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밤하늘을 품에 안은 천문인마을(1)
  • 조회 수: 2779, 2015-03-25 21:36:25(2015-03-24)
  • 밤하늘을 품에 안은 천문인마을(1)

    1.     심장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는 시간(M/M)

     

    안녕하세요. 임광배입니다.

     

    늦게 후기를 올리게 되어 잘 들어가셨는지 여쭙기가 민망합니다. ^^

    벌써 3년째입니다. 메시에 마라톤을 하게 되는 것은.

     

    2013년 별삼이(옵세션 망갱이)를 집에 들이고 처음 참가한 메시에 마라톤은

    이전에 제가 작성한 후기에도 있지만 정말 준비를 많이 하고 애를 많이 썼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냥 마라톤 당일은 날씨가 좋지 않아 여명이 찾아오는 아침까지 완주하지 못했지만

    준비하는 시간동안 보냈던 밤하늘과 노력들이 결국은 이미 완주를 한 것이라는 느낌을 뒤늦게 받았었습니다.

     

    2014년 메시에 마라톤은 역시 천문행사가 계획되면 어김없이 맑던 하늘도 흐려진다는 속설처럼

    악화된 날씨로 취소되어 그 다음날 김철규님과 함께 청옥산에서 진행했었습니다. 이날은 정말 날이 좋아서 제대로 된 완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이날 보지못한 대상은 77, 74, 30 입니다.)

     

    지나고 생각하보면 이 짓(?)을 왜하는가?는 물음이 계속 생깁니다. 물론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밤하늘에 대한 나의 열정이 아직 그대로구나

    무슨 특별한 목적보다는 나를 다시한번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것이 가장 맞는 답변 같습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밤새 목이 꺽어질 듯 하늘만 쳐다보고 요가자세로 허리가 끊어질 듯하지만

    작은 파인더를 통해 밤길을 찾고 아이피스를 통해 그렇게 보고 싶던 녀석들을 만나며,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치는 시간이기 때문에 너무 값진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5321드뎌어 3년째 마라톤을 참가하게 됩니다. 올해 마라톤은 예전과 다르게 준비다운 준비도 하지 못하고 바뀐 업무에 치어 두어달 동안 별생각은 잠시 잊어두고 살다가 참가한 것이라 더욱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정말 많은 분들이 참가하시어 시작 전부터 그 열기가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넓게만 보이던 천문인마을 마당이 그렇게 좁게 느껴졌다고 하면 믿으시겠지요? ^^

     

    본격적으로 대회가 시작되고

    이제 3번째 하는 것인 만큼 조금 여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망갱이를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서쪽으로 기울고 있는 대상들로 눈을 돌리지만 역시나 몇 번을 해도 메시에 마라톤은 여유가 없습니다. 관측대상들은 나를 기다려주기보다는 항상 먼저 달아나기 바쁘거든요.

     

    시간대별 관측한 내용은 이미 후기를 올려주신 분들과 대동소이 하여 살짝 건너뛰겠습니다.

     

    이번 메시에에서 보지 못한 대상은 77, 74, 33, 110, 55, 75, 2, 72, 73, 30 입니다.

     

    예전에 강욱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날이 좀 흐리멍텅 해야 더 애간장을 태우며 뒷심을 발휘하기도 하고 오기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하면서 날일 꼬박새웠지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처녀자리 은하단을 정복했을 때, 마지막으로 파스텔톤은 하늘을 배경삼아 보이던 M15을 찾았을 때도 아닌, 밝아오는 여명을 몸으로 맞으며 망원경에서 손을 내려놓고 의자에 털썩 앉아 기댈 때였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충만감과 여유를 함께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고 할까요.

     

    경력도 얼마안되지만 제가 생각하는 마라톤은 이런 순간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이라는 생각이듭니다.

     

    중독성이 강한 만큼 처음 맛보지 않았다면 계속 구미가 안당길 것이지만, 한번 맛들이면

    헤어 나올 수가 없는 그런 것입니다.

     

    행사 준비하시느라 고생하신 김남희님을 비롯한 회원님들과 참가/참관 하신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든 즐거운 시간이라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는 또 참가할 수 있겠죠^^

     

    감사합니다.

     

    PS. 밤하늘을 품에 안은 천문인마을(1) 1탄은 요기까지 입니다.

        마라톤 행사가 끝나고 저는 하루 더 천문인 마을에서 관측하게되었는데

        이날 하늘이 대박이었습니다. 허셜대상 69개를 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2탄에서 다루겠습니다.^^

    Profile

댓글 14

  • 반형준

    2015.03.24 22:43

    2탄이 기대되네요~ 체력도 상당하십니다~~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26

    체력은 딸리지만 기회왔을 때, 잡아야죠. 밤하늘은 기다려주지 않잖아요^^

    마라톤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고범규

    2015.03.24 22:45

    입상자발표때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입상소감을 남기신 분이 바로 임광배님이셨군요.
    다들 정말 대단하셨습니다.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28

    2등 아쉽겠지만 정말 수고많으셨고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주셨습니다.

    역시 김남희님 말씀처럼 엉덩이 오래 붙이고 끝까지 버티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년엔 우승하시길 기대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3.24 23:25

    삼일밖에 안지났는데 늦은 후기라니요 ㅎㅎ 전 아직 안올렸는데 ^^;
    마라톤을 마치고 의자에 앉아있던 광배님 표정이 모든 과정을 말해주고 있더군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30

    그 초췌한 모습을 그렇게 알흠답게 표현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박상구님 옆에서 함께 봤으면 좀더 분발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림만 잘 그리시는 줄 알았는데 호핑까지 ^^ 다재다능하세요.

    그래도 올해는 아이피스 호핑 제대로 해본 것 같습니다.

  • Profile

    장형석

    2015.03.24 23:28

    저는 정리도 못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항상 빨리 쓰던 습관은... 치악산에 두고왔나 봅니다..ㅠ.ㅠ
    밤에 올릴수 있도록 노력해봐야죠 ㅎ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31

    치악산 등반까지 도대체 몸에 여분의 밧데리가 있으신건가요??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사진 찍고 좋은 얘기 많이 해주시고 즐거운 시간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레오 2, 3 저도 보여주세요.

    그나저나 집에 망갱이 16인치는 언제쯤 말씀하시려구요?

  • 김철규

    2015.03.24 23:39

    69개 !!! 그날 같이 할 수 없었던게 눈물이 납니다. ㅠㅠ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33

    정말 아쉬웠어요. 형님도 그날 함께 보셨어야 하는데...

    장담 컨데 개인적으로 쵝오의 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투명도, 시잉, 바람 모든 것이 딱 맞아 떨어졌거든요.

    행성/은하/성단/성운 뭐하나 모조란 것이 없는 참 퍼펙트한 날이었어요^^

    혼자보기 정말 아쉽운 밤~~~

  • 이원세

    2015.03.25 01:39

    광배씨 열정에 박수를!!!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34

    원세 형님도 잘 들어가셨는지요? 제 옆에서 묵묵히 찾아보시는 모습 ...

    너무 진지하셨어요.

    빨간 필름 덤으로 얻고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꼭 100개 이상 성공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필드에서 뵈요~

  • 조강욱

    2015.03.25 02:39

    '밝아오는 여명을 몸으로 맞으며 망원경에서 손을 내려놓고 의자에 털썩 앉아 기댈 때'
    그 기분은 MM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카타르시스이죠,, ^^*
    내년에는 저도 같이 의자에 털썩 앉을 수 있도록 캠핑 의자를 하나 준비해야 할까요?
    관측용 의자에 털썩 앉았다가는 넘어집니다.. ㅎ;;;
  • Profile

    임광배

    2015.03.25 21:36

    관측용 의자가 생각보다 잘 견뎌서 넘어지지는 않아요^^

    개기일식과 오로라~~~

    이번엔 어떤 여행스케치를 풀어 놓을 지 사뭇기대가 됩니다.

     

    그래도 강욱형님 없으니 좀 아쉬웠습니다. 내년엔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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