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090301 선입견이 은하를 잡네 - 천문인마을
  • 조강욱
    조회 수: 8820, 2009-03-08 06:52:42(2009-03-08)
  • 1. NGC4173 Group : The Box, 선입견이 은하를 잡네

    2. Abell 1656 - 차장 아저씨 안드로메다 따블이요!

    3. NGC 4565 - 天高銀肥 (하늘은 높고 은하는 살찐다)

    4. Abell 2151 - 대기권 밖으로 나가야 할 뿐이고 (부제 : 해마 찾아 삼만리 아니 5.2억광년)



    지난주, 그믐 주간이므로 자동적으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출동만 기다리고 있었으나..

    계속되는 구름으로 실패.

    사실 그 전날(금요일) 날씨가 무지 좋았으나,

    낮 시간의 짙은 황사로 관측을 포기했었는데..

    자폐정의 증언에 따르면 밤에 극적으로 황사가 싹 걷혀서 환상적인 하늘이었다는.. ㅠ_ㅠ

    이번주, 어짜피 3월에 출동 예정이 두 건이나 예약이 되어 있으니

    2월엔 걍 참자고.. 날씨도 별로라고 자위하고 있을 때.......

    민정언니가 웬일로 바람을 넣는다. 저번 관측기에서 갈군 약발이 나오는 건가 ㅡ,ㅡ;;

    낚시질은 미끼를 물어야 제 맛! ㅋ

    앞뒤 볼 것 없이 그 길로 짐을 싸서 출발 ㅡ_ㅡㅋㅋ

    집을 나서는데 구름이 생각보다 많은 것이 좀 불안하여 최샘께 전화를 드렸더니,

    4시간짜리 구름이란다

    덕초현 지름길을 신나게 달려서 천문인마을 도착!

    자폐정: "왜 왔냐?"

    Nightwid : "음??"

    최샘께 들은 구름 전망을 그대로 읊었더니 날 데리고 자폐방에 들어간다

    자폐PC로 구름 사진을 보니 한반도를 모두 덮어버릴 기세인 구름돌이 1개 사단이

    남동풍을 타고 열심히 북진 중 ㅠ_ㅠ

    나.... 낚인거야? 응?? 구름 사진도 안 보고 왔는데!!!!

    망경 세팅도 안 하고 지하 까페테리아에서 마라톤 목록을 짜고 있는데

    한 10시 반쯤 최샘&민정언니 입장~

    민정언니는 날 보자마자.. 본인도 최샘께 낚였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그럼 나는 낚시질 당한 물고기한테 낚인 건가 ㅡ,ㅡ;;;

    에.. 결과적으로 날씨는 최샘이 예언한 시간보다 세 시간 늦게 완전히 개어

    아름다운 봄 하늘을 볼 수 있었다..  ㅎㅎ 최샘 죄송~~



    이 날은.. KBS '과학까페'에서 촬영을 나왔다

    (난 TV를 잘 안 봐서 무슨 프로그램 인지도 몰겠다 ㅡ,ㅡ)

    물론 내가 아니라 최샘 인터뷰!!

    자정까지는 날씨도 꽝이었으므로 촬영에는 최적의 조건 ㅋ

    망경 세팅하는 것부터 인터뷰까지 천문인말 옥상에서 약 40분간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과연 얼마나 나올지? ㅡ,ㅡ;;  (최샘은 방송이 체질이신 듯. 잘 하시더만요 ㅎㅎ)

    그리고.. 힘쓰는 일을 돕던 아디다스 추리닝 입은 애(Nightwid)도 한 컷 나올 수 있을지 ㅋㅋ


    촬영이 끝나고.. 조금 더 기다리니 기적적으로 하늘이 맑아져서 관측 시작!!


    ==================================
    관측지 : 덕초현 천문인마을 옥상
    관측일시 : 09.3.1 00:00~05:00
    관측자 : 최샘, 민정언니, 과학까페 PD님, Nightwid
    관측장비 : 18" 자작 돕, 15" Discovery 돕
    투명도 : 6/6
    특이사항 : 북쪽은 성우리조트 야간스키로 관측 불가
    ==================================

    1. NGC4173 Group : The Box, 선입견이 은하를 잡네


    지난 관측에서 자폐정의 꾀임에 빠져서 Abell 1367 보고 빳데리가 모두 방전되어

    보고 싶었는데 못 본 애가 몇 분 있었다

    모두 Uranometria 72P 근처에 있는 애들인데..

    NGC4173 Group은 urano에도 'The Box'라고 별칭이 표시되어 있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집에 돌아와서 SkyView 사진을 검색해 보니..

    오.... 이거 진짜 빡스떼기 아냐 ㅋㅋ

    전철 지마켓 광고에서 보던 빡스패밀리가 떠올랐다 ㅡ_ㅡㅋ


    측면 은하 네마리가 어떻게 그렇게 날카롭고 강렬한 박스를 만드는지.. ㅎㅎ

    관측 준비가 되자마자 박스를 찾았다

    잔뜩 기대를 하고 아이피스에 눈을 대니....

    점점 진하게 떠오르는 이 영상은.. 바로 그 빡스 아닌가 ㅎㅎㅎ

    최샘과 돌려 보면서 한참 감탄을 하고.. 확인차 NSOG 사진을 찾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언급이 없다

    전체적으로 1:7 정도의 길고 얇은 box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한 변은 코어가 발달한 길다란 측면은하,

    맞물린 한 변은 앞의 은하와 거의 같은 코어를 가진 짧은 측면은하

    이어진 긴 변은 코어도 팔도 구분할 수 없이 길고 희미한 은하..

    그리고 박스를 마감하는 한 변은 아주 희미해서 흔적만 겨우 보이는 은하

    하늘에서 박스를 찾았다는 성취감 속에 집에 와서 사진을 다시 보니..

    이게 뭔가 ㅡ,ㅡ 박스 한 변이 비어 있는 것이다

    내가 아주 희미하게 보였다고 생각한 은하가 사실은 그냥 맨땅이었던 것!!

    없는 것을 창조하는 일은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하는데.. ;;;

    관측에 도움을 받고자 미리 참조한 사진이 내 눈에게 왜곡을 강요한 결과가 되어 버렸다

    여튼 박스의 진실은.. 옆구리가 터져 있었다는 것  ㅋ;;;

    명예 회복을 위해.. 다음 관측 첫 빠따도 'The Box'로 결정!



    2. Abell 1656 - 차장 아저씨 안드로메다 따블이요!



    Abell 1656은 예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그리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선 젤 밝은 왕건이 두 놈부터 시작..

    4874와 4889는 큰 특징을 찾을 수 없는 타원은하로 관측된다

    두 왕건이에 붙어 있는 똘마니 은하들은 물론 그렇겠지만 보이지 않는다

    오늘 1656에서 가장 보고 싶은 애는 NGC4921이었다

    NGC4921


    전 글에서 이준오 님이 리플로 올려주신 APOD 사진.

    그 4921 사진을 보면서 그냥 사진 자체에 푹.. 빠지고 말았다

    거대한 face-on 나선은하를 배경으로 수백개의 작은 은하들이..

    Houston 할아버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말 그대로

    "색종이가 어지럽게 뿌려진 듯한 꽉 막힌 정체상태" 라고나 할까 ㅋ


    하지만 현실은.. 4921 자체가 그저 어렵지 않게 보이는 정도.. ㅎㅎ

    그 어떤 구조도 찾을 수 없다

    내가 만약.. 지금은 생각도 없지만, 아주 오래 뒤에 천체 사진을 찍게 된다면,

    4921같은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

    안시로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아주 깊은 하늘로..

    가장 큰 4874, 4882, 4921 외의 애들은 지난번 Abell 1367과 마찬가지로

    두더지 잡기로 하나씩 쪼개 나가면 된다

    근데 1656도 그렇고, 다음에 언급할 2151도 그렇고

    우라노메트라아 부록 성도 정도로는.. 제대로 패기에는 너무 은하가 많고 별이 적다

    다음 관측에는 사진 성도를 출력하여 가져가야겠다.

    스위핑을 할래도 성도에 별이 있어야지 ;;;;

    보면 볼 수록 4874, 4889는 점점 더 밝게 보여서 마치 부릅 뜬 두 눈처럼 보인다

    커다란 눈 두 개만 보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안드로메다행 은하철도의 차장 아저씨가 떠오르는 것은 나 뿐일까? ㅋ





    3. NGC 4565 - 天高銀肥 (하늘은 높고 은하는 살찐다)


    잠시 쉬었다 올라오는데 최샘이 새삼스럽게 4565가 잘 보인다고 하신다

    얼른 찾아서 보니.. 날씬하던 애가 살이 붙어서 양쪽 나선팔이 뚱뚱하다

    오늘 투명도가 무지 좋은가보다.. ㅎㅎ

    4565의 양쪽 팔과 암흑대가 아무 노력 없이 쭉쭉 갈라져서 보인다

    바로 몇 시간 전만 해도 오늘 왜 왔나고 절망 속에 빠져 있었는데..

    역시 Nightwid는 너무 간사하다 ㅡ_ㅡㅋㅋ



    4. Abell 2151 - 대기권 밖으로 나가야 할 뿐이고 (부제 : 해마 찾아 삼만리 아니 5.2억광년)


    Abell 2151은 나 뿐만 아니라 그저 멋진 천체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사진이다

    각기 다른 기묘한 형태의 은하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게 한 곳에 몰려 있는 사진

    내가 전에도 2151을 본 적은 있을 것 같은데 기억은 잘 나지 않고 ;;;

    어쨋든 계획해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한다

    2151을 꼭 보고 싶은 이유는 은하단 가운데 해마처럼 생긴 아이 때문이다

    5억2천만 광년 밖에서 우주를 떠도는 괴기 해마 ㅋ;;

    하지만 현실은? 우선 오늘은 실패다

    그냥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떤 구조도 보기가 어렵다

    보기가 어렵게 만든 데에는 내 준비 부족도 한 몫 거든 듯 ㅡ,ㅡ;;

    우라노 정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Abell 1367 처럼 내부에 키스톤들이 좀 있으면 몰라도..

    그냥 맨 땅에 15등급 은하들을 키스톤으로 사용하려니 일이 진행이 되질 않는다

    그리고.. 사진 성도를 뽑아서 열씨미 디빈다고 해도

    해마라던지, 다른 괴기ㅡ_ㅡ스런 애들을 원래의 생긴 모습대로 볼 수가 있을까

    NGC4921이나, 2151이나 모두 허블틱한 사진으로만 봐야 하는 건가..

    난.. 그저 Abell 2151을 예쁘게 보고 싶을 뿐이고..

    땅바닥에서는 그게 안 될 뿐이고..

    대기권 너머에서 보고 싶을 뿐이고..

    데려다 줄 사람이 없을 뿐이고..... ㅠ_ㅠ





    루린 (C/2007N3 Lulin)
    간만에 본 혜성인데.. 그다지 볼품이 없어서 뭐 따로 언급할 말이 없다 ㅋ



    Copeland's Septet (Hickson 57)


    우라노 72P 근처의 7개들이 은하 그룹

    대장인 NGC3753근처에 부하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애들인데,

    이 역시 주변에 별이 별로 없어서 전체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얘도 사진 성도를 가지고 재 도전..





    조화백님이 메시에마라톤 할 때 안시관측 관련 세션을 맡아서 강의를 하라고 하신다

    이른바 '안시관측의 즐거움'.

    해 보라고 하시길래.. 멍석만 깔아 주시면 잼있게 해 보겠다고 하긴 했는데..

    무슨 얘길 해야 안시관측이 잼있다고 소문이 날까?

    아이디어 좀 주세요.. ^^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6

  • 이준오

    2009.03.09 07:18

    그날(3.1) 사실 저도 출똥~했지만....(경식형님은 아는 눈치같은데...ㅎㅎ)
    그야말로 (나무심고 감자 심을 두둑만들려고) 진짜 삽질만 했던 날이라....으실으실 춥고 허리도 아퍼...
    밤새 옆에서 구겡만 했던....본게 하나도 업던 밤이었슴다.
    그래도 그밤, 새벽 3시경에 이르르니....이쪽도 정말 완벽한 하늘이 나오더군요. 그런날 제컨디션으로 좀 패줘야하는뎅..-,.-ㅋ

    암턴 제몸의 부실함에 매우 아쉽던 밤이었고, 안시관측의 즐거움이 머 별게 있겠습니까?

    글자 그대로 안시란 밤새 안쉬고 봐도~ 봐도 끝도 업을 것만 같은 정말 무궁무궁한 그 대상들을...
    직접 자기 손으로 성도봐가며 또 파인더로 호핑해가며 깜깜한 밤하늘에서 그 숨은 보석들을 골라내고 찿아내는 즐거움... 하나.

    그것에 더불어 그 자리 현장에서 직접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라이브란 점...두울.

    그리고...사진은 사진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겠지만..(아직 그부분만큼은 솔직히 잘모르겠지만...^^;)
    사진은 낱낱이 글고 속속들이 보여주는 것에 비해 이 안시관측은 보였다 안보였다 하면서....
    아리까리 글케 정말 감질맛 나게 보이는 그 맛(?)을 즐기는 게 아닐까요?...ㅎㅎ
    (걍 드러내고 여지없이 다 보여주는 누드보단 살짝 보일락말락 하며 은근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야한사진처럼..-,.-ㅋ)

    글고 허접한 장비부터 좋은 고급장비 하나같이 그 어떤 마난겡을 통해 보더라도..
    또, 같은 사람 같은 자리에서 보고 또 봐도...정말 천차만별하게 볼때마다 달리 보인다는 것이 그 매력 아닐까요?..ㅎㅎ

    암턴 볼때마다 같은 대상이라도 제각기 달리 보이는 그 맛과 특히 감질맛 나는 그 맛...! ...세엣~

    그리고 이렇게 관측기 역시도 사람마다 제각기 달라지며,
    또 그 대상들에 대해 잊지않고 꼬박꼬박 관측기 남기고 또 이렇게 관측기 읽어보며 비교해보며 다음 관측을 상상(?)해보는 재미가.....
    ..................................안시관측의 진정한 즐거움 아닐까요?..^^*
  • 정병호

    2009.03.10 00:03

    눈으로 은하를 만들어 내는건 자폐만이 할 수 있소.
    이제 인정하시오.
  • 조강욱

    2009.03.10 02:12

    준오님 : ㅎㅎ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참고할께요 ^-^
  • 조강욱

    2009.03.10 02:14

    자폐정 : 눈으로 우주에 무지개를 만들어 내는 건 최고의 자폐만이 할 수 있는 일이오.
    그리고 눈으로 은하를 만들어 내는 건 횡성한우를 못 먹어서 헛것이 보이는 것이오.
  • 김경싟

    2009.03.10 17:03

    4921을 보면 정말 深(심)은하의 세계를 절감합니다.
    비록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검은 우주의 심연 곳곳에 은하들이 촘촘히 박혀 있는 것 아닙니까?
    멋지고 신기한 세계입니다.

    그리고...
    횡성한우를 줄기차게 외치는 강욱씨도 질기고
    딴곳만 바라보는 정대장님도 고래심줄입니다 그려...ㅎㅎ
    강욱! 그러지 말고 횡성한우계 만들어보는 건?
    인당 월1만원씩 몇개월만 모으면 되지 않을까?
  • 조강욱

    2009.03.10 22:28

    심은하.. ㅎㅎㅎㅎ 멋진 표현인데요 ㅋ
    자폐정이 횡성한우를 쏘기 전엔 절대 계는 안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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