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60409 인제 - 하얗게 불태워 보자
  • 조회 수: 14147, 2018-12-27 03:32:36(2016-05-14)


  • 4월초는 일기예보가 참 잘 맞았다


    예정된 금요일 맑음이 확고하게 현실로 다가온다


    관측 D-Day 오후의 투명한 파란 하늘은 확실히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정신은 강원도로 이미 유체이탈이 된 상태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인제로 출발.



    간만에.. 아주 오랫만에 그 곳에서 별을 보았다


    여기 오기 위해서는 최소 출발인원이 필요한 단점이 있지만.. 어쨌든 보장된 하늘.


    하늘은 낮에 보았던 극한의 투명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뭐 어쨌든..  어쨌든 하늘색은 더 어둡고 무수한 잔별들은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뭐부터 볼까..



    [ M101 ]


    지난 수피령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101번을 다시 보니.. 그래도 무언가 더 잘 보인다


    장형석님은 다~ 다~~ 다~~~ 보인다고 하시는데 나는 그 정도는 아니고.. ㅠ_ㅠ


    여튼 1시간을 다시 메이크업.. 이제 더는 못하겠다


    160409_M101_Ori.JPG



    구글에서 사진을 찾아다 대조해 보니.. 


    몇시간을 그린 101번도 전체 크기의 극히 일부분일 뿐..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160409_M101_Des.JPG




    [ M83 ]


    다음은 지난 관측에서 아껴두었던 83번.


    83번의 나선팔이 호주에서처럼 돌아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만화에서나 볼법한 그 완벽한 막대나선..


    단 한번이었지만, 2010년 호주에서 83번을 관측한 이후로 내 최고의 은하는 항상 83이다


    그 뒤로 한국에서는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왠지 환상이 깨질 것 같아서?



    그러나 술 먹다가도 케찹으로 그리는 은하는 83번..


    83_k.jpg



    그래도 인제에서.. 이정도 하늘이면 북위 38도 지평선 바로 위의 83번이라도 최대한의 예우는 되겠지!


    160409_M83_Ori.JPG



    남쪽 나라에서 다시 제대로 그릴 거니까 대작(?)은 다음을 위해 남겨두고, 


    이번 연작에선 외로운 두 친구 83과 68을 한 장에..


    160409_M83_68_Ori.JPG




    [ M4 ]


    다음은 지난 관측에서 완성을 보지 못한 산개형(?) 구상 M4.


    그간 가볍게, 또는 교육용으로 여러번 M4를 보았지만


    4번을 볼 때마다 중심부 체인상 볼 생각만 했지


    성단 주위에 정연하게 흩뿌려진 스타체인을 볼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160410_M4_Ori.JPG



    하나씩 그 줄기를 따라가다보니


    몇년전 남희형님이 그린 하트 스케치, 그리고 안시륨이 생각났다


    안시를 위한 꽃 안시륨 ㅎㅎㅎ


    안시륨.JPG

    (출처 :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110906, 김남희作)




    [ M107 / M19 ]


    이제 뭐가 남았지? 아 거기..


    전갈 위쪽의 작은 구상들 중 남은 애들을 모두 한 장에 쓸어담는다


    작년에 62번을 그리고 남은 칸에 19번과 107번을..


    그리다 망친 좌하단 칸에는 그 망친 별들을 교묘히 활용하여 제목을 만들었다 ;;;


    분명 같은 메시에인데 인지도도 인기도 낮은 아이들..


    사실 모양은 다 특징이 있지만, 아쉽지만 끌리는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닌 그런..


    어쨋든 이렇게 또 한 구역을 마무리했다 (뱀주인~전갈 위쪽 구상들)


    아마도 전 하늘의 메시에 중에 가장 소외받는 그룹일 것이다.


    1604010_M19_107_62_Ori.JPG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나보다


    스케치가 이어질수록 점점 집중력이 떨어지고 점이 동그랗게 되질 않는다


    이 재미있는 것을 하는데도 말이야..


    하지만 그 순간에도 별은 흐르고 태양도 조금씩 더 지평선에 가까워온다


    5분에 한번씩 정신을 다잡으며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박명을 기다린다


    500_20160514_035417.jpg



    체력과 집중력이 한계에 다다른지 한참 뒤,


    졸며 관측하며 23번의 점을 찍는 사이


    기다리던 박명이 되었다



    휴.. 다행인가?


    편하게 앉기는 불편한 관측 의자에 길게 앉아서, 


    담배연기 한모금에 그대로 잠이 들었다


    vestil.jpg




    이렇게 밤새도록 온전히 집중하여 에너지를 쏟아야만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취미라니..


    우리는 참 어려운 길을 가고 있나보다



    joe.jpg

    (이미지 출처 : 구글검색, '내일의 죠' 마지막 씬)






                                    Nightwid 無雲


댓글 8

  • 김재곤

    2016.05.14 20:08

    강욱씨의 마지막 피치가 존경스럽습니다.
  • 조강욱

    2016.05.16 22:35

    지겨워서 빨리 끝내 버리려고요.. ^^;;

  • 천세환

    2016.05.15 07:44

    잘 읽었습니다. 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밤하늘에 대한 열정, 자신만의 목표를 향해 수년 동안 쏟아 부은 노력, 그리고 높은 관측 집중력에 대해 느끼고 배우고 있습니다.

    m83은 저도 항상 동경하는 대상입니다. 비록 인지도는 주변에 있는 m104, 처녀자리 은하단보다 높지 않지만 중심 막대에서 강하게 뻗어나온 나선팔의 모습이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또 낮은 남중고도 때문에 대한민국 아무 곳에서나 그 매력적인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도 맘에 드네요.

  • 조강욱

    2016.05.16 22:36

    83번의 매력은 말씀하신 바와 같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그 중 하나이지요 ㅠ_ㅠ

    별보기의 감질맛을 잘 보여주는 대상이라고 할까요.. ㅎ;;;

  • Profile

    장형석

    2016.05.16 23:00

    전 모든걸 쏟아붓는 관측을 해본게 언제일지..ㅎ

    ...

    강욱님의 리키이시나 카를로스는 어떤 대상일까요? ㅎ
  • 조강욱

    2016.05.17 02:29

    나의 카를로스는 무엇일까? 흠..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별나라에서의 나의 카를로스는 맹목적이기까지 한 관측에의 집착이 아닐까 하네요 ㅎ

    굳이 특정 대상을 생각해 본다면.. 


    LMC? ㅎㅎㅎㅎ

  • 김민회

    2016.05.17 20:05

    화이팅!
  • 양승희

    2018.12.27 03:32

    책보고 큐알코드 타고 왔습니다.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에요. 잘읽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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