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71021 인제 - 목표 달성의 밤
  • 조회 수: 4639, 2017-10-27 06:31:47(2017-10-24)

  • 흔치 않은 날이었습니다. 보통은 준비해 간 것의 반도 못보고 오는데, 이날은 준비해 간 것들을 거의 다 보고 왔습니다. 날씨도 좋고 일찍부터 관측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대상을 한솔님과 함께 동시에 관측한 덕분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관측도 함께 의견을 나누며 하는게 재미있습니다.
    이날 본 관측 대상은 Pease 1, HCG 96, 93, 21, 31, 16, 7 10, M44 였습니다. 


    ▶ Pease 1을 본 사람
    오래 전부터 제 업무용 노트북 바탕화면의 배경 그림은 Pease 1을 품고 있는 M15 였습니다 . 누군가 그게 뭐냐고 물으면 별 사이에 파묻힌 그 파란 점이 집중력을 키워준다고 대답하곤 했죠 ㅎ
    원래 준비해 간 대상은 아니었지만 하늘 높이 올라온 페가수스를 바라보며 오늘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Pease 1을 볼 날이구나 했습니다.
    이미 여러분이 올린 적 있는 그 사진 성도(아래 사진)를 그동안 여러번 숙지해왔기 때문에 위치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pease1_1.gif
    [Pease 1 찾기 사진 성도]


    8mm(250배)로는 별들이 또렷하고 보기 좋았지만 배율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에 5mm를 끼웠습니다. 시상이 썩 좋지 않은 상태여서 5mm(400배) 아이피스로 볼 때 성단 내 별들의 초점이 맞았다 안맞았다 하는 상태였습니다. 배율을 더 올려보면 찾기가 더 쉬울까 했지만 그 이상에서는 시상때문에 초점이 잘 맺히지 않아 400배로 관측을 계속 했습니다. 

    위치를 정확히 찾은 후 위 사진에 표시된 E별이 또렷해지는 순간을 기다려 눈앞에 O-III 필터를 갖다 대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이게... 정말 쉽지가 않더군요. 눈과 렌즈 사이에 필터가 들어갈 자리를 확보하면 시야가 좁아져서(시야 넓고 아이릴리프 긴 아이피스가 유리하겠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대상을 추적하기가 더 바빠지는데다 필터를 대는 순간 눈 위치가 조금 흔들리면 암흑뿐인 상태가 되고, 필터의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전반사가 되어 내 눈이 비쳐 보이게 됩니다. 

    2~30분쯤 후 이건 안되는건가 지쳐갈 때, 앞서 관측하신 분들의 관측기를 한번 다시 읽어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도움을 준 것이 한솔님의 관측기(http://www.nightflight.or.kr/xe/33736)였습니다. 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잘 설명해 주셨더군요.  역시 먼저 경험하신 분의 관측기가 도움이 됩니다. (뒤에 관측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모두 관측기를 자주 올려주세요 ^^ ) 

    머리에 후드를 푹 눌러써 주변 잡광을 최대한 차단하고 필터를 눈앞에 댔다 떼었다 반복하기를 다시 30분 정도 한 것 같습니다. 감질나게 보였다 금방 사라지던 녀석이 익숙해지자 계속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필터를 댔을 때 확 쪼그라들어 중심부 빛만 남은 M15와 희미하게 부은 별상의 Pease 1 이 가까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며 바보같은 웃음을 흘립니다. ㅎㅎ
    봤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옆에서 관측하시는 한솔님에게 다다가 “저 Pease 1 봤어요” 하고 검증을 부탁드렸죠. 그 때의 기분은... 요즘 유행어로 그뤠잇.

    저 이제 Pease 1 본 사람입니다 ㅎㅎ


    ▶ 1관 1스 
    1관측 1스케치, 한번 관측할 때마다 스케치 하나씩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준비해 간 숙제를 다 마치고 2시가 넘은 시각, 계절에 안맞지만 20~30도 정도 고도까지 올라온 M44를 그렸습니다. 

    대학 신입생 시절 선배들이 ‘별탑’ 또는 ‘에펠탑’이라고 알려주며 보여주던 대상이 생각 나서 최근에 동기들이나 선배님들 만날 때마다 그게 뭐였는지 물었던 적이 있는데 다들 기억을 못하더군요. 아마 M44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만 ^^

    m44.png
    [ M44, 태블릿에 스케치 ]


    s_m44_shape1.png
    [ 이 탑? 아니면 저 탑? ]

    안에 있는 은하가 빠져있는데 다음에는 좀 높이 올라왔을 때 잘 찾아서 끼워 넣어야겠습니다.


    ▶ Hickson compact groups

    이 계절에 볼만한 힉슨 그룹 7개 관측기는 좀 정리해서 다음에 2부로 올리겠습니다.


    <관측 장비>
    망원경: 별고래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5mm (Hyperion), 40mm (XL), 

    Profile

댓글 13

  • 최윤호

    2017.10.24 17:31

    M44내 은하 몇개 그려 주시지요 ㅎ 워낙 그림실력이 좋으셔서 인지 언제나 볼때마다 스케치가 사실적으로 보여 기분이 좋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7.10.25 01:11

    다음 관측에는 사이에 은하를 쏙 끼워 넣어야겠습니다. ^^

  • 김철규

    2017.10.24 22:37

    스펙타클한 피스1 관측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어서 2인치 O3를 장만해야 박상구님이 하셨던 관측 스킬을 도전해 볼 텐데요... 이번에 장비를 지르면서 그것만 장만을 못 했습니다. ^^; 궁금한게 있는데요, 필터를 갖다 댈 때마다 촛점이 약간씩 달라지는 문제는 어떻게 대처 하셨나요? 매번 춧점을 다시 맞추셨나요? 아니면 필터를 댔을때의 촛점으로 고정해서 관측을 하신건가요?
  • 이한솔

    2017.10.24 23:33

    아이피스 앞쪽에서 대면 촛점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브링킹 메소드는  필터슬라이드로는 촛점이 변해서 불가능합니다

    또 1.25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 김철규

    2017.10.25 08:14

    아이피스 앞쪽에서 대라는 말씀은 최대한 가깝게 대라는 말씀이신가요? 어퍼케이지 안쪽의 앞을 말씀하시는건 아니겠죠? ^^;

  • Profile

    박상구

    2017.10.25 08:54

    필터를 손에 들고 눈과 아이피스 사이에 넣고 봅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7.10.25 01:13

    아마도 렌즈 앞쪽에 필터를 대는 위치를 지나는 빛다발이 거의 평행광이기 때문에 초점이 변하지 않는 것 아닐까요 ^^

  • 김민회

    2017.10.25 00:27

    아하! 파리에서 보고 온 eiffel 탑의... 볼트 구멍 같군요 44가. 검은 종이에 뭔(짓)을 해서 저리 별상이 동글죠 잉?
  • Profile

    박상구

    2017.10.25 01:14

    ㅎㅎ 태블릿에 그렸다는 말을 빠뜨렸군요 제가.

  • Profile

    장형석

    2017.10.25 17:26

    그뤠잇! 한 관측이었나 봅니다.
    후기가 다들 ㅠ.ㅠ
  • Profile

    박상구

    2017.10.27 06:29

    간만에 집중해서 관측했던 것 같네요.

    ... 그나저나 언제 한번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광주 계속 오가면서 연락 한번을 못드리네요 ^^;

  • 김재곤

    2017.10.25 17:30

    페가수스가 지기 전에, 씨잉이 좋을 때 저도 한번 도전에 봐야겠습니다.

    피스 본 1인이 되고 싶어요...
  • Profile

    박상구

    2017.10.27 06:31

    저두 좋은 날 잡아 한번더.. 같이 보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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