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40920 제2회 야간비행 스타파티 - 관측 효율 극대화하기
  • 조회 수: 2180, 2014-09-24 17:45:42(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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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별하늘지기 4th 천체사진 전시회는 별하늘지기 창립 10주년 행사와 겸하여 치러졌다

     

    나는 4번의 전시회 모두 스케치, 일러스트 또는 수공예품(안해도님이 수공예라 지칭함;;)을 냈지만

     

    여전히 난 천체사진 전시회에 사진 아닌 것을 내는 특이한 사람일 뿐.

     

    언젠가는 외롭지 않은 전시회가 되겠지.

     

    안해도님이 제작한 별하늘지기 10주년 기념 영상(http://youtu.be/W61oxfiRokE)을 보니

     

    임광배님이 2006년에도 무려 별하늘지기 운영진이었다는 ;;;

     

    뭐 그건 그렇고.. 별하늘지기가 벌써 10주년이 되었네..

     

    그러고보니 야간비행은 올해 15주년이잖아? 우리도 기념식 함 하자!

     

    급 생각난 아이디어를 바로 실행에 옮기고자 몇몇 형님들께 얘기를 하다보니

     

    올해는 15주년이 아니라 14주년이네.. 아.. 이 탁월한 숫자감각.. 너 마케팅 업무 하는 사람 맞니

     

    여튼 말 나온 김에 기념식 말고 정관이라도 한 번 해보자는 의견에 이르게 되었다

     

    야간비행은 원래부터 종신회장 외에는 어떤 보직도 없고

     

    관측은 신년회와 메시에마라톤 외에는 모두 번개로만 이루어지는 점조직이기에

     

    전원 필참으로 운영하는 정기관측회(스타파티)를 매년 1회 가을에 해 보기로 한 것이다

     

     

    토요일 스타파티 직전인 목요일과 금요일 모두 하늘은 깊고도 푸르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행사 전날과 다음날만 맑고 당일은 흐리거나 비온다는

     

    별쟁이만 아는 날씨 보존의 법칙!

     

    어쨌든 그 하늘색이 너무 예뻐서 서초동 15층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틈틈히 스마트폰 그림판으로 그려보았다 (S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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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에 이은 금요일 저녁의 눈부신 석양은 스타파티의 날씨 전망만 더 어둡게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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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스타파티날의 아침.. 하늘의 푸른색은 목요일부터 3일 연속.

     

    하지만 기상청 예보를 보니 정오부터 구름 조금, 자정부터는 구름 많음이다

     

    아.. 이렇게 맑은 하늘이 어떻게.. 어떻게..

     

    아침 10시 이후로는 일부러 위성사진도 기상예보도 보지 않았다. 오늘은 정관이니까.

     

    맑던 하늘이 강원도 경계를 넘어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점점 구름에 덮여간다..

     

     

    원장님과 예별님을 태우고 오후 5시쯤 홍천 관측지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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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우이웃돕기.. 망원경 운반을 도와주신 김민회님 박상구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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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mm 파인더 구경 중인 이한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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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딩 3학년 언니오빠, 결이와 재열이 그리고 조예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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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김남희님이 EQ 플랫폼이란 tracking 장비를 빌려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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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여년 전부터 풍문으로만 들었던 그 아이를 실물로 만나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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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실은 2004년에 지금 쓰는 망경 인수할 때

     

    멀쩡히 달려 있던 돕드라이버(역시 tracking 장비)도 떼어버린 사람인데..

     

     

    여튼, 우려와는 달리 내 15인치 로커박스 다리 세 개가 EQP 위에 딱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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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학년 아들과 같이 오신 박상구님.

     

    아들이 망경들을 쭉 둘러보더니 아빠에게 한 마디 한다

     

    "왜 아빠 망원경이 제일 작아?"

     

    집에 가서 엄마에게 꼭 똑같이 얘기하라고 그 애한테 신신당부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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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에서 오신 박동현(아침해)님.

     

    요즘 자주 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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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인치 미러를 분리해서 들고 다니는 류창모님, 

     

    김민회님이 들고 있는 것은 미러 덮개로 쓰는 것으로 추정되는 솥뚜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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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보상 저녁에만 별을 볼 수 있을 확률이 높아서 다들 밥 먹기 전에 장비 세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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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은 나름대로 알아서 놀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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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어린이는 아빠와 함께 무려 관측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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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거대한 놈을 i30에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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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먹을 준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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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은 고기뷔페 스타일로.. 음식 준비를 안 하니 너무 편하고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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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를 기다리는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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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 예보를 보고 술을 더 사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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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뒤늦게 두 아들래미를 데리고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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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긋하게 저녁을 먹고 밖에 나오니 어느새 구름이 하늘을 점령. 온 하늘에 보이는 별은 약 15개 남짓이다

     

    술 많이 사오길 잘 했지..

     

    안주 가지러 방에 들어갔다가 전투 중인 어린이들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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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뚜드려 맞고 나왔더니 점점 하늘의 빈 틈이 넓어지다가

     

    8시도 되기 전에 이미 은하수가 등장.

     

    점점 은하수가 짙어지며 9시 인근에는 진정으로 '스타'파티가 되었다

     

    오늘 꽝일 것 같아서.. 별 개수라도 늘려서 보려고 아까 종이컵으로 소주를 좀 마셨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었다

     

    오늘은 스케치에 도움될까 하여 김태환님의 EQ 플랫폼을 써 보게 되었는데,

     

    처음 사용하는 장비라.. 김남희님과 같이 한참을 세팅하고 관측 시작.

     

    안 그래도 긴 진삽이(접안부 190cm)에 20cm 높이의 EQ를 밑에 깔아 놓으니

     

    24인치급 높이의 거대한 망원경이 되었다

     

    접안부가 너무 높아져서, 발판 없이 볼 수 있는 40~60도 정도의 대상을 보기로 한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저고도의 대상들을 보려니 염소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아.. 외면하고 싶은데 계속 염소가 나 좀 한번 봐달라고 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염소는,

     

    메시에마라톤 할 때만 새벽 4시쯤 되어야 한 번 생각해 볼까 말까 한 비인기 지역.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스카이 아틀라스 23페이지를 펼쳐서 30번 호핑을 상기하다 보니 그 서쪽으로 75번이 보인다

     

    75번은 오늘 못 보면 내년 여름이나 되어야 볼 수 있겠지..

     

    그래 75부터 함 보자.

     

    75번을 잡아서 눈에 넣으니 이거 참 고민된다..

     

    내가 '모든 구상성단은 unique하다'라고 쓴 관심법 구상성단 편이

     

    따끈따끈하게 별하늘지기 추천 게시물로 올라 있는데..

     

    75번은 아무런 특징을 찾을 수가 없네 ;;;

     

    내가 쓴 글을 스스로 부정할 수는 없으니 뭐라도 특징을 찾아 봐야지..

     

    740p_M75.JPG

     

    한참 보다보니 뿌연 공 안에 남쪽 방향으로 흐릿한 스타체인을 볼 수 있었다..

     

     

    무미 건조한 75번을 후딱 끝내고 염소자리 30번으로.

     

    내가 언제 30번을 봤더라?

     

    아마도 1999년에 병장 휴가 나와서 처음 봤을거고

     

    (이 휴가에서 뱀주인과 염소를 마지막으로 첫번째 메시에 완주)

     

    매년 메시에마라톤 때만 찾아봤는데..

     

    난 2000년 1회 마라톤부터 한 번도 30번을 찾은 적이 없다

     

    어떻게 생긴 아이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것이 당연.

     

    30아 예뻐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미안하다2.png

     

     

    심심한 75번에 질려서 30번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얘는 보자마자 환호성이 나온다. (물론 상대적인 환호임)
     

    740p_M30.JPG

     

    크기와 밝기도, 분해되는 정도도 75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구조는 몇 줄기 스타체인,

     

    그 중에서도 남쪽 방향의 밝은 스타체인 두 줄기가 가장 잘 보이는데,

     

    남희형님은 우주선 착륙선 같이 생겼다는 의견을..

     

    달 착륙선.png

     

     

    이 날은 밤새 EQ platform을 사용했다

     

    내가 그동안 고배율 관측을 즐기지 않았던 것은

     

    한시간 넘게 스케치 하면서 수동으로 계속 따라가기 번거로운 이유도 있었다

     

    고배율 아이피스를 Ethos로 바꾼 이후로 시야가 넓어져서 좀 더 편해지긴 했지만

     

    점 몇 개 찍고 있으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불편한 일.

     

    EQ 플랫폼을 사용하니 238배(내가 가진 최고배율)에서 스케치 내내 안정적인 Tracking이 가능하여

     

    관측의 집중도를 크게 올릴 수 있었다

     

    자동으로 대상을 찾아주는 GOTO 기능은 나에게 필요 없겠지만

     

    찾아놓은 대상을 Tracking 하는 것은 관측 효율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이날 EQ와 함께 사용한 멋진 아이템은

     

    박상구님이 빌려주신 높이 조절 가능한 관측용 의자.

     

    관측의자.jpg

     

     

    그동안 의자에 앉아서 관측하는 것에 큰 메리트를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Tracking 되는 망원경에 적절한 높이로 의자를 세팅하고 앉으니 노동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다

     

    날씨 + EQ + 관측의자의 조합에 그간 최고기록인 하룻밤 메시에 관측(스케치) 5개를 기록했다

     

    그냥 쓱쓱 보면 1분에도 5개는 볼 수 있지만 한 대상에 한 시간씩 관측하고 점을 찍다 보면

     

    고작 몇 개 보는 것도 숨가쁘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

     

     

    EQ 세팅을 마치고 늦게 관측을 시작하여 연달아 75번 30번을 두 시간 넘게 관측하니 머리가 어질어질한데..

     

    가을철의 마지막 남은 구상성단 72번까지 보고 쉬자.

     

    염소 위쪽의 72 & 73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커플일 것이다

     

    잔뜩 찌푸리고 "뭐! 왜!"하고 소리 지르고 있는 73에 비해 72는 그나마도 아무 말도 없

     

    740p_M72.JPG

     

    (※ 73번의 육성은 박상구님이 들으셨다 합니다)

     

    30분 넘게 들여다 보니 성단 내에서 동쪽과 서쪽의 밀도 차이가 확연하다

     

    그냥 보면 서쪽 2/3 부분만 보이지만 조금 더 집중해서 보면 동쪽의 희미한 성운기를 느낄 수 있다

     

     

    여기까지 보고 1시쯤 야식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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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으로 갈수록 하늘은 더욱 춥고 맑아진다

     

    동쪽 산 위에는 오리온이 이미 비스듬히 떠 올랐다.  언제봐도 깜놀할 만한 늠름한 자태란..

     

    아직 백조가 서산에서 은하수와 함께 걸려 있는데 반대쪽에선 오리온이 올라오는 것은

     

    아마 다른 사람들도 덥다가 추운 이질적인 감정을 느낄 것이다

     

     

    구상성단은 이번에도 4장 옴니버스를 만들 것이라, 나머지 한 장은 79번이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적당히 떠오르는 애를 잡아야 하는데..

     

    하나씩 지워가다 보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1054년 폭발한 게자리 초신성 잔해 메시에 1번.

     

    대부분의 대상이 그렇지만, 워낙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 그 쉬운 1번 호핑도 낯설다

     

    황소 왼쪽 뿔, 제타별에서 삼각형을 찾아 놓고도 긴가민가.. 성도를 함 볼까..

     

    있나 없나 그냥 한 번 확인만 해 보자.

     

    내 고민이 무색하리만큼 게성운은 (당연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에서 보던 필라멘트 구조는 찾기 어렵다

     

    대신 얼룩덜룩한 무정형의 성운기는 쉽게 관측 가능.

     

     

    [ M1, 검은 종이에 젤리펜과 파스텔 (조강욱 2014) ]

    2000p_M1.jpg

     

    아 대체 이건 무슨 모양이지?

     

    못생긴 곰치 얼굴이랑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곰치.jpg   M1 중심.JPG

     

     

     

    한시간여 점을 찍고 구름 덩어리를 그리다보니

     

    오늘의 끝 곡, 79번이 떠오른다

     

    M1보다 훨씬 더 기대하고 잡았는데 에이..

     

    지난 여름에 보던 2번 5번에 비하면 너무 심심한 아이네

     

    별 몇 개 분해되지 않는 작은 성단 79번에선

     

    언뜻 언뜻 돼지 꼬리같은 가느다란 스타 체인이 느껴진다

     

    이거 잘못 보고 있는 거 아냐?

     

    보였다 말았다 하기는 하지만 북쪽 방향으로 가는 꼬리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남쪽(그림 위쪽)으로는 성단 본체와 떨어진 위치에 삿갓을 쓴 것처럼 흐린 성운기와 별들이 보인다

     

    너 구상성단 맞는거야?

     

    740p_M79.JPG

     

    이건 구상성단이 아니라 갓 부화한 모자 쓴 올챙이 한 마리가 아닐까.

     

    관측기를 쓰고 있는 지금, 구글에서 79번의 사진을 찾아 보니

     

    그 돼지꼬리가 79번의 사진들에도 정확히 표시되어 있다

     

    m79_사진.jpg

    (사진 출처 : 구글 검색)

     

    윤정한 형님이 말씀하셨던 것,

     

    "내가 찍은 별들을 집에 와서 자료 사진과 대조해보고 그것이 완벽히 일치했을 때의 짜릿함"이란

     

    아마 이런 것일까?

     

    사진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스케치의 목적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야..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 자기가 본 것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올챙이 한 마리까지 그리고 나니 시간은 새벽 4시가 넘었다

     

    결국 구상성단 연작 한 장을 완성하는 데 성공.

     

     

    [ 가을밤의 구상성단, 검은 종이에 젤리펜과 파스텔 (조강욱 2014) ]

    2000p_가을밤의 구상성단.jpg

     

     

    지난 뱀주인자리 구상 연작을 그리는 데에 4번의 관측회가 필요했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생산성이다 ^^;

     

    월출 시간은 새벽 3시 15분이었는데 동쪽 지방은 아직 별 소식이 없고

     

    뭐 하나 더 그려볼까? 아니야 이미 세계신기록인데..

     

    밤새 집중했더니 머리가 어지러워서 더 못하겠다

     

    달이 차오르길 기다리며 다른 분들 관측 방해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김철규님이 동쪽 산 위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다. 전장을 응시하는 장군 같은 포스로..

     

    "허셸 400 마지막 대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까 저녁에 4개 남았다 하셨는데

     

    박명 전에 그 기회가 온 것이다

     

    내가 허셸 400의 시작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는 영광과 행운이..

     

    작년 메시에마라톤에서 처음 뵌 뒤로 무서울 정도로 수많은 대상을 쓸어 담고 있는 철규님.

     

    내가 빈둥거리고 있는 사이 마지막 한 개도 관측 성공.

     

    박상구님과 박수 치고 축하하며 새벽에 기념 사진을 한 장 찍는다

     

    (내가 알기론) 국내 최초로 허셸 400을 완주한 김철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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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도 8개월만에, 12인치로 수십회의 관측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한 행운아 2人 (모자 벗고 찍을걸..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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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보지 않는 일반인들은 허셸 400을 완주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한시간을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일인데..

     

    필마님이 전에 내 글의 댓글에서 말씀하신 대로

     

    순수함과 열정, 그리고 철없음이 적절히 mix된 것이 지금의 감정이 아닐까?

     

     

    플래시까지 터뜨려가며 암적응을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10분 뒤 철규님은 다시 그 대상, NGC 2782를 찾는다

     

    2782.png

     

    "다 했는데 뭘 또 하세요~"

     

    "강욱님이 전에 글에서 얘기한대로 확실하지 않은 것은 본 것으로 칠 수가 없거든요"

     

    제가 그런 빡신 생각을 만들어 드렸군요..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

     

    메시에 완주 후 다음 목표로 허셸 400을 시작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걸 끝내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관측이 어렵다기 보다는 재미없는 대상들이 너무 많아서,

     

    산개성단 중공군을 넘고 넘다 보면 중간에 허셸 400 목록에 흥미를 잃고 다른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 길고 험난한, 때로는 지루한 여정을 최단 시간에 주파한 김철규님께

     

    박수와 존경을 드립니다!

     

     

    시간은 5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 달은 소식이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33번 재도전을 할 걸 그랬나..

     

    아니다 그건 정신 맑을 때 해야지..

     

    아까 잠시 한솔님 18인치로 본 33번은 너무나 잘 보여서 무서울 정도.

     

    33번 나선은하의 나선팔들과

     

    그 내부의 NGC 604, 595를 비롯하여 A로 시작하는 작은 성운들이

     

    주변시도 필요 없이 무수히 눈에 꽂힌다

     

    부록으로.. 891번도 근처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9월부터 이미 시려운 내 발은 이거 참 어찌 해야 하는지..

     

    멋진 지구조와 그믐달 그림자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5시 조금 전에 발만 좀 녹이고 오겠다고 방에 들어갔다가

     

    그냥 정신줄을 놓고 잠이 들었다 (늘 똑같은 스토리)

     

     

    ...................

     

    깨어보니 이미 7시.

     

    이제라도 달 한 번 보겠다고 밖에 나오니 놀랍게도 구름이 가득하다

     

    (달 뜨기 직전 새벽 4시반 위성 사진)

    새벽날씨.png

     

    별행사에서 밤새 날씨가 맑다가 아침에 눈 떠보니 구름이 가득한 경우는

     

    1994년 별쟁이 생활을 시작한 이래 2007년인가 천문인마을 스타파티 이후 두 번째 경험이

     

    그래.. 여름에 그렇게 꽝을 많이 당했는데 이런 행운도 한 번 올 때가 되었지.

     

     

     

    노는 날만 일찍 일어나는 조예별양 (덩달아 나도 같이 강제 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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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녀의 정신적 지주인 결이 언니와 1착으로 아침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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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안드로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많은 분들을 소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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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새 하늘을 헤집던 망원경 구경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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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셸 400 대전을 치른 김철규님 스카이워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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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구님 라이트브릿지 12"와 아들님 굴절 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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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늦은 시각까지 아빠와 별보기 토론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 예별이는 언제쯤 ㅠ_

     

    어제 연습한대로 집에 가서 엄마한테 "아빠 망원경이 제일 작아요" 하고 꼭 멘트 날려야 한다..

     

     

     

    최장거리 참가상. 결혼식을 빌미(?)로 김해에서 올라온 박동현님의 16" 라이트브릿지

     

    41.jpg

     

     

    간만에 별맛 본 진삽이(디스커버리 15")와 이원세님의 옵세션 15" UC

     

    42.jpg

     

     

    어제도 역시 흉측한 애들만 찾아보시던 이한솔님 옵세션 18" 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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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뵙는 김병수님 옵세션 15" 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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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내 망원경(진삽이) 다음으로 연로한 망원경이 된 최윤호님 15" 옵세션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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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님은 새벽에 먼저 가시고.. 대신 15인치 자작돕 작품 한 장 (김민회님 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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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님의 수제자, 김재곤님의 허블 16" 자작 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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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이름을 짓지 못하셨다는데..

     

    허블 square (허블²) 어떤가요? ^^

     

     

    역시 김남희님 작품, 박진우님의 15인치.. 자작나무로 만든 자작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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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세님이 나눔해 주신 핫팩의 힘으로

     

    49.jpg

     

    습기에 취약한 에토스만으로 아이피스도 한 번 바꾸지 않고 하룻밤을 보냈다

     

    김철규님 쓰고 계시던 '뜨거운 세금' 제품이 탐난다..

     

    50.jpg

     

    요즘 왜 이리 지름신이 자주 오는지.

     

     

    밤새 별 보며 맥주 마시며 스타파티와 술타파티를 함께

     

    51.jpg

     

    어두운 데서 다들 알아서 통닭이며 과자며 잘 찾아 드셨는데..

     

    윤호씨가 맛동산인줄 알고 챱챱 하던 것은

     

    52.jpg

     

     

    누군가의 아밀라아제가 잔뜩 함유된 닭뼈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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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골물을 마시고 위인 되신 분도 있는데 뭐..

     

    55.jpg

     

     

    10시쯤, 모두 장비를 정리하고

     

    54.jpg 

     

     

    단체사진 한 장 찍고 출발.

     

    2000p_단체사진.jpg

    (원본 링크 : http://www.nightflight.or.kr/xe/134224)

     

     

    오늘은 그동안 쓰지 않던 몇 가지 아이템과 함께 했다

     

    EQ 플랫폼과 관측의자, 그리고 붙이는 핫팩

     

     

    5.jpg

     

    EQ는 밤이 되어야 망원경 세팅을 할 수 있고

     

    관측 중 극축 재조정이 어려운 점이 있으며

     

    한시간마다 리셋을 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 불편함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관측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찾는 즐거움과도 관측 실력과도 무관한 tracking 노가다를 덜어낼 수 있기에.

     

    하지만 나는 망원경이 워낙 길어서 (접안부 높이 190cm)

     

    현생에서는 20cm 더 높아지는 EQ 플랫폼을 영입하기 어려울 것 같다.. ㅠ_ㅠ

     

    언젠가 다음 망경을 쓰게 되면 수메리안 타입으로 EQ에 올려서 봐야지..

     

    관측의자.jpg

     

    대신 관측용 의자는 현생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이다

     

    나는 항상 강아지처럼 서성대며 별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엉덩이를 견착(?)하고 아이피스를 보며 점을 찍으니

     

    눈의 동선도 짧아지고 몸의 흔들림을 잡을 수 있어서

     

    한 시간에 한 대상씩 유례없는 대량 생산을 할 수가 있었다

     

    (그래봤자 고작 메시에 5개 본 거임)

     

     

     

    겨울이 오기 전에 진삽이도 월동 준비를 해야지..

     

    요즘 무언가 사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20대 때에 비해 신체적인 기능이 조금씩 저하되면서

     

    그 반대로 지름신은 점점 크게 다가오나 보다

     

     

    어쨌든 별 기대 없이 사람 만나러 간 스타파티에서

     

    사람도 별도 모두 원없이 만날 수 있어서 잊지 못할 시간이 되었다

     

    내년 스타파티는 야간비행 창립 15주년인데..

     

    뭐하지???

     

     

     

    관측지와 숙소 섭외에 힘써주신 이한솔님 정기양님 덕분에 즐거운 스타파티가 되었습니다

     

    장보기 노력봉사 하신 최윤호님 이한솔님 김원준님 고생하셨습니다

     

    EQ플랫폼 빌려주신 김남희님, 멀리서 원격 AS 해 주신 김태환님 감사합니다

     

    핫팩이랑 뽁뽁이 빌려주신 이원세님, 관측의자 빌려주신 박상구님 은혜 갚겠습니다 ^^*

     

    불확실한 날씨에도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 특히 김민회님과 박상구님 오시길 잘했죠?

     

    한솔형님 형수님과 우리 원장님 즐거운 시간 되셨나요?  ^-^

     

    참석하신 모든 분들 내년에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ightwid 無雲

댓글 22

  • Profile

    김태환

    2014.09.22 18:36

    완료 안되셨는데 미리 봐서 죄송해요...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라.. ^^

    정말로 살아있듯 생생한 후기입니다. 마치 시간을 거꾸러 돌려 저도 그 자리에 함께 참여하고난 기분이 드네요..감사합니다.

    동쪽 산등성이로 떠오르는 하연달의 지구조와 그 뒤로 이어지는 별들의 모습은 제가 대신 찍어서(전날) 올려드렸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두번째 그림.. 참 좋네요...

  • 조강욱

    2014.09.24 15:54

    보지 말라는 경고(?)가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인가요.. ㅎ

    두번째 그림은 그리면서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려놓고 보니 의외로 괜찮더군요!

  • Profile

    장형석

    2014.09.23 00:22

    부럽고 부럽고 또 부러운 후기 입니다.
    집안 행사로 인해 불참했는데...;;; 다음에는 꼭 가보겠습니다...

    그런데 다른건 안보이고 맥주만 눈에 보이네요 ㅎ
  • 조강욱

    2014.09.24 15:58

    메시에마라톤도 스타파티도..

    중요한 시기에 집안일이 많으시군요;;

  • 김철규

    2014.09.23 01:00

    순수와 열정, 철없음의 조합이라는 말씀에 백배 공감합니다. 그래도 이 나이에 순수하게 빠져들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게 감사할 따름이죠. ^^
    함께해 주셔서 고맙고요, 좋은 후기도 정말 감사합니다.

    박상구님 아드님은 제 망원경을 보여줬으면 좀 맘에 위안이 되었을텐데 아쉽네요. 구경은 같아도 더 작은데.... ^^
  • 조강욱

    2014.09.24 16:00

    상구님 아드님은 아빠한테 효도하고자

    보고도 외면했을지도.. ^^

  • Profile

    박상구

    2014.09.23 03:01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윤후(제 아들입니다. 6학년 아니고 5학년^^)도 관측 같이한게 아주 좋았던 모양입니다. 또 가고 싶다고 하네요. 재열이랑 겨울에 또 만나기로 했다 하니 신년회도 데려가야겠습니다.

    주신 미션은 아이가 잘 수행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한테 아빠 망원경이 젤 작더라고 완전 초미니더라고.. 힘주어 말했지요. 그래 알았다 알았어 하는 애엄마의 표정을 얼핏 본 것 같다는... (그날 말씀 안드렸지만 사실 구경업 허락은 이미 받은 상태입니다 ^^)

  • 이원세

    2014.09.23 20:31

    다음 관측땐 구경업된 망원경을 기대해 봅니다. 재열이도 형이랑 놀아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하네요. 까칠대마왕인데 웬일인지 모르겠습니다. ^^


  • 조강욱

    2014.09.24 16:02

    성만 빼면 요즘 인기좋은 이름인데요? ㅎ

    조만간 망원경이 쑥쑥 커지시길~~!

  • Profile

    임광배

    2014.09.23 05:15

    즐거운 시간 글에 잔뜩 배어 나옵니다. ^^ 비록 개인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하였지만 올해가 14주년이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습니다. ㅎㅎ
    내년 15주년은 꼭 함께 하겠습니다. 철규형님 허셜 400 최초 성공 진심으로 감축드립니다.
    글을 일고 있자니 자꾸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지나 간 시간인데 왜 그리 아쉬운지 ^^
  • 김철규

    2014.09.24 03:44

    나도 그날 광배씨 없어서 눈물날 만큼 아쉬웠어. 그날 함께하지 못한거 벌충할 만큼 많이 만납시다 우리....

  • 조강욱

    2014.09.24 16:07

    두 분은 어떤 사이인가요~~ ㅎㅎㅎ

  • 조강욱

    2014.09.24 16:03

    별하늘지기 왕고참이셨다니.. 깜놀했어요

    앞으로는 야간비행에서도 오래 활동하시기를 ^^

  • 김민회

    2014.09.23 05:16

    모두 수고하셨어요.
  • 조강욱

    2014.09.24 16:06

    제가 자주 안나가다 보니 별나라에서 간만에 뵈었네요~

  • 박동현

    2014.09.23 11:20

    자체 제작한 알콜 필터로 계속 뭐가 끼인 것 같이 보느라,
    또 라면 수면제를 먹고 차에서 뻗어 자느라 원 없이 보지는 못했지만,

    평소 지면에서만 뵙던 분들을 직접 만나 뵈니 참 좋았습니다.


    모두들 환영해주셔서 즐거운 시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조강욱

    2014.09.24 16:08

    강원도든 경상도든

    앞으로도 종종 뵙겠습니다 ^^

    글고 무교수님한테 강원도에서 별 본 얘기 꼭! 해주세요!

  • 이원세

    2014.09.23 20:32

    스케치하는걸 바로 옆에서 봤는데 감명 깊은 모습이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원종묵

    2014.09.23 23:12

    전날 벗고개에서 뵙는데... 그다음날 홍천 스타파티까지... 대단하시네요... 저는 개인사정으로 참가못했지만 다음번 기회되면 꼭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 조강욱

    2014.09.24 16:10

    점 찍는데 정신이 팔려서

    바로 옆에 계셨는데도 관측중에는 말 한마디도 나누지 못했군요.. ^^;

    저도 제가 스케치 하는 모습이 어떤지 함 보고 싶어요

  • 정기양

    2014.09.24 07:43

    비록 참가는 못 했었도 날씨가 어떤가 궁금해서 10번도 넘게 기상청 홈페이지만 들락거렸는데
    날씨가 좋았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다음 스타파티에는 꼭 같이 가고 싶어요...
    김철규님 정말 축하 드립니다. 이제 천천히 즐기세요...
  • 조강욱

    2014.09.24 16:12

    정쌤 덕분에 가게 된 곳인데 

    정작 못 뵈어서 아쉽습니다 ㅠㅠ

    다음 모임 전엔 학회 일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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