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1226 홍천 - 신세계로. 새로운 안내자와 함께
  • 조회 수: 2921, 2015-01-04 06:22:24(2015-01-01)
  • 1주일도 안지났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해지네요.

    지난주 금요일 김남희님, 김민회님, 반형준님과 홍천 괘석리에 다녀왔습니다.

    좋은 날, 즐거운 관측이었습니다.

    (반형준님 반가웠습니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

     

     

    <한 해의 마무리>

    2014년이 시작할 때 한 해 목표를 24회(월 평균 2회) 관측으로 세웠었습니다. 그런데 이날이 20번째 관측이었네요. 아쉽지만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별고래가 안내하는 신세계>

    17.5인치(별고래라 이름 붙였습니다)로 처음 나가는 관측이었습니다. 전에도 김남희님 옆에서 자주 얻어보긴 했지만 이렇게 계속 붙들고 보니 정말 신세계를 느낍니다. 한동안 구경이 커졌다는 생각을 못하고 이렇게 잘보이다니 오늘 무슨 날인가 했는데 한참 지나서야 아 내가 지금 17.5인치로 보고 있구나 했답니다 ㅎㅎ

     

     

    <범인은 맥주? 아니면 노안?>

    도착해서 장비를 설치하고 달 떨어지길 기다리며 김남희님, 김민회님과 맥주 한잔를 했는데요, 달이 지고 관측을 시작하러 나갔더니 계속 눈 앞이 뿌연게 별들이 흐리멍텅 합니다. 시간이 좀 지나도 여전하길래 하늘이 지난번보다 못하군요! 했는데, 알고보니 제 눈이 침침한 거였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나서야 원래대로 눈이 돌아오더군요. 워낙 제가 술기운이 빨리 도는 편이라 이것이 술 한잔 때문인지, 아니면 눈이 안좋아져 이제 암적응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지게 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안과에도 한번 가 볼 생각이고, 앞으로 관측 전 한잔은 삼갈 생각입니다. ^^;

     

     

    <누구나 처음엔 실수를, 그러나 너무 심했던 실수 퍼레이드>

    즐거운 관측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수 퍼레이드를 벌인 날이기도 합니다.

    일단 어퍼케이지에 다는 차광용 후드를 집에 놓고 왔다는 사실을 도착해서 알았습니다. 접안부가 꺾여있는 구조상 외부 잡광을 가리기위한 후드가 필수적이군요. 때문에 먼곳에 잡광이 있던 하늘 쪽은 제대로 관측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다음은 배터리. 냉각팬과 아이피스 열선을 위한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고 갔습니다. 냉각은 안한채로 봤지만, 아이피스 열선은... 다행히 핫팩을 접안부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려놓고 관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 한 바보같은 실수는 주경 뚜껑 안닫고 암막 걷기.

    암막에 붙어있던 서리와 먼지가 주경위로 우수수 떨어지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집에 와서 말려보니 얼룩이 많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ㅎ 곧 세척을 한번 해야할 듯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실수의 피날레는... 암막 놓고오기 ㅠㅠ

    펜션 마루 탁자에 말리려고 올려놓았던 암막을 그대로 놓고 온 것입니다. 신년회 때 가서 찾기로 했는데...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이제 실수는 한번으로 끝! 해야겠습니다. 충격이 크네요.

     

     

    서론은 여기까지... ㅎㅎ

     

     

    <관측한 것들>

     

    관측 장비

    망원경: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Nagler 13mm, 9mm, 7mm

     

    ◆ NGC1535 에리다누스 자리 행성상성운 (클레오파트라의 눈)

    둥그런 덩어리가 이중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안쪽 원반에 있는 복잡한 구조를 확실히 식별하기는 어려웠지만 밝은 안쪽 원반과 흐린 바깥쪽 원반이 확실히 구분되어 보였고, 중심성도 눈에 잘 띄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바깥쪽 원반에 별이 하나 있네요. 관측 시에는 알아채지 못했었는데, 주의 부족이었는지 정말 안보인 것인지는 다음에 확인해 봐야겠습니다.

     

    N1535_300.jpg

    [ NGC1535, (사진 출처: wikipedia.org, Credit Line and Copyright Adam Block/Mount Lemmon SkyCenter/University of Arizona) ]

     

     

    ◆ NGC2683 살쾡이자리 은하

    이날의 에이스. 한눈에도 상당히 큰 중심부가 보입니다. 옆면 나선은하인 것 같은데 바깥쪽 헤일로까지 길쭉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밤보석에는 '미묘한 나선구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나선구조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은하의 한쪽 면이 불규칙하게 얼룩진 무늬를 가진 것 같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ngc2683_0.4.jpg

    [ NGC2683,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76 살쾡이자리 은하

    뚜렷한 특색을 느끼지 못하고 보았습니다. 둥글게 퍼진 원형의 중심부와 헤일로가 보입니다. 거기까지 ^^

     

    ngc2776_0.3.jpg

    [ NGC2776,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82 살쾡이자리 은하

    비교적 밝은 중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변에 흐린 헤일로가 느껴지는데, 동쪽 1분쯤 떨어진 별(아래 사진의 화살표로 표시) 위로 걸쳐진 성운기(나선팔?)를 보고싶어서 오랫동안 열심히 째려보았습니다. 결과는 눈만 아프고 긴가민가. ^^;

     

    ngc2782_0.3.jpg

    [ NGC2782,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798, 2799 살쾡이자리 은하

    재미있는 대상이었습니다.두개의 은하가 비스듬하게 서있는데, 북동쪽에 호핑 기준으로 삼았던 별 네개와 배치가 비슷합니다. 2798은 흐린별 두개와 비슷한 각도로, 2799는 밝은 별 두개와 비슷한 각도로 서있는 모습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2798은 쉽게 보이고 2799는 아주 흐리게 보입니다.

    욕심을 더 부려서 남쪽에 있는 UGC4904에 도전해 봤습니다. 스카이사파리에는 Visual Magnitude 16.6등급이라고 나옵니다. 한참동안 열심히 봤는데, 역시 눈만 아프고... ㅎㅎ

     

    ngc2798_0.4.jpg

    [ NGC2798,2799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537 살쾡이자리 은하 (곰발바닥 은하)

    사진으로 보면 곰 발바닥처럼 보이는데 눈으로 볼 때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둥근 형태의 성운기가 상당히 얼룩덜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허셸이 행성상 성운으로 분류했었다는데 그럴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가는 길도 재미있습니다. 큰곰 발바닥에서 찾아간 곰발바닥 은하 ㅎㅎ

     

    ngc2537_0.3.jpg
    [ NGC2537,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2549 살쾡이자리 은하

    기대보다 볼만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생각보다 흐리고 중심부와 헤일로가 구분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옆면으로 보이는 은하의 모습이 보고있을수록 선명해져 계속 보게 되는 대상이었습니다.

     

    ngc2549_0.4.jpg

    [ NGC2549,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Leo1  !!

    날이 이미 밝아오고 있고,

     

    그리고 후-드가 없어서~,

    s_gag.png

     

     

    시야가 너무 환해 17.5로는 볼 수가 없었고 김민회님 15인치로 얻어보기를 시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래 봤다 봤어'입니다.

    아이피스 호핑을 하면서 아래 사진에 표시한 기준 별들을 사이로 열심히 주변시를 이용해 보았는데, 아주 흐린 기운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김민회님께서는 반신반의 하시는 것 같아 저도 다음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기로 하겠습니다. ^^

     

    leo1_0.5.jpg

    [ Leo1,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덧붙여) 영국 드라마 '닥터 후'에 보면 Starship UK를 등에 지고 우주 공간을 여행하게 해주는 Star Whale이 나옵니다. ㅎ 거기서 이름을 딴 것은 아니고 별을 많이 들이키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입니다만, 우주 여행자를 우주 공간 여러 곳으로 데려다주는 Star Whale과 17.5 돕소니언 별고래가 어딘가 닮은 곳이 있다는... ㅎㅎ


     

    Profile

댓글 24

  • 반형준

    2015.01.01 03:18

    그땐 몰랏는데.ㅎㅎ 이제보니 대구경 첫 관측회이셧군요. ㅎㅎ 2683은 10인치로도 잘 보이던데. 미처 몰랏던 ngc의 보석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반가웟습니다. 앞으로 종종 대구경 눈동냥 할께요. 암막은 꼭 찾으실겁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7

    ㅎㅎ 네, 첫날이라 좀 우왕좌왕 했습니다.
    종종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 김재곤

    2015.01.01 06:48

    퍼스트 하셨군요. 사부님이 만드신 거니 사용이야 한없이 편리할 것 같네요.

    신년회 때 뵙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6

    구석 구석 감탄이 나오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
    이전에도 사용해보긴 했지만 몇시간 써보니 정말 편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천정부근 호핑할 때 부드러운 수평축이 정말 고맙더군요. ^^

  • Profile

    장형석

    2015.01.01 07:21

    고생하셨습니다. ㅎ
    암막은 치명적인데요 ㅎㅎㅎ
    이젠 제가 눈동냥을 많이 해야할듯 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6

    ㅠㅠ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ㅎ

  • 이한솔

    2015.01.01 19:01

    보는 대상과 관측 성공률이 기존 관측기와 차이가 확 납니다^^
    대구경 으로의 입문 축하드립니다... 드루와~~
    1535의 바깥쪽 별은 우리나라에서는 본적이 없고 호주에서 관측 한적이 있습니다.. 중심성과 쌍성일 가능이 있다고 합니다.
    담번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세요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5

    ㅎㅎ 감사합니다.
    1535 바깥쪽 별은 못 본 것이 맞군요. 쌍성일지도 모른다니 더 호기심이 생깁니다.

    혹시 인제 같은 곳에서는 가능할지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

  • 김철규

    2015.01.01 20:45

    대구경으로 업을 하시니 보는 대상이 달라지네요. ^^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5

    ^^ 감사합니다. 새해에는 망원경에 걸맞는 관측 실력을 갖출 수 있게 열심히 다녀야겠습니다.

  • 박진우

    2015.01.01 20:51

    제작년에 2537 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진짜 곰발바닥처럼 보일줄 알았는데...
    올해 보면 뭔가 다르겠지요.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4

    저도 사진이 너무 곰발바닥 같아서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음엔 배율을 좀 더 올려서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 김남희

    2015.01.01 21:49

    김민회님 에토스 3.7로 봤던 클레오파트라는 정말 놀랍더군요..

    그리고  알콜 문제가 아니고 혹시 냉각문제는 아닐까요?  다음에 정확한 원인이 뭔지  음주관측 또 해봅시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1 22:04

    맨눈으로 하늘을 봐도 침침했기 때문에... 꿀꺽.. 음주 관측 한번 더 해봐야 원인이 확실해지려나요? ㅎㅎ

     

    제가 에토스 3.7로도 본 이야기를 안썼군요 ^^;
    나글러+파워메이트 조합이 에토스 3.7 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에 저도 정말 놀랐습니다.

  • 박진우

    2015.01.02 00:02

    저도 김민회님 에토스 3.7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별상이 파워메이트의 1/3 밖에 안 되더라구요.

  • Profile

    장형석

    2015.01.02 20:13

    가만 생각하니 LEO 1은 13년 겨울인가 14년 1월인가 지리산에서 10인치로 본 경험이 있습니다.
    별하늘지기 무지개님, 스바루님과 같이 봤었지요
    이후 LEO 2, 3를 보려고 맘만먹고 안보고 있네요..;;;;
    올겨울에는 봐야할텐데...^^
  • Profile

    박상구

    2015.01.02 21:12

    박명이 가까워서 그랬는지 15인치로도 있는지 없는지 어려웠던 것 같은데, 다음에는 좀 더 어두울 때 시도해봐야겠네요 ^^

  • 조강욱

    2015.01.02 23:04

    제가 즐겨 쓰는 방식이지만.. 후드가 없어소~~ 에서 빵 터졌다는 ㅋ
    그러구나 그러구나 남들이 내 글 보면 이런 느낌이겠네.. ㅎ;;

    근데 이제 구경업도 하셨으니 스케치도 마이 하셔야죠?
    의지가 약해소~~~~
  • Profile

    박상구

    2015.01.03 03:24

    구경이 커지니 보이는 것도 많더군요.

    스케치 열심히 하겠습니다 ^^;

  • 김민회

    2015.01.02 23:30

    자~ . 제거 빌려 신세계 보신 분들 만원씩 기부하세요. 26일 관측자 중 일기 안 쓴 사람. 저 밖에 안 남었네유. 주말 그림 좀 보정하구 숙제 하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01.03 03:25

    에토스 3.7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관측기 기대하겠습니다 ^^

  • 반형준

    2015.01.04 01:04

    저도 관측기 못쓰고 잇습니다..... 다들 잘 아는 밝은 대상들만 대부분 복습만 해서..쓰려고 보니...ㅠㅠ 내용이 부실할듯 해서........

  • Profile

    박상구

    2015.01.04 05:09

    제가 관측기에 쓴 것들도 야간비행에선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고 잘 알고 계신 것들인걸요 ^^

    저도 제가 쓰는 관측기에 대해 비슷한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관측기는 무엇보다 자신의 관측 기록이므로 항상 쓰는 것이 좋다는 선배 회원님들의 조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

  • 김재곤

    2015.01.04 06:22

    3.7 에서도 상이 서네요. 좋은 미러들이라 그런가 봅니다. 허블이는 안되던데..쩝..미러 업글의 뽐뿌가 밀려 오지만 얇은 주머니를 생각하면서 20인치 미러 살 돈이 모이는 그날까지 아자 아자 파팅!!!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1279 최윤호 2535 2019-06-14
1278 임광배 2541 2014-10-28
1277 최윤호 2567 2020-01-07
1276 김승희 2572 2017-11-26
1275 김남희 2579 2014-12-07
1274 조강욱 2585 2022-02-19
1273 박진우 2589 2014-12-24
1272 김승희 2592 2017-12-06
1271 김남희 2596 2014-10-10
1270 김원준 2596 2020-09-14
1269 조강욱 2607 2014-09-30
1268 최윤호 2612 2020-11-28
1267 김승희 2619 2018-09-10
1266 원종묵 2626 2015-01-13
1265 최윤호 2626 2018-09-10
1264 박진우 2627 2015-02-23
1263 최윤호 2627 2022-05-11
1262 최윤호 2631 2020-10-08
1261 조강욱 2633 2019-03-12
1260 박상구 2634 2014-07-0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