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81006 NGC253 천천히, 집요하게
  • 조회 수: 948, 2018-11-07 12:07:51(2018-10-28)

  • ------------------------------------------ 5 October 2018 ------------------------------------------


    밤새 하염없이 기다리며 Grus Quartet을 그린 날 이후,
    3개월을 꼬박 별을 굶었다

    별 보러 가지 못할 만큼 중요하고 긴급한 일들이 많았긴 했지만..
    그 3개월동안, 그믐 주간 토요일마다 날씨가 맑았다
    창 밖의 비너스 벨트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너무나 괴롭다
    결국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렸다


    가끔은 집 앞에 망원경을 펴고, 

    [ Mars opposition on the eyepiece, 갤노트4 & 터치펜, 조강욱 (2018) ]

    Mars 10 July 2018.jpg


    [ The storm has eaten the details!, 갤노트4 & 터치펜, 조강욱 (2018) ]
    Mars 29 July 2018.png


    한국에서는 (망경 상할까봐) 절대로 하지 않던 공관을 뛰고,
    public.jpg


    또는 동네에서 달 스케치로 아쉬움을 달래 보지만

    [ An opaque sky, 갤노트4 & 터치펜, 조강욱 (2018) ]
    2000_Devenport 1 July 2018.png


    [ Earthshine & Venus, 갤노트4 & 터치펜, 조강욱 (2018) ]
    2000_Earthshine 17 July 2018.png


    허전한 마음은 무엇으로도 달랠 길이 없다



    3개월을 별을 굶으니
    정신은 혼미해지고 일상엔 짜증만 가득하다
    미칠 것만 같다. 아니 이미 미친 것 같다
    안되겠다
    가야겠다

    금요일 밤, 밤새 맑음 예보를 보고 해지기 전에 서둘러 출발.


    3개월만에 만난 하늘은 
    여전히 아름답다
    Pakiri Beach의 거친 파도 소리도 아직 그대로다

    하지만 은하수는 박명과 함께 벌써 남중을 지나 퇴장을 준비하고
    하늘에는 행성들이 어느때보다 밝게 빛난다

    금성이 지기 전에 망경으로 잡아보고 깜짝!
    초승달보다 더 아름다운 초승금성이라니..
    내가 망경으로 이걸 본 적이 있었나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가까이 있는 것을 더 예뻐해 주자.

    동행한 중국인 친구가 물었다. 너는 왜 별을 보니?
    내가 답한다. 그 애들이 멀리 있기 때문에, 멀리 있어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기 위해..

    지인들을 먼저 집에 보내고
    하늘을 본다.
    오늘은 구름도 없고 밤새 예보도 좋다
    왕건이 몇 개 잡아야지

    조각실자리 NGC 253을 잡는 순간 나도 모를 낮은 탄성이 흘러나온다
    아….
    하늘 꼭대기에서 만나는 253은 한국의 그것이랑은 사뭇 다르다
    아니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늘의 어둡기가 다르고 은하의 크기와 디테일이 다르다.
    이걸 내가 그릴 수 있을까?

    이 엄청난 은하를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촘촘한 디테일을 표현하려면 은하 본체를 최대한 크게 그려야겠다
    그리고 한 줄기씩 미련하게 해 나가는 거지 뭐..

    인적 없는 외딴 해변가 주차장에서 홀로 은하 하나를 밤새 바라본다
    수많은 별들과 거친 파도 소리는 언제 보아도, 언제 들어도 황홀한 조합이다
    천천히, 집요하게 밤새 NGC 253 하나를 5시간동안 관측하고
    스케치를 남겼다 

    [ NGC 253 Silver Coin, Pakiri Beach에서 조강욱(2018) ]
    NGC 253_ori_181006(2000px).jpg
    (모바일에서는 은하의 명암이 잘 보이지 않으니 가능하면 PC 모니터로 보세요)


    장대한 나선팔.
    밝은 은하면 안에 무수한 dark patch가 펼쳐져 있다.
    스케치 없이 이 거대한 은하를 어떻게 묘사할 수 있을까?


    그믐달과 함께 밝아오는 여명은 덤.
    Pakiri dawn.jpg


    밤새 딱 하나 보고 왔지만
    별중독 금단증세(짜증, 우울, 비관)는 씻은듯이 사라졌다
    항상 답은 정해져 있다
     


    =========================================================================================================


    #1.
    오클랜드의 교민분께 내 엽서를 선물로 드렸는데
    멋지게 표구를 해서 자택 거실에 걸어두셨다

    Frame 1.jpg

    Frame 2.jpg

    Frame 3.jpg

    이렇게 잘 걸어놓고 보니 내 그림 같지 않고 왠지 더 멋져 보인다
    그림은 걸어놓기 나름인건가..

    바다가 보이는 그림같은 저택에서 간만에 Stelly 전신샷도 한컷!
    2000_Stelly.jpg



    #2.
    7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오클랜드의 망원경 샵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큰 천문관련 회사들보단 작은 규모지만
    나름 뉴질에선 젤 크다는 사실..

    Astronz 1.jpg

    영어가 딸려서 고객응대는 못하지만
    제품별 Instruction 동영상 만들고
    홈페이지도 업뎃하고 재고 정리도 하고..

    Astronz 2.jpg

    남쪽나라 별동네 인맥도 넓히고 
    영어도 가다듬고 
    돈도 벌고 
    일석삼조쯤 되는거 아닐까?

    그리고 망경 만지는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록 알바지만) 기분 좋은 일이니 말이다





                                                         Nightwid 無雲

댓글 8

  • 김선영

    2018.10.28 11:39

    디테일한 암흑대를 보신것도..그걸 스케치로 표현하신것도 놀랍습니다..검은 암흑대를 남기고 흰색을 칠하신건지..일단 다칠하고 지우개로 지워가며 암흑대를 그으신건지..또는 검은색으로 암흑대부분을 칠하신건지..몹시 궁금합니다^^/
  • 조강욱

    2018.10.28 21:10

    저는 암흑대 표현에 항상 지우개를 사용합니다.

    암흑대를 남기고 흰색을 칠하기엔 흰색 파스텔이 정교한 작업에 적합하지 않고,

    검은색으로 암흑대를 칠하면 스케치북의 검은색과 색이 일치하지 않아서 이질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다 칠하고 지우개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고

    253의 경우는 워낙 dark patch들이 많아서 파스텔->지우개->파스텔을 무한 반복 했지요 ㅎㅎㅎ;;;

  • 유준상

    2018.10.28 21:36

    이제 별세상 입문자입니다. 메시에스케치 너무 잼있게 봐서 책도 구매해서 잘 읽었습니다.언젠가 뵙게 되면 책에 싸인 부탁드립니다.^^
  • 조강욱

    2018.11.07 12:06

    싸이 하러 한국에 빨리 들어가야겠네요 ㅎㅎ

  • 최윤호

    2018.10.30 12:03

    역시 하늘 차이 많이 나네요. 20인치 되니깐 253이 스케치한 정도는 보였습니다. NSOG보면서도 동일하게 느꼈지만 NSOG에 16/18인치 관측기 내용이 20인치로 보는 모습과 거의 비슷한거 같습니다. 저도 조만간 호주 원정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때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조강욱

    2018.11.07 12:06

    그래도 하늘빨이 4인치쯤은 되는 것인가요 ㅎㅎ

    갑자기 20인치를 들이고 싶네요 ㅎ;;;

  • 김남희

    2018.10.30 19:27

    엇.~광학업체서 근무라니..
    거기선 에토스 얼마하오? 직원가로 싸게 좀 ...ㅎ

    잘 사는것 같아 반갑네요.^^
  • 조강욱

    2018.11.07 12:07

    남스돕 Down under 대리점 한번.. ㅎ;;;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1269 최윤호 36 2019-10-15
1268 최윤호 26 2019-10-14
1267 조강욱 212 2019-10-12
1266 최윤호 90 2019-10-11
1265 최윤호 88 2019-10-07
1264 최윤호 212 2019-10-03
1263 박상구 287 2019-10-01
1262 김승희 236 2019-09-30
1261 최윤호 188 2019-09-30
1260 최윤호 237 2019-09-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