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7.11.17 하늘의 남쪽 - 천문인마을
  • 조강욱
    조회 수: 10264, 2007-11-19 01:59:45(2007-11-19)
  • 예별이가 태어난지 10일 가량이 지났다

    출산의 환희와 놀라움도 잠시 뒤로 미루고 매일매일 이어지는 야근 ㅡ_ㅡ;;;;

    금요일 저녁, 미팅을 마치고 사무실로 들어오는데.. 하늘이 무지무지 파랗다.

    달은 11시면 지겠고.. 마님과 애기는 울산에 있고.. 다음달이면 더 추워져서 관측이 힘들텐데..

    급 결정!!  무조건 가는거야!!

    이기적인 nightwid. 동네방네 전화해서 다짜고짜 관측가자고 염장지르고..

    애기는 어떻게 하고 별을 보러 간다는 거냐. 너 갈 수 있다고 바짝 약만 올리냐 등등 수십가지 컴플레인을 듣고서

    아랑곳ㅡ_ㅡ하지 않고 덕초현으로 출발!!

    본가에 차 빌리러 갔다가 "먹은 만큼 본다"는 생각에 넘 오랫동안 밥을 먹어서 ㅎㅎㅎ 10시에나 나왔다 =_=;;;

    넘 마니 먹어서 가는 길에는 식곤증이;;; ㅡ_ㅡㅋㅋㅋ  여주휴게소에서 눈 좀 붙이고 갔더니 도착하니 이미 1시가 다 된 시간..

    자폐정은 이 좋은 날씨에도 들어가 자고 (사실 저녁때만 보고 자도 1년이면 전 하늘을.. ㅡ_ㅡㅋㅋㅋ)

    창원에서 오신 유혁님과 날 밝을때까지 관측을 했다


    =============================================
    관측지 : 덕초현 천문인마을 옥상
    관측시간 : 2007년 11월 17일 새벽 1:00~5:45
    관측자 : 유혁님, Nightwid
    관측장비 : 진삽이(15")
    투명도 : 6/6
    =============================================

    망경 세팅을 하는데.. 이런!! 무지무지 춥다 =_=;;;;

    20대 때에는 11월에 일케 춥지 않았던 거 같은데.. 3자가 붙으니.... ㅠ_ㅠ

    광축 맞추고 파인더 정렬하는 와중에 이미 발가락이 얼어서 카페테리아로 대피.

    오늘은 멀 볼까.. 몇년째 내 관심은 남쪽, 더 남쪽이다

    이미 모든것이 open된 번화한 도시보다는.. 가본 사람이 없는 신천지에 엄청난 보물이 숨어있지 않을까.

    253보다 몇 배나 더 멋진 은하랑 성운 성단들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있을거야.

    15세기에 신대륙 탐험을 나섰던 탐험가들이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조금만 더 가면 금은보화도 찾고 원하는 걸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손에 잡히지는 않는 그런.. ㅎㅎ



    오늘은 Fornax -> Eridanus -> Columba -> Puppis 정도의 순서로 가기로 한다

    막 관측을 시작하려는데.. 유혁님이 혜성 안보시냐고 remind를 시켜주시어,, 아! 혜성!! 어딨지?

    Mirphak 옆에 있다고 하여 하늘을 보니.. 아니,, 웬 안드로메다 세배만한 덩어리가 미르팍 옆에 팍! 붙어있는게 아닌가!

    파인더로, 망원경으로 보니.. 그 광경은 더욱 장관이다.


    난... 그 어디에서도.....


    진짜로.....



    이렇게............





    못생긴 혜성을 본 적이 없다!!

    들어본 적도 없다!!! ㅋㅋㅋㅋㅋ


    혜성의 기본은 우선 날씬한 롱다리에 이온꼬리와 먼지꼬리로 멋을 낸 환상적인 자태일 것이다.

    그런데.. 이 굵고 짧은 팩맨스러운 몸매란!! ㅎㅎㅎㅎ

    아니.. 팩맨이 아니라 팩맨의 적 유령이구나



    NADA에서 홈즈혜성을 찾아보니, 찍는 분의 취향에 따라, 날짜에 따라 혜성의 모습도 천차만별.

    그 중 선숙래님 작품이 안시 모습과 거의 흡사하다 (링크 정도는 괜찮겠죠? ^^;)
    http://www.astronet.co.kr/cgi-bin/zboard.php?id=gallery_solar&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652

    아~~ 이건 머.. 하늘에 우유를 잔뜩 쏟은 듯.. 엄청난 크기와 길이.. ㅎㅎ

    부은 별 같은 핵에 또하나의 얇고 짧은 꼬리가 흘러간다. 로켓에서 연료가 연소되면서 분출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너무 못생긴게 신기해서 밤새도록 다른 대상 보면서 생각나면 보고 또 봤다

    밤새 보이는 걸로 봐서.. 상당히 멀리 도망갔는데도 이 정도라니.   넌.. 내 스타일이야 ㅎㅎ



    혜성 관측을 일단 마무리하고, 에리다누스부터 출발!

    Fornax는 이미 산 아래로 ㅡ_ㅡ;;;


    NGC1232


    사진과  같은 화려한 나선팔은 남의동네 이야기. 옆집에 들어온 30인치로 보면 보이려나? ^^;;

    형태를 구분할 수 없는 불균일한 밝기의 원반형으로만 보인다


    NGC1332


    원형의 아주 밝은 core를 가지고 있다. 핵은 관측되지 않고, 짧고 밝은 팔이 인상적이다.

    좌우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는.. 측면은하의 교과서같은 대상이라고 할까.. ㅎㅎ


    NGC1421


    어둡고 일정한 밝기가 코어와 나선팔을 멋지게 만든다

    중심부가 약간 두꺼울 뿐 거의 일정한 두께를 가진다.

    주변시로 보면, 유선형 접시 모양의 자태가 드러나고 코어를 남북으로 횡단하며 일자형으로 네온사인같이 밝은 부위가 나타난다

    하늘의 남쪽에서 발견한 보물 리스트에 추가!


    NGC1535


    얘가 원래 일케 특징없고 잼없는 놈이었던가?  아니었던 거 같은데.. UHC를 끼우고 봐도 별 변화는 없다

    우선 밝기는 밝고 직경이 커서 별이랑은 확실히 구분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원형 성운은 청백색으로 빛나고, 얇게 백색 껍데기(?)가 둘러싸고 있는 어설픈 이중구조로 보인다

    NSOG의 멋진 스케치는.. 글쎄.. ㅎㅎ;;


    발가락이 너무 시려워서 실 관측시간은 전체 관측시간의 60% 정도 ㅡ_ㅡㅋㅋㅋㅋ

    발가락 때문에 관측의 집중도도 떨어진다.  대상을 집중해서 진득하게 뜯어보지를 못하고..

    빨리 목표했던 거 보고 내려가서 발가락을 녹여야 하기 때문에.. ㅡ,ㅡ;;;


    다음 목표는 Puppis. (어느새 비둘기가 다 져버렸더군.. =_=;;)

    고물자리는 2438 외에는 특별히 예뻐해준 놈이 없었던 거 같다.

    얘도 큰개자리 밑에 거대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한번 디벼 보기로 한다.


    NGC2440


    그저 백색의 밝은 부은 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NGC2467


    희미한 성운과 성단의 조합.

    처음 볼 때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 수록 볼 게 많다

    8등급 별을 중심으로 타원형의 성운이 포진하고 그 옆에는 삿갓 모양의 작은 산개성단이 있다

    위의 사진은 성운이 너무 크게 나와서 안시의 맛이 살지가 않는데..

    이래서 스케치가 필요한거.. ㅡ_ㅡㅋ

    혹시나 하고 NADA 사진을 검색해보니 오~~ 딱 이거!!

    신병석님의 NGC2467
    http://astronet.co.kr/cgi-bin/zboard.php?id=gallery_dso&no=852

    더도 덜도 말고 딱 이거.. ㅎㅎ

    위의 사진에서 보면 별을 둘러싸고 있는 성운들의 농담이 보이는데, 대충 봐서 그런지 거기까지는 관측하지 못했다



    NGC2525


    명확한 형체를 구분할 수 없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은하면 전체에 고른 밝기를 가진다

    사진을 보니 정말 특이하고 멋지게 생긴 막대나선 은하인데.. 저 막대팔이 망가지면 딱 사다리꼴이 되겠구나 ㅡ_ㅡ;;;

    "막대나선 망가지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라는 파생어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_=

    하나 특이한 점은, Kemble's cascade와 같은 별배치가 있다는 거.

    아래 안내선을 따라 위의 그림을 보면..


    안시에서는 은하 자체보다도 킴블의 폭포를 그대로 모방한 거 같은 이 모습이 훨씬 눈에 띈다

    폭포수 아래, 구름같이 떠다니는 희미한 은하..  남쪽 탐사 전리품으로 또 하나 수집~!

    Kemble's cascade




    NGC2438


    옆에서 밤새 열씨미 안시+사진 관측을 하시는 유혁님께 흥미있는 대상일 거 같아서 46+2438을 보여드렸다

    오늘따라 2438이 30인치 미러만하게 보인다

    어 근데.. 멍하니 보고 있으니 중심성이 보인다.  (알고보니 아무 노력 없이도 원래 잘 보이는 것이었음)

    머리가 나쁘면 발견하고 놀랄 것도 많고 정말 장점이 많은 거 같다 ㅎㅎㅎㅎ


    짤라지려는 발가락을 겨우 붙이고 마지막 관측이라 생각하고 토끼자리로 향했다

    이 시간이 새벽 4시 20분.  5시경이 박명이라고 했으니.. 토끼 다 못보고 날이 새겠네..


    NGC1964


    단지 부은 별로만 보인다. 바로 옆의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별 세개가 오히려 더 인상적이다 ㅎㅎ

    주변시로 보면 타원형의 halo도 언뜻 보인다


    NGC2139


    밝은 별이 바로 위에 위치해 있다 (꽤 밝다고 생각했는데 확인해보니 고작 13등성 ;;)

    전체적으로 원형에 불균일한 밝기를 보이고, core가 halo보다 살짝 밝게 느껴진다


    NGC2196


    원형의 core가 뚜렷한 경계를 가지고 관측되고, 핵은 unstarlike nucleus 타입.

    불균일한 밝기의 거의 원형으로 보인다.  토끼자리 은하들이 다들 상당히 닮은 듯 ㅡ.,ㅡ;;


    근처까지 온 김에 NGC2207/IC2163에 문안인사를 올리고..


    박명이 올 때가 되었는데 계속 어둡길래 토끼자리 마무리를 향해~!


    NGC1832


    10등급 별 바로 옆에 붙어있다 .

    세부구조는 관측이 불가능하고, 원형은 원형인데.. 자기가 원형이라는 것을 거부라도 하고 싶은 듯.. 맘대로 찌그러져있음 ㅡ_ㅡㅋㅋ



    NGC1888


    Core 부분이 약간 밝은 희미한 은하.

    그런데.. 볼 때마다 원형과 타원형을 오락가락한다. Blinking 은하라고 해야 하나 ㅎㅎㅎㅎ

    사실 은하가 깜빡깜빡 한다기보다는 내가 너무 피곤하여 그 추운 와중에서도 관측하면서 막 졸았다

    결국 Blinking galaxy는.. 인재(人災)? ㅎㅎㅎㅎ


    토끼까지 보고 나니.. 발가락도 발가락이지만 계속되는 야근에 지친 몸이 반응하여, 망원경을 잡고 서서도 계속 졸다 깬다

    바다뱀이 딱 남중을 했는데.. 관측 계획 세우다보면 날 새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서서 박명을 맞기로 한다

    40mm 아이피스로 50배 시야에 딱 맞게 잡아서 홈즈혜성도 다시 보고 처녀자리도 스위핑하듯 한바퀴 훑어보고

    50배 시야에 이쁘게 보일만한 것들을 건성건성 보면서 박명을 기다리는데.. 5시반이 지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날은 밝지 않는다

    다시 처녀로 가서 85번부터 100 - 98- 99 84 86 88 91.... 보다가 깜짝 놀라서 깨보면 아이피스 보면서 졸고 있고..

    다시 본 데부터 84 86 4402 4388..... 하다가 또 졸고

    이제 좀 밝아졌겠지 하고 하늘을 보면 겨울 은하수는 왜 그렇게 찬란한 것인지!!

    페르세우스부터 뻗어 나와서 오리온과 큰개를 감싸듯 돌아 나가는 그 예술적인 자태..

    은하수가 끝나는 그 곳, 남쪽나라로 가고 싶다

    내 취미생활 중에 하나는 세계지도 보는 것이다.

    지도를 보면서, 저 멀리 남쪽 나라 중 어느나라에서 별을 보면 잘 보일까..

    아주 오지는 별보기 외의 먹고사는 것이 너무 불편하겠고, 살기 편한 도시는 뒷마당에서 별을 볼 수가 없겠고..

    호주의 퍼스나 남아공의 테이블산에서 관측을 한다면..  북쪽 대상들이 그리워질까?

    남쪽으로 끝없이 뻗어나가는 은하수를 보며.. 어느나라가 좋을까 상상하다가 또 졸고ㅡ_ㅡ

    은하수가 초롱초롱할 때 작별인사를 하는 것도 좋을 거라고 마음대로 명분을 만들고 들어가 잤다 ㅎㅎㅎ


    이번 관측회부터 무조건 스케치를 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스케치는 할 생각도 못 해봤다 ㅡ,ㅡㅋㅋㅋ

    언제나 그렇듯 너무도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관측회.  사 놓은 B/2B/4B연필을 결국 못 찾고 출발했는데..

    연필은 관측 가방 안에 깎지도 않은채로.. ㅎㅎ;;;;

    다 깎았다고 해도, 손에 들고 그릴 수도 없는 거고 받침대랑 조명도 아직 준비안하고..

    또 너무 추워서 겨울에는 손이 얼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

    Nightwid는 과연 스케치를 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예별이 사진~!  별을 보는 것과 예별이를 보는 것은 같은 것이다!!

    웃고


    별보고 (자유게시판 조기교육 참조)


    이쁜척하고




                                   Nightwid 밤과함께 CKU

댓글 7

  • 정병호

    2007.11.19 07:21

    2438의 중심성 처럼 보이는 별은 중심성이 아니라고 예전에 나왔을텐디...
  • 강석민

    2007.11.19 07:35

    문자 받고 또한번 헉! 했습니다.. 아버지 생신날이라 가족들 모여 외식하기로 한 것두 그렇거니와 30분 내에 길음동으로 와야 한다는 최고급 압박에 할 말을 잃었죠. ㅋㅋ 관측기를 읽음으로 또한번 대신하네요... 흙흙흙~
    저 이제 막 취뽀 했으니 지금부터 올해 가기 전까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겠슴다.
    내 손 끝에 진삽이가 닿는 순간 그날밤의 진삽이는 거의 내 꺼가 되겠심! ㅋㅋ
  • Nightwid

    2007.11.19 08:03

    자폐정 : 중심성이 아니유? 난 맞는줄 알았네.. ㅎㅎ 지금 NSOG를 보니 13등급 별이 중심에서 15" 근처에 있고, 17.7등급 중심성은 아마추어 망경으로 안 보인다네~
  • Nightwid

    2007.11.19 08:04

    취뽀라는게.. 뽀갰다는 얘기지? ㅋ 우선 축하하고! 항상 만전의 태세 정도가 아니라 니가 먼저 연락해야지~~ ㅎㅎ
  • 김경식

    2007.11.19 16:53

    회사일의 몰아침과 몸상태의 부실함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쉽네.
    언제나 박명을 망원경과 함께 맞이할 수 있을지......................
    글구 강욱씨!
    은하 관측에 대한 설명 좀 해주소.
    핵, core, halo.....starlike nucleus, unstarlike nucleus...
  • 이준오

    2007.11.19 20:07

    이젠 그 부럽던 한겨울 난닝구-패숑도 안녕이겠군요..ㅋㅋ 긍케 늙어보믄 알아요....-,.-;
  • Nightwid

    2007.11.22 04:36

    경식형님 : 그림으로 그려서 게시판에 올릴께요 ^^
    준오님 : 요즘엔 너무너무 추워요 ㅠ_ㅠ (실은 현재 자취중이라 마음이 추운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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