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090722 중국 개기일식 원정 관측기
  • 조강욱
    조회 수: 22478, 2012-02-23 23:23:09(2009-07-25)
  • 1. 잠복근무

    상하이로 개기일식 원정을 가기로 결정한 후..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32475


    상하이行 저가 항공권이 나오길 기다리며 지마켓과 인터파크에서 잠복근무를 하기 한달 반만에,

    원하는 싸구려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21일 저녁 7시 김포 출발, 22일 오후 6시 김포 도착하는 중국 남방항공.

    TAX 포함 무려 17만원..!

    서울-울산 왕복이랑 비슷하다..

    상하이 티켓을 확보했으니 별 걱정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보름쯤 지났을까

    전화가 올 타이밍이 아닌데 휴대폰에 여행사 번호가 찍히는 것을 보니 왠지 불안하다

    여행사 언니 : 예약하신 남방항공 비행이 취소가 되셨는데요, 하루 먼저 가서 하루 늦게 오는 걸로 변경해 드릴께요

    Nightwid :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여행사 언니 : 중국 애들이 자주 그래요. 그래도 이번엔 3주나 남기고 통보를 받았는데, 보통은 비행 임박해서 캔슬해요


    ㅎㅎ 일찍 캔슬해줘서 감사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나는 절대로 절대로 일정을 변경할 수 없다고 진상을 떨었더니 다른 항공사로 변경해 준다

    중국 동방항공 21일 오후 4:20 인천 출발, 22일 저녁 9:05 인천 도착

    조금 더 일찍 출발해서 조금 더 늦게 돌아오는 거네..  뭐, 여유있고 좋아.

    (이걸로 액땜이 끝난 줄 알았지만..)




    2. 관측 준비

    강우기가 모집한 일식 원정대 4명 중 마님은 어린이집 일 때문에 도저히 시간을 뺄 수 없어서 포기..

    인수 후배는 여권이 없어서 포기.

    인수랑 둘이 남았다

    '괜찮아.. 중국 출장 자주 가는 인수랑 가는데 모.. 인육만두가 되는 일은 없을꺼야'

    파인더용 태양필터도 사고 일식 안경도 사고..

    상하이 날씨도 매일 매일 검색해 본다

    출발일 전날, 인수에게 연락을 받았다

    '형 저 못 가게 되었어요 회사 출장 때문에... ㅠ_ㅠ'

    헉!!! 너만 믿고 있었는데.... ㅜ.ㅜ

    움.. 저녁에 밥 먹으러 가서 뒤늦게 중국어 공부한다고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니 하 오   셰 셰  하고 국어책을 읽었더니

    선배들의 한숨이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너 정말 혼자 갈 수 있겠어?'

    '중국어는 좀 배우고 가야지....'

    출발일, 아무래도 상하이 날씨가 심상치 않다.

    나와 pair로 일하는 차장님께, 무한은 날씨 좋을 거 같은데.. 하고 얘기를 하니

    내 얼굴을 바라보며 한말씀.

    '조대리야.. 중국말 한마디도 못한다며. 우리 꼭 다시 보자.  진짜 돌아올거지???'

    하루 반동안 내가 없어도 일이 되도록 정신없이 일처리를 하다 보니

    출국 수속이 간당간당한 시각에 출발하게 되었다

    번개같이 옷을 갈아입고 나서는데

    바로 앞자리 과장님이 '그렇게 무리해서까지 관광도 안하고 그거 하나 보러 혼자 거기까지 가다니 대단해'

    Nightwid : '아.. 저에게 별보기는 더 이상 취미생활이 아니에요 ㅎㅎ'

    과장님 : '내가 봐도 그런 거 같아.. ㅋ'


    타이트하게 맞춰서 출국 수속을 하고

    꼭 해야 할 곳에 전화 몇 통을 하고

    회사 업무전화 몇 건을 처리하니 출발 시간이 되었다

    내 일상은 왜 이렇게 빡빡한 것이냐..  물론 모두 내가 자초하는 일이다 ㅡ_ㅡ;;;



    현지시각 5시 20분 도착. 다음날 오후 6시 5분 출발.  딱 24시간 45분 일정..

    일정은 짧지만, 어디서 일식을 볼건지도 정해야 하고

    어디서 잘건지도 정해야 하고

    남는 시간에 어디서 놀건지도 공부해야 한다

    공항가는 버스 안에서 가이드북을 펴놓고 처음 공부를 시작한다 =_=;;;;

    뭐, 결과만 훌륭하면 되지 ㅋ




    3. 상하이의 밤

    중국동방항공의 기내식. 뭐 그럭저럭..


    언제 밥을 또 먹을 수 있을지 모르니 무조건 다 먹자..



    푸동 공항 인근에 있는 건물,, 대륙의 삼각형이랄까 ㅡ,ㅡ


    푸동 공항에 내리니 공기가 습하고 후끈한 게 몰디브 생각이 난다

    와이탄의 야경을 볼 요량으로 공항 버스를 잽싸게 타고 출발했는데..

    공항 근처를 벗어나니, 끝이 보이지 않는 심각한 교통 정체 ㅎㅎㅎ

    우리나라 막히는 것은 댈 것도 아니다

    그나마.. 조금 가다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몇 번을 졸다 깨니 겨우 정안사 터미널 도착..  벌써 저녁 8시가 넘었다

    지하철을 타고 난징둥루로 이동하여 와이탄으로 걸어간다

    사진으로만 보던 동방명주가 눈 앞에..


    으윽..... 촌스러!!  저 알록달록한 색깔은 대체 머냐..

    와이탄에서 유명하다는 할머니식당(그랜드마더 레스토랑.. ㅋ)에 가서

    best 메뉴라는 해선탕면을 시켰다

    주문을 하고 나니 종업원이 차는 멀로 할거냐고 하기에.. 당황하여 됐다고 했더니

    말은 안 하지만  '어머 쟨 머야' 하는 눈빛이 느껴진다.. ㅋ

    어쨋든 30원짜리(우리돈 약 6천원) 해선탕면 예술이다.. 강추

    바로 근처에 가이드북에 소개된 만두집이 있어서 군만두를 시켰다


    3원에 만두 4개가 나왔는데,

    한국에서 보통 먹던 것처럼 이빨로 절반을 잘라먹다가

    만두 속 뜨겁고 기름진 육즙에 뜻밖의 테러를 당했다.. ㅎㅎㅎ

    다 먹고.. 내일 아침 일식을 보기 위한 장소로 찍어 두었던 황푸 공원에 답사를 가고자 지하보도로 들어갔다가

    본의 아니게 황푸 강을 건너 버리고 말았다 (Bund Sightseeing tunnel)

    원래 엄한데 돈 쓰는 것을 싫어하고,

    마님도 없이 혼자 가는 건데 절대 호사를 누리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기에

    적은 돈을 써도 꼭 필요한 것만 썼는데..

    유일하게 관광터널을 건너는데 쓴 40원(약 8천원)은 너무너무 아깝다

    방문한 관광지 중 유일하게 인파가 몰리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중국의 촌스러움의 집대성이라고 할까..

    쉽고 빠르게 강을 건넌 것에 대한 대가라 하기엔 너무 돈이 아깝다 ㅋ

    어쨋든 건넜으니 가치있는 일을 해야지.

    와이탄의 야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황푸강 건너 동방명주 앞 빈장다다오 전망대에서 보는 것이

    최고라는 가이드북 comment가 생각이 나서 빈장다다오로 갔다

    오! 그림같군.. 건축물 좋아하는 사람이 보면 좋아하겠네.. (난 그다지 흥미가..)

    전망대를 3M 앞에 남겨둔 순간.

    갑자기 폭우가 쏟아진다

    전망대 난간에 개미떼처럼 붙어있던 사람들이 일시에 사방으로 흩어진다

    헉.. 나 때문인가..

    몰디브에서의 일들이 머릿속에서 고속으로 지나간다

    결국.. 무섭게 내리는 비로 전망대를 2M 앞에 두고 철수..

    한참을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다가.. 그치지 않을 분위기라, 매점에서 싸구려 우산을 하나 사니

    바로 비가 그쳤다.   제길 ㅡ_ㅡ;;;;

    류자쭈이 지하철 역을 찾다가 가까이서 본 동방명주..

    거대한 시멘트 기둥에 촌스럽고 거대한 반짝이 공들 달아놓고.. 그렇게 자랑을 하다니!!!!

    내 관점에선 흉물도 그런 흉물이 없다 -_-;;;;

    너무나 중국스럽다고 해야 하나..


    반대로, 먼 발치에서 본 금무대하와 병따개처럼 생긴 국제금융센터 빌딩은 풍기는 포스가 남다르다

    낮에 다시 와야지..



    오늘의 숙소는 단돈 만3천원에 숙박을 해결할 수 있는 한국식 찜질방.  코리아타운에 있다 (←New Star Sauna)


    혹시나해서 한자로 주소를 그려(?) 왔는데, 안 그렸으면 거기 못 갈 뻔 했다

    대륙의 찜질방은.. 거대했다 ㅡ_ㅡ;;;

    이 나라는 머든지 크게 만드는구나..

    땀에 젖은 몸을 씻고, 찜질방 내의 PC방에서 내일 작전을 세운다




    4. 순간의 선택

    밤 11시 반, PC방에서.. 9시간 뒤 아침 날씨 검색을 해 본다

    중국에서 중국 날씨를 검색하니 당연히 중국말로 나온다 ㅡ_ㅡ;;

    구름 그림과 쉬운 한자들을 조합하여 해독을 해 보니, 상하이는 도저히 가망이 없다

    그러면 어디? 무한을 갈 계획이었으면 공항에 내려서 바로 떠났어야 하는 건데.... 이미 늦었다

    날씨 추이를 보니, 상하이, 쑤저우부터 저장성 북쪽은 종일 비가 오겠고,

    항저우는 오전에 해가 보일 가능성이 높다


    7월 22일 상하이 날씨. 大雨라니.. 해석도 필요 없다 ㅠ_ㅠ


    항저우는?  좌측 하단의 저 한자와 그림을 분석해 보면, 구름이 많이 낀 뒤 비가 온다.. 는 뜻이 아닐까?



    교통편을 검색하고, 찜질방 조선족 직원에게 어떻게 가는지 how to를 한국말로 확인하고,

    찜질방에 놀러온 상하이 교포 아줌마들께 또다시 확인한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일식은 못 볼 것이다..

    새벽 2시 반쯤 알람을 맞추고 잤는데.. 일어나 보니 새벽 5시 50분.  알람을 듣지 못했다

    새벽 6시에 기차역에 도착했어야 하는데..

    씻고 택시를 타고 상하이南역으로 가니, 새벽부터 이미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고 있다

    무작정 아무 줄이나 섰는데,

    머라고 얘기를 해야 표를 살 수 있을까..

    말로 해서는 도저히 안 통할 것 같아서 종이에 HANGZHOU를 적어서 매표원에게 보여줬더니

    뭐라뭐라 하는데 못 알아들으니 모니터를 보여 준다

    7시 10분 기차.. OK!

    대륙의 터미널.. 지붕도 거대하다


    항저우에 도착하면 8시 40분.  아쉽게도 부분일식 시작점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어쨋든.. 만약에 해가 보인다면, 개기일식 장면은 볼 수 있겠지..

    항저우 행 아침 기차에는 외국인이 유난히 많다

    보통 여행자들의 표정이 여유롭고 유쾌하기 마련인데,

    하나같이 초조한 얼굴로 계속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 나와 같은 목적으로 같은 곳으로 가는 것 같다.. ㅋ

    625 전쟁 때 피난민의 행렬이 이런 분위기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ㅡ_ㅡ;;

    구름의 침공을 피해서 서쪽으로.. 서쪽으로....

    기차가 출발하여 서쪽 방향으로 한 10분 달리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여기도 편서풍대일테니 이 비구름이 동쪽의 상하이로 곧 가겠지.. Good choice!!!

    상하이부터 항저우까지는 약 200여km.

    가는 내내 비는 점점 더 심해진다

    이정도 노력이면 항저우에 비가 와서 일식을 보지 못해도 천벌을 피할 수 있을까?  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5. 西湖를 찾아서

    내 앞자리에는 파란 눈의 머리숱이 적은 아저씨가 개기일식 정보가 가득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일식 매니아인 것 같은..

    앞에서 안절부절하며 계속 하늘을 지켜보던 이 일식맨은 식심에서 가까운 가흥(嘉興, Jiaxing)에서 내렸다

    식심이면 머해.. 비오는데 =_=;;;;

    계속 차창을 때리던 비는 항저우 도착을 얼마 남기지 않고 그쳤다.

    차창 밖으로는 구름 사이로 간간히 햇살도 비친다


    아!! 천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항저우 역에 내리니 거대한 인파가 인산인해..

    상하이 돌아갈 차편을 미리 예약해야 하는데, 일식을 제대로 보지 못할까봐 마음이 급하여 우선 미뤄둔다

    수천명은 될 것 같은 인간떼를 헤치고 개찰구를 탈출하여

    西湖에 간다는 Y2, K7 버스를 찾아서 한바퀴 둘러보니 마침 K7 버스가 보인다

    버스만 타면 바로 도착하는 줄 알았는데, 또 한참을 간다

    버스 안에서 하늘을 보니 엷은 구름 사이로 태양이 보인다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버스 안에서 파인더를 조립하여 태양필터를 끼우고 하늘을 보니, 벌써 식은 많이 진행이 되었다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 안에서 관측을 한다고 부시럭대니.. 수십개의 시선이 뒤통수에 꽂히는 것이 느껴진다

    어쩌겠어.. 천벌을 받지 않으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릴 여유가 없다

    어디서 내려야 되는 건가.. 그냥 도로에서 내려서 볼까.. 가이드북에 나온 악비묘라는 데는 언제 나올까

    버스 안에서 혼자 초조해 하다가 차장 밖 왼쪽에 공원 같은게 보이길래 못 참고 그냥 내렸더니

    그냥 공원이 아니라 거대한 호수다.... 어영부영 운 좋게 서호에 도착한 것.. ㅋ;;


    서호 주위엔 호수를 끼고 엄청난 인파가 깨알같이 모여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빈 자리를 잡고 앉아 나도 하늘을 본다



    구름이 필터 역할을 훌륭히 해 주고 있어서, 똑딱이 디카로도 그림이 나온다



    아.. 연꽃.. 대륙의 연꽃은 규모도 남다르다 ;;;;;







    6. 검은 태양

    태양은 이미 초승달 수준이지만, 지상에 도달하는 빛의 양에는 크게 차이가 없는 듯 하다


    무언가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꺼내서 시간을 체크한다

    9시 25분, 28분, 30분, 32분.. 그렇게 쑥쑥 잘 먹히던 태양이 마지막에 미련이 남았는지 다 먹힐 듯 먹힐 듯 하면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정말 몇 %도 남지 않았는데, 지상의 빛은 모두 그대로다

    혹시 항저우 서호는 너무 남쪽이라 개기일식대가 아닌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천천히, 하지만 꾸준하게 눈썹 모양의 해는 점점 얇아지고 길이도 짧아진다

    파인더로 한 번 보고 일식용 안경으로 한 번 보고 카메라로 한 번 찍고 반복.... 바쁘다

    구름이 아주 적당히 끼어서 일식용 안경은 사실 별로 필요가 없었다 ㅋ

    태양필터를 끼운 파인더 브라켓을 손에 들고,

    몸에 밀착하여 고정하기 위해 거의 눕다시피 하여 관측을 한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개기일식의 하이라이트는 다이아몬드 링이라고 했지.

    나는 남들보다 더 큰 상으로 더 선명하게 볼꺼야... 내 파인더는 잘난 9*63 대구경이니까..

    그 순간의 풍경을 기록하고 싶어서 카메라도 땅바닥에 놓은 채로 동영상 모드로 돌려놓고 녹화 시작 버튼을 눌렀다


    오렌지색 태양빛이 점점 더 작아지더니.. 거의 직사각형의 굵은 점으로 모이다가

    점점 빛이 약해지면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주위에서 엄청난 환호성!!

    나는 한쪽 눈을 감고서 파인더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파인더에 태양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환호하고.. 혹시 다아이몬드 링???

    깜짝 놀라서 파인더를 치우고 해를 보니,

    이미 태양은 검게 빛나고 있다

    아.... 태양필터를 끼운 채로 그 어두운 광경을 보려 했으니.. ㅠ_ㅠ

    하이라이트 중의 하이라이트라는 다이아몬드 링을 놓쳤다.. 아 이런....

    휴대폰을 보니 중국시간 오전 9시 36분. 한국 시간 오전 10시 36분.. 일식이 시작되었다

    주위는 완전히 깜깜한 것은 아니지만 옆 사람 얼굴 표정이 보이지 않는 정도이다


    먼 사물과 나무들은 실루엣만 보이는 정도..

    그 밝던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순간도 봤어야 했는데.. 안타깝다....

    뭐 어쨌든, 지나간 건 어쩔 수 없고.. 카메라로 검은 태양도 찍어보고

    그냥 맨눈으로 보다가, 무언가 더 보일 것 같아서 파인더에서 태양필터를 빼고 태양을 보기로 한다

    마루타로는 쓸모 없는 오른쪽 눈이 수고해 주셨는데..

    아.. 잘 보인다..

    왼쪽 눈을 들이대 본다

    아....... 9배 더 크게.. 하지만 보이는 구조는 눈으로 보는 것과 별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더 크고 시원하게 보이는 것 뿐

    말로만 들어 본 검은 태양..

    사진으로 수없이 본 검은 태양

    하지만, 그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보면서 숨쉬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멋진 사진, 동영상을 보는 것과 비교도 할 수 없다

    주위에서는 끊임없이 DSLR 셔터소리, 박수 치는 소리, 웃고 떠드는 소리.. 가 들리다가


    어느 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난 그냥 앉아서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을 뿐이다

    아... 좋다.. ㅎㅎㅎ 세상에 이런 광경이 또 있을까..

    혹자는, 개기일식을 보고 인생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하곤 하는데..

    사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너무 마음의 여유 없이 힘들게 일식을 봐서 그런가. 아니면 자연을 바라보는 순수함이 부족해서 그런가

    나에게는 멋진 천문 이벤트라는 단순한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

    하늘을 한 바퀴 둘러보니, 구름이 많이 끼어서 많은 것은 보이지 않지만..

    구름을 뚫고 빛나는 단 하나의 천체. 바로 금성이다..

    대낮에 보는 금성이라니. 그냥.. 흠좀무 라고나 할까 =_=ㅋㅋㅋ

    원래는 간만에 수성을 찾아보려 했는데, 기상조건상 수성 관측은 불가능.

    파인더로 9배로 본 태양은, 활활 불타고 있는 까만 공이다

    까만 공 표면에는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마도 착각인 것 같다

    코로나는 방사형으로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으나 일정하지는 않다


    한쪽 부분이 더 밝은 비대칭적인 모습인데, 아마 태양이 덜 가려진 부분이 더 밝은 게 아닌가 한다

    멍하니 입 벌리고 개기일식을 보고 있는데

    태양의 서쪽이 심상치 않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술렁술렁 대기 시작하고,

    그 서쪽이 점점 더 밝아지더니 한줄기 빛덩이가 검은 태양 사이에서 뾰족하게 솟아나왔다

    크기의 비례로만 본다면 한 3캐럿짜리 다이아 같다고 할까..

    아!! 이제 마지막 하이라이트구나.....

    똑딱이 디카로 동영상을 찍어보겠다고 그 아까운 시간 중 약 1초를 허비했다.

    망원으로 끝까지 줌을 당겨 놓은 상태라 대충 조준해서 태양이 보일 리가 없다

    검은 태양에서 나온 연노란 색의 따뜻한 빛덩이는 점점 커지고 밝아지더니

    어느 순간 다이아가 사라지고 태양은 주황빛 원형으로 모습을 바꿨다

    동영상 찍겠다고 고개를 돌리는 바람에 그 바뀌는 찰나를 보지 못했다 ㅠ_ㅠ

    그리고.. 작동 오류로.. 개기일식 관측의 일부분과 맞바꾼 값진 동영상 파일은 재생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날아갔다 =_=++++++

    이런 젠장맞을.. ㅎㅎㅎㅎ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개기일식 마지막의 다이아몬드 링을 계속 떠올린다

    잊어버리면 안 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  시간이 흐르면 느낌밖에 기억에 남지 않겠지....

    이글이글 타는 주황빛 구의 태양은 잠시 후 본래의 태양빛을 되찾고, 몇 분 전에 보던 눈썹이 되어 간다


    개기일식이 끝나자 마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계속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일식 전 구간의 사진을 찍는 사람들밖에..

    아...아... 끝났구나.. 한 번 더 보여주면 안될까요? 더 잘 볼 수 있는데..

    내 영혼을 팔테니 한 번만 더 보여주세요.  개기식 시작할 때 다이아몬드 링을 못봤거든요.. 네??

    아무짓도 안 하고 그냥 눈으로만 볼께요.. 딱 한번만........................


    물론 하늘은 대답이 없다

    다시 눈썹이 된 달을 한 번 보고.. 나도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일어서는 순간, 문득 2000년의 개기월식이 생각이 났다

    12월이었나.. 꽤 추운 날이었는데, 나는 동아리 애들을 데리고 옥상이 개방된 공대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다

    동아리 8인치 반사를 가지고 월식 전 구간의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개기월식이 지나고 달이 점점 커지고 있을 무렵 후배들이 다가와서 내게 건의를 했다

    날씨도 춥고 개기월식도 끝났는데 집에 가자고..

    나는 순간 무진장 열이 받아서,

    지금 가고 싶은 놈은 집에 가고, 그리고 다시는 나랑 별 볼 생각 하지 말라고,

    너네 지금 월식 보러 여기 온 거 맞냐고 동아리엔 뭐하러 나오냐고 독설을 퍼부었었다

    내 독기(?)에 질렸던 것일까?

    집에 가려던 후배들은.. 부분월식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아무도 집에 가지 못하고

    달달 떨면서 내 눈치만 살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왜 그랬을까.. ㅎㅎ

    얘들아.. 미안타 이젠 안 그럴께 ㅡ_ㅡㅋㅋ


    9년 후, 나도 개기식 끝나자마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그 짧은 순간에

    2000년 어느 추운 겨울날의 개기월식을 생각하며,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마음 속으로만 =_=;;)




    7. 집 떠나면 개고생

    몇 가지 중요한 point는 놓쳤어도, 이 정도면 천벌은.. 그냥 애교로 넘어갈 수 있겠지.. ^^

    서호 입구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니, 이젠 아무도 제 모습을 찾아가는 태양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난 예의상 걸어다니면서 가끔 한 번씩 봐 줬다 ㅡ_ㅡ;;

    홀가분한 마음으로 서호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소동파가 시를 읊었다는 그 곳이구나.. 넓다.. 무지하게..

    역시 중국은.. 호수도 무식하게 크게 파서 만들었구나..

    서호에 저런 별장 하나 가지고 있으면.. ㅎㅎ


    저기 저 호숫가의 유람선을 타 보고 싶은데, 호수 가운데 떠 있다는 섬에도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거기 갔다가는 시간이 너무 늦을 거 같다.

    한 30분여를 슬슬 걸어다니며 풍경사진 찍고 게으름을 부리다가, 가끔 파인더로 태양 한 번씩 봐 주고..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내 사진도 한 장 박고


    개기일식 관측지인 (나에게만) 역사적인 강남풍의 정자 앞에서도 증명사진 한 장


    이제 버스를 타고 다시 항저우 기차역으로 가려니 버스 정거장을 찾기가 어렵다

    살짝 헤메다 보니 우연히 맥도날드가 보인다.

    어제 저녁 만두 테러 이후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것이 이제 생각이 났다

    개기일식을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그 긴장감을 가지고 밤을 보내고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가까스로 보고 나서도

    완벽하지 못한 관측에 대한 아쉬움으로 배고픔에 대한 감각은 느끼지도 못하다가,

    맥도날드를 보니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ㅋ

    손발짓으로 세트메뉴를 주문해서 받았는데..  빅맥을 분해해서 주면 어떻게 먹으란 거야 ㅎㅎ


    대륙의 빅맥



    겨우 허기를 달래고,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일식의 마지막 한 귀퉁이와, 이제 완전히 복원된 태양을 관측했다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햇님에 대한 예의라고 할까.. ^^;;


    나무로 만든 관광지 컨셉의 Y2 버스가 인상적이다. 사실, 어디가 아픈지 계속 인상을 쓰고 있던 저 안내양이 더 인상적이었다



    버스를 타고 항저우 기차역으로 다시 왔다


    헉 엄청난 인파..  서울역에선 명절때나 볼 만한 풍경이다







    'Shanghai, early train'을 메모지에 적어서 매표원한테 보여주니, 오후 1시20분 표를 준다

    상하이南역에 도착하면 2시 44분..

    6시 비행기니깐 푸동 공항에 늦어도 4시까지는 도착해야 하는데..

    그 막히는 상하이 거리를 종횡으로 뚫고 1시간만에 버스로 가는것은 불가능할 테고

    지하철로 룽양루 역까지 가서 거기서 자기부상 열차를 타고 가야겠다

    (항저우 버스터미널에서 바로 푸동공항 행 버스를 타면 되는 건데....  바보 ㅡ_ㅡ;;)

    항저우 역을 출발하여 5분 정도 지났을까..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항저우 바로 동쪽까지 비가 왔었구나!!  비구름 대가 조금만 더 서쪽으로 퍼졌었다면.... ㅎㅎ;;;;

    나는 행운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인데, 내가 일식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일종의 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긴장감 속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상하이역에 도착하여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수천명의 인파를 뚫고 1등으로 개찰구를 지나서 또 달리고 달려서 1호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무인매표소.  사람한테 사는 거보다 훨씬 쉽다 ㅠ_ㅠ


    지하철은 폭이 좁지만 생각보다 깨끗하다.  런던이나 도꾜 지하철보다 쾌적한 거 같다


    터널을 지날 때 내 얼굴이 보이길래 셀카 한 방 ㅡ_ㅡㅋ



    4호선으로 갈아타고, 자기부상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룽양루 역에서 가까운 탕차오역에 내려서 택시를 잡아탔다 (지하철은 조금 돌아간다)

    그런데.. 막히지 않는 거리였으면 내 전략이 맞았겠지만 목적지에 거의 다 와서 공사로 차가 막힌다

    영어라고는 원투쓰리밖에 못할 것 같은 운전사에게 표정으로 다급함을 알려 보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계속 뭐라고 하는데, 중국말을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거의 다 왔다고 안심하라고 하는 것 같다

    머리 쓴다고 중간에 택시를 탔는데 그냥 지하철 편하게 타고 오는 거랑 비슷하게 걸렸다.

    여튼.. 자기부상열차 역에서 40원짜리 티켓을 끊고, 시속 430km로 달려서 공항으로 이동한다


    좌석 뒤쪽 전광판에 찍힌 431km... ㄷㄷ


    말이 430km지, 쌩쌩 달리고 있을 도로의 자동차들이 우습게 뒤로 휙휙 지나간다


    순식간에 60km를 달려서 공항 도착..  이미 시간은 데드라인으로 잡은 4시가 훨씬 넘었다

    다시한번 바람같이 1등으로 개찰구를 통과하고 보니 티켓팅 카운터가 터미널1, 터미널2에 나뉘어져 있다

    공부할 시간이 없으므로,, 안내 직원에게 문의하니 터미널 2로 가라고 한다

    터미널 2에 남방항공 카운터에 갔더니 이 표는 동방항공으로 변경된 표니깐 터미널 1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윽.. 안내 언니.. 그런것도 모르고 가르쳐 준거냐..

    터미널 1까지 다시 뛰어가는데 푸동 공항의 터미널 1, 2 거리가 꽤 멀다.  걸어서 10분은 가는 거리..

    상하이南 기차역부터 계속 뛰다 보니 이젠 숨은 차지 않는데 다리가 풀려서 달리기가 안 될 지경이 왔다


    눈물의 터미널 1, 2




    헉헉대며 동방항공 카운터에 도착하니, 이 티켓으로는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

    이유인즉슨, 원래 '나'라는 사람은 중국남방항공에서 받은 손님인데 남방항공이 비행기를 캔슬하는 바람에

    중국동방항공에 항공사끼리 연락해서, 남는 자리 있으면 이 사람을 좀 끼워 달라고 요청을 한 것이었다

    그런데, 서울로 돌아오는 이 동방항공 비행기는 예약이 full이 되어서 동방항공으로 예약한 자기 손님들도 다 못 태울 판에

    남방항공에서 넘긴 사람까지 받을 여력이 없다는 것.

    티켓팅 카운터에서 실랑이를 하고 있으니 한국인 직원이 나타났다

    사정은 알겠는데 당신은 우리 손님이 아니니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따질 게 있으면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남방항공 가서 컴플레인 하라고..

    자기는 아무런 도움도 줄 수 없다는 것.

    물론 그 여자 말이 맞는 말이겠지만, 간만에 들은 반가운 한국말이 이렇게 냉정한 거절의 말이라니..

    중국 애들한테 당하는 것보다 중국 동방항공 유니폼을 입은 한국 여자한테 당한 냉대가 백배는 더 기분이 나쁘다

    다시 씩씩대며 터미널 2의 남방항공 카운터로 가니, 오늘은 비행이 없다고 내일 가라고 한다

    오늘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고 갖은 뻥과 애원과 협박을 반복하니..

    알았다고 여기저기 알아본다

    대한항공 저녁 비행기로 바꿔주겠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다시 터미널 1   ㅡ_ㅡ;;;;

    이젠 더 이상 뛰어 다닐 기력도 없다

    힘겹게 터미널 1의 대한항공 카운터로 갔더니, 다시 터미널 2의 남방항공 카운터로 돌려보낸다.

    이것봐라.. ㅎㅎ 뺑뺑이를 돌린다 이거지...

    하지만 어쩔 것인가.. 중국말 한마디도 못하는 nightwid.

    낯선 이국의 공항에서 비행기표도 없는 애가 집에 가려면  항공사 staff 언니들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를 수 밖에..

    다시 한참을 걸어가서 터미널2의 남방항공으로 가서, 대한항공 21:20분 비행기 부킹 확인을 하고..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처리가 되었다고 다짐에 다짐에 또 다짐을 받고서 다시 터미널 1으로 이동했다

    터미널 1의 대한항공 카운터에 다시 갔더니, 이 티켓이면 된다고 6시 50분에 티켓팅을 하라고 한다

    이 시각이 6시 20분...

    공항에서 꼬박 2시간을 뛰어 집에 갈 티켓을 마련했다..

    6시 50분에 티켓팅을 하고 boarding pass를 받으니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날 것 같다


    허리춤에 차고 있던 전대 안에서 땀에 절어 글씨가 다 지워진 항공권



    움,, 중국 저가항공사.. 싼 맛에 이용할 만은 한데

    정신 건강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다만, 운동은 많이 시켜줍니다


    라면 냄새가 진동을 하는 공항에서 나도 일조를 한다

    맛은 머.. 생각보단 괜찮았다


    사실, 기대 수준이 너무 낮은 것도 문제다  ㅡ_ㅡ;;;



    비행기표를 획득하기 위해 수고한 나 자신을 칭찬하기 위해 칭따오 맥주도 한 캔 샀다


    맛은 뭐.. 그저 맥주맛이다 ㅡ,ㅡ;;


    출발 시간은 밤 9시 20분..  인천 도착하면 새벽 12시 20분이다

    집에는 어떻게 갈까..

    돌이켜 보니, 항저우 버스정거장에서 여기까지.. 정말 극적인 귀향이 아닌가 싶다 ㅡ,ㅡ;;;

    걷고 달리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잔머리 굴리고 싸우고 애원하고.... =_=;;;;;


    기대를 해서 그런지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별로였다..


    먹고 바로 기절해서 잠들었다


    비몽사몽 간에 집에 도착하니 새벽 1시 35분.

    살짝 깬 마님 손 한번 잡아 보고, 침 흘리며 곤히 자고 있는 예별이 한 번 보고,

    준오님 글에 리플 하나 달고, 땀에 절은 옷가지들을 세탁기에 돌리고,

    짐 정리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나니 새벽 3시가 넘었다


    아~~~~ 정말 꿈만 같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우니 길었던 하루가 조각조각 떠오른다

    어두워진 하늘에 차가운 검은 태양

    고대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짐작이 되는 바이다

    어떻게 해야 온전히 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을까.

    Contact의 조디포스터 언니 대사처럼.. 내가 아니라 시인이 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서호의 유유히 찰랑대는 물결.

    순식간에 어두워진 하늘.

    검은 태양과 빨간 코로나.

    그리고 마지막 찰나의 순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상하이와 항저우의 짧은 추억과, 힘들었던 순간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겠지.

    그리고.....

    내 영혼을 팔아서 7월 22일 9시 35분에 서호에 다시 갈 수 있다면 꼭 갈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을 두 눈 똑똑히 뜨고 볼 것이다.....



    3월에 천문인마을에서 안시관측 세션을 진행할 때,

    안시관측의 즐거움에 대한 내 마지막 comment는 '영원한 감질맛' 이었다

    Deep sky만 그런 게 있는 줄 알았는데..

    천체 중에서도 가장 밝고 흔한 태양에도 강력한 감질맛이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고 또 신기할 따름이다



    무사히 개기일식을 관측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기원해 주신 모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중국동방항공 상하이 푸동공항 한국인 staff 여자만 빼고)




    아래는 부록. 개기일식때 똑딱이 디카로 찍은 동영상입니다




    서호 풍경에 순식간에 어둠이 덮치는 모습.. 그리고 사람들의 환호성.. 몇 번씩 동영상을 돌려보며 그 감동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부록2. 거실에서 아빠를 기다리다 잠이 든 (것이라고 믿고 싶은) 예별이





    앞으로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22

  • 이준오

    2009.07.25 10:26

    '새글 알리미 써비스' 덕분에 hit-1의 영광에, 댓글도 1등으로 답니다...ㅎㅎ

    글자 하나 하나 빠지지 않고 읽다보니....극본부터 주연에 감독까지 모두 강욱님 혼자 독식했음에도 불구, 정말 손에 땀이 절로 나는....
    초반부터 극적인 구성부터 서스펜스 스펙타클 미스테리 기타등등...진짜 쵝오~!의 기대치를 훨씬 넘는 후기임다...^^ㅋ
    아주 정말 생생해요..ㅎㅎ. 글고 무사히 살아돌아오심을 다시 한번 축하드려요.
    (근뎅..사실 이거 제목을...개기일식보다는 '중국에서 살아 돌아오기'....머 이정도로 해야 하겠는데요..ㅋㅋ)

  • 김남희

    2009.07.25 11:30

    다큐 3일 (KBS 프로 이름 맞나요?)본거 같네요?
    진짜 우여곡절이 많았군요.
    고생이 많아야 평생 얘깃거리가 되죠..
    강욱님 일식관측기 왜 안올라오나 투덜거릴때부터
    글쓰고 각색 사진까지 장문을 만들고 있었나보네요.
    (투덜거린게 조금 미안해지네)
    3캐럿 다이아 사진이 관측기의 정말 하이라이트입니다.
    불친절한 여자 스탭등장은 백미입니다^^
    국내에서 편안하게본 일식은 다이아가 아니고
    뻥튀기 과자 쪼가리밖에 안됐어요...^^#
    타국에서 모험(?)을 즐길수 있는 용기에
    관측기의 표본과 감동을 더해주는 글솜씨에
    비가 암만 내려도
    이밤이 즐거워지는군요.
  • 유혁

    2009.07.25 17:16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개기일식 잘.... 보고 왔습니다"라는 그 말에 딱 맞는 엄청난 관측기네요... ^^;;
    마치 제가 직접 이리저리 뛰어다닌 듯한 느낌입니다.

    말도 제대로 안통하는 상황에서 혼자 그렇게 관측을 하고 오셨다니 대단하네요.

    조강욱님의 관측기를 읽으면서,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동물들의 뛰어다니는 아프리카 대초원 같은 곳에서 정말 멋진
    개기일식의 광경을 한번 구경(?)해봤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상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꿈꿔보는 내 평생의 여행목록'에 '멋진 개기일식관측' 항목을 신설해야겠네요.

    ----------------------

    그나저나... 올려진 중국어 기상정보 사이트 사진을 보고 떠오른 것인데...
    '천문관측과 친하지 않은 것으로 오인되어 날씨가 안좋으면 마녀사냥을 당할 우려가 있는 이름의 목록'에는...
    바로... 그 이름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욱 혹은 대우, 다운 등의 이름도, 공연히... 비난 받을 소지가 있지 않나 싶고...
    반면, 명천, 청천, 다성, 초롱 등의 이름은 환영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뭐... 아호나 예명을 지어서 비난에서 벗어나는 방법도 있겠지요....
    청천 김대욱 선생...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

    -----------------------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는 표현을 썼을까 싶어...

    100퍼센트 꽉찬 기대로 읽기 시작한 관측기에서... 기대를 훌쩍 넘는 정말 대단한 '우여곡절 끝 관측 성공기'를
    재미있게 읽고나니, 오늘 하루가 즐거울 듯한.... 그런 느낌입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




  • 정병호

    2009.07.25 19:18

    세상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개기일식을 직접 본 사람과 개기일식을 직접 못 본사람으로 나뉜다나 어쨌다나....
  • 조강욱

    2009.07.26 00:02

    준오님 - 새 글 알리미 서비스.. 어떻게 하는지 저도 좀 설치해 주세요.. ㅎㅎ
  • 조강욱

    2009.07.26 00:05

    남희님 - 기다리시는 것을 알면서도 빨리 올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
    관측기도 제대로 안 쓰면 천벌 받으니깐.. 늦더라도 만족할 만한 완성도가 나올때 까지는 올릴 수가 없어요.. ㅋ;;;
  • 조강욱

    2009.07.26 00:08

    유혁님 - 저는 이름이 강우기(降雨期)라.. 항상 마녀 사냥을 당하는 편인데....
    호를 쨍쨍이라고 지으면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요? ^-^;;;
  • 조강욱

    2009.07.26 00:08

    JP정 - 자폐정 개기일식 언제 봤었지???
  • 임상균

    2009.07.26 05:44

    조강욱님, 멋집니다~! 저는 가흥에서 개기식을 보지 못했습니다. 가흥에서 내린 그 파란 눈 외국인 안습입니다. ㅎㅎ
    조강욱님의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번에 보지 못했기에 또 도전하렵니다.
    이 지구상 어딘가에서 `다이아몬드 링'을 뚫어져라 기다리는 조강욱님을 뵙기를 기대합니다.
    멋진 동영상 감사드립니다.
  • 유혁

    2009.07.26 06:02

    강욱님... 그랬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네요.
    저는 "비오는 때"가 아니라 "비 만드는 기계"(降雨機) 인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
    (요즘 성과로 보아서는 액땜용 아호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은데... 다음에 모이면 한번 모든 구름과 비를 한번에
    날려버릴만한 아호 작명에 대해 의논해볼까요?... ^^;;)

    그나저나, "다운(多雲)"하니까 생각이 나는 것인데,
    울산 다운동에 "다운목살"이라는 정말 맛있는 돼지목살 구이집이 있으니, 혹 나중에라도
    가실 일이 있거든 한번 꼭 가보세요. (052-224-7979)

    "돼지 목살이 뭐 별다르겠어?"라는 생각을 그냥 한방에 날려버릴 정도로 괜찮은 집인데...
    목살을 가볍게 배부르지 않도록 적당히 먹은 다음, 돼지고기 두루치기 백반이란 것을 시켜서...
    거기에 밥을 비벼 먹으면, 정말 맛이 있습니다.

    뭐... 울산 근무 시절에 언양의 '쌀전곰탕집'과 함께 정말 애용하던 식당이었는데....
    울산대공원에서 거리도 그리 멀지도 않으니 한번 가볼 만 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JP 정 대장님....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다운목살구이를 먹어본 사람과 못 먹어본 사람으로도.... 나눌 수 있다고 하는군요... ^^;;

    그나저나... ,우리 모두 횡성한우를 함께 할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 조강욱

    2009.07.26 19:04

    임상균님 - 아.. NadA는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는데.. 가흥으로 가셨군요 ㅡ_ㅡ;;
    장비들이 많으셔서 신속한 이동도 어려우셨을 것 같습니다..
    나다에 다이아 반지가 올라오겠지.. 동영상도 올라오겠지.. 하고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대리만족도 할 수가 없겠네요.. ㅠ_ㅠ

    내년 1월에 북경 인근에서 있을 개기일식은 금환일식이라 다이아 반지가 안 나올테고..
    저도 여건이 되는 대로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시도해 보고자 합니다 ^^;;
    그 때, 임상균님을 뵐 수 있기를 저도 기원합니다..!!
  • 조강욱

    2009.07.26 19:08

    유혁님 - 降雨機라니.. 그런 끔찍한 말씀을.. ㅎㅎ 저 이러다가 별나라에서 완전 매장당해요.. ㅋ
    다운목살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장모님한테 이쁨 받을 아이템이 하나 늘었어요 ㅎㅎㅎ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JP정이 사주는 ㅎㅅㅎㅇ를 먹어본 사람과 못 먹어본 사람으로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기를..
  • 김희준

    2009.07.27 12:02

    안녕하세요. 김경식님과의 인연으로 야간비행에 종종 찾아옵니다.
    재능도 다양하고 내공이 쌓인 야간비행 회원간의 기록을 보다보니 자주 찾아오게 만드네요

    생생한 관측기 ! 너무 생생한 관측후기와 일식 동영상을 감상하고 그냥 갈 수 없어 흔적 남기고 갑니다.

    불과 하루 남짓한 시간동안에 낯선 이국 땅에서 단독으로 훌륭하게 임무수행(스스로의)을 마치고 오셨네요..

    저는 회사 옥상에서 직장동료들과 준비한 태양필터로 안시로 달랬읍니다만 중국까지 가는 이들이 많이 부럽더군요..

    지난주말 과천과학관에서

    KAAS 일식 원정대는 60여명이 20일(월)출발 3박4일(?) 다녀온 이야기와 사진을 함께 공유했읍니다.

    (국내에서 약 500여명이 중국으로 일식 원정을 갔다는 후문이.. )

    관측지(통시안?)에서 전날밤부터 텐트치고 관측장비와 밤샘하며

    전날밤 상해쪽에서 연이어 내리쳐대는 애꿏은 번개치는 장면도 함께 감상하고

    (개기일식을 준비하는 원정대원들의 번개찍는 심정은 가히 짐작이 갑니다. 차칫 꿩대신 닭만 잡아올뻔한 )

    이어지는 야간 폭우속에서 담날 하늘이 좋아지기를 천우신조의 심정으로 기다렸다고 하던데

    가득덮인 구름 하늘이 개기일식 진행하는 순간에만 극적으로 하늘을 열어 주어서(그것도 일식 진행되는 부분의 하늘만)

    개기일식과정과 다이아몬드링(제3접촉 지점)까지도 멋지게 촬영하는 성과를 올리고 왔더군요...

    현장에 못간 이들은 비록 간접 경험이었지만 조강욱님, KAAS 원정대 모두가 생생함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관측기 였읍니다.

    짧은 시간의 찐한 경험과 개기일식 원정관측 성공체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인수

    2009.07.27 22:52

    아..

    전 정말 미칠거 같아요.

    영혼을 팔고싶다. 진짜. ㅠ_ㅠ
  • 조강욱

    2009.07.28 05:30

    김희준님 - 안녕하세요. 주말에 과천에서 뵈었는데.. 미처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
    야간비행 자주 찾아 주시고, 안시관측 하시면 관측 기록도 꼭 게시판에 남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완벽하진 못했지만.. 격려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조강욱

    2009.07.28 05:31

    인수 - 인수야.. 내가 뭐라 할 말이 없다 ㅡ_ㅡ;;;;;;;;
  • 김도현

    2009.07.28 19:57

    그때 저도 서호 변에 있었는데, 찍은 사진으로 봐서는 저와 도보 5분 이내 거리에 있으셨던것 같습니다.
    조금만 윗쪽으로 올라오셨으면 만났을텐데....

    개기식 끝나자마자 태양옆으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장면이 참 멋있었는데 찍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어요.
    그날밤 CCTV 뉴스에는 그 장면이 나오더군요.

    개기식이 시작하자마자 매미들이 울음을 멈춰서 좀 신기했지요 ㅎㅎㅎ
  • 조강욱

    2009.07.29 17:18

    도현님 - 제가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있었으면 정말 극적인 상봉을 할 수도 있었을텐데.. ㅎㅎ
    저는 서호에서 한국말은 한 마디도 못 들어봤어요.. ^^

    그나저나 말씀하신 두 가지는 저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개기식 직후 지나간 비행기.. 개기식 때 지나갔으면 사진 찍는 사람들한텐 완전 대박이었겠다.. 하는 생각,

    그리고 식이 끝나고 나서 서호 주변을 걷다 보니 매미가 엄청 울던데, 얘네들이 개기식때는 조용했던 것 같은데..
    설마 그랬을까 하고 내가 착각을 했으려니 했는데.. 매미도 개기식이 놀라웠나 보네요.. ^^
  • 김경싟

    2009.07.29 21:07

    강욱!

    고생 많았지만....
    좋았지?
    애 많이 쓴 만큼 정말 멋진 기억으로 남을 것이오.

    나도 인도 갠지스강에서 잘 보고 왔소.
    정말....
    다음에 개기일식이 또 있으면 가게 될 것 같드만.

  • 조강욱

    2009.07.30 01:39

    멋진 다이아몬드링 스케치 잘 보았습니다.. ^^
    저도 이걸 한 번 그려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면 오히려 해와 달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해서 말았는데,
    형님 스케치를 보니.. 저는 안 하기 잘 했습니다 ^^;;;; 하늘도 그 정도 그림이면 감동을 하겠지요.. ㅋ
  • 안해도

    2009.07.31 00:46

    2001년 1월 10일의 개기월식..
    지는 상태에서의 월식 진행이었지요..
    영동 송호리에서 검게 사라지는 달을 일주사진 촬영하면서.. 광각렌즈가 없어 한탄했던 때입니다..

    그 날 쌀쌀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춥다고 느끼지는 않았어도..
    렌즈에 서리가 내렸던 기억은 납니다..
  • 조강욱

    2009.07.31 07:31

    해도님 - 그게 2000년 겨울이 아니라 해가 넘어갔군요 ^^;;
    송호리는 99년 이후로 못 가봤는데.. 요즘은 관측지로 어떨지? 그냥 더 발전된 유원지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ㅎㅎ;;

    저는 그 개기월식 때 월식 전 과정 촬영을 해서.. 종로에서 밀착인화를 해서... 꽤 공을 들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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