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18일 보성 관측기
  • 조회 수: 5995, 2020-02-24 17:19:56(2020-02-21)
  • 일시 : 2020년 2월 18일 (월령 1/25일)

    장소 : 전남 보성

    망원경 : 10" 돕소니언

    아이피스 : ES14mm(겉보기시야 100도, 80배율), ES30mm(겉보기시야 82도, 40배율)

    필터 : DGM Optics NPB 필터


    밤하늘 한가운데 서서 별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서우리만큼 차갑고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과, 

     그곳을 가로질러온 광막한 시간을 느낍니다. 

    시간과 공간에 압도 당하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느낌이 별보기를 계속 이어나가게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차가운 북풍이 먼지를 깔끔하게 걷어낸 후의 

    어제 밤하늘은 그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날이었습니다. 


    1. 금성 - 반짝이는 미의 여신 비너스

     8시 반 좀 넘어 관측지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망원경을 

    셋팅하고 금성 관측을 시도했지만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 

    나무 뒤로 숨은 상태, 아쉬운 마음에 숲속에 숨어버린

    금성이라도 겨냥해 봤지만 나무에 가려 모양 확인에 실패함, 

    모양관측은 실패했으나 나무사이에서 아침햇살처럼 

    빛줄기를 내며 반짝였음, 휴게소에서 라면 사먹지 말고

    바로 올걸, 후회가 밀려옴 ㅜㅜ


    2. NGC7789 흑장미, 80배율

     M11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흑장미를 무슨 이유에선지 

    작년 가을, 겨울에 관측하지 않았음, 서쪽으로 다넘어간  

    카시오페이아 끝자락에서 흑장미를 찾았지만 지표면 

    광해에 관측이 힘든 상황임, 거기다 광주, 전남 지역 별보는

    분들이 한분 두분 도착하며 쌍라이트를 비추니, 뭔가 

    스트레스가 밀려옴 두손으로 아이피스 옆을 막고 기를 쓰고 

    봤더니, 겨우 장미모양 별무리와 암흑대 확인함 

     

    3. 플레이아데스- 푸른빛의 다이아몬드, 40배율

     40배율, 82도 아이피스로 성단이 한시야에 들어옴 

    알키오네, 메로페, 에렉트라를 둘러싼 뚜렷한 성운을 확인함

    특히 메로페 주변은 물결치는 모양까지 분명하게 관측함 


    4. 겨울 은하수, 안경낀 시력 1.0~1.2

     사진 찍으시는 별지기분들과 인사도 나누고 장비 셋팅

    하시는 동안 은하수와 별자리 관측 시작함

    카시오페이아에서 페르세우스, 마차부를 지나, 쌍둥이의 발끝,

    오리온의 오른팔을 지나 외뿔소까지 이어지는 은하수가 

    펼쳐져있음, 큰개자리까지는 은하수 확인 안됨

    페르세우스 이중 성단의 두개 별무리는 은은하게 흘러가는

    겨울 은하수 안에 쌍둥이 섬같은 느낌

    베텔기우스는 옆자리 2등성 벨라트릭스와 비슷한 밝기로 

    감소함, 많은 사람들이 베텔기우스가 폭발하길 바라지만 

    난 폭발하지 않고 계속 그자리에 있었으면 좋겠음

    황도대 별자리를 따라, 플레이아데스, 히아데스, 프레세페

    성단 관측함, 순서대로 따라가며 보는 재미가 있음,

    은하수에서 놀기 지겨워 황도대로 놀러나온건가 하고 재밌는

    생각이 들었음


    5. M42, M43 40배율, 80배율

     80배율에서 오리온대성운은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줌, 

    중앙의 트라페지움 네개의 별들이 선명하게 빛나고 오른쪽 

    옆으로 밝은 세개별들과 함께 날카로운 칼날 느낌의 성운이 

    오른쪽 윗방향으로 이어짐, 칼날 위에는 오리온 요타별이 

    3~4등성 별들 사이 1등성처럼 돋보이게 빛나고 있음, 

    요타별을 둘러싸고 있는 성운기 확인함, 트라페지움 

    왼쪽은 부드러운 성운이 은은한 물안개 느낌으로 

    왼쪽 위쪽으로 펼쳐져있음 트라페지움 아래쪽으로 

    동그란 달걀모양 M43 확인함, 그동안 M42와 한 시야에서 

    많이 보았겠지만 제대로 확인한건 오늘이 처음, M43이 있는지 

    몰랐으니 보면서도 M42 한 부분인줄 알았을것임 ㅎㅎ 

    전체적으로는 새 느낌이남, 트라페지움 양옆의 성운이 날개, 

    M43은 새의 머리,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불사조 한마리! 

    40배율로 보면 맨아래 요타별, 중간 세타별(트라페지움), 

    맨위 뛰는사람성운(NGC1977) 별들이 한시야에 들어 옴,

    40배율에서도 트라페지움 별들이 구분되고, NGC1977은 

    밝은 두별사이에서 성운과 암흑대 관측함, 뛰는 사람 모양으로 

    분명하게 보이진 않음


    6. NGC2244 장미성운 - 어마무시한 크기, 40배율

     외뿔소 자리 입실론별은 어두워 찾기 헷갈리므로 

    베텔기우스에서 동쪽으로 세파인더정도 더가면 파인더 상에 

    성단이 보임, 찾기 매우 쉬움, 가운데 직사각형 모양의 밝은

    별무리가 위치하고 아랫쪽으로 넓은 성운기 확인함, 

    필터를 끼고 보면 거대한 성운의 모습이 나타나고 사진으로 

    보던 모습이 어렴풋이 느껴짐, 아랫쪽 성운 진하게 보이나, 

    위쪽은 계속봐야 희미하게 느껴짐, 거대한 크기에 압도됨

    보름달 네개는 들어갈거 같음


    7. NGC2264 트리 성운 - 잘 모르겠음, 40배율

     장미성운에서 한파인더정도 위로가면 파인더에 성단이 보임

    찾기 쉬움, 가운데 밝은 별이 있고 오른쪽 옆으로 두줄기 

    별무리가 이어지고 있음, 여기저기 성운이 흩뿌려져 있으나

    크리스마스 트리인지는 확인 안됨, 필터 끼고 봐도 확인 못했음

    성단의 두줄기 별무리를 보는것으로도 재미가 있었음


    8. M78, 꼬마 유령, 80배율

     오리온자리 알니타크를 파인더 끝에 보일락 말락 위치 

    시키면 찾을 수 있음, 찾기 쉬움, 너무너무 귀여움, 

    이렇게 귀여운 대상은 처음 ㅎㅎ 망토를 뒤집어쓴 꼬마 유령, 

    두눈에 해당하는 별들이 귀여움의 포인트임, 

    왼쪽옆의 NGC2071성운이 있는데 M78이 NGC2071성운을 

    놀래주려 따라가고 있는거 같음


    9. NGC2403 찾은건지 확신 못함, 배율? 

     오늘 목표 M43, 78, 장미, 크리스마스트리 성운 다 찾았으나

    너무 좋은하늘 때문에 가기 아쉬워 2403 은하를 찾기로함,

    앞의 목표들은 대충 찾으면 되나, 2403은 정확한 호핑 필요함,

    처음에는 큰곰의 머리끝 코에 해당하는 별에서 시작했으나, 

    3~4번 시도하다 포기하고 마음을 다잡은 후, 파인더로

    따라가기 좋게 밝은 별무리가 이어져 있는 큰곰 목덜미 

    별에서 다시 시작함, 네 파인더 정도 호핑해서 성도 별무리와 

    똑같이 위치시키고 아이피스를 봤으나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음, 

    위치는 분명히 맞는데?? 다시 한번더 보니 밝은 두별 근처에 

    성운 비슷한 모양 확인함, 은하인지 확신할수 없어 다른분들께 

    물어보려했지만 다들 사진 찍느라 바쁘셔서 확인 못함 ㅜㅜ


    12시만 넘으면 셀프 따귀를 양쪽으로 날려봐도 졸음이 

    밀려오는 저질체력이라, 서둘러 정리하고 마무리함, 

    그바람에 몇배율로 봤는지도 기억 안남, 날씨 좋은 봄날 

    다시 관측해 봐야겠음


    야간비행에는 관측기 처음 올려봅니다. 올라오는 관측기들이

    어마무시한 수준이라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올려보았습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합니다^^

댓글 7

  • 김남희

    2020.02.22 08:25

    즐거운 관측기 잘 읽었습니다. 우주를 가로 질러온 광막한 시간을 우리는 기쁨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것 같습니다.
    내용을 보니 눈이 상당히 좋으신것 같습니다. 좋은 눈 잘 관리하시어 오래오래 별 관측에 잘 쓰시길 바랍니다.ㅎ
    한가지 부탁 드린다면 어느 장소에서 어떤 장비로 관측하셨는지 추가 된다면 보는 분들께 도움이 많이 될것 같습니다.
    종종 관측기 올려 주세요.^^

  • 서경원

    2020.02.23 00:47

    김남희님, 안녕하세요. 전남 여수에서 살고, 관측은 주로 1시간 초반대 거리인 보성, 고흥, 순천 외서면에서 하구요, 장비는 10인치 돕을 쓰고 있습니다.시력은 평범한데, 18일 관측하러간 날 날씨가 일년에 몇번안될정도로 좋았습니다^^
  • 김재곤

    2020.02.23 05:40

    관측기 잘 보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필드에서 뵙지요


    다른 분들 관측기를 보시면 


    가장 부실한 저와 같은 

    장비 : 허블이 16", ES 20mm, Ethos 13mm

    장소 : 안성


    굉장히 충실한

    일시 : 2019년 12월 2일
    관측지 : 홍천
    망원경 : 20" F3.6 아삽(ASAP), EDP60
    아이피스 : Ethos 6mm (350배), Docter 12.5mm (168배) w/ paracorr type 2
    투명도 : 3.5/5
    시상 : 3/5

    이런 수준이 있습니다. 관측기 본문에 넣어주시면 나중에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조강욱

    2020.02.24 04:31

    대상에 대한 표현이 사실적이라 글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하게 됩니다
    오리온의 날카로운 칼날, 그리고 반대편의 은은한 물안개.. ^^
  • 서경원

    2020.02.24 08:32

    김재곤님, 조언해 주신대로 본문에 좀 추가를 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서경원

    2020.02.24 08:36

    조강욱님 감사합니다 ㅜㅜ, 스케치 자료, 관측기, 쓰신책 재미있게 보고 있구요,
    열정, 재능, 체력에 글솜씨까지 다 타고 나신거 같아 항상 감탄하고 있습니다^^

  • 최윤호

    2020.02.24 17:19

    외뿔소까지 은하수가 내려 온다니 수도권 분들이 자주가는 벗고개 보다 훨씬 좋은 관측지로 보입니다. 한 시간 거리에 이런 관측지가 있다니 부럽습니다.

    2403 설명 시 큰곰 코가 아니라 사자자리 코에 있는 별 (Lambda Leo)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몇 번 해 보시면 2403이 호핑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보는 배율이 40, 80배율인데 조금 낮아 보입니다. 주 관측 배율을 80배 정도로 하시면 좀 더 디테일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좋은 관측기 잘 보았습니다. 어떤 내용이라도 관측기는 모든 분들의 자산이오니 게의치 마시고 자주 올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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