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71111 전남해남고천암 관측후기
  • 조회 수: 3140, 2017-11-26 00:30:56(2017-11-22)
  • 관측지 : 해남 고천암

    관측일 : 2017년 11월 1120:40~ 00:40

    관측장비 : 18인치 돕소니언 스카이워처

    ▣ 아이피스 : 24mm 미드5000, 14mm ES 100도

    ▣ 관측후기


      하늘이 좋다.


     낮에 불던 바람도 오후가 깊어가는 잦아든다. 조금은 춥기는 하지만 한겨울에도 몇시간씩 관측하는 거에 비하면 훌륭한 날씨다.

     미세먼지가 있다고 했으나 저녁엔 대부분 물러간단다.


     출동하자.

     날씨가 좋으면 망설일필요도 없이 무작정나가는 거다.


     18인치로 해남 고천암에서 관측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출산 경포대는 좋긴하나 하나의 가로등과 주변 월출산으로 시야가 그리 넓지는 않지만 이곳 고천암은 동서남북 막힌 산이 없어 고도가 낮은 별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좋아...."


    일전에 필터교환기를 장착해놓고 한번도 사용해 보질 못했는데....

    성운을 중심으로 관측을 해보자는 계획으로 무거운 거포를 들고 고천암 철새도래지로 떠난다.

    한번도, 또는 제대로 보지 못했던 성운들을 이참에 볼냥으로........


    1. 마차부 : ngc1907(oc), ic417, ngc1931, 1893(oc)

    ic417을 겨눈다. 주변 메세에 산개성단을 기점으로 해서 호핑을 한다.

    m38 옆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산개성단 ngc1907이 보이고 옆으로 스타호핑을 해 ic417 별무리를 찾았다. 바로 아래 성운을 겨누어 필터스위치 uhc, o3필터를 번갈아가며 색감, 아니 명암을 관찰한다.


    ".......꽤 어두운걸"


    명암차이가 느껴진다. 그런데 만족스럽지 않다.


    바로 이어 ngc1893 별무리를 찾는다. 여긴 더 안보인다. 명암 구분조차 안된다.

    다시 m36으로 내려가서 조금씩 호핑하며 ngc1931을 겨눈다.


    "흠.....아까보다 확연한 명암이 구분되네"

    (ngc1931)


     2. 카시오페아 : ngc281(pacman성운), ic59, 63(gamma nebula)

    Pacman성운을 겨눈다.

    쉽게 대상을 찾아 주변시로 색상과 명암을 느껴보려한다.


    "오호....성운이 보이네"


    몇개의 밝은 별 주변으로 희뿌연 안개가 서로 다른 색으로 명암을 만들어 내 눈앞에 다가온다.

    (ngc281)


    다시 카시오페아 감마별 NAVI을 아이피스안에 넣고 주변 IC59와 63을 찾아본다.

    호핑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았으나 생각했던대로 보이지 않는다. 10등급의 성운인지라 역시 어렵다.


    3. 백조 : 베일성운(ngc6960, ngc6992), crescent성운(ngc6888), 펠리컨성운(ic5070)

    12인치 돕에서도 필터없이 관측이 가능했던 베일성운의 모습은 어떨까 기대를 갖고 겨누어 본다

    O3필터로 동서베일성운을 보았다.


    " 와우~"


    제트기가 지나간 흔적처럼 길다른 연기가 보인다. 단순히 연기를 넘어 베일성운 특유이 실선들이 보인다.

    주변과 확연한 색차이를 보여주며 검은우주와 실줄무늬를 간직한 희멀건 베일성운이 아이피스 구석을 꽉 채운다.

    (베일성운)


    다시 백조의 심장으로 돌아와서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파인더상에 감마별 아래 조그만 별무리들이 보이는데 그것이 바로 crescent초승달성운이다.

    기대를 갖고 아이피스를 쳐다본다


    " 와..미치겠네"


    관측이래 처음 본 대상이다. 밝은 별 주변으로 성운이 반달모양으로 감싸있다.

    몇분을 그렇게 넉놓고 직경 2센티 아이피스안에 보이는 7.4등급의 성운을 감상했다.

    o3필터의 위력이 실감난다.

    있을때와 없을때를 필터스위치를 번갈아 가며 비교했는데 역시나 필터가 없을때는 명암구분이 아예 안되지만 uhc에 이어 o3까지는 명암의 농도가 깊어진다.

    (ngc6888)


    유명한 대상인 펠리컨성운을 조준한다. 워낙에 커 저배율아이피스로 관측을 해야한다.

    내가 가진 저배율이라고는 24mm가 전부인데.....보일까?

    아이피스에 담아본다.


    "그냥 별만 있네. 성운은 어디간겨"


    그때 아이피스를 옆대상으로 조금 이동해보았다.


    "어라. 여기는 아까랑은 농도가 다르네...."


    그때부터 다른 곳으로 이동해보며 비교관측해 보았다. 그렇다.

    펠리컨성운은 저배율 대상이기에 24mm에서는 아이피스 상 전체가 관측영역이기에 농도의 차이를 비교할 수 없으니 그것이 성운인지 그냥 밤하늘인지 구분을 할 수 없지만 옆으로 조금만 옮기면 바로 색감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펠리컨성운)


    저배율 아이피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름신이여 날 시험하지 마소서..ㅠㅜ"


     4. 페가수스 : ngc7331(gx)

    여러번 찾아본 대상이라 관측목적은 역시 주변 스테반5중주를 보기 위함이다.

    스테반5중주의 좌표를 알려주는 몽학선생은하로 칭해본다. 또 이 은하 넘어 또 다른 은하도 관측해 본다.


    "............" 


    아무리 눈알을 굴리고 끄게 뜨고 주변시를 활용해봐도 솜뭉치 한털로 안보인다.

    (ngc7331)



     5. 오리온 : ngc2024(불꽃성운), ngc2023(dn),  ic434(dn/말머리성운), ngc1975(dn/nebula), lower's nebula(dn)

    말머리 성운을 감히 겨누어본다.

    제타별 주변으로 그 유명한 말머리성운과 불꽃성운이 있지만 우리 눈에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대상이라 사진외에는 눈으로 감상을 해본적이 없다.


    "오메....불꽃이 타오르는 모습이 보이네"


    제타별 바로 옆으로 불꽃성운이 눈이 들어온다.

    성운내부에 암흑물질로 인해 진짜로 불꽃을 연상시킨다.

    (ngc2024)


    반대쪽으로는 ngc2023 또한 농도의 차이로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쉬운거 말머리는 없다.

    누가 목을 쳐서 가져갔는지 말머리성운은 시야에 나타나질 않는다.


    "ㅠㅜㅠㅜㅠㅜㅠㅜㅠ"


    다시금 눈도 쉴겸 오리온대성운으로 눈을 호강시키고 바로 옆 ngc1975로 대상을 옮긴다.

    이것 또한 확연한 농도차이로 밝은 별들 주변을 휘감고 있다.

    (ngc1975 왼쪽 작은 성운)


    오리온 팔 부분으로 옮겨 lower's성운을 찾는다.

    호핑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 관측하지만 쉽게 보이지는 않는다. 실패 인정


     6. 쌍둥이 : ngc2392(에스키모성운 pn), ngc2395(oc), abell21(메듀사성운 pn)

    에스키모 성운을 간단히 찾고 일전에 별무리 관측으로만 끝났던 메듀사성운을 조준한다.

    먼저 산개성단 ngc2395를 찾은 다음 아래로 조금 내려간다.


    "오호라..."


    여러개의 별무리 주변으로 반원의 구름기운이 느껴진다.

    농도의 차이가 다른 성운보다 확연하지 않지만 반원으로 느껴지니 이 정도면 제대로 관측이 된것이지.

    (메듀사성운 abell21)


    7. 외뿔소 : ngc2237(장미성운), ngc2264(크리스마스트리 성운)

    오리온자리와 쌍둥이자리를 관측하니 외뿔소자리가 꾸역꾸역 올라온다.

    지리적 이점으로 낮은 고도의 별자리 관측도 별 무리가 없다.

    사진촬영 별지기들의 단골메뉴인 장미성운을 겨눈다.


    " 와....장미다!!"


    대 만족이다.

    중앙에 보석같이 별들이 촘촘이 빛나고 주변에 원형의 모습을 띈 성운기가 꽃잎이 되어 내 눈에 들어온다.


    확연한 흑백의 물질들이 한송이 장미가 되어 처음으로 내게 선물이 되어 오는 순간이다.

    (장미성운)


    이어 크리스마스트리성운으로 가본다.

    중앙에 유독 빛나는 별 때문이었을까?

    확연한 농도가 명암의 경계가 그렇게 분명하지는 않다.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필터와 대구경의 매리트는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자위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크리스마스트리성운)


    8. 조각가 : ngc247(gx), ngc253(gx), ngc288(gc)

    서서히 저물어가는 고래자리 아래 조각가자리를 겨눈다.

    베타별을 기점으로 서서히 아래로 호핑하여 9.1등급의 나선은하를 찾고,

    다시 아래로 호핑하여 비교적 밝은 7.2등급의 나선은하 Sculptor은하를 찾았다.


    "깜짝이야...은하가 뭐 이래 크대?"


    아이피스에 꼭 찬다. 아이피스 위 아래 끝으로 걸릴정도로 은하의 크기에 놀랬다.

    고래자리 특성상 충분히 남중할 수 없어 지상 광해 영향으로 나선팔 등이 농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큼지막한 은하가 수백만광년을 내달으며 내 눈앞에 목격되는 순간이라 생각하니 역시나 나는 또 다시 별들앞에 숙연해진다.

    (ngc247)


    (ngc253)


    바로 옆으로 호핑해 이동하니 희뿌연 구름덩어리 ngc288이 보인다.

    고배율 아이피스로 바꿔 보니 별들이 분해되어 보인다. 전형적인 구상성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NGC288이다.


    이슬이 내린다. 파인더를 넘어 사경까지 이슬이 찬다.

    온도가 내려간다. 암막에 내렸던 이슬은 어느새 새하얗게 서리로 변해 있었다.


    저녁을 안먹은터라 정오가 되어서야 컵라면을 꺼내고 보온병에 담아온 물을 부어 먹었다.

    삼각김밥도 먹고.....


    그렇게 나 별지기는 인적없는 해남 고천암 어느 장소에서 겁도 없이 밤 늦도록 그저 별과 한몸이 되어갔다.





    암막과 자동차에 내린 이슬은 어느새 새하얀 서리로 얼어있었다.





    Profile

댓글 8

  • 김남희

    2017.11.22 22:30

    " 와..미치겠네"
    이 한마디가 가슴을 치는군요.현장감 넘치는 관측기입니다. ㅎ
  • 김철규

    2017.11.23 11:37

    박진감 넘치는 스펙타클한 관측기네요. 그 밤의 열기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
  • 최윤호

    2017.11.23 17:07

    스타파티때 존안을 뵈어 매우 반가웠습니다. 위 관측기의 감탄사를 직접 현장에서 들음에 열정이 더욱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비록 멀리 있지만 가끔 시간을 내시어 또 다시 뵐 날을 기대합니다.
  • 김민회

    2017.11.23 20:01

    긴박감 넘치는 소설같은 관측기 ~  잘 봤슈!  범인 못 찾을까봐 손에 땀도 났네유.

  • 김재곤

    2017.11.24 02:02

    글 느낌의 보니, 굉장히 재밌는 관측회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굴 못 뵌게 더 아쉬워 지네요.
  • Profile

    김영주

    2017.11.24 02:26

    좋은 의견들에 많은 격려가 됩니다.
    자주자주 뵙고 싶습니다. 스타파티때의 감동과 배려에 많이 감사했죠? 또하나의 존재이유가 생긴듯하네요
  • 조강욱

    2017.11.25 06:19

    성운을 좋아하시는군요 ^^
    저에게는 참 어려운 대상이 성운인 것 같습니다 ㅎ
  • Profile

    김영주

    2017.11.26 00:30

    필터스위치 사놓고 한번도 못쓰다 이날 처음 사용하는거라 성능테스트겸 해서 성운만 봤네요^^
    많이 부족합니다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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