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벗고개에서 가을밤을 맞이하며...
  • 조회 수: 15661, 2013-09-08 00:44:09(2013-09-04)
  • 안녕하세요. 윈드복서 임광배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부터 하늘은 이색적인 모습이었습니다. 반쪽은 구름으로 하얗게 덮여있고, 반쪽은 파란색으로 하늘이 투명하여

    도화지에 흰색과 파란색으로 물감을 발라놓은 것 같았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기상청 위성사진을 주시하며, 밤에 하늘이 쨍할 거라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월령에 날씨에... 정말 이런 날 흔치 않을 것이라는 직감!!

    집사람에게 사정사정 하여 어렵사리 퇴근 후 벗고개로 향했습니다.

    왜 날이 좋은 날은 꼭 평일인지... 담날 출근 압박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날 드물자나요^^

    투명한 하늘을 기대하며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벗고개는 예상과 달리 구름이 왔다리 갔다리였습니다.

    구름이 지나지 않는 곳은 정말 엄청 투명하였고. 별빛도 얼마나 밝은 지.

    하지만 걱정은 그리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별삼이 설치하고 냉각 되기를 좀 기다리면서 성도를 보고 있으니 어느새

    하늘은 쨍~~~합니다.

    2시 정도 철수를 목표로 서둘러 볼 대상들을 차례차례 두들겨 패보기로 합니다.

     

     

    1. 베일성운

    베일성운은 너무나 유명한 대상인데, 보면 볼수록 모양이 신기합니다.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놓은 것 같은 성운기가

    참 인상적입니다.

    서베일은 밝은 별(52번 별)과 함께 성운기가 죽 늘어선 모습이 눈에 쉽게 들어오며 UHC필터를 끼우니

    선명도가 훨씬 증가합니다. 너무 날까로워서 베일 것 같은 기분이...(그래서 베일 성운인가?)

    서베일 맞은 편에 있는 동베일은 밝은 별이 걸쳐있지는 않지만 아래 끝족에 흔히 뫼 산(山) 모양의 성운기가 자리잡고 있어

    역시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어제 제가 본 모습은 뫼 산자 보다는 그칠지(止)에 가까웠습니다.

    제가 별삼이로 이런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라 엄청 흥분되었습니다.^^

     

     

     

    2. 북아메리카 성운+펠린칸 성운


    북아메리카 성운은 큰 크기에 그동안 한번도 도전해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색다를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성공했습니다.

    지난 번 최윤호님께서(?)  파인더 앞에 2인치 필터를 손으로 대고 보면 전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셨었는데,

    저는 2인치 필터가 없어 꼼수를 썼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펜탁스 아이피스 아이컵에 1.25인치 필터를 끼우니 크기가 딱이었습니다.(필터 나사산 부분이 아이컵에 딱 맞게 들어 갑니다.) 그 상태로 렌즈에 닿지 않을 정도로 아이컵 높이를 조정한 후 보니...

    북아메라카 성운이 눈부시게 나타납니다. 특히 멕시코 부분에 성운기가 가장 두드러지며 펠리칸과 사이에 위치한 암흑대도 잘 보입니다. 오늘의 처음으로 관측했는데 너무 잘 보여서 계속 실없이 웃었습니다. ^^

     

     

    3. Helix nebula, 토성상 성운

    물병자리에 위치한 헬릭스 성운은 고리성운(M57)과 비슷한 형태이나 그 크기가 고리성운에 비하면 다윗과 골리앗 수준입니다.

    제가 본 모습은 쌍가락지 가운데 부분이 생각보다는 옅지 않고 진하였고, 위 사진에서 우측상단에 보이는 별쪽으로 성운기가 조금 퍼져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벗고개 남쪽하늘이 좀 밝아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토성상 성운은 성운기가 짙게 느껴지고 양 옆으로 고리처럼 살짝 튀어나온 부분이 느껴졌는데.. 역시 시원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에 다시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4. M33


    바람개비 은하 M33은 워낙 크기가 커서인지 파인더로도 뿌연 덩어리로 보였고, 아이피스를 통해서 본 모습은

    2~3갈래의 나선팔 정도가 확인이 되었으나, 아주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고 주변시와 눈깜박거림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위 사진과 같은 세부자료를 준비하지 않았던 탓에 자세히 관측은 하지 못하였습니다. ㅜ.ㅜ

     

     

    5. M31과 친구들


    어제 관측하면서 또다른 수확은 안드로메다 은하의 암흑대 확인입니다. 위 사진에 서 보는 것과 같이 중심핵과 M110 사이 위치한 암흑대를 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당췌 뭘 본 건지 이것 또한,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아직도 눈앞에 선 한데, 마치 목성을 처음보고 깊은 감흥에 젖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디테일하게 뜯어봐야겠습니다.

     

     

    6. NGC891

    NGC 4565 같은 측면나선은하입니다. 4565은 양 끝이 바늘처럼 뾰족한데 이와 대조적으로 891은 다소 두께가 있게 느껴지며,

    제 느낌으로는 4565보다 좀도 도톰하며, 밝기는 더 흐린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중심을 가로지르는 암흑대가 잘 보이지 않았으나, 고도도 좀 올라오고, 계속해서 주변시로 째려보니까 어느 순간에

    검은 줄기가 툭 튀어 나오는 것 같았습니다. 볼수록 매력적인 대상에 한표!

     

     

     

    7. M76

    M27(아령성운)의 동생인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 꼬꼬마 모래시계입니다. 특히 주변 별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전체적으로 밝기가 고르며, 저배율에서도 뚜렷하게 보입니다.

     

     

     

    8. NGC7331과 친구들 + stephan 오중주

    페가수스 자리에 위치한 NGC 7331은 밝기가 밝아 비교적 잘 보입니다. 다만 중심핵 바깥에 위치한 헤일로의 나선팔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직 실력 탓인지)

    약 230배율로 보면 위 사진처럼 7331 옆쪽에 위치한 4개의 또다른 은하를 볼 수 있는데, 저는 아무리 애를 써도 3개까지만 확인했습니다. 7336은 주변시를 동원해봐도 도저히 눈에 검출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하네요. 6-_-

    7331을 루트로해서 남서쪽으로 내려가면 스테판 오중주를 볼 수 있는데, 5중주라는데 역시 저는 4개밖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230배율에서 7317을 보지 못했는데, 꼭 하나씩 안보여요. 보면 볼수록 욕심만 나고..열 받아서 혼났습니다.^^

    다음에는 꼭 성공하길 간절히 빌어봅니다.~

     

     

     

    9. NGC 7332+7339

    페가수스자리 47번별 주위에 위치한 인접한 은하로 한시야에 들어오는 모습이 사냥개자리 4631과 4656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제가 본 모습은 7332가 더 밝고 상대적으로 7339가 더 어두웠습니다. 하지만 크기는 오히려 7339가 7332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희한한 모습이었습니다. 서로 놓여있는 모습도 삐딱하여 보는 재미가 두 배 인 것 같습니다.^^

     

     

     

    10. NGC 7479

    페가수스 알파별에서 남쪽으로 3도 정도 떨어진 불규칙 나선은하인데, 제가 본 모습은 위 사진에서 아래로 휘감기는 밝은 나선팔 영역까지 확인했습니다. 길게 좌우로 늘어진 가는 나선팔까지는 볼 수 없었고, NGC 4656 같이 한쪽이 휘어져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색다른 모습이 역시 인상에 남는 멋진 대상이었습니다.

     

     

    이 정도가 기억에 남는 것들 입니다. 하늘이 너무 좋아 많이 보고시픈 욕심이 컸지만 역시나 출근의 압박을 이기지는 못했습니다.

    언젠가 또 좋은 기회가 있을거라 기대해 봅니다.^^

    어제 특히 재미난 일은 M27을 찾는데 애먹었다는 것입니다. 파인더로도 보이는 대상을 왜 그렇게 못찾았는지 지금도 알 수가 없네요.^^(김광욱님이랑 저랑 계속 삽질했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어제 즐긴 감흥을 공유하고자 관측후기 남깁니다.

    오늘도 날이 괜찮을 것 같은데... 많은 별지기님들께서 즐거운 관측하시길 바래봅니다.^^

    <※ 참고로 모든 사진의 출처는 야간비행입니다.^^>

    Profile

댓글 9

  • 김남희

    2013.09.05 00:13

    의욕을 불러 일으키는 멋진 관측기입니다. 좀 있으면 구경병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광배님 천천히 달리세요..ㅎㅎ
  • Profile

    임광배

    2013.09.05 02:29

    네. 천천히 달릴께요. 구경병은 남희님 망갱이로 채울게요^^
  • 조강욱

    2013.09.06 17:27

    출근의 압박을 이겨내고 다녀오셨군요.. ^^;

    33번은 참 볼 거 많은 아이죠
    은하면 위에 번호 붙은 성운만 십여개가 되니까요
    저는 초창기에 한 번 스케치한 애지만
    너무 미숙한게 많아서 이번 가을에 재수강 예정입니다 ㅎㅎㅎ

    제게 891 암흑대는 볼수록 넓어지는 느낌이에요
    살아 움직이는 조개껍질 같다고 할까요?
    주변시와 암적응에 엄청 민감하더라고요

    7479는 저의 애증의 대상입니다 ㅎ
    그 기형적인 비대칭 나선팔은 보일듯 말듯 하며
    애간장을 태우죠 ㅠㅠ

    아무쪼록 앞으로도 즐거운 관측 함께해요~~
  • Profile

    임광배

    2013.09.06 19:14

    33번 제대로 뜯어보질 못해서 저도 올 가을에 예전 강욱님 올려주신 추천대상자료 참고해서 좀더 세세히 보려고 합니다.^^

    담에는 같이 관측하면서 팁 좀 많이 주세요.

  • 최윤호

    2013.09.06 17:49

    직접 내가 보는 듯한 살아있는 관측기 잘 보았습니다. 북아메리카와 처럼 볼 수 있는 몇몇 대상이 더 있는데, 카시오페이아의 팩맨 그리고 H-beta로 캘리포니아 성운도 가능했습니다.

  • Profile

    임광배

    2013.09.06 19:15

    그렇군요. 팩맨과 캘리포니아도 도전해봐야겠어요^^  윤호님 감사합니다.

  • Profile

    김원준

    2013.09.07 09:12

    7000의 경우 하늘이 좋은곳에선 맨눈으로도 어설프게 보이고 10배율 쌍안경으론 매우
    잘 볼수있는 대상입니다.
  • Profile

    임광배

    2013.09.07 23:43

    맨눈으로 보셨다구요... 전 시력이 딸리나봐요^^ 담에 쌍안경 빌려서 한번 관측해 보고 싶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 Profile

    김원준

    2013.09.08 00:44

    눈으로 볼때 성운기가 바로 보이는게 아니라 그 위치에 뿌여게 보이는 뭔가 있다 정도로 보입니다^^
    오해는 없으시길.
    쌍안경으로 우선 확인할수 있다면 바로 눈으로도 확인할수 있습니다.
    사실 쌍안경으로볼때 성운기라기 보단 별의 흐름으로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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