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9/11/22 관측스케치 후기
  • 조회 수: 2511, 2020-01-30 01:14:41(2019-12-10)
  • 장 소 : 전남 강진군 무위사 인근 공터

    관측시간 : 2019.11.22.~11.23 / 19:50~03:30

    관측장비 : 12인치 라이트브릿지 돕/Denkmeier Binotron-27(SWA 27mm), XWA 9, 20mm, HWF 12.5mm

    관측대상 : 카시오페아(NGC663, M103), 오리온(M42, NGC1975), 쌍둥이(NGC2392), 큰개(NGC2362), 토끼(M79), 사자(NGC2903)


    다시금 관측시기가 도래하고


    한달만에 좋은 월령이 찾아왔다

    금요일 오후...자꾸 하늘만 바라봐진다.

    일기예보를 계속 쳐다본다


    간만에 목포에 별지기에게서 카톡이 날아왔다


    "형님 오늘 안나가실건가요??ㅎ?"

    "역쉬...필이 대단해요. 나가야죠. 언제 갈까요?"

    "7시쯤 출발하까요??"

    "저녁은 어떻할래요? 지난번 남악IC 초입에서 깜빡이 켜놓고 기다리기...."

    "저녁은 집에서 묵고 가야죠 ㅋ 이따 봐요 ~~~"

    "난 장비를 차에 실어놔나서 밖에서 밥 묵을라구..."

    "ㅋㅋㅋ 저는 집에 들러야 해서요 ㅎ"


    오고가는 톡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한달에 한번 만나는 연인처럼 가슴이 뛰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아....지름신이여 어찌하여 날 시험하는가?


    지난 11월 11일 중국 광군제때 천문장비과 관련된 푹풍쇼핑일 했다.

    무려 120만원 어치.....ㅠㅜㅜ

    천체촬영에 필요한 도브테일, 열선밴드와 혹 태양관측에 필요할까 싶어 소형경위대, 천정프리즘과 GSO 42mm 아이피스까지....

    그 중 쇼핑액수에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2년전 팔아버린 덴크마이어사에서 만든 Binotron-27 쌍안장치이다.

    물론 필터교환기 옵션없이 구입했지만 한화로 65만원에 판매해 얼른 구입해버렸다.


    그것도 72만원짜리를 광군제기간엔 7만원 할인판매 했던터라 무조건 질러버렸다.

    배송대행을 하기 되면 국제배송비에 관부세까지 합쳐 대충 15~20만원 가량이 더 붙을건데 다행히 그 기간 중국출장을 다녀오는 지인이 있어 중국현지 배송지에서 받아와준터라 그야말로 현지배송료와 카드수수료 포함해 67.9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100만원 넘는데다가 필터교환기까지 옵션으로 선택하면 가격은 100만원 후반대까지도 가는데...

    참 저렴하게 잘 산거깥다.

    (당시 쌍안의 편안함과 입체감에 늘 감탄했는데......아직까지도 내가 왜 그걸 팔아버렸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바로 그 쌍안장치를 오늘 필드테스트 하는 날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여질지....이전의 입체감과 분해능, 양안의 편안함까지 다시 느낄 수 있을까? 등등 



    당시 21mm아이피스를 썼는데 워낙 고배율이라 대상 찾기가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어서 이번에 27mm로 배율을 낮춰 아이피스를 구매했다.

    27mm 류의 저배율 아이프스는 2인치가 대부분이고 1.25인치는 대상선정에 후보가 아주적다.

    기껏해야 팬옵틱 24mm, ES 24mm, 텔레뷰프뢰슬 32mm  등이 있지만 가성비 좋은 걸로 입소문이난 swa를 영입했고 컬러풀한 디자인이 맘에 든다.



    앞으로 관측 후순위가 될 대상들이여


    관측 지기와 강진 무위사 인근 공터에 도착해 각자의 장비를 설치한다


    그는 촬영전문, 나는 안시와 스케치 전문....

    서로의 관측방법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늘 같으니 동행은 참 좋은거 같다.

    그동안 조금씩 조금씩 준비한 촬영장비가 완성되는 날 이 친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고가의 수업료없이도 촬영세계에 쉽게 발을 들여놓치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를 걸어본다.


    소형 12인치 돕으로 관측스케치를 해야하기 때문에 어둡고 까다로운 도전목록은 꿈도 못꾼다.

    그려봤자 점으로 아니면 휘뿌연 솜털뭉치로 밖에 그릴 수 밖에 없기에 그저 스케치에 유의미한 대상들(메시에목록, 밝고 유명한 ngc) 위주로 관측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지금 이때가 아니면 언제 다시 쉬운 목록들을 하나하나 디테일하고 섬세하게 관측을 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16인치 급 돕이 완성되고 천체촬영까지 병행하게 되면 이 쉬운 대상들은 어쩌면 아주 가끔씩 접대를 위해 보여주는 대상으로 전락이 될 수 있으니 이때 실컷 이 놈들의 모양새와 특징들을 잘 공부해둬야 겠다.


    먼저 카시에페아 산개성단을 겨눠본다.

    덴크마이어 Binotron-27(2.3배율 124배) 쌍안장치로 보는 산개성단의 모습이 참으로 그립다고 해야할까?

    한시야각에 가득차 찬란하게 빛나는 ngc663과 m103의 별무리들이 참 아름다웠다.

    ngc663.jpg


    m103.jpg



    밤하늘 보석이라는 표현이 맞다 싶을 정도로 크기와 밝기가 제각각이 별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빛나는 모습들은 보석과 비교해도 아깝지 않았다.

    큰개자리의 ngc2362도 하트모양의 별무리속에 유독 밝고 크게 빛나는 tau CMA(4.4등급)는 대장별답게 수십개의 자잘한 보석속에 박힌 대형 다이아몬드라고 해야할까?

    다만 그려놓고 보니 참 재미가 없고 포인트가 없다.

    산개성단은 차라리 광시야로 듬성듬성한 별들 속에 특이한 별무리들이 모여있는 식의 스케치가 더 보기가 좋은거 같다.

    이번 관측에 쌍안장치로 보는 산개성단은 멋지지만 스케치로는 내 생각이 짧았다. ㅠㅜㅠㅜㅠㅜㅠ

    ngc2362.jpg


    이번에 스케치의 무덤이이라고 할 만한 오리온대성운과 부속 ngc1975을 도전해 봤다

    쌍안장치로 봤을때 어마어마한 크기와 디테일한 성운무늬들이 한시야각에 잡히질 않아 20mm(76배)로 관측했다.

    선명한 트라페지움과 양날개를 펼쳐 거대한 독수리의 형상, 위쪽 날개부분은 성운과 비성운 부분이 선명하게 구분이 되고 부분별로 성운의 농도, 모양들이 제각각이라 이것을 어떻게 그릴까 고민이 되었다.

    그래도 일단 펜을 들어 트라페지움을 비롯해 기준 별들을 그리고 그린 별들을 기준으로 성운을 표현해 본다.

    옆에 있는 ngc1975도 달팽이 껍질마냥 시계반대방향으로 똬리를 튼 모습이 관측된다.

    KakaoTalk_20191129_103509708_02.jpg


    쌍둥이자리의 에스키모성운을 겨눈다.

    처음엔 쌍안장치 2.3배율로 보았는데 쌍둥이 별처럼 나란히 공주에 떠있지만 에스키모성운은 성운답게 주변이 휘뿌옇게 번져있는 모습으로만 관측이 된다.

    그래서 3배율로(163배) 높혀보니 아까보단 성운의 모습이 좀더 크게 보인다. 디테일은 구경의 한계일까? 그저 솜털뭉치의 은하모습정도로 밖에 구현이 안된다.

    ngc2392에스키모성운(1).png


    에스키모2.jpg


    토끼자리 m79 구상성단은 구경의 한계로 별분해까지는 무리고 그저 휘뿌연 원형의 성운덩어리로 보인다.

    에스키모성운과 다를바 없다.

    m79.png



    우주는 영겁을 살고 나는 찰라를 산다


    저녁부터 내리는 이슬폭탁에 열선밴드장치가 없는 내 돕소니언의 사경과 파인더에 이슬이 사정없이 내려앉는다.

    휴대용 가스히터로 말리기를 여러번....새벽 2시쯤엔 강도가 덜하기 하지만 여전히 히터로 이슬을 말리는 촌극을 벌여야만 했다.


    어느덧 새벽 3시를 훌쩍 넘으니 사자자리가 올라왔다.

    2시부터 차안에서 쪽잠을 청하던 별지기가 나온다.

    이제 철수하자고 하니 조심스레 장비를 철거하고 있다.

    별지기는 마녀성운을 찍었는데 실로 그 작품이 기대가 된다.


    나는 마지막 대상을 집중해서 그려본다. 

    사자 이마부분에 있는 막대나선은하 ngc2903이다.

    통상적으로 어두운 천체는 쌍안장치가 더 불리하다. 광로가 길어져 빛손실이 있어서 그렇다.

    그러나 이날 ngc2903은 8.8등급인데 단안렌즈 12.5mm와 9mm로는 밝기나 디테일면에서 쌍안장치를 따라가질 못했다.

    왜 그럴까? 의문이다.

    다만 구경의 한계와 주변광해 등으로 둥근 원형의 솜뭉치로만 관측될 뿐 막대도 나선팔도 관측이 안된다.

    ngc2903.png



    3천만 광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 나에게로 당도한 빛.......


    "참으로 우주는 영겁을 살고 나는 찰나를 살고 있다."


      * 영겁(永劫)에서 겁(劫)의  뜻은 시간단위로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 하늘과 땅이 한번 개벽한 때에서부터 다음 개벽할때가지의 동안이라 뜻

          따라서 영겁은 그야말로 영원한 세월, 한없이 오랜 세월을 뜻함. 또 선녀의 고운 손으로 아주 큰 대리석을 문질러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리는 긴 시간을 뜻함

      * 찰나(刹那) : 지즉히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수의 단위로 소수점 아래 18번째 자리수임. 아주 가는 명주실에 날카로운 칼을 대어 끊어지는 데 필요한 짧은 시간.

        - 소수점 자리 명칭 : 분(分, 10-1), 리(厘, 10-2), 모(毛, 10-3), 사(徾, 10-4), 홀(忽, 10-5), 미(徾, 10-6), 섬(纖, 10-7), 사(沙, 10-8), 진(塵, 10-9),  애(挨, 10-10), 묘(渺, 10-11), 막(莫, 10-12), 모호(模糊, 10-13), 준순(浚巡, 10-14), 수유(須臾, 10-15), 순식(瞬息, 10-16),  탄지(彈指, 10-17), 찰나(刹那, 10-18), 육덕(六德, 10-19), 허공(虛空, 10-20), 청정(淸淨, 10-21), ···, 천재일우(千載一遇, 10-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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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이한솔

    2019.12.10 01:17

    허허 그러니까 쌍안장치로 잘 보였었다는 말씀이지요?
    저는 18인치에 쌍안장치로 딥스카이를 봤을때 12인치 단안 보다도 모든면에서 떨어지게 느껴져서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덴크마이어가 아니어서 였을까요? 이글 보니까 다시 쌍안 도전해보고 싶네요 ㅎ
  • Profile

    김영주

    2019.12.10 09:26

    산개성단, 밝은 성운과 은하에서는 쌍안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주죠...어두운 천체는 당연히 단안이구.

    이날은 대부분 메시에가 관측대상이라서 쌍안이 완승입니다^^

  • 최윤호

    2019.12.10 04:57

    12인치로 더 열심히 달리시는 거 같습니다. 쌍안장치로 보는 산개성단 맛이 참 좋을 거 같습니다.ㅎ
  • Profile

    김영주

    2019.12.10 09:27

    12인치는 그저 메시에로 만족해야겠어요...어서 대구경돕이 완성되길 바랄뿐입니다

  • 조강욱

    2020.01.12 05:21

    M79는 잘 보면 꼬리가 보입니다. 12인치에서도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
  • Profile

    김영주

    2020.01.30 01:14

    이날 시상이 워낙 좋칠 않아서.....그것까지 보이질 않더군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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