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4 ~ 25  양평 중원계곡
■이민정님(10" 돕), 김경식(12.5" 돕)

2004년의 처음 관측이었습니다.
겨울이 오니 추위와 관측지 문제로 마음이 썩 나서지가 않더군요.
작년 뽀득뽀득 밟히는 눈으로 관측을 즐겁게 하면서,
철수할 때는 주차장 언덕길을 어떻게 빠져나오나 하는 걱정을 동시에 주던 중미산이 많이 그립습니다.

올해들어 망원경이 바뀌었습니다.
주경의 크기는 기존과 같은 12.5인치이고 형식도 돕소니언으로 동일하지만
옛날부터 침을 흘리던 망원경이었습니다.
마음이 든든합니다.

이번 관측지는 양평의 중원계곡 주차장이었습니다.
중원계곡은 처음이지만 근처 말치라는 곳으로 관측을 가본 적이 있는데
관측조건은 둘째 문제고 이동거리가 길어짐에 따른 부담감이 커서 망설이던 곳입니다.

시야는 의외로 상당히 넓었습니다.
주차장 전체를 밝히는 치명적인 가로등이 있지만 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가로등 이외에도 계곡 건너 집 가로등,
주차장 남쪽면에 접한 집, (후레쉬로 우리를 탐색하는 것으로 보아 꽤 신경쓰이나 봅니다)
계곡 진입로 확장공사 등등의 요인으로
편하고 안정적인 관측지가 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이번 관측의 목표는 머리털, 처녀자리쪽 은하들...
관측가기전 우라노메트리아 성도를 챙기다가 팽겨치고
Sky Atlas와 머리털-처녀자리 경계의 3장의 세부성도만 가지고 갔습니다.
겨울~봄에 걸쳐 12.5인치로 보이는 극한까지 은하들을 샅샅히 뒤져보려고 합니다.

처녀자리 은하관측의 시발점인 T자는 언제나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평상시 '도대체 은하가 어디 있는거야?'라는 불만이,
'도대체 이 은하가 무슨 은하일까?'라는 고민으로 바뀔 정도로 아이피스상에 넘쳐나는 은하들로
즐거운 비명이 절로 납니다.



T자를 skyview에서 추출해봤습니다.




그러나 메시에 대상이나 큰 NGC 대상말고,
희미한 은하들이 조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지역이 몇군데 있습니다.
M87 주위의 은하들, M87 서쪽의 ngc4440 주위의 은하들, M49 주위의 은하들 등등...
그중에서도 철수하기전 관측한 M61 근처의 대상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위치는 아래와 같고,



세부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상중 ngc4287과 4259는 당시로서는 관측 불가였고,
ngc4282는 희미한 솜덩이가 포착이 되었으나 이후에는 도무지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ngc4266은 쉽게 생각한 대상이나,
별을 짖누르는 뭔가가 있다는 느낌만일뿐 별빛 때문에 쉽지는 않더군요.


오래간만에 즐거운 관측이었습니다.
영하 20.1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였지만 바람이 잔잔하여 견딜만 했습니다.
초반에는 추위 때문에 명작감상만으로 이리저리 떠돌다가,
중간에는 너무 졸려 이야기하는 도중에도 자다가(민정씨는 알려나?^^;)
차에서 한숨 잔 다음에야 마지막 2시간 정도 피치를 올려 관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눈덮인 산하는 언제나 아름답더이다.


[사진출처: http://skyview.gsfc.nasa.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