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구름과 졸음만 가득한 번개관측 [2003.1.9]
  • 김경식
    조회 수: 13414, 2003-04-15 00:52:27(2003-04-15)
  • 1/8~1/9  중미산휴양림
    최형주님, 김경식


    점점 달 지는 시간이 늦어져 이번주 관측은 수요일이 한계라고 하여 번개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월요일, 업무때문에 힘들고,

    화요일, 부서회식이 있어 못가고,

    드디어 수요일, 날씨도 풀리고 일기예보도 백령도와 울릉도를 제외하고는 맑음이라

    중미산으로 번개를 갔습니다.

    최형주님은 화요일에 번개를 한번 떠서 이미 갈증은 푸셨더군요...


    회사에서 일이 좀 늦어 저녁도 못먹은 관계로 중미산 가서 라면이나 먹을 요량으로

    보온병에 따뜻한 물만 채워서 최형주님에게 갔습니다.

    지난 주말에 비해 날씨가 풀렸을 뿐이지 춥기는 여전히 춥나 봅니다.

    출발할때 최형주님 차 앞유리를 깨끗히 한다고 물을 뿌리고(워서액은 이미 얼어서) 와이퍼를

    작동시켰는데 물을 뿌리자 마자 유리창에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그거이 긁어내니라고 한 10분 지체하고...중미산에 도착하니 밤10시


    도착했을때는 구름 한점 없이 하늘이 맑았습니다.

    화요일 보다는 투명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하나 산에 가린 달이 완전히 지면 괜찮아지려니

    하고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아직 게성운 근처에 있는 토성을 먼저 봤습니다.

    역시 토성의 밝기 때문에 게성운이 제대로 안보여 토성을 아이피스 시야밖으로 밀어내고

    토성 주위를 한바퀴 도니 게성운이 금방 눈이 띕니다.

    세부구조는 전혀 보이지 않고 흐릿한 성운으로만..

    다시 토성을 시야에 넣고 게성운과 같이 잡으니 이제는 같은 시야에서도 게성운이 잘 관측됩니다.

    11일 토성이 게성운 바로 위에 있을때 보고,

    4일 후의 토성과 게성운의 위치로 봐서

    이번 주말이 지나면 한시야에서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토성을 보고 하얀 눈밭에서 뜨뜻한 컵라면을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라...

    그러나 그사이 지평선쪽 하늘의 별빛이 침침해지더니 점점 범위가 넓어집니다.

    일기예보를 믿고 설마 구름은 아니겠지 했는데 좀 있으니 하늘에 온통 구름뿐입니다.


    일단 기다려보기로 하고 차에 들어가 쉬기로 했습니다.

    출발때부터 졸렸는데 배고픈 배에 따뜻한 라면이 들어가고, 하늘도 구름 가득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눈을 좀 붙였습니다.


    00:30분 최형주님이 깨웠습니다. 집에 가자고....

    번개관측을 가면 더더욱이나 일기예보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가는데,

    이렇게 철저히 배신당할 줄이야.


    중미산에서 돌아오는 내내 최형주님 차에서 한번도 깨지않고 골아떨어졌습니다.

    참 염치도 없지...

    그러고 보면, 저는 잠이 참 많습니다.

    어느때, 어느 장소를 가건 잠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습니다.

    배게에 머리만 대면 잠이 드는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시험공부, 레포트, 노니라고 잠을 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 내가 별 보면서는 잠을 세는 경우가 많으니 신기합니다.

    그러나 관측이 끝난 이후에 몰려오는 졸음은 참을 수가 없더군요.

    물론 관측지에서 푹 쉬고 오면 되나 현실이 꼭 그렇게 되나요.

    그러다보니 관측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졸음운전으로 차를 폐차한 경우도 생겼고,

    그외 아찔한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당연히 관측갈때마다 집에서 (특히 번개관측에 대한) 염려와 반대가 생길 수밖에 없구요.

    그래서 올해는 원칙을 정했습니다.

    "관측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단, 번개관측시 집에 반드시 2시 이전에 들어온다."

    이렇게 되면 중미산으로 번개를 간다고 쳤을때 관측지에서 12:30분 경에는

    철수해야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언제든지 관측을 가고자 할때 갈 수 있다는 점에 양보를 했습니다.


    봄의 번덕스런 날씨와 황사가 오기전에 머리털, 처녀자리 은하들을 훑어야 되는데

    구름 때문에 관측을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최형주님에게는 미안했지만 관측지에서, 또 올때 잠을 실컷자서 아침에 졸립지는 않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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