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80908 홍천 - M33을 자세히
  • 조회 수: 3091, 2018-09-20 09:44:22(2018-09-14)
  • 지난 주말 홍천에서 한 관측 기록입니다. 공교롭게도 윤호님이 M31 내부의 대상들을 관측한 다음날 저는 M33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네요. (물론 난이도는 M33 쪽이 훨씬 쉬울 것 같습니다 ㅎㅎ)

    거의 새벽 2시까지 기다려서 결국 하늘이 활짝 열렸고, 그렇게 열린 하늘은 맑고 별들도 흔들림 없이 차분함을 유지하는, 손에 꼽힐만큼 좋은 날이었습니다. 새벽 5시 관측을 마칠 때까지 습기도 없어 뽀송뽀송해 기분도 좋았습니다. 그런 날 관측 준비를 하나도 안해간게 흠이었지만요.

    그냥 별 생각없이 맨눈으로 은하수 감상하고 명품 대상들을 훑어 보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M33이 평소보다 훨씬 잘 보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래 전부터 묵혀두었던 숙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M33 안에 있는 성운 성단 최대한 많이 찾아보기.

    스카이사파리에는 M33 내부에 14개의 NGC, IC 대상이 표시 되어 있습니다. NGC 이름이 붙은 4개의 대상은 쉽게 관측이 가능하고 IC로 분류된 목록 10개도 NGC 보다는 흐리지만 그래도 명백히 구분되는 빛 덩어리나 성운기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M33을 둘러보면서 그런 부분을 하나씩 구별해보고 그 이름을 스카이사파리에서 확인해보는 식으로 관측을 해 나갔습니다. 그런데 관측을 하다보니 스카이사파리에 표시된 것 보다 훨씬 많은 얼룩(덩어리)들이 보이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표시되지 않은 대상도 확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예전에 장형석님이 소개해주신 Sky And Telescope 컬럼이 생각나 그 자료를 찾아 옆에 두고 다시 자세히 뜯어 보기를 시작했습니다. (컬럼 링크: https://www.skyandtelescope.com/observing/celestial-objects-to-watch/digging-deep-in-m33/)

    M33에 있는 NGC, IC들은 Stellar Association(성단 또는 Star cloud 정도로 생각)이나 H-II region(성운)이며 두가지가 함께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더 어두운 대상들은 A(Stellar Association)로 분류된 번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C로 표시된 구상성단 중 2개도 함께 보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모두 31개인데 한두개 빼고는 다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m33_skyview_note.jpg
    [ M33 (NGC 598)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후 편집) ]


    * NGC 604 (A84) : 시작은 NGC604부터 하는게 좋겠습니다. 사진에는 여러 개의 나선팔 가지가 잘 보이지만 안시관측 시에 M33은 두개의 큰 나선팔이 남쪽 북쪽으로 각각 뻗어있는 것이 도드라지게 보이고 잔가지는 주변에 퍼진 성운기로 보입니다. 코어 북쪽으로 나와 북동 방향으로 휘어진 팔의 끝에 NGC 604가 있습니다. M33 내부 성운 중 가장 밝고 커서 쉽게 눈에 띄는 대상입니다. 작은 망원경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밝기와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카이사파리에 표시된 안시등급은 12.0등급)

    * A85 : NGC604 남동쪽에 붙어있는 작은 솜털처럼 보입니다. 매우 흐리지만 주변시로 어렵지 않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 A87 : NGC604 남쪽으로 3분 정도 거리에 작은 크기의 빛 덩어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주변시로도 간신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흐립니다.

    * IC 143 (A75) : M33의 북쪽 팔 위에 몇개의 뭉친 빛 덩어리(knot)들이 보입니다. 팔을 따라 NGC604에서 서쪽 방향으로 4분 정도 위치에 별(13.8등급) 하나가 보이고 그 가까이 붙어있는 희미한 얼룩의 덩어리가 IC143입니다. SIMBAD(http://simbad.u-strasbg.fr/simbad/)에는 그냥 Interstellar matter라고 되어있는데 NED(http://ned.ipac.caltech.edu/)에는 H-II region 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안시등급 13.69)

    * A71 : IC143 북서쪽에 바로 붙어있는 A71은 발광성운과 stellar association 이라고 하는데, 그저 작고 흐릿한 얼룩으로만 보입니다.

    * A34 : IC143에서 A71을 지나 북서쪽으로 5분 정도 떨어진 위치에 흐리고 약간 퍼진 형태의 A34를 찾을 수 있습니다.

    * IC 142 (A67) : 다시 돌아와 IC143에서 서남서 방향으로 3분 위치, M33 북쪽 나선팔의 중간 부분에 흐린 별(14.9등급)과 옆에 붙어 퍼져 보이는 작은 얼룩으로 보입니다. (H-II region; 안시등급 14.2)

    * A66 : IC142에서 남서쪽으로 2분 정도 더 이동하면 흐리지만 생각보다 큰 덩어리의 A66을 찾을 수 있습니다. IC 보다는 흐리지만 A 중에는 밝은 편이어서 식별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위에 링크한 컬럼에는 북쪽 팔이 꺾이는 elbow 부분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 A48 : 아래 사진에 동그라미로 표시한 것처럼 은하 핵에서 동남쪽으로 2분 정도떨어진 위치에서 시작해 북동-남서 방향으로 13~14등급의 별 4개가 일렬로 줄지어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중 남서쪽 끝의 별이 살짝 멍해 보이는데 별과 함께 보이는 A48입니다. A48은 M33의 것이지만 이 줄지어 있는 4개 별들은 당연히 우리 은하의 별이겠지요 ㅎㅎ
    A48_skyview.jpg
    [ A48 부근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후 편집) ]



    * IC 135 (A100) : 은하의 코어에서 동남동 방향에 밝게 보이며 남북으로 약간 더 퍼진 형태의 영역입니다. (SIMBAD에는 Interstellar matter, NED에는 H-II region; 안시등급 14.0)

    * IC 136 (A101) : IC135 남쪽으로 3분 정도 떨어져 있는 흐릿한 넓은 영역입니다. 표면 밝기가 고르지 않고 남쪽이 좀더 밝아 불균일하게 보이는 것을 알아 볼 수 있습니다. (SIMBAD에는 Interstellar matter, NED에는 stellar association; 안시등급 14.5)

    * IC 137 (A12) : M33의 남쪽 팔은 코어의 동쪽 끝단에서 나와 남서 방향으로 휘어져 흘러갑니다. 그 남쪽 팔의 거의 끝부분에 보이는 밝은 빛 덩어리가 IC137입니다. (SIMBAD에는 Interstellar matter, NED에는 stellar association; 안시등급 14.0)

    * A14 : IC137의 북쪽으로 약 2분 정도 위치에 있습니다. A 치고는 밝고 큰 덩어리로 보입니다.

    * IC 139 (A4), IC 140 (A5) : 은하 코어의 남쪽 방향에, 남쪽 팔의 중간 부분에 크고 밝은 덩어리가 보입니다. 북쪽에 있는 것이 IC139이고 남쪽에 있는 것이 IC140 입니다. IC139는 SIMBAD에는 그냥 Star라고 되어있는데 NED에는 stellar association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IC140은 SIMBAD 목록에는 없고 NED에는 stellar association으로 나와 있습니다. (안시등급 IC139: 14.0, IC140: 13.0)

    * NGC 595 (A62) : 은하의 코어 북서쪽에 가까이 있는 매우 밝은 빛 덩어리를 볼 수 있는데, NGC 604 다음으로 밝은 발광성운 영역입니다. (H-II region; 안시등급 13.5)

    * IC 131 (A29) : NGC 595 북서쪽으로 각거리 6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작은 knot가 보입니다. 흐리지만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H-II region + Stellar association; 안시등급 14.0)

    * A28 : IC 131 남쪽으로 매우 흐리지만 작은 얼룩으로 보이는 A28을 찾을 수 있습니다.

    * NGC 592 (A59) : 코어에서 동쪽으로 10분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는 성운 영역입니다. 서쪽에 14등급 정도의 흐린 별과 함께 보이는 작은 솜뭉치처럼 보입니다. (SIMBAD에는 H-II region, NED에는 stellar association; 안시등급 13.0)

    * NGC 588 (A27) : 코어에서 동쪽으로 NGC592까지 거리의 2배 정도 위치에 성운기가 보입니다. 592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입니다. (H-II region; 안시등급 13.5)

    * A21 : NGC592의 남서쪽, NGC588과 함께 정삼각형을 이루는 위치에 A21이 있습니다. 비교적 넓지만 매우 흐려서 간신히 퍼진 성운기를 알아 볼 수 있습니다.

    * A128 : A21에서 남쪽으로 4분 정도 위치. 비교적 밝고 조금 큰 원형의 덩어리로 보입니다.

    * A127 : A128에서 동남쪽 2분 정도 위치에 13등급 정도의 별이 보이고 그 별 옆에 흐린 영역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 A116 : A127에서 남쪽으로 7분 정도 위치에 작은 빛 덩어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동쪽의 밝은 8등급 별과 A127, A116이 함께 직각 삼각형을 이루는 위치에 작은 빛 덩어리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 A115 : A127과 A116 사이에 있다는데, 알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얼핏 흔적이 느껴진 것 같기도 했지만 못 본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 A112 : 은하의 남쪽 방향에 있는 밝은 8등성에서 남쪽 2분 정도 위치에 있는 흐린 성운기인데 남서방향으로 약간 늘어진 모양으로, 흐리지만 주변시로는 잘 보입니다. (star cloud)

    * A110 : 그 8등성의 동쪽 방향으로, A112와 그 별 사이에 흐린 성운기가 있습니다. 밝은 별빛이 성운기를 식별하는데 약간 방해가 돼서 어렵지만 보이긴 합니다. ㅎ

    * IC 132 : 은하 중심에서 북쪽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9등급 별 바로 서쪽에 밝고 둥근 성운기가 보입니다. 위에 링크한 컬럼에 보면 IC132에는 Stellar association이 없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H-II region; 안시등급 13.5)

    * IC 133 (A137) : IC 132에서 남쪽으로 4분 정도 위치에 남북으로 길~게 늘어난 성운기가 있습니다. 불균일한 형태로 길게 늘어진 특이한 모양이 눈길이 가는 성운입니다. (H-II region + Stellar association; 안시등급 14.0)

    * C39 : M33에 있는 구상성단 중 가장 밝은 대상이라고 하는데, 15.9등급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위 M33 전체 사진에 보면 오른쪽 아래 부분 멀찍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 부분만 따로 떼어 만든 아래 사진에 찾아간 방법을 표시했습니다. 사각형 테두리로 표시한 10등급 정도의 별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것을 먼저 찾고, 화살표 1번으로 표시한 12등급 별까지는 잘 찾아갑니다. 이 때부터 주변시를 이용해서 가만히 삼각형의 내부를 보고 있다보면 아래 화살표 2번으로 표시한 별이 희미하게 나타나고… 이제부터가 문제인데, 화살표로 표시한 3번 별이 정말 가물가물하게 보였다 안보였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까지. ㅎ 12등급 별 남동쪽으로 있다는 C39는 정말… 오기가 생겨서 30분 정도는 째려본 것 같은데, 못봤습니다. ㅠㅠ 조금 더 구경이 크거나 조금 더 정밀도가 높은 망원경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럼 C27은? C39도 안보이는데 뭐. 하고 포기 ㅎㅎ

    C39_skyview.jpg
    [ C39를 찾아서 (사진: sky-view에서 추출 후 편집) ]


    * 참고: NSOG에도 M33에 있는 Stellar Association 들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책에 사진에 표시된 NGC와 A 번호는 맞는데 IC 번호가 잘못 붙어있더군요. 책을 볼 때 주의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측 장비>
    망원경: 별고래 (17.5인치 f/4.5 돕소니언)
    아이피스: Nagler Type4 12mm (~17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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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박진우

    2018.09.14 05:26

    지난번 홍천의 M33은 완전 꽝이었는데 그때보다 날이 더 좋았나봅니다.

    예전에 최윤호님께서 매수팔에서 M33 완전 정복 세미나를 해주셨는데 자료가 남아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8.09.14 07:03

    맨눈으로는 그때보다 조금 더 괜찮다는 느낌 정도였는데 아이피스를 통해 본 하늘은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 

    좋은 날을 몇번 만나니 갈수록 더 관측지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눈 맞은 건 다 잊었어요 ㅎㅎ 

  • 최윤호

    2018.09.14 07:12

    우와 야간 비행에서 이틀 연속 외부은하의 성운성단을 팼군요 ㅎ. 우리나라에서 M33 대상을 이 만큼 본 분은 아마 박상구 선배님이 최초이겠지요. 정말 홍천은 최고의 관측지 임이 틀림 없습니다. ㅎ 정말로 소중한 관측기록입니다. 한가지 요청이 있다면 스카이사파리에 본 대상들의 등급이 있던데 한번 업데이트 해주시면 안될까요? ㅎ
  • Profile

    박상구

    2018.09.14 10:13

    이미 보신 분들도 여럿 계실텐데 단지 관측기를 올리지 않으신 거겠죠 ㅎㅎ


    스카이사파리에 나온 NGC, IC 대상들의 안시등급은 본문에 추가했습니다.

    (나머지 A 들의 등급도 찾아보고 있는데 아직 못찾았네요 ^^;)

  • 김철규

    2018.09.14 12:20

    이건 정말 M33 관측의 보물단지네요. 안시관측 길라잡이의 끝판왕입니다. ^^ 저도 다음에 진지하게 이것 하나만 집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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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구

    2018.09.15 04:36

    생각했던 것 보다는 관측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인치라면 C39, C27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Profile

    김원준

    2018.09.14 18:33

    604가 우리은하안에 있었으면 얼마나 멋질까요?ㅎㅎ
    그러고보니 우리은하내에서도 중심핵 맞은편에 있는 성운성단은 큰 대상이 있어도 가려져서
    안보이겟단 생각이 드네요. 외계생명체가 우리은하를 볼때 아 저거 멋지네 하는데 정작 우리눈에 안보이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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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구

    2018.09.15 04:35

    604가 오리온 성운보다 4~500배는 더 크다는데, 오리온 성운 정도 위치에 있었으면 온 하늘을 다 뒤덮었겠는데요 ㅎㄷㄷ

  • 최승곤

    2018.09.14 19:20

    좋은 사진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M33을 진중하게 관측해 봐야겠네요..
    그날은 몽이 너무 피곤하고 날이 애매해서 오래 관측하지 못하고 일찍나오면서 죄송한 마음이 많았는데.. 날이 열려서 다행입니다..
  • Profile

    박상구

    2018.09.15 04:31

    깨끗하게 열린 하늘을 보면서 먼저 철수하신 분들이 많이 아쉬우시겠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 다음 관측 때 좋은 하늘 아래서 또 뵙겠습니다.

  • 정기양

    2018.09.16 20:17

    즐거운 관측기 감사합니다.
    볼 것은 참 많은데 날씨도 시간도 아쉽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8.09.17 22:56

    이번엔 일정이 어떻게 잘 맞아서 좋은 하늘 보고 왔는데, 갈수록 시간도 하늘도 잘 맞추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음달엔 함께 좋은 장소에서 맑은 밤을 보면 좋겠습니다 ^^

  • 김승희

    2018.09.19 21:23

    UuuuuuuuuuuuuuuuuuuuuuuuuuuuWaaaaaaaaaaaaaaaaaaaaaaaaa~~~~~~
    정말 대단한!!! 관측기 같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8.09.20 09:44

    으흐흐 이정도면 숨고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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