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6.11.18~19 천문인마을
  • 김경식
    조회 수: 9898, 2006-11-21 16:33:16(2006-11-21)
  • 2006.11.18~19  천문인마을


    구름 한점 없이...
    그러나 약간 뭐가 낀 듯한 느낌...
    그래도 좋은 하늘...

    오전 11시 쯤 집에서 출발
    막힐 것 같아 좀 일찍 나오려 했으나 준비하다 보면 꼭 늦더군요.
    별찌 학교 끝나면 같이 가라고 하는 것을 막힌다는 핑게로 굳이 먼저 나왔더니만,
    나중에 별찌한테 혼자만 갔다고 원망원망 듣고...

    저녁에는 안흥에 잠깐 나왔다가 지름길로 올라가는 길에
    길이 얼어 미끄러워 몇번을 재도전하였으나 도저히 못 올라갈 것 같더군요.
    다시 뒤로 후진하여 빠져나오다가
    차가 옆으로 돌면서 계곡으로 빠질 뻔 했던 것을 간신히 멈춰 선 간담 서늘한 일도 겪었습니다.
    낮에 올라갈 때는 얼음이 있어도 차 다니는 바퀴만큼의 길은 녹아서
    올라가는데 지장이 없었는데...
    저녁이 되니 대번에 얼어버리더군요.
    차가 길 옆으로 돌아 손쓸 길이 없어 천문인마을에 도움 요청...
    심용택님, 박현권님, 남명도님, 중앙대 학생 2명..도합 5명의 도움으로
    차을 제대로 세우고 아래까지 후진하여 빠져나와 강림쪽으로 돌아갔습니다.

    깜깜한 길에서 혼자 있으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여름철의 삼각형이 머리 있는데,
    백조를 관통하는 은하수는 선명하고 별들은 총총...왠지 더더욱 서글프더군요.
    그래도 경식이나 차나 다친 곳 없이 무사하고,
    오랜만의 맑은 밤하늘을 즐거운 마음으로 관측할 수 있게 해주신 분들에게 다시한번 감사!!!


    사자자리유성우의 영향으로, 이날은 종종 밝은 유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몇년전, 말 그대로의 유성雨는 놓쳐 버렸지만,
    이날 제가 지금까지 본 유성 중에 가장 밝은 녀석을 보게 되었습니다.
    밤 8시 18분경...
    남쪽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후레쉬가 터져 돌아보니
    마차부자리 카펠라 위쪽으로 가로질러 유성이 하나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궤적은 아주 짧았으나
    날아가는 방향으로 잠깐 끊어지더니 그 앞쪽에서 폭발.
    이후로도 유성흔이 퍼지지도 않고 측면은하 모습으로 그대로 2~30초 동안 유지...

    저는 뒷편(동북쪽)에 박현권님과 남명도님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순간적으로 정말 후레쉬가 터진 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 옥상에는 저와 대학생 한명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다른 방향에 있다보니 유성흔 밖에는 못보고...

    이후에도 이날 밤 몇개의 밝은 유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의 주 관측테마는 북두칠성의 국자 안에 담겨진 은하들이었습니다.
    국자가 어느정도 관측할 만한 고도로 올라오는 걸 기다리다 보니 새벽 3시.

    ngc 대상만 약 50개가 있습니다.
    과거 관측시 37개 관측, 찾다가 못찾은 대상 4개, 못보고 지나쳐 추가로 찾아야 할 대상 9개
    그래서 이번에 다시한번 도전...했으나,
    초반에 과거 찾다가 못찾은 대상부터 시도하다 의욕상실에 빠져,
    요즘 저의 관측스타일로 굳어진,
    "쪼~ㅁ 만 누워있다가 와야지! 하다가 결국 자버리는....." 습관에
    또 빠져버려 아침까지 푹~ 잤습니다. 하하....

    그래도 다행입니다.
    일이 있어 아침에 일찍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졸지 않고 잘 올라왔으니...


    이날의 Best 대상은?....
    M30...

    원래는 M30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니고,
    M30 북쪽에 있는 ngc7103을 위시하여 몇개의 은하를 관측하려고 했습니다.


    (skyview 추출)

    북쪽 붉은 색 칸 안의 은하들을 확대해서 다시보면,


    (skyview 추출)

    그러나 이미 염소가 서쪽하늘에 반쯤은 숨어버릴 정도로 고도가 낮아졌고,
    아이피스상의 밤하늘도 얼룩덜룩하니 깔끔하지가 않아
    은하를 관측할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온 김에 M30이나 보고가자 하는 심산으로 보는데...
    M30 이녀석이 의외로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새로운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관측을 설렁설렁 했다는 점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었지만 ^^;


    먼저 사진상의 M30의 모습...

    (skyview 추출)

    물론 절대 안시로는 이렇게 안보입니다.
    안드로메다은하(M31) 사진을 보면 M32가 안드로메다은하와 겹치게 나오지만,
    안시로는 뚝 떨어져 있는 것과 같이
    위 사진은 M30 별의 범위가 너무 크게 나와있습니다.
    이 사진을 아래 안시스타일의 사진과 비교하면 재미있습니다.
    비교를 위해 사진을 공히 같은 방향으로 배치하였고, 주위의 밝은 별들은 따로 표시를 했습니다.
    (사진의 왼쪽이 서쪽, 위쪽은 남쪽....그날 반사로 보이는 모습이라 이렇게 배치)


    이 사진이 실제로 안시로 보는 모습과 가장 유사합니다.

    (출처: 에이치티티피://www.woodlandsobservatory.com/M30/M30.JPG)

    M30의 가장 큰 특징은 몇가닥으로 갈라진 별들의 star chain입니다.
    성단 중심에서 왼쪽 방향의 chain(1)은 선명하고
    오른쪽의 chain(2)은 희미하나 더 굵게 나타납니다.
    아래로 나 있는 chain(3)은,
    왼쪽의 chain(1)이 사진상으로는 별이 몇개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속적인 별들의 모임임에 반하여
    두개의 별이 점, 점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래 chain(3) 오른쪽 아래로는 희미하지만 삐짐같이 휘어진 또다른 chain(4)이 있습니다.

    이리하여 M30에는 총 4개의 주요 chain이 중심에서 아래(북쪽)쪽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중간의 선을 그은 이유는,
    선을 기점으로 평평하여 꼭 위쪽이 비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아래 사진에서 좀더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출처: 에이치티티피://paginas.terra.com.br/arte/astrophotography3/clusters/index.html)

    성단의 중심부 위쪽, 선으로 표시한 부분에 반투명의 구역이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성단의 원형의 모습을 위해서는 그쪽까지 별이 차 있어야 하나
    안시로는 칼로 무 모가지 치듯 잘려서 불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구상성단의 중심은 선 아래 동그라미 부분이구요.


    이번엔 안시의 맛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구상성단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한 사진입니다.


    (이건호님 2005.8.27일 作, 원본: http://astrophoto.co.kr 內 [Cluster])

    star chain도 적절하게 표현하면서도 촘촘한 구상성단도 잘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M30은...

    투구게의 모습과 같이 생겼다는 것이....경식이의 생각입니다 *^^*


    구상성단은 다 비슷비슷하여 볼 재미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고 또한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작년 5월 윤정한님의 M3 스케치를 보며 별보는 재미를 또다르게 느끼게 된 이후로
    구상성단도 재밌는 분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M30은 지는 녀석이므로 다음으로 넘기더라도
    앞으로 새벽에 M3이 떠오르면,
    여러분들도 M3의 고속도로를 꼭 봐보시기 바랍니다.

    ..............................................................................................................................................................

    새벽을 맞이하는 남명도님과 박현권님의 쌍둥이 망원경


댓글 7

  • 최승용

    2006.11.21 19:12

    큰일 날뻔 했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아무일 없어서 정말 다행 입니다. 벌써 천문인 마을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되었으니 저는 간다면 우회도로로 가야겠습니다. 항상 조심 하시길.....^^
  • 김경식

    2006.11.21 21:13

    안녕하세요? 마음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그때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최승용님은 번개를 수시로 다니시니 더더욱 건강하시고, 안전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 이준오

    2006.11.22 02:49

    아무 일 없어 정말 다행입니다. 늘 졸음운전에 이제는 하나 더 시즌이 시즌인만큼 눈길운전 모두 다 조심 조심.....^^;
  • 김경식

    2006.11.22 16:40

    준오님도요 *^^* 그래도 눈이 좀 많이 왔음 좋겠습니다. 강원도에 눈 많이 온다는 예보 뜨면, 바로 휴가 받고 날아갈 생각입니다 *^^*
  • 조강욱

    2006.11.22 17:34

    지름길로 못가는 시즌이 돌아왔네요.. 다들 운전 마니 조심하시구요.. 근데 유성우는 2001 Leonid 이후로 관심이 싹 사라졌다는.. ㅎㅎ
  • 박현권

    2006.11.23 22:47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리고 덕분에 벌레,37성단 잘 보았구요, 장비 사진 감사합니다.
  • 김경식

    2006.11.24 02:06

    강욱씨! 아직도 2001년 유성우 생각하면 가슴이 쓰리다우~ 일생에 한번은 더 오겠지요? *^* 박현권님! 사진에 대해서는 무뢰한인데, 많이 가르쳐주시고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중엔 애기랑 같이 오세요. 그리고 망원경 참 멋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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