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9.4.30~5.1 천문인마을
  • 김경싟
    조회 수: 7425, 2009-05-02 23:19:07(2009-05-02)

  • 2009.4.30~5.1 별찌랑 천문인마을에서


    5.1일...
    경싟 쉬는날
    별찌 학교가는날
    별찌엄마 일하는 날...

    별찌의 학교를 빼고 같이 천문인마을로 향했습니다.

    출발이 늦어서 그런지
    문막휴게소에 들러 항상 다음날 양식으로 마련하는 충무김밥이 끝났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안흥에 들러 라면이나 사가야겠다.

    새말ic를 나오니 경찰 검문이 있네요.
    음주측정?
    뭐가 문제돼?  창문을 내리며 자신있게 나아갑니다.
    차를 멈추는데...曰
    운전면허증 좀 주십시오...
    뜨끔
    간편하게 가려고 돈몇푼과 신용카드 한장만 가지고 나온터라
    여차하면 운전면허증 미소지로 딱지끊겠다.
    잔소리 듣겠군...
    여러 생각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러나
    말을 내뱉은 경찰은 옆좌석에 별찌의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그냥 가라 합니다.
    하하하하
    같이 관측가서 처음으로 도움이 되는 별찌.
    *^^*


    11시 반경 도착
    달이 기울고 있네요.
    별이 그런대로 달빛속에서도 빛을 냅니다.
    달만 지면 반타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날입니다.

    망원경 세팅을 끝내고
    마침 김상욱님이 오셔서 심야미팅을 가졌습니다.
    뵈면뵐수록 여유만만 선비 스타일이십니다^^

    서산에 머리를 박은 사자의 엉덩이 밑에서
    냄새나는 토성을 살짝 꺼내보니
    음...
    뭐 괜찮네요.
    즐거운 밤이 되겠군....

    망원경이 자연과 좀더 궁합을 맞추라고
    방에서 한참 그림....을 그리는
    (그림이라고 해봐야 얉은 종이를 동양화 그림 위에 올려놓고 배끼는...^^; 그래도 잘 합니다)
    별찌에게 가봅니다.
    그림을 다 그리더니
    과자가 먹고 싶다네요.
    가져다 줬습니다.
    뽀삭뽀삭....
    옆에 누었습니다.
    별찌야~ 좀있다 아빠 깨워라.....
    네....

    무슨 꿈을 꿨습니다.
    별로 좋은 꿈은 아닌 듯 싶습니다.
    약간의 답답함을 느끼는 찰라
    눈을 떴습니다.
    깨우기로 한놈은 옆에서 자고 있습니다.
    불은 훤~하게 켜져 있습니다.
    도대체 몇시냐?
    비몽사몽에 까페테리아로 가 시계를 봅니다.
    4시다....
    도대체 이게 몇번째인 지....

    옥상에 올라가니
    나보다 좀 뒤에 도착한 별사랑팀은 이미 천문인마을을 떠났고
    잔류한 두분이서 제 망원경으로 목성을 보고 있습니다.
    지삽이에게 별빛도 쐬여주고
    또 감탄도 하니 감사할 따름...

    구름이 하늘에 대세로 떠오르는 상황이고
    또 계속 커집니다.
    하늘도 무척이나 밝아졌습니다.
    철수해야 할 시간...
    그러나 이제 올라왔으니 지푸라기에라도 목을 메야 하는 처지^^;

    두분에게 M27을 찾아 뵈여드리는데
    한분이 중심성 구별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
    중심성이 확실한 백조자리 ngc6826를 보여드리러 움직였으나 깨갱...
    뭐가 이리 안되냐....
    불퉁거리며
    '그래! 잠깐 기다리는 사이 구상성단을 보여드리자' 생각에
    거문고자리 M56으로 향합니다.
    호핑이 안되네요^^;
    성도를 꺼냅니다.
    확인하고 다시 찾아봤으나 안보입니다.
    이런...
    민망함에
    다시 성도보고 다시 망원경 보고 서둘러보지만
    어느새 그름이 가득합니다.
    끝........
    두분도 들어가십니다.
    허망함에 망연자실하며
    잠탱이잠탱이를 원망해봅니다.

    쉬이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이미 구름은 온하늘을 덮었지만,
    아까 M56을 찾아헤매는 중간에 잠깐 인상적인 모습이 스치고 지나가
    그녀석의 정확한 위치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구름 사이 직녀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망원경으로 무작정 주위를 훑어봅니다.
    거문고의 베타별 감마별은 보이나
    그것 뿐...
    또 기다립니다.

    어느순간 살짝 머리위 하늘만 조금 열립니다.
    그러나 이미 날이 훤합니다.
    먼저 베타별과 감마별을 다시 확인합니다.
    중간에 있는 고리성운으로 먼저 갑니다.
    ^^;
    이런...
    그렇다고 그냥 포기하긴 이르다...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그래...
    성운은 안보일지라도 성단은 다르잖아....

    디사 베타,감마별을 기준으로 아까 대상을 찾아가봅니다.
    하나는 붙들어야지...
    하나는...

    캬~
    M56이 눈에 들어옵니다.
    왜? 아까 못찾았는지 원인도 확인합니다.
    이미 별빛이 죽어 성단이 성운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기운을 내며
    주위를 다시 훑습니다.
    그리고 찾던 그 대상을 드디어 아이피스 내에서 확인합니다.
    녀석~ 녀석녀석!!!

    M56과 한시야에 넣고 즐깁니다.
    물론 아이피스 양쪽 끝에 걸어놓고 보는 거지만
    그토록 헤매이던 M56을
    새로운 대상과 함께 감상하니
    감동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깨우지 못하고 잠들어버린 별찌도 용서가 됩니다.

    뿌듯함에 허리를 펴고 하늘을 봅니다.
    구름에 가리고 날은 밝아
    이미 눈으로는
    목성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시작은 토성으로
    마지막은 목성으로
    이날 하루를 마감합니다.
    어느 하루보다도 나름의 보람을 느낍니다^^

    스스로 자축하며
    커피한잔을 만들어 다시 옥상에 올라옵니다.
    신새벽의 이 느낌...
    얼마나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지 모르겠습니다.
    밤을 꼬박 세우고 맞이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어디선가 두런두런 사람소리가 들리네요.
    유리별 천문대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아까 김상욱님이 김지현님이 와 있다고 해서 인사나 드릴겸 찾아뵙니다.
    김지현님과 반갑게 인사합니다.
    두분이 더 계시군요...
    소개해 주십니다...
    그런데...
    우아~
    그중 한분은 밤보석을 지은 바로 그분이네요...
    정말 반가웠습니다.
    태진씨의 선배이기에 태진씨 이야기도 잠깐 해드렸습니다.
    녀석! 오늘 회식있어서 못온다고 그러더라구요...하며...
    그리고
    같이 천문인마을로 와서 저의 새로운 망원경인 최선생님의 18인치 신작을 감상합니다.

    그렇게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쓰는 이순간...
    밤보석 저자의 이름을 틀리면 안되니 이름을 정확히 확인하는 순간!
    이런이런~
    그때 김지현님과 같이 계셔
    제가 밤보석 저자로 생각했던 그분은 밤보석을 쓰신 분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이순간 무지 당혹스럽습니다.
    김동훈님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왜 밤보석 저자 이준석님으로 생각했을까요?
    그리고...
    태진씨 이야기도 했는데...
    그분도 아시는 듯 얘기 하셨으나
    저의 민망함을 무마해주시려고 그냥 네네...하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다른 태진씨를 알고 있던지...
    분명히 들어본 이름인데...
    어디서 들었던가?
    ^^;
    그렇다고 이준석님이 아니라고 김동훈님이 원망스러울까요?
    아닙니다.
    아닙니다.
    밤을 꼬박 세우고 아침을 맞이하고 계신
    김지현님 김동훈님, 또 한분...
    그 만남 자체로 즐겁고 즐거웠습니다.
    ^^

    아침...
    햇살이 참 따스합니다.
    정대장님과 옥상에서  또 테라스에서 같이 햇볕을 즐깁니다.
    아침겸 점심으로
    별찌와 전
    컵라면을 하나를 들고
    테라스 탁자에 마주앉았습니다.
    조잘조잘 별찌.
    간밤에 저를 깨웠답니다.
    하도 안일어나 지쳐 자기도 모르게 잤다나요?
    핑게 좋다 이놈아!

    여하간
    따뜻한 봄날
    산들산들 봄바람
    모든 것이 용서되고
    사소한 것에도 행복한
    천문인마을에서의 하룻밤이었습니다.


    ..................................................................................................




    M56은 원래 M57 고리성운이 있는 베타별과 감마별을 찾은 다음
    베타별에서 감마별 방향으로 진행하면
    수직으로 2개의 별을 만나고
    그 별 중간으로 계속 진행하면 또다른 별
    그리고 더 나가면
    V자 모양의 별무리가 나옵니다.
    그 별무리에서 (편의상) A별을 찾으면 파인더에서 확인이 되고
    아이피스에서 한시야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M56을 그리 찾지 못한 이유...
    성도에서 뻔히 M56이 적혀 있음에도
    그날은
    ngc6765를 M56이라 생각하고 그쪽 주위만 계속 훑었다는....




    M56과 A별을 한시야에 넣은 사진입니다.
    (동그라미 영역)
    그곳에 또다른 대상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이번 관측을 행복하게 했던...




    바로 .... "잠자리"입니다.
    M56과 한시야에 넣고 행복해 했을 경싟이가 상상이 될까요?

    뽈짝뽈짝
    히죽히죽
    의기양양
    경싟이가요...

    날이 안좋은데 가야돼?....라는 집에서의 구박과
    잠을 푹자게 만들어준 별찌의 두고두고 원망받을 배려와
    잠탱이라 평생 자책할 경싟이의 후회를
    한번에 날려버린 그 대상을요...

    저 수많은 별들 중에서 어떻게 구별하냐구요?
    만약 위 사진의 별들이 1000개라 하면
    실제로 관측하면 그중에서 980개는 안보입니다^^




    잠자리에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잠자리의 눈...
    반짝이는 두눈이 있으면 금상첨화일터인데...
    그래서
    당연히 잠자리이면서도
    옛날 열쇠 또는 태엽돌리는 열쇠 비슷한 것....을 닮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잠자리입니다.
    처음 그느낌 그대로...

댓글 6

  • 이준오

    2009.05.03 06:07

    한편의 나즈막히 읇조리는 잔잔한 詩같은 후기예요.아님 기분좋은 자장가 같은...^^
  • 이민정

    2009.05.03 18:25

    돕 냉각시킨다는 둥, 낮의 피곤함을 잠깐 없애겠다는 둥..
    눈 감았다 뜨면 여지없이 흘러가 버리는 천문인마을에서의 시간은 참 무심하기도 합니다...ㅠㅠ
  • 김경싟

    2009.05.04 16:26

    새벽잠은 없어지고....초저녁잠은 많아지고....
    전형적인 나이들어가는 증거라고 놀립니다....
    그렇지요.
    나이를 먹긴 먹었지요.
    ^^;

    다음 관측갈 때는 자명종 시계를 가져가야겠습니다.
  • 조강욱

    2009.05.06 13:03

    관측의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한 건을 건지셨군요.. ㅎㅎ
    집에 제 얼굴만한 키티 자명종이 있는데
    담 관측때 들고 갈까요? 한 번 울리면 천문인마을 옆집 할머니까지 다 깰 겁니다 ㅡ_ㅡㅋ
  • 김경싟

    2009.05.07 03:58

    그럴까나?
    아님 아주 일찍 도착해서 아예 오후에 한숨자고 일어나던지^^

    보현산은 잘 다녀왔소?
    날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던데...
  • 김태진

    2009.05.07 06:25

    동훈 선배도 저희 학교 YAAA 선배분이셔요~ 그래서 아시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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