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남극의 설원 위에서 개기일식을 보는 느낌은??
  • 조회 수: 408, 2021-12-09 13:18:00(2021-12-07)
  • 12월 4일에 남극에서 개기일식이 있었습니다

    저는 2015년에 북극에서 한솔형님 동훈형님과 개기일식을 본 이후로 남극에서도 꼭 보고 싶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북극과 달리 남극은 일반인이 접근이 안된다는 것이죠

    일식 경로.jpg

    남극에는 민간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이 남극대륙 전체에 한개도 없고,
    정기편을 운항하는 민간 항공사 또한 물론 없습니다

    북극점 1400km 근처까지 민항기를, 
    그것도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로 다녀온 북극이랑은 접근성이 비교할 수도 없네요 ㅜ_ㅜ

    아래는 북극아래 첫 마을(?) 스발바르 롱이어비엔에 개기일식 보러 갔을 때 찍은 사진들입니다

    북극 뱅기.jpg

    북극 풍경.jpg

    북극 개기일식 준비.jpg

    개기일식 3초전
    북극 개기일식 순간.jpg


    여튼.. 설원 위의 일식은 제가 본 6번의 개기일식 중에 단연 최고였는데
    북극과 남극에서 모두 개기일식을 본 남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접근성의 문제가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번 남극 일식은 남극대륙의 큰 면적을 지나가지만 대부분의 땅은 펭귄님 이외에는 입장 불가.
    일식 경로 안에 과학기지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비벼 보겠으나 그것도 없고..
    아래 사진의 남극대륙 해변가에 위치한 유니온 글래시어 캠프라고 하는 민간 기지(?)가 유일한 접근 가능한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일식 전문 여행사인 Travel Quest에서 이미 수년 전에 모든 시설을 입도선매 해버렸죠..

    최저가 USD 25,000부터 시작하는 트래블퀘스트 패키지는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었지요
    물론 3~4천만원이나 되는 여행경비도 부담스럽지만 (칠레까지 가는 항공 요금은 별도임)
    그렇게 다 떠먹여주는 몸만 달랑 가는 패키지 여행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만들어 나가는 제가 추구하는 개기일식 여행과는 전혀 맞지가 않아서..

    육지 경로.png
    캠프를 운영하는 미국 회사인 유니언 글래시어에 따로 연락을 해서 개인 자격으로 가고 싶다고 문의를 하였으나
    여기는 트래블퀘스트보다 한술 더 떠서 USD30,000부터 시작하는 패캐지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하네요 ㅜ_ㅜ

    에잉.. 다른 방법은 없을까?
    대부분의 이번 남극 개기일식 상품은 크루즈를 타고 남극 언저리를 빙빙 돌며 맛보기만 하다가
    바다에서 일식을 보고 돌아오는 15일짜리 여행상품이었습니다

    배경로.jpg

    이것도 남극대륙은 거의 밟아보지 않고 주변 섬들만 깔짝깔짝(?) 하는 것에 비해서는 
    3등실 USD20,000부터 시작..
    15일동안 크루즈 타고 펭귄 구경하고 빙산 구경하고 하다가 일식날 날씨 좋을 곳으로 항해해서
    배 위에서 보고 오는 것인데 그러면 설원 위에서 개기일식 보는 거는 불가능하니 이건 탈락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타고 남극 상공에서 개기일식 시간과 경로에 맞추어서 
    비행기 창문을 통해서 보고 오는 상품이 있는데, 
    이건 최저가 기준으로 한국돈 500만원 정도면 탈 수 있지만 
    (싼 좌석을 사면 다른 승객과 조그만 비행기 창문을 공유해야 함)
    남극까지 가서 설원에 내려 보지도 못하고 하늘 위에서만 보는거면 
    이 역시 남극까지 가는 의미는 없어 보이고..

    나는 펭귄도 빙산도 럭셔리 크루즈도 가이드도 필요 없고 
    남극 대륙의 끝없는 눈밭에서 개기일식 하나만 보고 돌아오면 되는건데..
    아무리 찾아도 그런 상품은 찾을 수가 없었다.
    페이스북의 Eclipse Chaser 그룹에다 딱 일식만 보고 오는 경로나 상품을 찾는다고 문의글을 올리니
    그런거 찾으면 나도 줄 서겠다는 댓글만 잔뜩 달렸다

    그 뒤로도 칠레 푼타아레나스와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 위치한 전문 여행사들을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았으나 결국은 모두 헛걸음..
    대부분은 내 문의를 그냥 무시해 버리거나 '크루즈 타기 싫음 말아' 정도의 답이 돌아왔다

    결국은..
    그냥 집에서 개기일식의 날을 맞게 되었다
    흠.. 간 사람들은 성공했을까?

    우선 비행기가 추락만 하지 않는다면 성공률 100%일 일식 비행기..

    뱅기자리2.jpg

    뱅기 창문으로 일식 사진 찍는 사람들은 그냥 손으로 들고 찍는걸까 생각했는데
    이 정도 준비성은 있어야 하는 것인지 ;;; (이번 개기일식 다녀오신 분이 올린 사진입니다)

    뱅기.jpg

    사진이 아니라 비행기 창문을 통해 눈으로 보았어도 이정도 모습이 되었을 듯.
    그러나 여기가 남극인지 한국인지는 알 수 없는 상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던 크루즈는 어땠을까?

    배1.jpg

    배2.jpg

    배를 타고 확률 높은 곳으로 이동이 가능했음에도
    일식을 위해 남극해로 출동한 모든 크루즈선은 두꺼운 구름으로 실패..
    안타까우면서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이 모순되는 위선적인 감정은 대체 무엇일까? ㅜ_ㅜ


    마지막으로 유니언 글래시어 캠프.
    놀랍게도 하늘이 너무나 맑았다

    남극1.jpg

    Eicher.jpg
    사진 출처 : David Eicher 페이스북

    그래 이거야.
    저 몇 명의 사람들은 흰 눈밭을 비추는 Shadow Bands를 감상했겠지...


    다음 개기일식은 2023년 호주인데, 호주 그 넓은 땅덩어리 중에 딱 한 뼘을 지나가는 관계로
    이미 한참 전부터 예약 전쟁이 벌어졌다
    나도 어찌어찌 겨우 캠프 사이트 하나를 예약해 놓았는데
    지난달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약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일식 바가지야 늘상 있는 것이니 또 길을 찾아봐야지

    다음 경로.jpg

    현재는 환경보호 단체와의 대립으로 계획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지만
    18년 뒤의 남극 개기일식 전에는
    남극에도 공항이 생기기를 기대해본다


                      Nightwid.com 無雲

댓글 5

  • 김상욱

    2021.12.07 08:14

    저도 구름 낀 사진을 보니 양가감정이 생기는군요.^^
    호주 개기일식 때 만나 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조강욱

    2021.12.07 19:03

    11년만에 다시 호주에서 뵙나요? ^^;;;; 이번엔 그 순간에 같이 있기를 바랍니다 ㅎㅎ

  • 반형준

    2021.12.07 15:28

    크루즈선 구름 ㅎㄷㄷ 저분들은 썡돈 날린거네요
  • 조강욱

    2021.12.07 19:02

    표정부터 깊은 빡침을.. ㅜ_ㅜ

  • 최윤호

    2021.12.09 13:18

    저는 2024년이 미국이 기대되네요. ㅎ 일식 말고 푼타아레나스나 우수아이아를 꼭 한 번 가봤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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