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0904 DeepSkyWonders 성지순례 - 머나먼 여정의 첫 걸음
  • 조강욱
    조회 수: 8588, 2009-04-23 20:07:16(2009-04-23)


  • Deep-Sky Wonders
    By Walter Scott Houston (1912~1993)


    Houston과 그의 愛기 4인치 clark 굴절




    안시관측의 즐거움 세션을 준비하면서..

    나에게는 "별보기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별짓'을 해야 할까?"   스스로 고민을 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남았다

    그래서 그런가.. 세션 전후로 해서 새로운 별짓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가

    문득문득 번개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지금은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너무 감당할 수 없을만큼 많아서 ;;;;

    향후 5년간은.. '생각 금지 오직 실행' 모드로 전환해야 할 판이다

    .......

    내가 'Deep Sky Wonders'라는 책을 알게 된 건 2001년 쯤이었던 것 같다

    당시 우리 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살고 계셨던 정한섭 형님 댁에 가끔 놀러갔었는데

    이 형님은 별 보는 것과 함께.. 천체관측 관련 서적을 모으는 것을 별보기와 맞먹는 취미로 가지고 계셨다

    (요즘은 자주 못 뵈어서 문체가 과거형입니다 ㅡ_ㅡ;;)

    한섭 형님 방 안에는.. 이름만 들어보던 천체관측의 고전 명저들, 그리고 이름도 못 들어본 수많은 원서들

    Sky&Telescope에서 8~90년대에 발행되다가 폐간된 'Deep Sky' 계간지도 호별로 전집으로.. ;;;;

    능력도 안 되는 Nightwid. 괜히 욕심만 앞서서 안시관측에 대한 주요 명저들을 모조리 제본을 떴다

    The Planet Observer’s Handbook, Galaxies and Universe, Deep Sky Wonders,

    Deepsky Observer’s Handbook 4권(Galaxies), 5권(Clusters of galaxies) 등……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책들은 그 뒤 수년간 내 방 책꽂이에 제본할 때 모습 그대로 꽂혀져 있다

    (형님 죄송합니다 ㅡ_ㅡ;;;;;;)

    그 때 제본했던 책 중에 하나가 'Deep Sky Wonders'.  

    몇 장 펼쳐보고서.. 아.. 이건 너무 멀구나;;;; 하는 벽을 느끼고 역시 책장에 모셔둔 후 하던대로 '밤하늘의 보석'만 열심히 걸레로 만들었다

    한 1년쯤 지나서 02년에.. 군대에 간 동아리 후배가 요즘 내무실에서 영어 공부도 할 겸 'Sky&Telescope' 잡지를 정기구독하여

    열심히 보고 있다는 말에.. 이걸 한 번 보라고 책장에서 먼지만 쌓이던 'Deep Sky Wonders' 제본한 책을 부대로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그 뒤로.. 졸업하고.. 회사가고.. 야근하고.. 결혼하고.. NSOG를 접하고 하는 통에 'Deep Sky Wonders' 책은 그대로 행불이 되었다 ㅡ_ㅡ;;;

    "뭐.. 나한테는 Night Sky Observer's Guide만 있으면 된다구!"  (그것도 제본인 주제에.. ㅡ_ㅡㅋㅋ)

    그러다 얼마 전 미자언니의 칼럼에서 정말 간만에 Houston 할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접하게 되었다 (Deep Sky Wonders 의 저자)

    'M44 서쪽으로 은하들이 마치 색종이가 뿌려진 듯.. 그야말로 꽉 막힌 정체 상태를 이룬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안시관측에 도를 통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찌 저런 표현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미 백만년 전에 행불이 된 내 Deep Sky Wonders를 생각하며 함인수 군을 살살 꼬셨더니 바로 미끼를 문다 ㅡ_ㅡㅋㅋ (인수야 미안 ㅎㅎ)

    책뽐뿌 낚시질을 하고 한.. 한달인가 잊어먹고 있으니 인수가 책 두 권 입수 완료했다고 전갈을 보낸다.  쌩유베리감사!! ㅋ

    '09MM날 책을 입수하고 또 한달이나 지나서야 책을 펴보게 되었다.

    ..............

    아!! 이건.. 생각지도 못하게 미니멀한 은하를 봤을 때와는 또 다른. 12년만에 M22의 환상을 다시 체험했을 때와는 또 다른..

    전혀 다른 차원의 감동과 속죄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작은 것의 아름다움. 그냥 무시하고 넘어갔던 basic에 대한 후회. 나의 오만함에 대한 반성. 그 끝을 알 수 없는 깊은 맛....

    난 울산에서 서울로 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단 몇 시간 동안 본문도 아닌 책 서문 열세장을 읽었을 뿐이다

    하지만 휴스턴 할아버지의 생전 인터뷰 한마디 한마디가 내 허를 찌르고

    그지없이 얇고 좁은 내 관측 실력과 편협한 마음가짐에 스스로 끝없는 반성을 불러 일으킨다

    Houston 경의 관측 동료인 Brian A. Skiff와 (내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Stephan James O'meara의 글에서는

    고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애정, 그리고 안시관측에 대한 당신들의 표현하기 어려운 열정들이 묻어난다

    (O'meara에 대한 별 이유없는 미움은 이제 잊기로 했다... O'meara 아저씨 용서해 주세요 ㅋ)


    난 아직 본문은 한 줄도 읽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울산 처가집에 들렀다가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 안에서.

    입장 휴게소를 지날 즈음.. 4월 19일 밤 9시경 (차안에서 캔맥주를 한 잔 마시며 ㅡ_ㅡㅋ) 향후 몇년간이 될 지 모를 내 main 프로젝트를 결정했다

    그것은 바로..

    "Deep Sky Wonders 성지순례"!!!!!

    (뭐 대단한 믿음이 없는 사람이라 성지순례란 표현을 쓰는 게 좀 걸리기도 하지만,

    카톨릭도 이슬람도 모두 성지순례라는 것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일반명사라고 생각하여 사용하련다 ㅡ,ㅡㅋ)

    Houston 경이 80평생동안 보아 왔던 별들을.

    'Sky&Telescope'에 1946년부터 1994년까지 거의 50년간 연재했던 주옥같은 칼럼들을 그대로..

    한 치의 변형도 없이 그대로 실행해보고자 한다

    나는 휴스턴 옹과 똑같은 것을 느끼지는 않을(못할) 것이다.  안시관측에 '정답'이란 없으니깐..

    하지만 20세기 하늘을 온통 휘젓고 다녔던 이 위대한 관측자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만으로도

    나는 수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고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도 모르게 내 안에 자리잡고 있던 오만을 모두 벗어버리고

    구도자의 마음으로 하나씩.. 대선배의 발자취를 따라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여행할 생각을 하니 무지 설레고 기대되고 두렵기까지 하다

    그럼 달용이 프로젝트는? 달이 떠 있으면 달용이랑 놀면 된다

    별빛 테이스팅은? 대상은 Deep Sky Wonders 대로 따라 보고, 나의 감성을 덧붙이면 된다

    도전목록은? 그건 sub project이므로 틈틈이 하면 된다

    Walter Scott Houston. 그는 어린시절 조악한 1인치 망원경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1930년 6”, 10” 미러를 연마하여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하고 (19세)

    1931년 대학시절 AAVSO(American Association of Variable Star Observers)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 (20세)

    취미는 부인과 캠핑카를 타고 각지를 누비며 여행하고 별 보기

    1946년 S&T 칼럼 시작,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무려 49년간 ㄷㄷㄷㄷㄷ;;;

    관측경력 63년!!!!!! (실효성 있는 망경을 만든 때부터 셌어요)

    Deep Sky Wonders 칼럼이 막을 내린 그 해, 1994년.. 나는 5*25 쌍안경을 들고 별을 보기 시작했다

    자기를 진정으로 좋아해주던 사람이 떠나서 슬퍼하고 있던 별들에게

    작은 쌍안경을 들고 백조자리를 찾겠다고 낑낑대던 어느 조그만 나라의 고삐리가 걔네들한테는 어떻게 보였을까? ㅡ_ㅡ;;


    1996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중고딩 시절 존경해 마지않던 칼 세이건의 죽음과 함께 나의 천문학에 대한 관심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휴스턴 할아버지의 영혼이 나를 꼬신 건 아닐까.

    “블랙홀 빅뱅 따위는 잊어버리고 나가서 별을 보라고.. ㅎㅎㅎ“

    휴스턴님이 S&T에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한 나이는 35세.

    제대로 된 망원경을 소유한 것은 나와 같은 19세부터.

    생각해 보면 그리 빨리 시작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지고 몇십년동안 하라면 할 수 있을까?



    별에 대한 끝없는 열정, 호기심, 연구, 통찰력, 인내, 동료들과의 co-work, 끝없는 표현력, 건강, 삶의 여유..

    나열한 것 중 내가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알고 있다 ㅋ

    언젠가 성지순례 프로젝트가 끝나고..

    어느정도 별보기에 대한 틀이 잡혀있는 나의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 본다.











                                             Nightwid 我心如星

댓글 4

  • 이준오

    2009.04.24 01:37

    Stephan James O'meara 아저씨하고 지금 제가 보고있는 허셀400 observing guide의 저자인 Steve O' Meara 아저씨하고는
    아마도 동일人 것 같은데...강욱님은 존경과 애정을 가지고 Houston 아저씨를, 저는 미우나고우나 Steve O' Meara를 당분간(?) 따라가야겠군요..-.,-

    암턴 감동과 속죄의 쓰나미가 덮친..그 성지순례 기대해보겠씀다..^___^ㅋ
  • 인수

    2009.04.24 02:19

    저는 미끼(?) 물었던 것이었군요 ㅎㅎㅎ

    그래도 이런 미끼라면 좋아요 ^^


    앞으로도, 같이 평생(?) 같이 별보는 동반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 조강욱

    2009.04.26 09:10

    준오님 - O' Meara가 허셜에 이은 새로운 고문기술자로 등장한 건가요? ㅡ_ㅡㅋ
    저는 아무리 고문을 당해도 진실을 찾으러 가겠습니다.. ㅎㅎ
  • 조강욱

    2009.04.26 09:12

    인수 - 덥썩 물어줘서 고마워 ㅎㅎ;;;; 그런데 별 좀 보러 가자.. 천벌 받기 전에 ㅡ_ㅡㅋ 관측 기록도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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