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No 성도, No 파인더로 도전한 메시에마라톤 후기입니다.
  • 고범규
    조회 수: 2974, 2015-03-26 00:56:20(2015-03-23)
  • 어제 처음으로 천문인마을에서 열린 메시에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그동안의 관측은 거의 나홀로 관측이거나, 많아봐야 4~5분 정도의 소수인원이

    모인 자리에서 주로 관측을 했었기에 관측지에 차량이 이렇게 많이 모인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어제는 황사와 연무로 인해 대기상태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행사진행을 맡으신 김남희님 말씀으로는 메시에마라톤을 하면서 날씨가 좋았던적이

    거의 없었다고 하네요.      별하늘지기의 운영진이신 안해도님 말씀으로는 메시에마라톤

    말고도 천문행사를 열었다하면 하늘이 흐려지는것이 거의 징크스라고 합니다. ^^;

    하룻밤내내 천정부근에서조차 4.5등급의 별이 거의 보일락말락할 정도였고,

    가장 하늘이 좋았을때조차도 4.8등급 정도의 별이 간신히 보이는 정도로 연천 장남면은

    커녕 강서중학교의 맑은날 정도와 비교될락 말락할 정도로 하늘이 썩 좋은편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성도와 파인더없이 메시에마라톤에 도전한다고 했었는데, 괜히 질렀다는 후회가

    살짝 몰려오더군요...  ;;;

    원래 혼자 관측할때는 거의 최상의 조건에서 관측을 해왔었고, 그러한 환경에서 대상을

    탐색할때 사용하는 플랜A는 관측대상을 직접 육안으로 식별해 한방에 도입하거나,

    그 대상과 가장 가까운 5.9등급 안쪽의 별을 시야안에 도입한 다음에 대상을 찾는 것인데,

    어제와 같은 여건에서는 몇 개의 대상을 제외하고는 전혀 불가였습니다.  

    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M1, 4, 41, 44, 45, 47등의 대상들입니다.  


    그렇다면 플랜B~

    대상에서 조금 더 떨어져있는 4등급 이상의 별에서 별들및 은하의 줄기를 따라서 호핑하는

    방법인데,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마카리안 체인을 비롯하여, M63, 83, 92, 101, 106등등이었으나, 

    이 방법 역시 상당수의 대상들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ㅎ.....

    특히나 원래는 플랜A였던 M31이 플랜 B로 수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플랜C!!

    그냥 대충 감으로 특정장소를 찍은 다음에 무작정 빗자루로 천천히 쓸어가듯 관측하는

    방법인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성공한 대상의 예로는 M3, 14등이었습니다.

    특히 길잡이별이 전혀 보이지 않았었던 새벽 3~4시경에 전갈자리와 궁수자리쪽을 훑을때는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궁리끝에 생각해낸 것이 플랜D!!    역주행이었습니다. 

    궁수-방패자리의 대상을 관측할때는 항상 M8-20-21-24-18-17-16을 거쳐 몇군데의 성협과

    별무리를 지나 26및 11로 옮겨가곤 했는데, 궁수자리의 별들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았던

    어제 새벽의 조건에서는 그렇게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잘보이는

    독수리자리의 주둥이에 해당하는 람다별에서 시작하여M11-26-은하수내의 별무리를 거쳐

    역주행을 했습니다.     옆에서 안해도님이 농담삼아 이야기했지만, 이때 누군가 툭하고

    경통을 건드리면 처음부터 다시해야 하는 참사가 벌어지지요.   ^^;

    플랜C와 D를 배합한 플랜E까지 쏟아낸끝에 독수리자리에서부터 궁수주전자 밑바닥의 대상들까지

    겨우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한잠 자고 새벽3시쯤 다시 나와서 하늘을 보았을땐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새벽4시가 넘어가면서 하늘이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무렵에 72,73, 30과 뜻하지도 않게 저녁무렵에 놓쳤던 대상들을 제외하고

    최종결과는 103개를 찾았습니다.    시상식때 어느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밝아오는 하늘에 하얗게 빛나는 대상을 찾았을때 느끼는 희열감은 좋은 관측지에서

    대상을 편하게 관측할때에는 느낄 수 없는 메시에마라톤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의 메시에마라톤은 김남희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단한 실력을 지닌 분들이 대거

    참석해서 어제의 그 하늘에서도 100개 이상을 찾은 사람이 4명이나 있었습니다.

    어제 입상권에 있었던 분들의 실력들과 끈기라면 정말 좋은 여건에서는 모두 109개를 찾아내고도

    남겠더군요.


    멋진 메시에마라톤을 기획해주신 조강욱님과 행사진행과 강의등을 맡아주셨던

    김남희님, 김철규님, 부산에서 오신 박한규님께 감사드리고, 1등하신 박진우님 축하드립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성도없는  메시에마라톤이나 메시에목록과 밝은 NGC등을 섞어놓은 200선

    마라톤등도 진행하면 더 재밌어질 것 같습니다.



댓글 14

  • 반형준

    2015.03.23 22:35

    쉽사리 상상이 안가는데 실제로 이루신거 보면 대단하십니다..~~ 대상의 위치와 이름을 어떻게 외우셨는지 신기..ㅠㅠㅠ
  • 고범규

    2015.03.23 23:09

    감사합니다.   5년이상 주력으로 써온장비가 25X100쌍안경과 28X110쌍안경이다보니, 대상의 주변 별들의 배치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습니다. 

  • Profile

    김원준

    2015.03.23 22:39

    성도, 파인더 없이 100개 이상 찾아냇다는건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고범규

    2015.03.23 23:10

    감사합니다.  

    새벽에 여명전에 남아계셨던 분들 모두 정말 대단하였습니다.

  • 박진우

    2015.03.23 22:55

    정말 대단하신 성과이십니다.
    저는 파인더라도 없었으면 반도 못 찾았을것 같습니다.
  • 고범규

    2015.03.23 23:13

    대상을 탐색하실때의 집중력이 정말 대단하시던데요.

    쌍안망원경 및 굴절경통과 반사계통의 장비인 돕소니언은 접안부의 위치가 달라서

    도트파인더 정도는 있어야 될겁니다.  

    1등 축하드리고, 내년에는 성도없는 마라톤에 함께해요~ ^^

  • 김철규

    2015.03.24 03:58

    두개의 별보기 필수품을 빼놓고 메시에 보기 !!! 차포 다 떼고 마까지 떼고서 장기 두는거나 마찬가지네요. ㅎㅎ 저도 언젠가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만나뵈어서 반가웠고요 준우승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고범규

    2015.03.24 10:35

    감사합니다!!


    반사망원경인 돕소니언은 굴절망원경이나 쌍안망원경과는 구조적인 차이가있는 만큼,

    도트파인더 정도는 있어야 그래도 공평할 것 같습니다.      올해엔 109개에 실패했지만,

    내년엔 성도와 파인더 없이 109개를 모두 성공하고 싶습니다.  


  • 조강욱

    2015.03.24 16:31

    성도 암기 마라톤은 저도 몇 번 해보았지만..
    이번엔 파인더 없는 마라톤이라는 신기원을 이루셨군요 ㅎ
    저는 내년에 스케치 마라톤을 해보려고요 ㅎ
  • 고범규

    2015.03.24 22:41

    사실 파인더는 원래부터 안씁니다.  ㅎㅎ

    처음부터 쌍안경으로 버릇들여놔서, 어느정도 주변 별들의 배치가 머릿속에 남아있기도 하고,

    관측지에서 이것저것 경통에 붙여놓는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해서요. 

    내년에 스케치 마라톤을 하신다니 더 기대가 되네요.

    저는 일단 올해 10월과 내년1월로 나누어서  NGC-IC-Mel목록중 330선에 대한 성도없는

    마라톤을 계획중입니다.      그리고 틈틈이 같이 별보시는 분의 돕소니언을 빌려서... 흠흠.....  ^^;

  • 조강욱

    2015.03.25 02:14

    시간 여유 되시면 수요일 매수팔 모임에도 함 나오세요.. ^^*

  • 고범규

    2015.03.26 00:56

    매수팔이 뭔가했는데, 매주 수요일 8시모임이었군요..


    평일 저녁시간대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탓에, 나가긴 어렵겠지만

    다른 관측지에서 뵙게 되면 많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 정연성

    2015.03.24 22:39

    대단하십니다. 언젠가는 저도 도전 해 보고 싶네요. ^^
  • 고범규

    2015.03.24 22:57

    안보일 것이라는 편견은 거두고 일단보자.

    본 것도 다시 보자. 

    요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자. 

    날씨가 안좋아도 일단 보자.

    소구경으로도 보자. 

    대구경으로도 보자.

    못봤던 것들은 찾아서보자.  


    요즘 제 화두입니다... 

    꼭 도전하여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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