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30519 필리핀 세부 가족여행&관측기
  • 조회 수: 11629, 2013-06-04 18:11:21(2013-06-02)
  •    

     

    2005년 몰디브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http://www.nightflight.or.kr/xe/31886

     

    다른 신혼부부가 다 그러하듯

     

    '일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을 다니자'는 약속을 하고

     

    또 대부분 그렇듯이 약속을 못지키고 살고 있었는데

     

    8년이나 지나서 한 번 나가보게 되었다

     

    참, 작년 5월에도 일본에 같이 갔었는데

     

    금환일식을 겸해서 딱 1박2일 있던 거라

     

    본격적인 가족여행이라 하기엔 쫌.. ㅎ

     

    http://www.nightflight.or.kr/xe/58324

     


     

    4월 어느날, 야근을 하고 피곤에 쩔은 상태로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TV를 켜니

     

    홈쇼핑에서 보라카이 패키지 여행 상품을 팔고 있었다

     

    1.JPG

     

     

    그래 인생 뭐 있나 놀 수 있을 때 놀아야지

     

    충동적으로 예약을 해버렸다

     

    (홈쇼핑 여행상품은 바로 결제 대신 이번처럼 상담 예약만 먼저 받는 경우가 많음)

     

    누군가 홈쇼핑을 두고 '지독한 마케팅'이라 했는데

     

    새벽에 멍하니 TV 보다가 전화하게 만드는,

     

    알면서도 당하는 홈쇼핑의 기술은 존경스러울 따름 ㅎ

     

    하지만 내가 원하는 석탄일 연휴는 조기 매진.

     

    아쉬워서 다른 상품을 찾다보니 홈쇼핑에서 팔던 '패키지여행'이

     

    왜 '자유여행'의 반값밖에 안 되는지 그 의미를 알게 되었고

     

    자유를 사랑하고 의무를 싫어하는 우리 가족은

     

    두배나 비싸면서 혜택은 암것도 없는 에어텔로.. ㅎ  (인터넷에서 모두투어 상품을 찾아서 여행사로 연락함)

     

     

     

    우리의 목적지는 세부.

     

    바로 일주일 전 새벽에 멍하니 홈쇼핑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보라카이나 세부가 어디 붙어있는 동네인지도 몰랐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호주와 오로라 포인트, 그리고 일식 포인트 뿐이었으니까..

     


     

    우선 연휴에 겨우 자리가 난 에어텔부터 암생각없이 질러놓고

     

    그때부터 공부하면서 여행 일정을 채워나간다

     

    쇼핑과 맛집에 관심 없는 원장님과

     

    낯선 곳을 싫어하는 7살 딸래미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ㅎ

     

    나는?

     

    필리핀 세부는 위도가 몇도일까?

     

    북위 10.2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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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ㅎㅎㅎ

     

    몰디브와 중국, 두 번의 호주와 일본에 이어 6번째 해외 원정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을.. ㅎ

     

    이 흑심을 가감없이 원장님께 말씀드리니 흔쾌히 허락.

     

    정기양샘께 부탁하여 여행용 8인치 반사를 빌리고

     

    (같은 기종 망경 사진, 구글 이미지) 

    RedUti8G2_WebSite.jpg

     

     

    별하늘지기에 세부에서 별보기에 대해 의견을 구하니 그리 희망적이진 않다

     

    결정적으로 한솔형님께서.. '비발디파크가 홍천에 있어도 별은 안 보일 것'이라고 비수를.. ㅋㅋ

     


     

    인터넷을 헤메고 다니다가 세부에서 행성사진 찍는 분의 홈페이지를 찾아보았다

     

    http://astro.christone.net/

     

    엄청난 퀄리티의 사진들을 침흘리며 보다가..

     

    이메일을 보내 보았다.

     

    별이 잘 보이는지, 어디서 보는지, 안전한지 등...

     

    보내자마자 답신이 와서 열어보니,

     

    "세부는 '매우매우' 안전한 동네이니 걱정 안해도 되고

     

    리조트가 있는 막탄섬은 완전 깡촌이니 잘 보일거다

     

    리조트에서도 해변가는 광해가 적을테니 거기를 찾아보라"

     

    는 친절한 답변 ㅎ

     

    리조트에도 미리 양해를 구하고 추가 정보를 얻기 위해 몆 번이나 이메일을 보냈는데

     

    계속 씹는다 -_-;;

     


     

    출발 3일전,

     

    선택관광도 우리가족 3박5일 동선도 30분 단위로 완벽하게 세워놨건만

     

    뭔가 허전한데..

     

    그래! 별 볼 계획을 안 세웠네 ㅠㅠ

     

    목표 대상 공부는 두 번의 호주 원정으로 대충 감을 가지고 있지만

     

    정기양샘께 빌린 8인치는 아직 조립도 안 해봤다

     

    설명서 보고 조립을 마치고 난생 처음 모터 포커서도 써 보고 스카이커맨더도 붙여보았다

     

    sky_com.jpg

     

    말로만 듣던 투스타 얼라인이란 것도 직접 해보고..

     

    세팅을 마치고 대상 번호를 누르고 엔터를 찍었는데 망경은 전혀 움직임이 없다

     

    정샘께 이거 GOTO 왜 안되냐고 문의드리니

     

    어렵지 않다고 스카이커맨더 설명서 보고 한번 다시 해보라 하신다

     

    PDF로 된 설명서를 읽는 순간..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ㅎㅎㅎ

     

    별나라 생활 만 20년만에 GOTO와 엔코더의 차이를 알게 되었다.. ;;;;

     

    아무리 'GOTO 안쓰기 운동본부' 소속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이건 너무 무지한 것 같다 -_-;;

     

    개념없는 Nightwid 때문에 속이 터졌을 정쌤께도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ㅎㅎㅎ

     

    세부 비행기 출발 시간은 5월 16일 아침 8시.

     

    비행기 출발 6시간 전에 겨우 엔코더로 별 한개 제대로 찾아보았다 ;;;;

     

    관측 target은 아직 검토도 못 해본 상태..

     

    에이 노트북 들고 가지 뭐!

     

     

     

    ============================ Day 1 (May 16, 2013) ============================

     

    새벽 4시반.

     

    구파발 역에서 공항 가는 리무진 첫차를 기다리는 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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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여자의 가이드 겸 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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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은 연휴 전날이라 그런지, 첫차임에도 승객이 너무나 많아서

     

    나중에 타려던 사람들은 한 30명 정도 자리가 없어서 버스를 못 타는 사태가..

     

    종점에 살아서 좋은 점도 있네.. ㅡ,ㅡㅋㅋㅋ

     

     

    공항에서 모닝 화이트 하임을 드시고 계신 예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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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제스트에어. 필리핀 저가 항공사이다

     

    실물을 확인하니 다행히 중간에 날개 떨어지고 추락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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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에 혹평을 많이 들어서

     

    물도 담요도 다 돈받고 판다 하여

     

    기내식을 줄 것이라고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밥을 주니 이리 고마울수가.. ㅎㅎㅎㅎ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는....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 나름 ㅡ,ㅡ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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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밖을 보며 사색에 잠겨 있던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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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뒤 더 먼 곳으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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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긴 원래 내 자린데.. ㅡ_ㅜ

     

    멀리서나마 푸른 하늘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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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비행기 상공에서 바라보는 극강의 푸른 하늘을 너무나 좋아한다..

     

     

    모닝 수면을 마치고 컨디션 회복하여 카톡 이모티콘 표정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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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

     

     

    세부 공항은 시크하게 그냥 활주로에 내려서 걸어가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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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가이드겸 포터는 몰래 날씨 확인부터..     별루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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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별님 티셔츠를 입은 예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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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여행을 해외 원정으로 둔갑시킬 중요한 물건을 어깨에 메고 있는 Nightw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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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에 내리자 마자 후끈하고 습한 공기. 열대 지방에 온 것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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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페리얼팰리스 리조트에서 제공해 준 셔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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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 막탄섬 거리 (공항과 대부분의 리조트가 모여있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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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에 집에서 나와서 오후 2시 리조트 도착! Door to door로 10시간이 걸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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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회장 이름이 Dubhe란다.. 무슨 의미로 지었을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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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면서

     

    일부러 커다란 망경을 체크인 카운터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나 별보는 사람인데 발코니에서 이걸로 별 봐야하니

     

    제일 높고 전망 좋은데로 주세요 했더니

     

    정말 좋은 방을 받았다 ㅎㅎ

     

    11층 건물의 10층 가장 동쪽에 홀로 떨어진 끝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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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정리하고 리조트 수영장 투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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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따뜻한게 꼭 온천에 들어와 있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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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은 바닷가 레스토랑에서 엘레강스하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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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미구엘만 엄청 마셨다는.. 한국의 하이트 정도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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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 저녁을 먹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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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반이 넘어서니 하늘은 급격히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금방 칠흙같은 어둠이 밀려왔다

     

    레스토랑의 밝은 조명 아래서도 별들은 빛난다

     

    구름도 까만색인걸 보니 인근 광해도 많지 않은듯 ㅎ

     

    이게 무슨 자리일까?

     

    한참 헤메다가 머리 꼭대기에 남중한 사자자리를 찾고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본다

     

     

    하나씩 짚어서 내려오다보니 남십자가 보인다

     

    그 옆은 센타우르스 알파와 베타겠지 ㅎ

     

    (19:30 남쪽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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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1 별보기 ============================

     

    방에 돌아와서 짐을 마저 정리하고

     

    애 재우고 보겠다고 8시쯤 같이 침대에 누웠다가

     

    같이 잠이 들어버렸다. ㅡ_ㅡ

     

    혹시나 하고 맞춰놓은 9시 알람도 못 듣고.. ㅠㅠ

     

    원장님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일어나니 시간은 자정.

     

     

    저녁 무렵, 꽤 맑았던 하늘은 어디 가고

     

    하늘에선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아니 맑았었는데.....

     

    첫날 관측은 이걸로 종료! ㅡㅜ

     

     

    또 한참 자고 있는데 이번엔 예별이가 깨운다

     

    해뜨기 직전. 하늘은 다시 맑아져 있다...

     

    (동쪽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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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뭥미???

     

    맑은 하늘을 두고 잠이 들었는데 몇시간 뒤엔 폭풍우가 몰아치고

     

    또 몇시간 뒤엔 다시 새파란 하늘이라..

     

    (남서쪽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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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어쨌든 아직도 이틀이나 남았으니깐.. ㅎ

     

    발코니에서 정확히 동쪽을 찾아서 일출이라도 보려 했는데

     

    하필이면 그 쪽 수평선에만 낮은 구름이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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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평선 위의 먹구름 위의 일출에 만족해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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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닭들의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사람 사는 세상에도 아침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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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2 (May 17, 2013) ============================

     

     

    임펠 갔다온 사람은 누구나 다 찍는 엘리베이터 가족사진.

     

    사실 가족사진 찍기 제일 편한데가 여기라서.. (조명도 있고 자기 표정도 확인할 수 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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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다로운 두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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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막내딸은 나 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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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만 잘 먹이면 불만 없다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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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식탐 어쩔껴... 나랑 똑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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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까맣고.. 헤어도 구강 구조도 딱 현지 레스토랑 종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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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운동은 리조트내 워터파크에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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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워터파크라는데.. 광고 글에서 '세부에서'를 강조한 이유가 있었다

     

    세부에서 가장 좋을 뿐 한국의 캐리비언베이나 오션월드 정도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 ㅎㅎㅎㅎ

     

    위에서는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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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아래쪽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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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외로 수영 잘 하시는 원장님.. 예별이가 아무리 뛰어도 못 따라간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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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별님까지 같이 마사지도 받고   (아래 사진은 마사지 전에 발 씻어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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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는 세부 시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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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과 리조트는 작은 막탄섬에 옹기종기 모여있고, 세부 본섬은 막탄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세부 본섬은 길이 200km의 길쭉하고 거대한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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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디브 워터빌리지가 생각나는 수상가옥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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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의 재미에 푹 빠진 예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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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원피스 하나 득템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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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최고 인기 패스트푸드점, 졸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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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롯데리아처럼.. 전세계에서 맥도날드를 이기고  있는 몇 안되는 브랜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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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비 여행가방까지 득템!  꺄~~~ 나도 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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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시비 흥정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밤에는 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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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도 당한 택시 바가지..ㅠ_ㅠ   뭐 그래봤자 5천원 더 쓴 거니 잊어버리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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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은 한국에서 공수해 온 특식으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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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반에다 어린이용 주먹밥 재료들을 투척하고 (아이스 버킷에다가 만행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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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먹밥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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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2 별보기 ============================

      

    하루 종일 파랬던 하늘.

     

    해가 지고 리조트 수영장의 저녁 공연도 끝나갈 9시 무렵..

     

    부르지도 않은 구름들이 스멀스멀 등장한다

     

    야... 너는 또 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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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리조트 최고 명당 발코니에 자리를 펴고

     

    노트북으로 스태리나잇 돌려보며 관측 대상을 선정하고 별자리를 익힌다

     

    탁자 왼쪽으로는 언제든지 관측할 수 있도록 망원경 대기중.  혹시 모를 소나기에 대비하기 위해 반조립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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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처럼 침대에 누웠다가 알람을 못 듣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거실 쇼파에서 새우잠을 청했다

     

     

    밤 11시 알람. 밖은 여전히 먹구름

     

     

    새벽 1시 알람은 듣지도 못하고 자다가

     

     

    새벽 4시. 깜짝 놀라 일어나서 발코니에 나가보니......

     

    걸어놨던 빨래들은 모두 바닥에 뒹굴고 있고

     

    모두 물에 흠뻑 젖어서 엉망이다 (다행히 망경은 거실 안에..)

     

    아니 무슨놈의 날씨가 밤만 되면 폭우가 친다니.. ㅠㅠ

     

     

    근데 이건 무슨 반전? 하늘에는 별이 총총...

     

    근데 궁수 전갈 밑에 저 별자리는 멀까?

     

    노트북에 스텔라리움을 돌려놓고 뒤늦은 공부 시작..

     

    (04:00 남쪽 하늘)

    0400.JPG

     

     

    근데 뭐라도 하나 그리려면 5등급 하늘은 되어야 할텐데

     

    리조트 발코니에서 본 하늘은 궁수 주전자 위쪽만 희미하게 은하수 영역이 보이는게

     

    먼가 조금 아쉽다.  한 4등급 정도 되는 하늘이랄까.

     

    함 나가볼까?

     

    리조트내 조명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니 별들이 한등급 정도 더 보이는 것 같다

     

    흔적만 보이던 은하수도 띠가 되었다

     

    그렇다 해도 압도적인 모습까지는 아니었지만.. ^^;  5등급 정도의 하늘이 된 듯!

     

    해변 근처로 오니 시야가 탁 트인다

     

    해변가 비치베드를 지나가는데 무언가 검은 그림자가 어둠 속에서 움직이더니

     

    손전등으로 나를 비춘다

     

    리조트내 해변가 초소의 야간 경비들이 나를 발견한 것.

     

    맥주캔 들고 쓰레빠 신고 hello를 외치는 나를 보더니 그제야 경계를 푼다

     

    혹시라도 모를 치안 문제 때문에 걱정했는데

     

    여기라면 하늘도 제일 낫고 시야도 탁 틔여 있는데

     

    경비까지 눈 앞에서 밤새 지켜주고 있네.. ㅎ

     

    그러고 있는 사이 다시 구름이 몰려와서 남쪽 하늘을 순식간에 덮어버린다

     

    경비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원래 이렇게 금방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한다고 한다

     

    시간상 망경을 지금 들고 나올 수는 없고..

     

    이따 저녁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 객실로 돌아왔다

     

     

    거실 쇼파에서 밤새 새우잠을 자니 허리만 아프고 더 피곤하다.

     

    새벽 5시가 넘은 시각, 침대에 누우니.. 아! 이렇게 좋은걸..

     

    난 왜 세부까지 놀러와서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걸까?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대체 별이 뭐길래...... ㅎ

     

     

    둘째날 관측도 포기!

     

    저녁에 잠깐 좋았을때 억지로라도 볼 걸..

     

    아침에는 일출이라도 볼 수 있을까 하여 또 새벽같이 일어났으나

     

    동쪽 수평선을 덮고 있는 먹장 구름을 확인하고 바로 다시 이불 속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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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3 (May 18, 2013) ============================

     

     

    오늘도 역시 식탐 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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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고 까먹기 놀이 중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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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세부에 없는 단 한가지, 아름다운 비치와 산호를 보러 호핑 투어 가는 날.

     

    리조트 로비에서 픽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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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질럿 대형으로 차 타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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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예별 양은 또래 필리핀 애들이 파는 1달러짜리 목걸이 팔찌 세트를 하고 완전 신남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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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호핑투어 스텝들.  세부에 한국 관광객이 워낙 많다보니 한국인 상대 장사하는 한국 분들도 많다

     

    (아래 사진은 스마일호핑 사장님의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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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발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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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위에선 강남스타일이~~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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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핑투어 중 미취학 아동은 1:1로 보모 언니가 봐 주시고.. 엄마 아빠는 간만에 신행 모드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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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에서 본 배들은 모두 저렇게 보조바퀴도 아닌 보조다리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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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디브 신행 이후로 8년만의 스노클링.   아~~ 이쁘다 (세부에서 배로 한 40분 거리, 힐룽뚜안 섬 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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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속에도 휴게소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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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수영을 못 해서 구명조끼 입고 스텝이 끌어주는 대로 둥둥~~ 바닷속 유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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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불가사리가 참 많았다

     

    저 깊은 바닷속에서 건져온 푸른 불가사리 두 개로 예별님의 환심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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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얕은 바다에는 다르게 생긴 불가사리들이..

     

    한국 사람들이 불가사리를 좋아하는지 현지 스텝들이 Star Fish 대신 모두 불가사리라는 단어를 쓰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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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클링 포인트를 지나 여기는 판다논 섬. 흰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무인도 섬이다

     

    바다에 현지인들이 배를 띄워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는데.. 카톨릭 교회 행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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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도에 예배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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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세부에서 부족한 2%를 여기서 채우고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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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노클링 포인트에서 무서워서 암것도 못하여 기분이 별로였던 예별님..

     

    해변에서 조개를 잡으며 기분을 푸셨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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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라 사람들은 구워먹는 것을 무지 좋아하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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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잡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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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개잡은 여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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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현지 사람들도 많이 놀러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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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득 잡은 조개를 세면서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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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 주먹밥은 더욱 업그레이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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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3 별보기 ============================

     

     

    벌써 세부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낮부터 구름이 왔다갔다 하던 하늘은 밤이 되면서 완전히 구름에 덮였다

     

    경험상 구름이 언제 걷혔다 또 몰려올지 알 수 없어서

     

    시간대별 관측 target을 두시간당 하나씩만 찍어 놓았다

     

    그리고 어제처럼 쇼파에서 대기하다간 허리만 아플 것 같아서

     

    3분단위 알람 10콤보를 밤11시 12시반 2시에 깨알같이 예약하고 9시에 침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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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1시. 구름 가득

     

     

    12시반. 역시 구름 가득. 오늘밤은 비도 안 온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 것일까?

     


     

    새벽 2시 마지막 알람에 놀라 일어나서 알람을 끄고 침대에 앉아서 잠시 졸다가

     

    그래 마지막인데.. 큰 기대 없이 발코니에 나가보니

     

    별이 총총 박혀있다!

     

    서둘러 장비를 챙겨서 새벽 2시반에 길을 나섰다

     

    하늘은 어제보다 한등급 정도 떨어지는 상태.

     

    전반적으로 엷은 구름이 밤하늘을 덮고 있다

     

    뭐 이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어제 그 경비랑 인사를 하고 경비초소 바로 앞 비치베드에 짐을 풀었다

     

    망경을 세팅하고 있는데 등 위에 빗방울이 한방울 떨어진다

     

    하늘을 보니 한쪽에서는 초롱초롱 별이 보이는데 또 한쪽에선 먹장구름이 급격히 생성 중이다

     

    3일째 물을 먹으니 이젠 좀 감이 온다 -_-ㅋㅋ

     

    재빨리 장비를 경비 초소에 옮기니

     

    폭풍우는 아니지만 제법 빗줄기가 쏟아진다

     

    아!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ㅠㅠ

     

     

    경비 아저씨 아니 경비 총각들하고

     

    폰 DMB로 농구중계 보며 한 30분 기다렸을까

     

    드디어 비가 그쳤다

     

     

    하늘에는 거짓말처럼 다시 은하수가.. !!

     

    기쁜 마음에 경비 총각 둘한테 2달러씩 팁을 쥐어주니

     

    너무 좋아하네 -_-ㅋ  가방도 막 들어주고.. ㅎ

     

    사실 식당 웨이터도 아니고 야간 경비에게 팁을 준 사람이 없었겠지..

     

     

    날이 개긴 했는데.. 내가 원하는 남쪽은 궁수 전갈과 그 아랫동네만 겨우 보일 뿐.

     

    6752는 아직 너무 낮고, 전갈 꼬리 밑에 있는 6397을 그려봐야겠네..

     

    구도를 잡고 본격적으로 그리려 하니 대상이 점점 작아진다

     

    아 씨... 하늘엔 다시 구름이....

     

    한 10분을 또 멍하니 기다리니 다시 구름이 걷혔는데

     

    전갈 아래쪽은 계속 낮은 구름이.. ㅠㅠ

     

     

    구름이 없는 지역에서 그나마 고도 낮은 아이는 전갈자리 6231번.

     

    이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앤데..

     

    이제 와서 뭐 어쩔 수 없지.. 난 나름 최선을 다 한 거니까...

     

    (04:00 남쪽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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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로도 구름은 왔다갔다 했지만 6231 쪽만 이상하게 구름이 끼지 않는다

     

    정기양샘의 포터블 8인치 Uti로 보는 상은 너무나 아름답다

     

    대상이 멋진 것인지 하늘이 도와준 것인지 망경이 훌륭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그 세 가지가 모두 조합된 결과이겠지 ^^

     

    박명이 다가오는 새벽, 리조트 비치베드에 앉아서 한시간여를 무아지경 속에 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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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갈 꼬리 밑의 작지만 강렬한 산개성단.

     

    한국에서는 낮은 고도 때문에 그 매력을 한껏 발산하기 어렵지만

     

    그 영롱하고 찬란한 빛은 4755에 견줄 수 있지 않을까!

     


     

    열심히 점을 찍고 있는데 신기한지 여러 리조트 관계자가 다녀갔다

     

    "Are you a scientist?"라는 똑같은 질문도 몇번씩 ㅎ

     

    아마도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과학자의 이미지란 이런 것이겠지.. ㅎㅎㅎ

     

    한시간쯤 지났을까

     

    시야의 별들이 조금씩 빛을 잃어간다

     

    동쪽의 수평선은 벌써 훤하다..

     

    겨우 스케치 한 장을 마무리하고 보니

     

    주위에 리조트 직원 다섯명이 내가 점 찍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다.. ㅎ

     

    천체관측의 불모지인 동남아에서

     

    아마 그들도 살다 살다 처음보는 미친X이 아니었을까? ㅋㅋㅋ


     

    동쪽 수평선에는 3일만에 처음으로 낮은 구름이 안 깔려있다

     

    아침 7시까지 근무한다는 야간 경비 총각에게 물어보니 몇십분 내로 해가 뜰거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얘는 매일밤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12시간 근무를 하니

     

    매일매일 별과 은하수와 남천과 일출을 보겠네!

     

    음.. 상당히 탐나는 직업인듯 ㅎ

     
     

    세부에서의 처음이자 마지막 일출.

     

    이 귀중한 순간을 원장님 예별님과 같이 보고자

     

    망경을 싸들고 서둘러 객실에 복귀해서

     

    잠에 취해 계신 예별님을 들쳐업고 바로 다시 해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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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과 일식을 보겠다는 일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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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날은 완전히 밝고, 경비초소 앞에 까만 총각 둘이 앉아 있는데

     

    얘들이 밤새 초소를 지키던 그 애들 맞나?

     

    이거 밤에 목소리만 듣던 별쟁이들 대낮에 처음 보는 어색함과 비슷하달까 ㅎ

     

    어색한 인사만 건네고 더이상 말을 못 걸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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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이 안깨서 찡찡거리는 예별님을 달래고 있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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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빛덩이 하나가

     

    수평선 위로 얼굴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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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적 순간.

     

    수평선 위로 그 뜨거운 불덩이를 쏟아내는 첫번째 순간..

     

    나는 그 순간 자체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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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년 항저우 개기일식에서 3rd contact의 강렬한 광채가 뿜어져나오던 감동의 순간이 떠오르면서

     

    12년 케언즈 개기일식의 트라우마가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제길 -_-;;;;

     

    케냐던 스발바르던 인도네시아던 미국이던

     

    다시 제대로 일식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치유 불가능한 병이다

     
     

    일몰과 일출의 순간을 보통 사람들보다 상당히 많이 맞이했었지만

     

    그 순간은 언제나 경이롭다

     

    특히 태양이 움직이는 그 엄청난 속도감과

     

    시시각각 바뀌는 하늘빛은

     

    모든 근심 걱정을 한순간에 잊게 만들어준다

     

     

    이 분은 일출을 보며 무슨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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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는 동쪽에 보홀이라는 큰 섬이 자리하고 있어서

     

    정확한 의미의 수평선을 볼 수 있는 영역이 넓지 않다

     

    (동쪽 시야의 대부분은 수평선이 아니라 보홀섬의 지평선이다)

     

    임페리얼팰리스 리조트에 해가 뜨는 방위는 그 수평선과 지평선의 경계 부근의 애매한 지역..

     

    해가 거의 다 떠올랐는데 일출 오메가가 이건 보이는 것도 안보이는 것도 아닌 그런.. ㅎ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난 뒤 수평선(?)에 붉은 그림자가 아주 잠깐 보였었는데

     

    Green flash가 아닐까 잠깐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쉽게 보일 아이는 아니겠지.. 못 본 것으로 ㅎ

     
     

    맥반석 계란같이 생긴 고도 1도의 태양.. 아 귀여워라~~~~

     

    바다 위로 자기 몸통만한 크기로 레이저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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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마지막날 억지로 겨우겨우 망원경 짊어지고 온 값어치를 다 했다..

     

    스케치도 한 장 하고 일출도 보고 ㅎ

     

     

    일출이 끝나고 난 후, 구름 위로 다시 한 번 일출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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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4 (May 19, 2013) ============================

     

     

    강제 조기 기상 후 아침 산책 중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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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티셔츠 젖은 것은 비 맞은 것이 아니라 다 땀이다

     

    열대 지방의 밤 날씨는.. 스케치 하면서도 땀이 뚝뚝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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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하늘에서도 마지막날 아침에 스케치 한 장 성공한 것이 꿈만 같이 기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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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기상의 부작용으로 예별님은 조기에 낮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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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식탐 어떡하누.. 너 그러면 수지언니처럼 안 된다니깐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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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기는 새벽 1시. Check out 하고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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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면 뭐해.. 새벽에 만든 스케치 마무리를.. ㅎㅎ

     

    검은 종이에 젤리펜으로 정확하게 아이피스 원을 만들려면 온 몸을 다 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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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원정 스케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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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그림을 그리는 사이 예별님도 키즈룸에서 그림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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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사이 우리는 간만에 신혼부부 놀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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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운 포즈를 해줘야 패션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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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세부에서의 마지막 일정, 남은 저녁 시간은 공항 근처 '세부가든스파'의 출국 전용 패키지 이용하러 가야 한다

     

    조예별 양은 또래 애들과 그림 그리기에 신이 나서 안 간다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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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돈으로 해결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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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에 픽업하러 온 차에 올라타니 현지인인 줄 알았던 사장님이

     

    유창한 한국말로 인사를 ㅎㅎㅎ

     

    스쿠버 다이빙이 너무 좋아서

     

    15년전 세부에 다이빙 하러 왔다가 지금까지 눌러살고 계신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나에게 그럴만한 용기가 있을까.

     

    바다가 없으면 살 수가 없다는 말을 들으니 웬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진다

     

    깊은 바다속과 심연의 우주.

     

    끝과 끝은 통한다고 했던가

     

    서로의 취미생활에 대해서 다양한 얘기를 했는데

     

    신기할 정도로 공감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았다

     

    어떤 취미생활이나 깊이를 추구할수록

     

    더 비슷한 모양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파 근처의 시장에서 조예별양 좋아하는 것들 앞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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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 객실의 수건 백조와 함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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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빙 하시는 사장님이라 그런가.. 진짜 불가사리들을 인테리어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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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피쉬에 몸을 아니 발을 맡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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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얘네들은 왜 내 발만~~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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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부에서의 마지막 먹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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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별이는 또래 친구를 만나서 공주놀이 하고 노느라 엄마 아빠는 찾지도 않는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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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사지 받고 저녁 먹고.. 비행기 시간까지는 한참 여유가 있어서 스파 마당에다 망경을 펼쳤다

     

    심해를 사랑하는 사장님께 심연을 보여드리니..

     

    역시나 가장 인기있는 대상은 바로 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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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지붕 사이로 아직 보이는 남십자성 사이로 NGC 4755, Jewel Box를 찾았다

     

    아! 이 앙증맞은 보석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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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경으로 풍성하게 보는 보석상자도 물론 좋지만

     

    저배율로 영롱한 작은 별들을 감상하는 것도 충분히 멋지다

     

    이것으로 세부 원정(?) 관측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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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y 5 (May 20, 2013) ============================

     

     

    스파 객실에서 늘어지게 자다가 비행기 시간이 다 되어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출발시간 00:55

     

    공항 도착시간 23:55

     

    뭐 세부 공항에서 할 것도 없고.. 딱 맞춰서 가는게 낫겠지.

     

     

    김포공항보다 작아 보이는 공항에는 자정임에도 한국 관광객들이 끝도 없이 줄을 서 있다

     

    티켓팅 카운터는 보이지도 않고.. 맨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

     

    한 20분이 흘렀을까. 티켓팅 카운터가 있는 공항 출국장 문 앞에 도달했는데

     

    뚱뚱한 공항 직원 아저씨가 내 항공 바우처를 보더니 뜬금없이 domestic으로 가라고 한다

     

    이게 무슨 소리야..

     

    다시 물어봐도 'domestic' 짧은 단어와 함께 저쪽으로 가라는 손짓만.

     

    지금 비행기 출발 40분 남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

     

    이자식한테 팁이라도 쥐어줘야 하나

     

     

    갑작스런 멘붕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불쌍해 보였는지 다른 여행사(하나투어)의 가이드 분이 어느 비행기냐고 물어보신다

     

    '가이드 없으세요?'

     

    '저 에어텔 자유여행인데요'

     

    와이프와 어린 딸이 같이 있는 것을 보고 나 대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물어보시더니

     

    저~~ 멀리 다른 건물에 제스트에어 카운터가 있다고

     

    우리를 인도하여 같이 뛰면서 안내해 주신다

     

    아~~ 죽으란 법은 없나보다 ㅠ_ㅠ

     

    한 3~4분여를 정신없이 뛰니 아주 아주 한가로운 제스트에어 카운터가 거기에..

     

    이역만리 남쪽나라 세부에서도 귀인을 만나서 이렇게 집에 가는구나..

     

    마지막 비행기 티켓팅을 마치고 사무실에서 쉬고 있던 현지 직원이 쟤들 뭔가.. 하는 눈빛으로 나온다

     

    티켓팅은 해 주겠는데 너무 늦어서 탈 수 있을지 없을지 잘 모르겠다는 친절하신 설명

     

    듣는둥 마는둥 표만 받아들고 번개같이 출국장으로.... 비행기 출발 25분전.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공항세를 내고 검색대 앞에 서니 꺄~~~~ 엄청난 인파 ㅠ_ㅠ

     

    이 새벽에 한국 가는 사람이 뭐 이리 많냐....

     

    발만 동동 구르며 또 한 5분여를 소비하고 보안검색을 마치고 출국 심사원 앞에 섰는데

     

    출입국 신고서 왜 안 써왔냐는 것이다

     

    cik.gif

     

    어 아까 티켓팅 카운터에서 보긴 봤는데...

     

    비행기표 시간을 보여주면서 우리 빨리 가야 하니깐 좀 봐달라 했더니

     

    됐고 출입국신고서 내놓으란다

     

    아 이걸 어떡하나... 티켓팅 카운터까지는 뛰어서 3분인데.....

     

    경황 없는 틈에 옆의 빈 탁자를 보니 누가 버리고 간 출입국신고서 양식이 딱 세장이 있었다

     

    아... 오늘 정말 여러명이 도와주네 ㅠ_ㅠ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출입국신고서를 휘갈겨 쓰고 있는데

     

    그렇게 냉담하던 공항 공무원이 이번엔.. 됐고 싸인만 하고 빨리 가란다 ㅎ;;;;

     

     

    어렵게 어렵게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니 출발 10분 전.

     

    거의 포기하는 심정으로 또 정신없이 달려서 비행기 탑승구 로비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엄청난 인파가 탑승구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 나보고 비행기 탑승 보장 못 한다던 그 직원도 보인다

     

    탑승구 문은 굳게 닫혀있고...

     

    이건 무슨 경우?

     

     

    탑승구 문 앞에 서 있는 항공사 직원에게 비행기 지금 탈 수 있냐고 물어보니


    안심하라고 엄지손가락을 펼쳐 보인다

     

    비행기 이륙 10분 남았는데 남았는데 너 무슨 소리니 ㅡ,ㅡ;;;;

     

    그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나는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기장이 아직 안 와서 다들 기다리고 있다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불행이라 해야 하나

     

    옛날 고전 유머에서만 보던 경우를 세부 공항에서 새벽 1시에 겪을 줄이야.. ;;;;;

     

    결국 그 자리에서 한 시간을 더 기다려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2009년 중국 원정시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비행기를 못 구해서 쌩쑈를 하던 기억

    http://www.nightflight.or.kr/xe/32627


    2012년 호주 원정시 브리즈번 공항에서 렌트카 때문에 더 큰 스케일로 초치기를 하던 기억

    http://www.nightflight.or.kr/xe/76623


    거기에 입국 트라우마가 하나 더 추가가 되었다... ㅎ;;;;;

     


    그 고마우신 기장님 덕분에 나는 월요일 오전에 상콤하게 반차를 사용하게 되었지만

     

    만약 제 시간에 출발했으면....

     

    가족들과 세부에서 더욱 잊지 못할 경험을 할 뻔.. ㅋ;;;;

     

    파일럿 도착과 함께 비행기 탑승! ㅋ

     

    _SAM6672.JPG

     

     

    세부야 안녕

     

    _SAM6676.JPG

     

     

    밤 비행기는 나의 또 하나의 로망.

     

    1만미터 상공에서 청정한 별빛을, 그것도 남쪽 별빛을 좀 보려 했으나..

     

    비행기 이륙과 함께 취침~~ ㅋㅋㅋ 일어나보니 이미 일출도 끝나 있는 상황.. ㅠ_ㅠ

     

    _SAM6677.JPG

     

     


    세부에서 생각만큼 별을 보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이렇게나마 보고 온 게 어디냐며 위안해 본다....

     

    벌써부터 다음 원정은 어디로 갈까 마음만 설렌다

     

    앞으로는 몇 회에 걸쳐서 향후 원정 관측지에 대해서 글을 써보려 한다

     

    관측을 나가는 횟수가 줄어들수록 머릿속에서는 엉뚱한 생각만.. ^^;;;;

     

     

     

                                                                          Nightwid 無雲

     

     

     

댓글 16

  • 김경구

    2013.06.03 06:43

    멋진 여행 되셨군요.
    어딜가시나 머리속은 항상 별 생각만 하시는 것 같아요.
    진정한 별쟁이십니다. ㅋㅋ
  • 조강욱

    2013.06.04 03:44

    네..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지가 알아서 돌아가기 때문에..

     

    그냥 머리속에서 돌게 냅두면 가끔씩 깨는 생각들을 제게 제안하더군요.. ^^;;

  • 박한규

    2013.06.03 07:32

    눈으로 구경만 했던 망갱이인데...목적이야 해외 원정이지요, 당근...구경과 실효성에 의문이 들어 접었던 물건을 정선생님께서 지니고 계셨네요. 강욱씨, 써보신 소감좀 말씀해 주세요.
    홈쇼핑 해외 원정...ㅋㅋ 낯설지만 재미있으셨네요.
    뭐든 하려면 일단 지르고 봐야죠. (저희도 결혼 10주년 여행은...해외로...결정 당일 나온 비행기표 중 가장 멀고 싼놈으로 지르고 이제 공부합니다.)
  • 조강욱

    2013.06.04 03:59

    1. 미러 성능 : 로이스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선입견이 있어서 그런지 별상이 참 좋았습니다

     

    2. 모터포커서 : 저는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사람이라 그리 관심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정샘의 설명으로는 진동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십니다

                               몇 번 적응해 보면 그리 불편하진 않은데, 유격은 조금 있습니다

                               근데 모터포커서를 장착하여 upper cage가 무거워져서 돕의 상하 밸런스 잡기가 조금 어렵더군요

     

    3. 스카이커맨더 : 투스타 얼라인 하는 엔코더인데..

                                   하늘 상태가 계속 별로라 많이 떨어져 있는 두 별을 잡아본 적이 없었어요

                                   가까이 있는 두 별을 잡았을 때는 정확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찾고 위치 보정을 해도 정확도가 올라가진 않았어요

                                   시간도 없고 취향에도 잘 맞지 않아서

                                   저는 그냥 등배 레드닷 파인더 보고서 저배율 아아피스로 스위핑 해서 대상 찾았어요

     

    4. 분해조립 : 정말 편하고 간단합니다. 저같이 동작 느린 사람이 해도 숙달되면 3분 안에 광축 조정까지 완료할 수 있어요

                           다만 무게추로 밸런스 잡는 것은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못했습니다

     

    5. 무게 : 이것 저것 다 포함하면 10.5kg.  원통형 스포츠 백처럼 생겨서 핸드캐리 하는데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 없었음

     

    6. 안정성 : 65배로 40분 스케치 하는데는 전혀 문제 없었습니다. 130배로 행성 볼 때도 진동은 잘 느끼지 못했어요

                       사실 세부 지형적 특성인지 밤에 바람이 거의 불지를 않았어요

     

    7. 홈쇼핑 해외원정은 아니고 홈쇼핑에서 불을 질러서 여행상품 인터넷 쇼핑을 했죠.. ㅎㅎ (모두투어)

     

    8. 가장 멀고 싼 곳은 어디인가요? ^-^

  • 김병수

    2013.06.03 20:49

    재밌게 잘 읽었어요.
    동남아는 정말 답이 안 나와요.
    3박4일 일정에서 완전히 맑은 하늘을 만나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되는 듯...
  • 조강욱

    2013.06.04 04:00

    완전히 맑은 하늘을 만나기도 어렵지만

     

    잠시라도 맑은 하늘을 매일 저녁 만날 확률이 높으니 그것도 나름 의미 있는 것 같습니다 ^^

  • 김경싟

    2013.06.03 23:18

    강욱씨는 뭘 하든 열정이 느껴져^^
    하나라도 잡아내는 장인의 손길이 보입니다 그려.

    쪼~금 더 산 사람의 한가지 조언.
    다음에 여행갈 때 일부러 보름 근처로 일정을 잡아봐요.
    가서 별에 신경 안쓰고 온전히 여행에 집중할 있도록^^
    본인도 몸이 편하고 가족에게 맘껏 봉사.
    물론,
    항상 그러라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한번은 별을 떠난 아빠의,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더라는.
    *^^*
  • 조강욱

    2013.06.04 04:01

    아~~

     

    촌철살인의 한마디군요....

     

    언젠가 꼭 실행해 볼께요 ^-^

  • Profile

    김원준

    2013.06.04 02:32

    재미난 관측기 잘 읽었습니다.
    아프리카로 가신다는 계획은 어찌되고 있습니까?
  • 조강욱

    2013.06.04 04:04

    아프리카는 포기 단계에요

     

    일식 관측에는 모든 조건이 안 좋습니다

     

    나이로비 공항에서 800km, 수단 국경의 치안 문제, 15초밖에 되지 않는 지속시간,

     

    낮은 고도에서의 일식, 하이브리드의 얇은 링, 이동 수단의 부재 등등

     

    더 좋은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한데

     

    돈과 시간의 압박이 크군요 ㅠ_ㅠ

     

    해외 원정 시리즈는 그동안 생각했던 것들을 프로젝트 별로 풀어 보고자 합니다 ^^

  • 김철규

    2013.06.04 05:06

    원정기 잘 읽었습니다. 강욱님은 가족도 챙기면서 본인의 취미도 잘 챙기시네요. 여러모로 배워야 겠습니다. ^^
  • 조강욱

    2013.06.04 18:09

    최샘께서 가화만사성이 우선이라 하시더군요.. ^^;;;

  • 정기양

    2013.06.04 07:00

    그 멀리까지 10kg짜리를 들고 가서 너무 찔끔 보고 오셔서 아쉬웠겠습니다.
    낮에는 까다로운 두 따님을 위해서 봉사하랴, 밤에는 변덕스러운 날씨의 눈치 보랴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경싟님의 충고가 마음에 콕 박히네요.....
  • 조강욱

    2013.06.04 18:10

    정쌤께서 귀중한 망원경 빌려주셔서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

    미약하지만 관측기로나마 조금 갚으려고 합니다.. ㅎ

  • 김남희

    2013.06.04 18:08

    이건 암만봐도 관측기라 할수 없습니다. 가족여행에 먹는 자랑뿐이니..... 이런것도 앞으로는 천벌대상감이라 지정해야합니다..ㅎㅎ
  • 조강욱

    2013.06.04 18:11

    그래도 나는 밤마다 최선을 다 했으니 천벌은 면제 대상이라 굳게 믿고 있사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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