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508 홍염의 매력은? -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것
  • 조회 수: 2787, 2015-09-11 00:59:41(2015-09-06)

  • 우리나라 여름 날씨는 정말 답이 없다. 별쟁이 입장에서 말이지..

     

    5월까지는 맑은 날이 많았는데, 그 이후로는 주말에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한솔형님이 814일 임시공휴일에 홍천에 가신다 하여 무조건 따라나섰다

     

    날씨는 오리무중이었는데 몇 달을 굶으니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으려고..

     

    그리고 밤날씨 예보에 능한 한솔 기상청에서 추진하는 건인데 최소한 본전은 뽑겠지 하는 생각으로..

     

    원래 다음날 하계교원연수 강의로 소백산에 가야 하여 아침 일찍부터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겸사겸사 홍천 찍고 다음날 소백산까지.. 2박 관측을 위해 그동안 모아 두었던 포인트 대 방출!

     

     

    고속도로 무료의 여파인지 끝없는 차량의 행렬을 헤치고 겨우 홍천에 도착하여 하늘을 보니

     

    다행히 아직 하늘이 열리지 않았다

     

    그 하늘에도 배고픈 별쟁이들이 이미 여럿이서 대기중.

     

    홍천 뿐이 아니라 청옥산에도 광덕산에도 아홉싸리재에도

     

    기아에 허덕이는 불쌍한 사람들(?)..

     

     

    한참을 기다리다가 이거 영 빨리 개일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치맥이라도 하면서 기다리자고 읍내의 치킨집에 배달을 시켰다

     

    (이 깡촌까지 진짜 오더라..)

     

     

    한솔형님 잘 먹겠습니다~

     

    20150814_224813.jpg

         

    20150814_224848.jpg


    20150814_224859.jpg


    20150814_224914.jpg


    12시쯤, 하늘 개었나 한 번 보자고 밖에 나갔는데

     

    이게 웬걸, 갑자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세팅도 완벽하게 해놨는데.. 이걸 어떡하지.. 고민하는 중에 비가 더 쏟아진다

     


    꽝!

     

    다른 분들도 치맥 하다 말고 전력질주 하여 망경 해체에 바쁘다

     

     

    별 보는 사람이야 관측지에서 언제든 꽝을 맞을 수 있지만

     

    어지간하면 비는 안 맞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개었다

     

    PST를 꺼내서 하늘을 보니 오늘 홍염이 대박이다

     

    20150815_084258.jpg

     

     

    남희형님 쿼크로 태양을 보니.. 이거 진짜 사진 붙여 놓은게 아닐까 싶을 만큼 기가 막힌다

     

    너무 잘 보여서 현실감이 잘 들지 않는다

     

    딴 생각 말고 있는 거나 잘 봐야지..

     

     

     

    아침 먹고 소백산으로 출발.

     

    전국 천문대 중에 최고일 소백산천문대 밥을 점심부터 먹으려면 부지런히 가야 한다

     

     

    정오에 죽령 휴게소 도착, 공원 출입차량 표지판을 받고 소백산 임도를 오른다

     

    땡볓이라 등산객도 별로 없다


    20150815_124744.jpg


     

    울창한 국립공원 산길을 운전해서 오르는 맛은 정말로 환상적이다

     

    (비켜 서야 하는 등산객들에게 항상 미안하긴 하지만..)

     

     

    강사용 VIP 숙소. 이거 좋구만~~~

     

    20150815_134336.jpg

     

     

    밥값 침대값 해야지.. 태양이 보이길래 바로 관측 준비.

     

    20150815_133209.jpg


    20150815_150139.jpg

     

       

    아침에 보던 홍염이 점점 커져서

     

    10시 방향에는 비스듬히 누운 정원수 같은 모양이 되어 있었다


    소백산천문대.jpeg

     

    어제 관측도 꽝 났는데 이거라도 그려보자..

     

    150815 홍염.jpg

     

     

    밤에는, 기적적으로 맑은 하늘이 펼쳐졌다

     

    강사로 간 것이라 내 관측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그 만나기 어려운 소백산의 은하수를 접견하니 감개가 무량하다

     

    밤하늘 그 어떤 대상이 은하수보다 아름다울까?

     

    그저 우리은하 중심 방향을 쳐다보는 것 뿐일텐데 말이야....

     

     

     

    일주일 뒤 주말, 잠시 여유시간이 생겨서 집 앞 공터에 짐을 풀었다


    20150823_145925.jpg

     

    원래 태양이 이 정도는 보이는 걸까?

     

    오늘도 여기저기서 난리다


    20150823_152809.jpg

      

    5시 방향의 홍염은 그간 내가 본 애들 중에 가장 대규모가 아닐까 싶다

     

    같은 날 최정규님도 인천 어딘가에서 같은 아이를 보셨다 (내가 보기 6시간쯤 전의 모습이다)

     

    http://cafe.naver.com/skyguide/160242

     


    나는 그 애들에게 Metropolis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공교롭게도 거의 대칭으로 네 방향으로 홍염이 있어서 4분할 스케치를 만들려고 했는데

     

    마지막 아이를 그리려니 구름 때문에 더 이상 그릴 수가 없다

     

    한 시간을 더 기다리다 철수.

     

    150823 홍염.jpg

     

     

    홍염 관측의 매력은, 지금이 아니면 똑같은 아이는 절대로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홍염을 관측할 때마다 이름을 지어준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

     

     

     

     

    철수하려는데 예별이가 놀러왔다

     

    태양이 지금 안 보인다고 하니, 저기 있지 않냐며 육안 관측 스케치 한 장!

     

    20150823_163543.jpg

     

    이름이 예별인데 이 정도는 해야지 ^^*

     

    20150823_163518.jpg    

     

     

     

                        




                                              Nightwid 無雲

     

     

댓글 10

  • 김철규

    2015.09.07 00:33

    그날 별고픔이 아닌 배고픔을 채우셨군요. ㅋ 그래도 화기애애하고 풍성해 보이는 분위기 좋네요. 쿼크는 언제쯤 눈동냥 기회가 올지....
  • 조강욱

    2015.09.07 23:12

    별고픔은 다음날 좀 채웠습니다.. ^^;

    쿼크는.. 오래 안 보는 것이 좋을수도. ㅎㅎㅎ

  • 김민회

    2015.09.07 07:47

    천고마비의 계절입니다. 닭도 살 찌고, 마~ 비도. . 안 오겄지요. 가을엔.
    기상청 운동회 날 비가 온 부끄러운 한 때 였어요. 그날은
  • 조강욱

    2015.09.07 23:13

    어짜피 꽝도 확률이니

    앞으로 꽝이 안 나올 보험 같은 거라도 생각해야죠 ㅎ;;

  • Profile

    김태환

    2015.09.07 08:11

    태양 보고있는 사진좀 써도 되요?
  • 조강욱

    2015.09.07 23:13

    맘대로 쓰세요~~~

    근데 모델이 쫌.. ㅡ_ㅜ

  • Profile

    장형석

    2015.09.07 19:15

    ㅎㅎ 광덕산에 별비가 내리던 날에.. 홍천은 치맥이 내렸군요..

    쿼크... Daystar가 Quark 하나로 대박을 치는군요 ㅎ (3인자였는데..;;;)
  • 조강욱

    2015.09.07 23:15

    광덕산에 이슬폭탄이 내렸단 소식을 들었는데

    이슬비? 별비? 무엇이 맞는 것인지 아리송한데요 ㅎㅎㅎ

     

    Daystar가 코로나도 룬트에 이은 3인자란 말씀인가요?

    쿼크는 확실히 놀라운 상이긴 한데..

    우선 있는 장비나 열심히 쓸랍니다.. ^^;;;

    홍염 200개만 그려보고 생각하죠 머~

  • Profile

    장형석

    2015.09.07 23:30

    이슬도.. 별똥별도.. 잠도.. 내렸지만... ㅎ

    저는 그냥 좋은것만 기억하렵니다. ㅎㅎ


    장비야 뭐 있는거 쓰는게 최고지만... 요즘따라 이래저래 지르는게 많네요..;;;


    쿼크는 생각없고... 요즘은 홍미노트2 & 기어 S2가 끌리는군요.. ㅎ

  • 박동현

    2015.09.11 00:59

    불타는 소나무, 내 사랑을 받아줘. 이름이 절묘합니다. 너무 재밌어요. 내 사랑을 받아줘는 정말 최고! 저도 쿼크 구경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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