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Backyard 관측자 근황
  • 조회 수: 5822, 2017-04-29 02:13:56(2017-04-20)

  • 1. 생존

    매일 아침 일어나서 점심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간다

    학과 수업이 있는 날은 종일 수업을 듣고 숙제를 받아 오고

    학과 수업이 없는 날은 9시부터 3시까지 학교에서 하는 영어 수업을 듣는다

    3시에 영어수업이나 학과수업이 끝나면

    매일 학교 사무실에서 마케팅 담당 인턴으로 일한다

    전세계 신규 에이전트 정보 수집, 새로운 유학생 유치를 위한 PPT 폼나게 만들기,

    각종 마케팅 자료 작성, 졸업생 취업통계 분석 등이 하는 일이다

    한국에서는 어짜피 정시 퇴근 못하는거 8시간짜리 일을 12시간으로 늘려서 하기도 했는데

    여기서는 퇴근 시간이 되었는데 집에 안가면 '일 못하는 애'로 동료들의 걱정거리가 된다

    초 집중해서 일을 하다보니..

    7 to 10을 하던 한국에서의 생활보단 근무시간은 적지만

    다국적 영어 알아들으려 애쓰느라, 시간 내에 성과 내느라 

    배터리 조기 방전으로

    집에 오면 그냥 쓰러져 잔다



    2. 하늘

    날씨가 별로 좋지 않다

    어떨때는 한국보다 오히려 구름이 더 많은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래도 맑은 날은 정말 맑다. 미세먼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뉴질랜드의 최대 도시인 오클랜드에 산다 해도 

    인구 규모나 산업의 수준은 한국의 중소도시 수준이다. 따라서 광해도 그만큼..
    며칠 전엔 새벽에 화장실 생각에 깼다가 잠시 마당에 나가 보니
    헐. 궁수자리 은하수 조각이 보인다. 물론 흔적만.


    3. 공개관측회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 후엔 절대로 공관을 주최하지 않았다
    누가 불러도 웬만하면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 망원경은 소중하니까 말이다
    오클랜드에서,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스스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공개관측회를 열었다
    달과 목성, 남십자, 오리온, 보석상자, 오메가 센타우리...
    이십여년 별 팔던 내공으로 최선을 다해서..
    나도 여기서 생활하려면 듣보잡을 벗어나야 하니깐 말이다
    (결국, 목성을 사랑한 어떤 어린이가 Ethos에 선명한 지문을 남겼다)

    공관1.jpg


    4. 사진전
    천문연구원 천체사진전에서 그림부문에서 3년 연속으로 금상 없는 은상을 받았다
    흠.. 
    실상을 정확히 알고 있을 사람을 몇 명 알지만 굳이 물어보진 않았다
    왜 그림부문 금상은 계속 없는지, 왜 내가 계속 수상자 명단의 맨 위에 들어가는지...
    천문연 담당자께서 뉴질랜드로 상패를 보내준다 하시는데
    예산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울 부모님 댁으로 보내달라 했다
    근데.. 처음으로 Deep-sky가 아니고 
    집의 창가에 앉아서 폰에다 그린 디지털 스케치가 간택(?)이 되었다
    그것 하나는 기분이 참 좋다

    crescent_이름삭제.jpg


    5. 교정
    출판사에서 2쇄를 찍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1쇄 1천부가 다 팔릴 것이라고는 사실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간 여러 별친구들께 제보받은 오류 사항들을 2쇄 인쇄 전에 수정하려고 
    지난 주말에 이틀간 책을 다시 읽어보니
    오류 뿐 아니라 완성도 낮은 문장이 너무 많다
    (확실히 책은 모니터가 아니라 종이로 봐야 잘 보인다)
    하나씩 플래그를 붙이다 보니 출판사에 요청할 수정 사항이 147개가 되었다
    출판사에서 기절할까봐 A급 B급 C급으로 중요도를 나누어 수정 사항을 엑셀표로 만들어서 보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나보다

    교정.jpg


    6. 목성
    잔뜩 찌푸린 하늘이 보름간 계속되다가
    태풍이 함 쓸고 지나간 이후, 맑은 하늘이 찾아왔다
    집 마당(사실 Backyard는 아니고 앞마당이다)에다 망경을 펴놓고
    오메가 센타우리와 Wishing Well을 한참 보고 밑그림을 그리다가
    (↑나중에 관측지에서 스케치 완료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한국에서 지평선의 광해 속에서 그렇게 애가 타던 M83 한번 시원하게 보고 싶어서
    위치를 찾아보니 정확히 천정이다
    이런.. 망원경 돌리기 힘든건 마찬가지네.
    기대를 좀 하고 찾아보았는데
    막대는 보이는데 나선팔은 감질나게 잘 안 보인다 (집에서 봤다는게 함정)
    실망하고 자려다가 목성을 함 잡았는데..
    너무 보이는게 많고 색도 다양해서 이걸 어떻게 하지 고민하다가 폰그림을 그려보았다
    목성이 안시로 이렇게까지 보였었나? 
    아날로그든 디지털이든 확실히 스케치는 마법의 관측방법이다
    예전 선배들이 목성 스케치 200장은 해야 목성 입문이라 했는데 나는 폰으로 20장만 그려봐야지

    목성.jpg








                                                   Nightwid 無雲

댓글 21

  • 원종묵

    2017.04.20 18:13

    잘지내나요 ? 강욱님 ~ 아침부터 남반구에서 올라온 소식을 읽어보니 저 역시 기분이 좋아지네요 .. 종종 재미난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
  • 조강욱

    2017.04.26 04:33

    남반구에서 산지 6개월 정도가 되었지만 아직 변변한 여행이라고 할만한 것은 밤하늘 여행밖에 없네요 ㅎㅎㅎ

    그거라도 종종 전해드리겠습니다~~

  • 류혁

    2017.04.20 19:23

    Hi, Andy~! I am so glad to hear from you. I think you're really enjoying you life.

    The hint of Milkyway of Sagittarius in your Backyard? You are now a backyard astronomer... finally~!

    'A sky of full of stars' would be the nice music for your backyard observing session, I think. Anyway, take care... and good luck!!

    let's keep in touch~
  • 조강욱

    2017.04.26 04:38

    Hi Hyuk! How is it going?

    I'd like to enjoy my night life in NZ, but it depends on weather. ;-)

    I'm looking forward to your visit someday.

    Take care!

  • 반형준

    2017.04.20 20:22

    5번..... 뜨헉 소리가 바로 납니다.ㅋㅋㅋ 교정본으로 1권 더 구입 ㄱㄱ 2쇄 축하드립니다!!

  • 조강욱

    2017.04.26 04:38

    ㅋㅋㅋ 팔아주셔서 감사

  • Profile

    박상구

    2017.04.20 20:39

    닉네임을 Frontyard 로 변경하셔야 할 듯 ㅎㅎ부러워요.
    목성 디테일 멋지네요 ^^

  • 조강욱

    2017.04.26 05:27

    ㅎㅎㅎ Backyard 대신.. ^^;;;

  • 최윤호

    2017.04.20 21:23

    오클랜드의 맑은 일 수가 예상보다 많지는 않은 거 같군요. 그래도 목성의 디테일을 볼때 씨잉은 좋은거 같습니다. 여튼 Backyard 관측은 정말 critical하군요. 부럽습니다. 자주 근황 올려 주십시오.

  • 조강욱

    2017.04.26 04:40

    Backyard에서 많은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달과 행성들을 한국에서보다 수십배 더 많은 빈도수로 볼 수 있고

    복잡한 Deep-sky들의 밑그림을 그려 놓으면 field에서 훨씬 효율을 높일 수 있지 ㅎㅎ 

  • 김철규

    2017.04.20 22:35

    남십자, 보석상자, 오메가센타우리,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
  • 조강욱

    2017.04.26 04:41

    매일 봐도 지겹지 않습니다 ^^*

  • 홍대기

    2017.04.21 05:19

    2쇄 축하드립니다. 폰으로 그리신 목성도 참 예쁘네요~ ^^
  • 조강욱

    2017.04.26 04:41

    네 폰 목성이 은근 괜찮더라고요 ㅋ

  • 이윤행

    2017.04.21 06:36

    400배율은 가볍게 올릴 수 있는 시상에서의 목성 디테일 같네요. 부럽습니다. ^^
  • 조강욱

    2017.04.26 04:41

    400배를 올리니 별로 좋지가 않았어요.. ㅠ_ㅠ

  • 김민회

    2017.04.21 19:46

    거기 가서도 버릇(?) 남 못주고, 여럿 잠 못들게 하시는 군요. 83이 천정에라~
  • 조강욱

    2017.04.26 04:42

    그 버릇을 남에게 주면 제 지구별에서의 존재의 의미가.. ㅋㅋ

  • 박동현

    2017.04.22 01:55

    페이스 북에서도 봤지만 목성은 정말 엄청나네요. ^^
  • 조강욱

    2017.04.26 04:43

    스케치의 힘이지요

    저도 관측하며 스스로 깜짝 놀랐습니다 ㅡ,ㅡㅋ

  • 김경남

    2017.04.29 02:13

    얼마전에 사서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내용은 물론이고 책 편집이 예쁘게 잘 되었더군요!! 열정에 경의를 표 합니다.
위지윅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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