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1 0605 강원도 관측기
  • 이한솔
    조회 수: 13073, 2011-06-07 09:03:48(2011-06-07)
  • 이번  월령에 계속 날씨가 안좋은 원흉(?)으로 눈총을 많이 받았습니다만

    다행히 황금연휴의 중간날 날이 맑아져 강원도 모처로 관측을 나갔습니다..





    연무가 있어 하늘상태가 별로였으면 하는 김남희님의 바램을 뒤로하고

    조강욱님, 최승곤님, 김재곤님, 정기양님, 저, 이렇게 다섯이 출동했습니다.

    관측지에는 서천동 안정철님이 계셨구요.





    비온뒤 기온이 높아져 연무, 박무가 끼어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하늘상태는 말그대로 ‘대박’ 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분들께서 경험하신 호주, 하와이 하늘에는 한참 못미치겠지만

    서울에서 두시간 정도의 거리에서 은하수 암흑대가 쩍 갈라져 보이는 장관을 보기란 흔한 기회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늘이 좋고 광해가 적으니 제 새로운 18인치도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아서 준비해간 대상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1. the box (Hickson 61)- 머리털자리의 4개 은하의 모임으로

    사진과 같이 사각형 상자모양으로 구성되어 있어 박스란 이름이 붙어있습니다.

    4169와 4174는 직시로 잘보이고 4173, 4175 edge on 은하는 주변시로 날카롭게 보였습니다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으니 주변시인지 직시인지 혼미한 상황이 되고 아무튼 잘 보였습니다.

    조강욱님은 box보다는 ‘ㄷ’자가 연상된다고 말하시고 보기에 따라 “ㄷ” 또는 “ㅁ” 형태로 보였습니다.









    2. Copeland's septet (Hickson 57) - 정기양님께서 호주에서 30인치로 아주 쉽게 보였다는 말씀이 있으셨고.. 

    막상 찾아보니 12인치로 스테판 오중주를 보는 정도의 난이도 였습니다.

    3753에 붙어있는 3750과 3754는 분리되지 않고 한덩어리로 보였고 조금 떨어져서 3751....

    중간의 별을 넘어서 올망졸망 모여있는 3745, 3746, 3748이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Copeland's quintet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3. Supernova in M51 - 김병수님께서 하와이에서 온라인을 통해 알려주셨던 6월 2일경 발견된 초신성입니다.

    직시로 뚜렷하게 보였고 원래 은하내에 비교적 밝은 별이 하나 보였었는데

    이젠 2개가 되어 눈썰미가 빠른 분들은 안시관측만으로도 초신성 탄생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얼마전 매수팔 때 천문 스터디에서 별들의 진화과정을 공부했었기에 더욱더 마음에 다가오는 초신성 관측이었습니다.

    그런데 초신성도 초신성이지만 뱅글뱅글 도는 은하의 나선팔은 정말 쵝오!!였습니다..









    4. 4762/4754, 5746/5740 - 처녀자리 은하들은 수없이 많지만 처녀자리에서는

    메시에 마라톤 준비 를 위해 메시에 목록 위주로만 관측을 해서

    그외의 ngc목록은 볼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본 타원/ 엣지온 은하 콤비...

    모두 대단히 멋있게 보였고 4762/54 조합이 좀더 임팩트 있게 보였습니다.









    5. Pillar of creation - M16/ ic 4703 독수리 성운내의 창조의 기둥에 도전해보았습니다.

    O3필터를 끼고 주변시로 한참을 본 결과

    가운데 두별의 윗부분에서 까맣게 솟아오른 삼각형의 기둥을 볼 수 있었습니다.

    두별 사이에 있는 일명“재규어의 도약”은 안보였구요..

    확인을 위해서 주변분들에게 검증을 해본바 다들 긴가민가 하는 분위기였는데

    호주에서 30인치로 보셨던 정기양님께서 제가 얘기한 것과 같은 위치를 확인해주셨고

    서천동의 안정철님도 사진촬영을 자주 하던 곳이라며 직시로 잘 보인다고 확인해 주셨습니다.

    다음엔 재규어의 도약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6. M17 Omega nebula - 어제 관측에서 가장 압권인 대상이었습니다.

    18인치 도입 기념으로 어둡고 작은 대상들, 그동안 12인치로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대상들만 신경 쓰다가

    M16을 본 김에 망원경을 조금 내려 o3를 끼운채로 오메가 성운을 보았습니다..

    보는 순간 정말로 턱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보았던 어떠한 사진보다도 풍성하고 오묘하게 보이는 디테일과 중간의 얼룩덜룩한 암흑대...  

    오리 뒷쪽의 커다란 호를 그리는 꼬리모양, 오리머리위에 빛나는 왕관과 목뒤에 갈기처럼 빛나는 성운기..

    물에 비친 오리의 모습처럼 몸통 밑으로 빛나는 성운기...

    가만.. 어디서 많이 본모습이었습니다.. 어디서 봤지???
                                .
                                .
                                .
                                .
                                .
    그건바로







    강욱님을 불러서 보여드렸더니 역시 감탄사와 함께 허탈해 하시며

    뭣하러 힘들게 스케치를 하나 이렇게 잘 보이는데..하는 투였습니다..

    제가 아이피스를 통해 조강욱님의 약간 과장된 듯한 스케치와 똑같다고 느꼈는데

    강욱님도 저와 똑같이 느낀 것 같았습니다...

    저는 역설적으로 이를 통해서 안시관측에서 스케치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 강욱님은 어제보다 안좋은 하늘에서 더 적은 구경의 망원경으로 관측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케치 작업을 통해 어제의 모습과 같이 어쩌면 그 이상으로 관찰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새벽녘이 되서 이슬도 심해지고 군인들과의 약속시간도 다되어 철 수 하였습니다. 오는 길에

    가평휴게소에 들러서 완전히 동틀때까지 관측과 장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박하늘아래 여러분들이 모여 재미있게 관측하였고 강욱님도 스케치 3개나 하는 등 성과가 있었고

    저도 준비해간 대상 관측 성공하고 새망원경의 성능도 제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어서 좀 들뜬 상태가 되었습니다...

    어제 같은 하늘.. 자주자주, 어제 같은 시간 많은 분들 같이 누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s) 귀차니즘으로 인해 경싟님, 강욱님께서 기존에 올리셨던 관측기의 사진들을 이용해서 관측기를 작성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댓글 7

  • 김남희

    2011.06.07 10:38

    죄송합니다. 제 예상과는 달리 대박하늘을 천안에서 보았습니다.
    어쨌든 제대로 된 하늘에서 18"의 위용을 만끽하시고 어려운 대상을 성공적으로 관측하심을 축하 드립니다.^^
    전 천안에서 인제가신 분들을 부러워 하며 그 하늘 밑에서 광시야와 토성만 봤습니다.
    앞으로 이한솔님의 눈, 대구경, 열정의 삼위일체 활약이 기대 됩니다.
  • 김병수

    2011.06.07 20:21

    독수리의 눈이 대구경과 대박하늘을 만나니 거칠 것이 없군요...
    퍼스트라이트를 이렇게 훌륭하게 하시는 것 자체가 대단합니다.
    처음 망원경 도입하면, 보통 뭐하나 빼고 오던지 하는데, 첫번에 완벽한 하모니가 이루어 졌군요.
    앞으로 더 많은 관측기록 부탁드립니다.
  • 최승곤

    2011.06.07 20:33

    간만의 관측을 좋은 곳에서 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특히, 18인치로 본 M 17 , M 16 은 압권이였습니다....
    이한솔님에게 18인치는 아주 잘 어울리는 보물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조강욱

    2011.06.07 21:43

    월요일 새벽에 한솔님 망경으로 본 51번하고 17번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디테일을 보여주더군요.. ㅠ_ㅠ

    특히 17번의 백조 꼬리 뒤쪽과 물에 비친 모습은....

    직시로 그냥 보이는 것이 너무 허무합니다.. 2시간을 넘게 봐야 보일락 말락 했었는데.. ㅋ;;;
  • 김재곤

    2011.06.08 07:45

    야간비행. First Light 를 너무나도 좋은 하늘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실감하고(저는 왜 이렇게 안보이는게 많은지),
    공부도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천 매수팔, 월별 관측회 잘 갈 수 있도록 마눌님 다리 주무르기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 관측회였습니다.

    그날 도움주신 고수님들 감사합니다.
  • 박한규

    2011.06.08 16:03

    부럽습니다.
    전 애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당분간 관측자체를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건 좋아해야 하는 건지 울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글도 참 오랜만에 써 보네요.
    그 하늘이 그 상황이 그 시야가 그려집니다.
    요즘은 별책들과 미뤄두었던 책들 읽는 것으로 낙을 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후기 부탁합니다.
    대리만족과 나중에 제가 별생활을 본격적으로 다시 할 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
    7월 달에는 좋은 월령이 두번이더군요. 그 중에 한번은 꼭 별아띠로 나갈려고 작정하고 있습니다.
    꼬박 두달 굶었습니다. 아마도 아들 재롱이 아니었으면 못 견뎠을 겁니다. 마누라도 시간나면 나가도 된다고 하지만 재롱둥이가 놓아주질 않습니다.
    첫관측 대박난 거 축하합니다.
  • 정기양

    2011.06.09 05:31

    18인치의 위력을 체감한 하룻 밤이었습니다.
    독수리의 눈이 대형쟁반만큼 커졌으니 이제 거칠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다음 날 뉴스를 들으니 인제에서 무장 탈영사건이 발생해서
    걱정입니다. 물론 검거되기는 했지만....
    그 좋은 관측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앞으로 그 곳 군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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