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10505 어린이날 기념 관측회
  • 조강욱
    조회 수: 11531, 2012-02-24 02:00:13(2011-05-15)
  • 어린이날은, 집에 어린이가 생긴 이후로는 감히 관측을 갈 생각을 할 수 없는 날이었다

    김남희님께서 ‘어린이날 기념 관측회’라는 아이디어를 주셔서,

    어린이를 위한다는 미명으로 관측에 대한 욕망을 예쁘게 포장하여

    가족 동반으로 일을 키워서 천문인마을에 여섯 가족이 모였다


    어린이날 기념관측회 참가자
    ▶ 김남희님 가족 (남희님 + 형수님 + 예진)
        이한솔님 가족 (한솔님 + 형수님 + 이슬(←이제 어린이 아님 ㅋ) + 이결)
        김경싟님 가족 (경싟님 + 별찌(←마지막 어린이날.. 아빠 많이 뜯어먹어라))
        김원준님 예비가족 (원준님 + 정원님)
        김병수님
        조강욱 가족 (Nightwid + 원장님 + 예별님)

    특별출연
    ▶ JP정
        구름님, 별님


    서둘러 준비하여 출발한다고는 했으나.. 도착하니 이미 밤11시.

    하지만 아직 기상이 좋지 않다는 첩보를 들은 터라 마음만은 여유있게.. ㅋ

    9시 뉴스가 끝나기 전에 주무시는 원장님과 예별님은 이미 차에서 진즉부터 주무시고 계셨으나..

    예별님은 놀 친구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시어 시크한 차도녀 모드로 새벽 1시까지.. ㅡ_ㅡ;;

    하늘은 관측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그런 정도의 하늘..

    점점 구름이 걷히는 위성사진은 시간이 갈수록 희망 고문의 강도만 더 키워갈 뿐이다

    오늘 first light을 하는 김병수님만 바쁘게 옥상을 들락날락..

    12시가 넘었는데 JP정이 아직도 안 자고 깨어 있다

    기계 고장인가.. 슬립모드로 한참 전에 전환되었어야 하는 건디..

    일기도 분석 결과대로 새벽으로 갈수록 하늘은 조금씩 더 좋아진다

    새벽2시. 옥상에 올라가 보니 별이 더 많이 보인다

    무얼 그릴까.. 망원경을 잡고 돌리다가 백조자리를 보니, 은하수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가려서 먹어야지.. 이 정도 하늘에서 스케치 한다고 낑낑대다간 인건비만 날리고 나중에 또 그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그러다 문득 광축 생각이 났다

    일전에 매수팔에서 광축 토론으로 후끈 달아 올랐을 때 ‘대체 그게 무슨 소용인가요’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더니

    한솔님께서 진삽이 광축에 문제가 있다고 한 번 봐주시겠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하던대로 광축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베가를 잡아서 별상을 부풀려서 동심원을 확인하고 한솔님을 불렀다

    한솔님의 진찰 소견 : “광축에 크게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주경이 좀 틀어져 있어서 (45도 확인창이 보이는) 레콜로 조금 수정했어요”



    광축 조정 후, 다시 베가를 보았다

    아! 이럴수가!!

    광축을 ‘조금’ 수정했다고 했는데.. 이렇게 엄청난 차이가.. ㅎㅎ

    광축 조정이라는 행위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간의 나의 행태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너무나 오만한 얘기라 남들 앞에서 떠들고 다니진 않지만..

    나는 ‘광축을 칼같이 맞추려는 일’, ‘반짝반짝하게 미러를 세척하려는 일’, ‘미러 냉각에 과민반응 하는 일’

    세 가지에 대해서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일부러 더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한솔님이 간단하게 레콜로 ‘조금 더’ 맞춰준 광축의 별상 품질 차이는.. 비교할 수가 없는 정도.

    그간의 나의 오만함을 스스로 깨닫고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한솔님. 정말 감사합니다.

    근데 45도 레콜로 광축을 맞추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광축을 일부러 흐트러트리고 다시 연습한다고 하다가

    한솔님의 귀중한 관측 시간 10분을 빼앗아 버렸다.

    한솔님.. 정말 죄송합니다.. ㅎㅎㅎㅎ


    광축을 맞추는 사이 백조가 더 올라와서,

    은하수가 살짝 보이는 정도의 하늘이 되어 새벽 3시부터 관측을 시작했다

    박명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 메시에마라톤 새벽의 초치기 상황과 비슷해져 버렸다

    어떤 분이 내게 물어보셨다. “오늘은 뭐 그려요?”

    Nightwid : "컨디션이 좋으면 11번, 별로 안 좋으면 29번이랑 39번요“

    몸 컨디션도 하늘 상태도 썩 좋지 않은 것 같아 29번으로 메시에 갯수나 채우려 하니..

    29번의 썰렁한 모습이 스케치 의욕을 꺾는다

    어쩔 수 없이 11번 재수에 도전..

    작년 9월 4일 11번 스케치에 도전했다 GG를 친 아픈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관련 Link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3233

    죽이 되던 밥이 되던 1시간 반 동안 되는데까지 그려 봐야겠다..

    오늘의 11번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닌 듯 하다.  오리떼의 입체감이 잘 살지 않는다..

    스케치 하기에는 오히려 더 수월할 수도.. ㅡ_ㅡㅋㅋㅋ

    주요 별들의 구도를 잡고, 구상성단 스케치 할 때만 쓰는 찍기 신공 돌입.. ㅎㅎ

    11번의 분해되는 별들을 하나 하나 다 그리려면 5시간은 걸릴 듯..

    미술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부분보다는 전체의 조화’를 생각하며 어두움의 흐름과 밝음의 흐름을 잡아 나갔다

    밝음과 어두움의 흐름을 조금씩 더 잡는데 집중하다 보면 종이 위에 마술같이 떠오를 M11을 기대하며..

    남희님이 M11에서 사람 얼굴이 보인다고 하셔서, 성단 내부의 암흑대를 쭉 따라가 보니

    눈코입이 어렴풋이 드러나는 게.. 내가 보기엔 영락 없이 짱구 엄마.. ㅋ;;;

    스케치를 하다 보니 암흑대 영역과 밝은 부분의 디테일이 더 드러나서

    결과물은 사람 얼굴을 연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새벽 4시가 되니 하늘이 점점 더 밝아지는 느낌이다

    다행히 11번은 워낙 밝은 아이라.. 아직은 밝기 감소를 느낄 수 없지만,

    아직 그릴 것이 너무 많이 남았다

    보면 볼수록 Star-Chain이 더 넓고 길게 보인다.

    스타 체인을 둘러싸고 있는 스타 체인, 또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11번의 중심부, 대장별을 둘러싸고 있는 잔별들은 저마다 소그룹을 형성하고 있는데,

    몇 개의 T자形이 특히 눈에 띈다

    T를 보니 자동으로 처녀자리 은하단이 생각나는 이 몹쓸 연상력은 무엇인지? ㅋ;;;

    암흑대의 명암 대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하여 11번內 소그룹마다 별들을 조금씩 더 안겨준다.

    탁탁탁탁탁탁탁탁......

    새벽의 정적을 깨는 연필 소리.

    이 소리는 천문인마을에서 ‘급하게 성단 관측하는 소리’입니다...

    정신없이 알루미늄 간이 테이블을 흔들고 있으니,

    어느새 예정되었던 새벽 4시 30분이 되었다

    별들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11번의 잔별들도 급속히 사라져간다

    마지막으로 성단 외부의 체인상을 더 보강해주고.. 끝!

    11번을 제대로 그리려면, 집중해서 관측해도 5시간은 걸릴 것 같다

    관측을 마치고 카페테리아에 내려가서, 1시간 반 동안 그린 11번을 보고 있으니..

    한 60% 정도밖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눈으로 본 디테일을 그대로 표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하지만 재수까지 해서 그렸는걸.. 더 이상은 못 하겠다 ㅋ

    한솔님과 남은 맥주를 마저 다 마시고 완전히 파래진 하늘을 보고 늦은(이른?) 잠자리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서 다시 11번을 보니, 이상하게 만족도가 더 올라간다 ㅎㅎ

    60%에서 80%까지 만족도 상승.

    그래 이렇게 보였지.. 이렇게 보였을거야.. 10분 봐서는 이렇게 안보일거야.... 자면서 세뇌를 해 놓은 덕분인 것 같다


    [M11 스케치]


    [Description]




    이번 스케치에서는 지난 45번과 4755번 작업시의 패착을 교훈삼아

    밝은 별은 과감하게 강조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스케치의 생동감을 위해서..

    근데, 그게 생각처럼 잘 되질 않는다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그림 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스케치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 30장도 안 그려본 초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 ㅋ;;;



    밤에는 별보는 사람들의 욕심을 채웠다면, 이제 해가 떴으니 어린이들의 세상.. -_-;;

    남희님께서 여러 가지 놀이를 준비해 오셨다

    비석치기, 사방놀이, 공기놀이, 부엉이 만들기 등...

    거기에 새소리 나는 나무 선물까지~ ㅎ

    애들도 좋아하고.. 원래 아무 생각 없이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도 같이..

    부록 : 어린이날의 아침



    꽃 꺾기의 달인 조예별님


    김남희님의 어린이날 비밀무기.. 부엉이 만들기


    누가 더 예쁜가?


    꺾은 꽃 버리면 혼남.. ;;;


    민들레 불기에 재미 들렸음


    요즘은 동네에서 고무줄 한 번도 못 본것 같다..


    비석치기는 나도 한 번도 안 해본 것 같음.. ㅠ_ㅠ


    독특한 매력을 가진 결이


    아이들의 왕따.. JP정 ㅋ






    어린이날 기념 관측회의 막내 어린이들


    왠지 홈쇼핑 광고를 보는 듯한.. ;;;


    집에 돌아와서.. 자기 방(공주 텐트)에서 그림을 그렸어요


    제목은.. ‘아빠 망원경’






    □ 두줄 요약
    - 삼수는 NEVER
    - 45도 레콜 사야겠다



                             Nightwid 無雲

댓글 10

  • 김남희

    2011.05.15 10:31

    로커 박스... 기가 막히네...^^
  • 이준오

    2011.05.15 10:34

    아빠 마난겡에 트러스 폴대가 한개라서 무횻..ㅋㅋ
  • 김재곤

    2011.05.15 11:26

    재밌는 글이었습니다. 담번에는 망원경 사이즈 좀 줄여서 이런 가족행사에 함께 참석해 봐야겠습니다.
  • 조강욱

    2011.05.16 07:00

    남희님 - 로커박스는.. 여백의 미인가요.. ㅎㅎ
  • 조강욱

    2011.05.16 07:01

    준오님 - 예별님의 혁신적인 설계를 매도하지 마세요~!
  • 조강욱

    2011.05.16 07:01

    김재곤님 - 종종 가족과 함께 참석하시면.. 별보기에 대해 배우자님의 지지를 얻으실 수도 있습니다.. ^^
  • 김원준

    2011.05.16 09:17

    레콜 구하신다는 소문이 들리던데요.
  • 김병수

    2011.05.16 20:58

    타다다다...
    정적을 깨는 소리.
    결과물을 보니 제가 다 흐뭇하네요.

    올때 신림IC 쪽으로 나오는 길이 아주 멋있더군요.
    서울 근처로 오니까 여지 없이 주차장...아참 어린이 날이었지.
  • 조강욱

    2011.05.17 17:52

    원준님 - 네 중고 매물 나온거 없나 잠복근무라도 해야 할 판입니다 ㅋ
  • 조강욱

    2011.05.17 17:53

    병수님 - 다음 갈 때는 신림IC를 한 번 이용해보고 싶어요

    똑같은 길을 10년 넘게 다니니 조금 지겹기도 하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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