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04년 6월 12일~13일 덕초현 천문인마을 관측기
  • 조강욱
    조회 수: 8442, 2004-06-22 04:49:38(2004-06-22)
  • 토요일 오후 5시..

    별 생각 없이 병화형님께 안부 문자를 보냈다

    5시 5분. 병화형이 별보러 가신다고 전화를 하셨다.

    어..별이라.. 아 그래 주말이지.. ㅡ_ㅡ;; 근데 하늘두 맑네.. ㅡ,ㅡ

    월령은 괜찮은 건가? 지금 몇시지????

    에.. 한마디로, 나는 관측 가는 거에 대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는 거다.

    1분간의 고민 끝에 별보러 가기루 결정 ㅡ_ㅡㅋㅋ;;

    근데 결정만 하면 머하나??

    어디 갈지도 모르고 머 타구 갈지도 모르고 머 봐야 할지도 모르고 ㅎㅎ;;

    에.. 항상 그랬듯이 그날은 반포에서 귀인을 만나서 모든것을 해결해 주셨다 ㅡ_ㅡㅋ

    반포의 최선생님과 약속을 잡고 하늘을 보니.. 기상청 구름사진과

    사무실 내 책상 앞의 유리창에 비친 하늘색은 깊고 깊은 푸른색이었다

    정시 퇴근 시각은 5시 30분!!  5분동안 기다리다 못참고 5시 27분에

    옆자리 과장님에게 별보러 가겠다고 하니

    과장님이 컴터 시계를 보다가 응?머라구? 하고 나를 돌아보는 순간

    난 이미 퇴근중..  신입사원이 이러면 안되는데.. ㅡ,.ㅡ;;

    어쨋든 막히는 경부를 타고 수원을 탈출하여 여친과 반포에 도착..

    칼퇴근보다 빨리 탈출했음에도 30분 지각하여 겨우 덕초현으로 출발~~

    가는 길의 하늘은 너무나 깨끗했고,

    항상 그렇지만 덕초현에 도착하여 차 문을 열고 하늘을 처음 올려다 볼 때의 뿌듯함이란..

    그 만족 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옥상에 올라가니 야간비행을 위시한 구름같은 대포들.. 멋졌어요~! ^_^

    '위시한'이 아니고 전 대포 모두 야간비행 소속이었나요.. ㅎㅎ

    저번의 삽질을 교훈삼아 광축 맞추기까지는 어찌어찌 했는데..

    파인더 정렬을 못해서 한 20분.. 아 쪽팔려 =_=;;;

    병화형께 성도를 빌리고 최선생님께 빨간불을 빌리고 경식님과 자폐정의 도움을 받아

    밤 11시경 관측 시스템 완성~!!

    아 정말.. 강우기가 한번 별보러 가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불가능한 일이다 ㅡ.ㅜ

    이 모든 은혜를 어케 갚아야 할지...는 해 뜨면 생각하기로 하고 관측 시작..

    아.. 멀 봤는지.. 는 일주일이 지난 관계로 가물가물~~  ^^;;

    관측기록 써야지..써야지 하면서 관측 가따온 뒤 일요일부터 지금까지

    눈썹 휘날리다 못해 다 뽑히게 바빠서리 결국.. ㅡ,ㅜ

    너무나도 맑은 하늘은 오히려 관측 의욕을 떨어뜨리는 것 같다

    굽이치고 갈라지는 은하수 감상에 시간을 마니 뺐기기 때문이다

    은하수 차단 필터를 만들던지 해야지 쿨럭 ㅡ_ㅡㅋ



    어쨋든, 최상의 하늘에서 15인치 망경을 안고 무엇을 볼 것인가?

    몇년전부터 꿈꿔오던 맑은 하늘에서 대구경으로 암흑성운 관측이다 ^_^


    B92

    항상 봐오던 대상이지만..

    8인치로 어렵게 어렵게 보던 그놈이 이놈이라고는 잘 연관이 되지 않는다

    하얀 백사장 가운데에.. 직사각형 검은 호수. 호수 둘레엔 하얀 돌들로 조각해 놓은 듯..

    호수 중앙엔 12등급 하얀 섬 하나~~ 13등급 섬 몇개..

    여름휴가는 이 섬으로? ㅎㅎㅎ


    B93

    저배율로 관측하면 B92와 한시야에 볼 수 있다

    직사각형 모양의 B92보다 약간 좁고 길지만, 성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B88

    라군성운 내부에 위치한 암흑성운.

    보일만한 날씨였는데 까먹고 못봤다


    B86

    아무리 검은호수&하얀섬 커플이 이쁘다고 해도 암흑성운의 왕자는 B86~!

    최샘은 나비라고 했지만 제가 보기엔 짤린 삼각형.. ^^;

    원래 이상한거 조아하는 성미라..

    또렷한 암흑성운과 그 크기랑 비슷한 흐릿한 산개성단이 붙어있는 잉크얼룩 성운.. 딱 내타입 ㅎㅎ


    B168

    COCOON 성운을 감싸고 있는 암흑성운.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고, 별이 많지 않은 지역이라 명확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발광성운 IC 5146을 감싸고 있다고 생각되는(성운이 보이지 않아서..) 일정한 두께의 암흑성운과

    한쪽 방향으로 이어져 나가는 뱀꼬리를 확인할 수 있었음



    B142,143

    독수리자리의 큼지막한 암흑성운.

    밤보석을 처음 펼쳐보았던 96년에,

    눈이 벌개지도록 수업시간에 밤보석을 뒤지며 check list를 만들때..

    독수리자리를 보며 했던 생각이 기억난다

    "음~~ 여긴 땅만 넓었지 볼게 하나두 없군..

    6781은 안보일거같구.. 물고기 접시라~~ 이거나 한번 봐두자" 고

    독수리자리에 유일하게 표시해 두었던 대상을 9년만에야 제대로 보게 되었다 ^_^

    전처 흰둥이로도 물론 본 적이 있지만 그저 여긴 별이 없는걸 보니 암흑성운이 있나보군!!

    하고 넘어간 게 다였던지라 '물고기가 담긴 접시'라는 표현은 상상으로, 사진으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에.. 물론 15인치로 봐도 접시에 팔딱이는 물고기가 담겨있는 모습은

    풍부한 상상력과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 필요하지만,

    어쨋든 처음으로 또렷하게 B142/143을 보게 되었다

    하늘 한복판에 대문짝만하게 그린 E자~ 병호형은 ㅌ이라고 했지만

    ㅌ이라고 보기엔 넘 짧다 ㅋ

    상대적으로 위쪽 ㄷ자를 이루는 B142가 더 작고 또렷하고,

    아랫쪽으로 이어지는 B143이 더 크고 불명확하게 보인다

    오랜 숙제를 푼 거 같아 기분이 좋다 ^_^

    B142/143이 완전히 이어진 게 아니고 B143으로 가는 길에는 성운이 없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보면.. ㅋ



    B115/113/114/110 등등..

    M11 근처에 있는 암흑성운 남매들..

    성도나 사진 상으로는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를 갖게 하는데

    대상들의 직경이 너무 작아 그리 확 떠오르지는 않는다

    위치와 대략적인 형태들만 확인

    참 오늘따라 M11 내부 암흑성운들이 도드라져서 보여서 그런건지

    M11이 3-D로 보이는 듯 하다  어지럽다 @_@



    B72

    파이프 성운 근처의 쪼끄만 암흑성운인 뱀성운.

    그 유명한 이름과 사진에도 불구하고 좀체 볼 수가 없다

    그 날도 전갈자리 파이프 찌끄레기도 안보이는 걸로 봐서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병화형 18인치의 위력과 SKY COMMANDER만 그냥 믿고 도전~

    결과는 머~ 별 기대 안했으니깐~~ 하더라도.. 흔적도 없다



    B361

    백조자리 은하수 조각 가운데에 위치

    사진상으로는 빽빽한 하얀 점들 사이에 동그란구멍 하나 퐁~ 이었는데

    최샘 18인치로 확인해보니 찌그러진 타원 모양에 생각보다 크기도 컸다

    에.. 어설픈 땅콩 모양이라구 해야 하나..



    NGC6894

    병화형이 나 조아할 거 같은 대상이라구 언넝 보라구 하여 얼떨결에 본 대상

    정말 내 취향에 딱 맞는 ㅡ_ㅡㅋ

    암적응이 안 되어 있던 상태라 깜깜한 아이피스에 아무것도 안 보이다가

    점점 희미한 원반이.. M57을 목욕탕 뜨신물에서 4년 3개월간 불려서 숙성시킨 거 같이 생겼다

    좀 희미하긴 하지만 두께를 가진 타원형 원반과 중앙의 성운기가 없는 부분이 원형으로 관측된다

    아~~ 이뿌다~~ 하구 말았는데,, 얼마 뒤 observer's guide를 뒤져보니

    원반 내부에 상대적으로 밝은 별이 포함되어 있었다

    사진 상으로는 다이아 반지가 확실한데, 안시로는 느끼지 못했다

    성운기가 짙어서 그랬을 거라고 추측이 되는데,

    그때 필터를 끼우고 봤던가.. 그랬다면 필터를 빼고 관측하면 원반상의 별을 확인할 수 있을 거 같다



    NGC7000

    이 역시 병화형이 보여주심

    그동안 본 것 중에서 가장 뚜렷하게 멕시코만을 봤는데

    난 지도보다는 웬지 닭다리같이 생긴거 같은뎅.. ㅡ_ㅡa



    STEPHAN'S quintet

    열나게 암흑성운들 뒤지다 보니 내 본연의 임무 -> 은하보기 가 생각났다

    페가수스가 어느새 앞발을 쳐들고 있길래 스테판으로 갔다

    자폐정에게 7331에서 성도 없이 바로 스테판을 찾는 법을 배웠다

    자폐정은 5개 다 보인다고 하는데 난 감이 떨어져서 어떤게 은하인지 확인하는데도 한참 걸렸다

    내 망경에서는 7320A/B를 구분할 수 없었지만,

    최샘 망경에서는 5개 모두를 명확히 구분해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존재를 확인했다는 것만 해도 큰 성과였던 대상이데

    이젠 5개를 다 보느냐 못보느냐가 문제이니..

    구경무상을 절감한다.. ㅎㅎ;;



    NGC7479

    스테판에 온 기념으로 예의 그 무성의하게 생긴(?) 나선팔을 감상해주려 했는데

    헤일로만 남겨두고 다들 도망가버렸다.. 무성의한 것들..



    무지개만

    동쪽이 훤해지더니 달이 떴다

    그믐달에도 달그림자가 생긴다는 걸 별쟁이가 아니면 알 수 없으리 ㅡ_ㅡㅋ

    멕시코 만에 이어서 또하나 만을 구경했다

    2년전엔가 병화형하고 찾다찾다 못찾은 무지개만.

    너무 쉽게 보인다.

    그때 왜 못 찾았는지도 가물가물.. =_=;;

    언제 봐도 달 표면은 공구리 잘못 친거 같이 생겼다..






    아무생각없이 백지상태로 온 관측 치고는 깨끗한 하늘과 조은 망경들,

    그리고 이런때 아니면 볼 수 없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넘넘 조았다

    그리고 Nightwid의 관측을 도와주신 귀인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은 어떻게 갚아야 할지..를

    관측이 끝났으니 생각해 봐야 하는데.. ㅎㅎ

    저도 언젠간 더욱 힘든 처지(?)에 놓여있는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_^/

    항상 관측기를 쓰던 THESKY 게시판에 언제부턴가 글쓰기 메뉴가 없어져서리..

    최샘과 병화형 경식님의 권유?협박?에 (못이기는척ㅡ_ㅡ;) 야간비행에 허접 관측기를 올립니다..

    몇년이 지나도 허덥~~ 대상에 대한 묘사와 특징이 아닌

    항상 그렇듯이 거의 우주탐사 기행문이 되어버려서 에.. 쫌.. ㅎㅎ;;;

    관측 가따온뒤로 넘넘 바뻐서 일줄이나 지나서야 글을 씁니다..

    다들 몸 건강하시고 다음달에 또 뵙겠습니다~!

    즐관측하세요~!! ^__^







                          Nightwid 밤과함께 CKU

댓글 8

  • 김도현

    2004.06.22 05:16

    반가웠습니다. 자주 볼 수 있기를....
  • 김경식

    2004.06.22 06:23

    관측 의욕을 듬뿍 일으키는 강욱님의 재밌는 관측기네요. 자주 같이 갑시다.
  • 김상욱

    2004.06.22 18:26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재미있는 관측기록입니다. 또 부탁드릴께요. :-)
  • 문병화

    2004.06.22 19:03

    좋은 관측기야..강욱이는 언제나 사람이 똘똘이니 좋아하는 것은 흐리멍텅한 놈들만.. ㅎㅎㅎ
  • 조강욱

    2004.06.23 21:28

    흐으~~ 앞으론 잼있는 관측기보다 영양가 있는 관측기록을 쓸께요~~ ㅅ.ㅅ;;
  • 최형주

    2004.06.23 23:55

    오호.. 기대해도 되는겨?
  • Nightwid

    2004.06.24 01:28

    에.. 그게 또.. 괜한 말을.. ㅡ_ㅜ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
  • 최형주

    2004.06.24 01:36

    으잉? 꼬리를 만단 말이지?!!... 일단 해봐. 이쁘게 봐줄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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