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LMC의 꽃, Tarantula (NGC2070) - LMC 산책 #1
  • 조회 수: 3497, 2020-02-01 18:07:53(2020-01-18)

  • LMC 산책 #1



    2010년, Large Magellanic Cloud(LMC, 대마젤란)를 처음 보았다


    호주 원정을 가기 전에 대마젤란의 대상들에 대해서 공부도 꽤 많이 했건만..

    막상 아이피스로 잡아 놓은 마젤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대상이었다

    보통 관측준비를 많이 한 대상은 기대한 정도로 보이기 마련인데

    마젤란의 거대함과 형용할 수 없는 디테일은 도저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중에는 준비한 데이터북은 팽개쳐두고

    그냥 아이피스 안에서 LMC(대마젤란) 안의 셀 수 없는 성운과 성단, 그리고 별무리들을 

    그저 이리저리 헤메고 다녔다


    그게 LMC를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남짓의 짧은 원정 기간동안 이 수많은 대상들을 하나씩 헤아리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2012년 2차 호주 원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관측 준비는 많이 하고 그대로 실행도 했으나 역시 우주 유영이 LMC를 음미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었다

     

    2017년, 뉴질랜드의 남천 하늘 아래에서 망원경을 펴고 다시 LMC 아래 섰다


    아.. 이건 대체.. 16인치 돕을 잡고서 아무런 시간의 제약 없이 다시 LMC를 마주했는데

    그럼에도 도저히 어찌할 방법이 없다.


    우선 미뤄두자.


    LMC랑 에타 카리나 성운만 빼고 2018년이 저물 때까지 2년동안 

    남천의 거물들을 하나씩 만져본다

    메시에 스케치에서 M24를 마지막까지 남겨둔 이유와 동일하다


    남천 명작들을 순례하면서, LMC 내에서는 그래도 견적이 나오는 Tarantula만 하나 그려 두었다


    [ Tarantula – 독거미성운(NGC 2070), 뉴질랜드에서 조강욱 (2017) ]

    NGC2070_21Dec17_2000.jpg



    이 엄청난 성운을 NSOG에선 어떻게 설명할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So intricate that it defys description”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Skyview_2070.jpg

    (사진 출처 : Skyview 0.5도 추출)


    맞다.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한 대상이다. 북천은 오리온, 남천은 타란튤라.. 

    (하나 더 언급하자면 성운 중에 복잡하기로 최고봉은 에타 카리나 성운이다)


    그러나 나는 NSOG 필진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다. 스케치를 해 놨으니 말이다

    Description_2070.JPG



    밝은 30 Dorado별이 성운의 중심에 위치하고, R136이라는 작은 성단이 이 별을 둘러싼다. 

    (이 성단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성단을 밝혀 준다고 한다)

    30 Dorado를 둘러싸고 있는 R136은 큰개자리 Tau 별을 감싸고 있는 NGC2362를 연상시킨다


    R136 바깥쪽으로는 짙은 성운의 띠가 R136 성단을 감싸고 있다. 

    그 성운의 띠 안에는 성단과 검은 암흑성운이 위치한다 

    (밝은 성운 내부에서 유난히 검은 영역이라, 

     성운이 없는 부분이라기보단 암흑성운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야를 더 넓히면 NSOG 필진의 표현.. “So intricate that it defys description”와 같이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는 복잡한 성운의 띠들이 독거미를 칭칭 감싸고 있다.

    스케치 할 때는 미처 몰랐으나, 가장 밝은 부분으로 그려 놓은 두 부분은 

    각각 NGC2060과 2069였다


    근데 아무리 봐도 내 눈에 Tarantula(독거미)는 보이지 않는다

    Tarantula.jpg



    그보다는 불타는 악마가 입을 벌리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 같은 괴기스러운 모습이 보인다

    NGC2070_21Dec17_2000.jpg



    우선 가장 해볼만한, 그리기 쉬운 동네 하나를 그려 보았는데..

    전체 LMC 영역 중에서는 정말 미미한 수준의 진도를 나갔을 뿐이다

    LMC region.JPG

    (사진 출처 : Wikipedia)



    이젠 어떡하지?





    * 원래는 LMC를 모두 완주하고 LMC 내부의 대상들에 대한 연재를 하려고 했으나

       대상이 너무 많고 제 진도는 너무 느려서 우선 중간정산(?)으로 

       현재까지 LMC 내부에서 관측한 대상들을 하나씩 연재로 올려봅니다




                        Nightwid 無雲


댓글 6

  • 이한솔

    2020.01.20 23:12

    저도 두번의 호주 원정에서 느낀게 마젤란은 일년을 봐도 모자르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어찌보면 하나의 은하계이니까 당연 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도 독거미 보다는 악마의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ㅎ

    tarentule_092.jpg

  • 조강욱

    2020.01.24 19:11

    저도 저 스케치가 뇌리에 박혀 있어서 더 악마의 얼굴이 잘 보이는거 같아요 ^^;;

    저는 일년으로 부족해서 마젤란 여행 일년 더 추가하려고 합니다

  • 최윤호

    2020.01.22 21:47

    defys description이란 표현이 정말 어울릴 정도로 너무나도 화려하고 사진과 똑같이 보이는 독거미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언제 다시 볼지 아직 기약할 수 없는게 안타까울 뿐이네요.
  • 조강욱

    2020.01.24 19:11

    뱅기타고 한 10시간 내려오면 되지 ㅎㅎ

  • Profile

    김영주

    2020.01.30 01:15

    와우...이게 남반구의 하늘이군요.
    독거미성운이라.....언제쯤 그쪽 밤하늘을 볼 수 있으려나? 정말 멋지게 그리셨네요
  • 조강욱

    2020.02.01 18:07

    독거미는 오리온에 견줄만한 디테일과 난이도였지요

    근데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성운이 하나 더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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