 길이는 비슷하나 좀더 얇고 흐릿했고 반대쪽에서도 미약한 나선팔의 흔적을 확인했습니다.
  • 김명진

    2011.06.26 23:27

    링크에 금지어 포함되어있다고 안올라가네요..;;; Google에 m81 sketch라고 검색시 나오는 맨 위의 글입니다.
  • 김명진

    2011.06.27 02:01

    참, 하나 더.

    그래서 알아내신 transparency와 limiting magnitude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
  • 조강욱

    2011.06.27 08:13

    링크 잘 보았습니다.. 명진님도 매의 눈을 가지셨다는 것에 한 표 던집니다 ^^

    그리고.. transparency와 limiting magnitude는 아직 명쾌한 답은 얻지 못했습니다

    단지 저의 15년간의 경험치를 가지고 주관적인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몇단계로 나누는지는 윤정한님의 분류를 그대로 따르고 있고요..

    한계등급은 그 정의가 명확하지만,

    Transparency는 육안으로 얼마나 낮과 밤의 하늘이 투명한지에 대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등급을 매깁니다

    아래는 김병수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어느정도 참조가 되실 것 같습니다.. ^^;

    http://cafe.naver.com/skyguide/52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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