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새벽녘의 탄성
  • 김경식
    조회 수: 9488, 2004-04-26 22:53:36(2004-04-26)
  • 요즘 혜성 2개가 2등급대로 밝아져 우리의 관심의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2002년 '이케야 짱' 이후로 이렇다할 만한 혜성이 없는 상황에서,
    최대 1등급까지 밝아질 혜성이 2개나 온다하니 아니 놀랠 수가 없겠죠.

    그러나 위치상 관측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쉽게도 현재 Comet NEAT는 큰개자리 아래에 있어 관측이 불가능하고,
    Comet LINEAR도 페가수스자리 등 남쪽 물고기자리 머리 아래에 위치에 있어 쉽지 않습니다.

    4/25 새벽...
    혜성이 있는 물고기자리는 육안으로 보이지도 않아
    근처에 있는 페가수스, 물병, 염소자리 구상성단을 찾으면서 물고기자리쪽으로 조심스레 전진을 해갔습니다.
    위치상으로 동쪽 산위로 떠 올랐을 상태입니다만,,,
    밝아오는 동쪽하늘은 혜성을 삼켜버린 듯 Comet LINEAR의 흔적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가 새벽 4:30분 경...

    애라~모르겠다하며 관측을 접었는데,
    주위를 들러보니 야간비행 멤버들이 모두 없는 겁니다.
    나만 내버려두고 벌써 자러들어갔나 싶었는데...
    그동안 참았던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갔다오니 최형주님과 이민정님이 카페테리아에서 올라옵니다.
    마지막으로 혜성을 보러 간다고 하데요.
    따라서 다시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최선생님이 먼저 올라가셨는데,
    옥상으로 올라서자마자 탄성을 지르셨습니다.
    뒤따르던 저도 입eh 딱!!!
    동쪽 산위에서 거의 천정가까이까지 꼬리를 펼치고 있는 혜성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모두에게...
    옥상에 남아있던 모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저마다 환호와 탄성이...
    민정님은 그때 자고 있던 현동님까지 깨워서 불러내오고...
    세상에 이런 장관이 또 있을까요?

    저는 그 와중에 혜성의 핵을 찾으려고 부산을 떨다 결국 찾지 못하고...

    그러나, 그러나........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혜성이 너무 크고(이정도 크기면 언론에서 난리가 났을 정도로), 꼬리의 이동이 너무 빠릅니다.
    충격이 좀 가라앉자 (이성을 되찾자마다)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고, 결국은 비행기 구름이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허망했으나,
    심신이 피곤한 새벽녘에 정말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저는 일요일 일이 있어 일찍 올라와야 되서 (못일어 날까봐) 자명종 시계까지 가지고 갔는데,
    덕분에 잠이 확 깨서 바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현동님이 해성(혜성은 아니였고^^;)을 볼때, 이케야 세키 혜성 같다고 했는데 정말 비슷했습니다.

    이케야 세키 혜성(Comet Ikeya-Seki)은 일본인 이케야(Kaoru Ikeya)와 세키(Tsutomu Seki)에 의해
    1965년에 발견된 혜성으로
    대낮에도 보였을 정도로 밝았다고 합니다.
    모습도 워낙 크고 멋있어서 많은 사진들이 남아있습니다.


    (출처: http://homepage3.nifty.com/tsupond/)

    이케야 세키 혜성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지난 새벽에 본 해성^^;이 모르긴 몰라도 더 멋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해성의 이름을 지어봤습니다.

    "찾아도 찾아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하늘의 절반을 덮는 긴 꼬리로
    자는 사람까지 깨우게 만들 그 멋진 모습으로 나타나 모든 사람들의 혼을 빼놓게 하더니
    결국 결국 혜성이 아닌 해성으로 판명되어 한봄밤의 꿈으로 끝난
    슬픈 Astrovil 2004 425/1 해성

댓글 4

  • 최형주

    2004.04.26 23:11

    와! 그새벽에 본 모습과 거의 같군요.^^:: 헤프닝으로 끝났지만 여러사람 놀래키고 즐겁게 하였읍니다.^^
  • 문병화

    2004.04.26 23:53

    상쾌하고 즐거운 새벽의 시작이었읍니다. 역시 관측중에 이런 에피소드도 있어야 재미가 팍팍 늘어나죠. 정말로 대혜성을 본것같았읍니다.
  • 이민정

    2004.04.27 04:14

    푸하하..어쩜 이리 비슷하게 생겼을까요~앞으로도 그런 우연은 찾기 힘들듯..아주 유쾌한 사건(?)이었습니다.
  • 이현동

    2004.04.27 22:05

    제인생에 또다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 그냥 계속 잤다간,,, 놓칠 뻔(!) 했군요!!!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김경식 9488 2004-04-26
178 김경식 10145 2004-04-26
177 김경식 9673 2004-04-17
176 이민정 10120 2004-04-17
175 김경식 9700 2004-04-16
174 김경식 9513 2004-04-16
173 김경식 7829 2004-04-12
172 김경식 12795 2004-04-10
171 김경식 9637 2004-03-31
170 김경식 17716 2004-03-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