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금단증상을 극복하는 방법 #2
  • 조회 수: 691, 2021-12-07 01:32:42(2021-12-05)

  • 지난 3개월간의 기아 상태를 호소하여 와이프님께 월 2회 관측을 이미 윤허를 받았는데
    마침 일요일이 외동딸님 생일인 관계로..
    토요일에 관측 갔다가 일요일에 일찍 돌아오는 것으로 계획을 추진하다가
    결국 점점 커지는 비난 여론에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대신에 다시 한 번 월요 관측을..
    직장인이 된 이래 2주 연속 평일 관측을 감행한 것도 처음인 것 같다
    회사 업무를 마치고, 계획했던 관측지인 Pakiri Beach로 향했는데
    아니 이럴수가.. 비치 입구를 아예 폐쇄해 버렸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한 이 곳에 
    낚시꾼들이 손질한 고기를 해변에 그냥 버리고 가는 일이 많아서 
    화가 난 주민들이 외지인 출입을 당분간 막아 놓았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지난주에 갔던 Te Arai까지는 석양 노을빛 아래에서 1시간을 더 달려야 한다.
    가려면 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운전하는데 체력을 낭비하면 정작 별 보기는 어려울 듯.
    그냥 집에 갈까? 무슨 소리..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하고 가야지

    구글 지도를 급히 뒤져서 15분 거리의 나름 유명한 관광지인 Goat Island로 향했다
    전에 봐두었던 공터가 있는데.. 설마 록다운인데 파티를 하고 있지는 않겠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Goat Island로 가는 선착장에 도착하니 다행히 아무도 없다. 
    공터도 접근 가능하고.. 하늘도 쓸만해 보인다
    20211108_194845.jpg

    근데 항상 밤마다 잠겨 있던 주차장의 게이트가 열려 있다. 
    혹시나 하고 올라가보니 언덕 위에 위치한 주차장이라 사방이 시야가 탁 트여 있다.
    20211108_195049.jpg

    오 이런 행운이!! 원래 가려고 했던 비치보다 더 좋다

    적막한 주차장에서 바다 위로 떠오른 비너스 벨트 감상.
    20211108_195041.jpg

    20211108_195823.jpg

    20211108_200158.jpg

    하늘에는 달과 금성이 딱 붙어서 눈부시게 빛난다.
    어짜피 기다리는거 그림이라도 한 장.

    Shining Stones 8 November 2021.png

    근데 주차장 입구와 출구의 게이트를 누군가 와서 잠가 놓을까봐
    근처에 차만 한대 지나가도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노심초사..
    내 땅을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진다. 
    100년 내로 개발될 일 없는 외딴 농지의 땅 1에이커면 충분한데. 
    하늘이 가장 중요한 관측장비라고 하는데
    그것도 “내 하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파도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한 주차장에 망원경을 펴고, EQ를 돌리고, LMC로 망원경을 향한다. 
    오늘은 지난주에 보았던 NGC1770에 이어서 그 옆동네, 더 복잡한 NGC1727/1743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ngc1727_TheSkyLive.jpg
    (사진출처 : TheSkyLive)

    이제(또는 벌써) LMC 안의 19번째 대상이다.
    목표했던 LMC 스케치 완주를 하려면 40번까지는 가야 할 것 같은데.. 대체 언제 끝낼 수 있을까?
    새로 영입한 EQ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오늘 그릴 동네는 19번 네모 안의 영역이다)
    LMC sketch region 19.jpg
    아~ 이건 너무 그릴게 많다
    화각(?)을 어디까지 잡아야 할지도 고민이다. 
    20번째 21번째 스케치도 감안해서 적당한 구도를 잡고 
    4시간동안 점을 찍고 성운을 만들었다.
    월요일 관측이라 너무 전투적으로 몇 개씩 관측을 할 수는 없고
    쉬엄쉬엄.. 한땀한땀..

    3000_NGC1727 1743_BR_211108.jpg

    집에 와서 내가 본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한 화각 안에 성운 10개(NGC 5개, IC 1개, 신원미상 4개), 성단 2개가 잡혔다

    신원미상 솜뭉치 4개는 결국 이름조차 불러주지 못했다
    스카이사파리도 NSOG도 구글신도 알려주지 못했다
    (확인해 주시는 분께 후사하겠습니다 ^^)
    신원미상.jpg

    오늘도 새벽 2시반이 되면 퇴근하려 했으나 
    SQM 21.8의 맑고 어두운 하늘과 새로 발굴한 깜짝 관측지에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새벽 4시까지 망원경과 펜을 잡고 있었다 

    다행히 밤새 게이트는 잠기지 않고 
    새벽 이른 시각에 다시 회사에 도착해서 일주일만에 다시 차박을..

    가장 좋은 관측 장비는 좋은 하늘, 
    그 중에서도 최고는 ‘내 하늘’이 아닐까?
    아 갖고 싶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Nightwid.com 無雲

댓글 4

  • 최윤호

    2021.12.06 13:33

    이름 붙지 않은 것을 Nightwid 목록화 하십시오. 그리고 Cloudynight 올리면서 전세계에 Nightwid catalogue를 공표하기 ㅎㅎ
  • 조강욱

    2021.12.07 01:31

    LMC 관측 가이드북을 만들어봐야지..

    한 3년 보니 이제 어디가 어딘지 조금 알 것 같음 ㅎㅎㅎ

  • 류혁

    2021.12.06 17:37

    ㅎㅎㅎㅎ. 강욱씨 관측기를 볼 때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서 남반구 원정을 다시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먼 하늘도 필요 없고, 강욱씨네 집에서 한시간 거리 안쪽의 적당한 관측지로도 충분할 듯 싶어요. ^^
  • 조강욱

    2021.12.07 01:32

    저희 집에서 한 시간이면 홍천 인제 수준밖에는 안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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