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31201 200번의 목성
  • 조회 수: 4531, 2013-12-31 01:47:40(2013-12-25)

  • 12월의 첫 날 일요일 밤, 날씨가 좋다

     

    윤호씨는 벗고개에 간다 하는데..

     

    월요일 폭풍 업무를 생각하면 감당할 자신이 없다

     

    집 앞에서 목성'이나' 볼까?

     

    혼자말을 하다가 스스로 깜짝 놀란다

     

    목성을 그렇게 심심풀이 땅콩으로만 생각할 수는 없을거 같은데..

     

    더럽고 치사한데 농사'나' 지을까?

     

    커피숍'이나' 차릴까?

     

    정도의 개념 부족한 얘기가 아닐까 한다.. ㅎ

     

    여튼, 따라온다는 예별이를 겨우 달래고 (그래도 겨울이라)

     

    집 근처, 은평뉴타운 생태공원 뒷길에 장비를 펼쳤다

     

    집 바로 앞 놀이터에서 보면 딱 좋은데..

     

    주변에 아파트가 너무 많아서 괜한 오해를 살 우려가 있어서

     

    부득이 사정거리에 주택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서울에서 관측한다 해도 광축 파인더 정렬 다 해줘야 하고 냉각도 시켜야 하니

     

    이동 시간만 줄어들 뿐 준비의 번거로움은 똑같다 ㅎ

     

    집에 병화형님께 빌려온 Megrez 80도 있는데..

     

    80mm로는 내 갈증을 채울 방법이 없다 ㅠㅠ

     

    그 대상이 달과 목성이라 해도.. 역시 구경이 깡패인가보다

     

    어짜피 책임도 못 질 경통..

     

    천벌 받기 전에 형님께 다시 돌려드려야지..

     

    얼마 전에 유호열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출처 : http://cafe.naver.com/skyguide/117810, Find Enjoy Love - 안시관측의 즐거움을 찾는 분들께)

    유호열님.JPG


     

    이 말씀을 들으니 난 집에 감금(?) 되어 있는 메그레즈부터 생각이 난다 ㅠㅠ

     

    여튼 칼광축을 맞추고 냉각을 기다리고 있으니

     

    순찰 돌던 경찰차가 내 앞에서 차를 세우고

     

    머하냐고 물어본다

     

    으슥한 뒷길에 대포같이 생긴 걸 펼쳐놓고 서성대는 아저씨를 못 본 척 지나가면

     

    그건 근무 태만일듯 ;;

     

    (가로등 불빛을 피해 버스 뒤에서 엄폐중인  진삽이. 무지무지 수상해 보인다 ㅎㅎ)

    size_관측지.jpg

     

     

    관내 백성임을 확인시켜 드리고

     

    한 시간 뒤에 오셔서 목성 보시라고 보내드렸다.. ㅎ

     


     

    액세서리 박스 정리하고 광축 맞추기 복습하는 동안

     

    암막에는 서리가 앉고 어느새 냉각이 완료되었다

     

    15분에 한 장씩 해서 딱 6장만 그려야지.. 했는데

     

    이거 참 초보운전이다보니 어설프고 속도도 안 난다 ;;

     

    시상도 완벽하지 않아서 어른거리다가

     

    순간적으로 시상이 잡히면 선 하나 그리고

     

    아이피스 김 서리면 또 한참 기다리고

     

    경찰 아저씨 한 번 보여드리고

     

    하다보니 목성 한 장에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ㅡㅡ;;

     

    이거 참..

     

    그래도 목성 북극 쪽의 짙은 색의 지역에서

     

    가는 줄무늬 3~4개를 더 찾았다는 데에 의의를 두련다 ㅎ

     

    목성_131201.jpg
      

     

     

    나에게 별보기를 가르쳐주셨던 80년대 학번 형님들의 가르침을 생각해보면

     

    '목성 스케치는 무조건 15분 내로'

     

    '행성 스케치 최소 200장은 해 봐야 행성 관측에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걸 대체 어떻게 하라고요.. ㅎㅎㅎ

     

     

    책장에서 10년 넘게 먼지만 뒤집어쓰던 행성관측 교과서를 다시 꺼내 들었다

     

    200장이라.. 흠.. ㅠ_ㅠ

     

    size_교과서.jpg

     

     

     

     

                                              Nightwid 無雲

     

     

댓글 12

  • 김철규

    2013.12.26 05:35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성관측에 이런 심오한 깊이가 있는걸 몰랐네요. 저 역시 행성은 딥스카이 보다가 한번씩 쳐다보는 거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한장에 15분...... 내공이 상당히 필요한 일이겠습니다. ^^;
  • 조강욱

    2013.12.26 08:19

    어떤 대상이든 깊이가 없이 심심풀이로 볼 수 있는 대상은 없다는 것을

    관측 경력이 쌓일수록 점점 더 절감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그 점이 천체관측의 묘미가 아닐까요? ^^

  • 이한솔

    2013.12.26 06:07

    목성이 너무 동그랗네요 ㅋㅋ
    마지막사진에 있는 책이 궁금합니다.
  • 조강욱

    2013.12.26 08:21

    대학교 다닐 때 서천동에서 활동하시던 정한섭 형님의 원본을 제본한 책이에요

    두 권 제본해서 가지고 있다가 한 권은 몇 년 전에

    이준오님께 퀴즈 정답 선물로 무기한(?) 임대해 드렸습니다 ㅎ

  • 조강욱

    2013.12.27 17:43

    근데 너무 동그랗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ㅎ

  • 이한솔

    2013.12.27 20:06

    원래 목성이 좀 타원이잖아요.....

    외부가 기체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전속도가 빨라서 찌그러져 보이는.....

  • 조강욱

    2013.12.28 01:02

    아~~ 목성이 타원으로 보인다는 생각을 그동안 전혀 못 했어요.. ㅎㅎ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_@;;;

  • Profile

    박상구

    2013.12.26 08:07

    스케치 멋집니다 ^^ 도심에서도 그렇게 자세히 볼 수 있다니..
    저도 책이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굉장히 상세한 책이군요. 핸드북 수준이 아닌듯 하네요 ^^
  • 조강욱

    2013.12.26 08:23

    행성은 광량이 충분하니 주거지만 살짝 벗어나면

    광해에 큰 관계 없이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

    그 책은 궁금해 하시는 분이 많으니 신년회에 가지고 가겠습니다~

    참, DAVID A. HARDY의 그림을 다룬 책을 김지현님께서 역시 신년회에 가지고 오실 예정입니다

    눈 호강 한 번 해 보시죠 ㅎ;;;;

  • 김병수(양평)

    2013.12.26 09:57

    제 기준으로는, 행성은 시즌 (3개월~)마다 그행성의 시기를 가지고 동그란원의 전체적인 모습을 기록하는것이 어떨까 합니다. 15분이라면 그것은 스케치 사이즈자체도 줄여야겠죠. 강욱님처럼 크게 그린다라면 시즌별로 6-8개 를 그리면 답이 나올것 같습니다. 보이는데로가 아니라 키워서 그릴수록 더힘드셨을텐데...훌륭하게 마무리하신것같은데요....^^ 목성의 대적반이 안보이는 부분을 스케치하는 부분은 상당히 디테일 표현에서 많이 아쉬운것은, 망원경의 아이피스 통해 행성을 보면서 천체스케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것 같습니다. 그러한데도 강욱님의 스케치는 끝내주는 군요.!! 그림을 못그리신다고,,,, 천체스케치를 하면서 미술도 배운다고... 하셨는데...강욱님은 그동안 그림을 잘그리시면서, 안그리셨던것 같습니다. 너무나 와닿는 스케치 입니다. 잘봤어요 강욱님^^

    항상 감사히 잘보고 있습니다!!!~b

  • 조강욱

    2013.12.27 17:43

    저는 근래에 기능하면 크게 그리려고 의식적으로 큰 종이를 사용하는데

    사실 이 날의 목성은 그 큰 종이를 다 채울만한 디테일이 별로 없더군요..

    제 어려움을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근데 시즌별로 6~8개란 어떤 의미인지요?

  • 김병수(양평)

    2013.12.31 01:47

    행성 스케치를 큰사이즈로 그린다면, 디테일과 시간이 넉넉치 못할것이니

    하루에 한장 정도로 하여, 한해 행성의 시즌(3~5개월정도)중에

     

    한 시즌 목성의 모든 모습을 다각도 로 담는 것이 어떨까 하여 생각하고 쓴글입니다.ㅎ

     

    360도로 보이는 부분마다 다른각도 로 약 8장정도 스케치 해본다는 의미로 글을 써봤습니다.

    각도를 돌리면 6-8장정도?예상되는 말로 쓴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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