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 5번째 개기일식 - 5년간의 준비 [2017 TSE 1편]
  • 조회 수: 9345, 2024-03-01 16:49:06(2017-08-01)
  • ..

    2009년 중국 항저우, 

    2012년 일본 도쿄와 호주 케언즈,  

    2015년 북극 스발바르섬에 이어서

    다섯번째 개기일식, 미국 원정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2012년 11월에 케언즈에서 개기일식을 망치고 와서 바로 들었던 

    미국 원정을 위한 적금도 만기가 되었다


    그간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1년 전에 숙소와 교통편을 모두 완비해 두었다

    (항공 티켓 오픈이 1년 전부터 되기 때문에 그 전에는 무언가 완료를 할 수가 없다)



    1. 어디로 갈까?

    사실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는 큰 고려사항이 아니다

    그 멀리까지 가는데 어디가 좀 더 멀고 불편하고..는 관심 밖의 일.

    오로지 확률을 높이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whole map.PNG


    위의 그래프는 일식 일기예보의 구루이신 캐나다의 앤더슨 할아버지의 8월 운량 통계 분석이다.

    보이는 바와 같이 오후보단 오전이, 동부보단 서부가,

    특히 오전 시간대의 오레곤 주와 와이오밍 주가 우리의 target.

    확률이 같다면 그 다음은 접근성이지..

    좀 더 교통편을 구하기 용이한 OR(오레곤)로.. 

    OR map.PNG

    Portland까지 국제선을 타고 가서 

    공항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식심인 Madras로 접근하기로 한다.



    항공을 결정한 시점에 숙소를 알아보려 하니

    인구 6천명의 시골, 마드라스의 숙소는 당연히 남아 있을리가 없다.

    항상 숙소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왜 또 똑같은 실수를 했을까?

    그래도 우리에겐 이젠 Air B&B가 있지.

    개기일식대 안에서는 B&B도 숙소가 없지만 

    조금 비껴나간 곳에서는 

    아직 일식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는지 정상가(?)로 숙소를 파는 곳이 몇 개 보여서

    그 중 하나로 숙소를 예약했다




    2. 누구랑 갈까?

    사실 한국에는 개기일식에 미친 사람이 많지가 않다

    개기일식이 있는 곳이면 세계 어디든 떼로 몰려 다니는 미국인, 일본인들이 그저 부럽기만 할 뿐..

    그래서,

    2009년 중국 항저우도

    2012년 일본 도쿄와 호주 케언즈도

    2015년 북극 스발바르섬도

    그리고 2017년 미국 서부도 

    가는 사람들은 항상 정해져 있다


    여러 조합이 이합집산으로 뭉쳤다가 헤어졌다가

    최종적으로는 나와 이한솔님, 김재곤님, 김동훈님이 한 팀이 되었다

    거기에 우리 마나님과 딸님이 처음으로 동행하실 예정.

    남편이, 아빠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미쳐서 전 세계를 떠도는지 아마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김병수님, 임상균님도 숙소가 바로 인근이라

    아마도 같이 동행을 하게 될 것 같다

    김재곤님을 제외하고는 모두 호주 케언즈 언저리에 같이 있던 사람들이다

    또 그들 중 몇은 중국과 일본, 북극에서도 

    근처에서 또는 같이 검은 태양을 맞이한 사람들이고..


    그리고 좀 더 멀리 와이오밍 주에는 

    케언즈와 항저우 언저리에 같이 있던 많은 분들이 원정을 계획하고 있다

    일식이 뭐길래...




    3. 어떻게 볼까?

    몇 번의 개기일식을 경험하면서,

    나는 그저 아무짓도 안하고 그냥 멍하니 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관측임을 깨달았다

    눈밭에 무릎꿇고 앉아서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 2분여를 보냈던 북극에서와 같이

    ( 관련 동영상 : https://youtu.be/rbPYrVQHUi4 ) 

    이번에도 멍때리기를 시전하려 하다가

    그러다 욕심이 생겨서

    파인더를 챙겨 가기로 했다

    개기식 중의 코로나와 홍염을 파인더로 좀 더 잘 보고 싶어서다

    과욕인지 아닌지는 해 보면 알겠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아직도 개기일식 스케치의 최고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김경싟 형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말이다

    [ 다이아몬드 링, 인도 바라나시에서 김경싟(2009) ]
    totaleclipse6.jpg




    4. Plan B ~ Plan Z

    개기일식은 너무나 섬세한 이벤트이다

    하늘도 지형도 교통도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2분간의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날씨예보 분석, 관측지 선정, 태양 고도 등 모든 것이 변수다.

    거기에 평생 한번 있을 대목 특수를 잡아보겠다는 

    시골 아저씨들의 상술도 교묘하게 피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식심 근처의 농촌 마을인 마드라스에는 

    이미 본인의 밭에다가 줄 그어놓고 임시 캠핑장을 만들어서 

    5성 호텔급의 숙박료를 받는, 봉이 김선달을 능가하는 농장 주인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에다 돈을 쓰는 것은 관광객들이나 하시라 하고..

    매일 구글 지도를 뒤지며 십여군데의 관측지를 물색해 두었다

    warm.PNG

    너무 길고 복잡하고 당사자 외에는 관심 없을 얘기라 여기서는 생략.


    더군다나 오레곤 역사상 최악의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개기일식 당일날,

    우리는 샛길도 없는 외길에 몰려들 수백만 인파를 뚫고 180km를 이동해서 

    포틀랜드 공항에 도착해서 렌트카를 반납하고

    오후 4시 40분에 라스베가스 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개기식 종료는 오전 11시)

    아래 링크는 개기일식 당일 예상 교통량 분석
    https://www.google.com/maps/d/viewer?mid=1lf1zQElZCKW8f0gTbY_b06wIfA4&shorturl=1&ll=44.41081201479718%2C-120.22695413671875&z=9


    평소라면 넉넉한 시간이지만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교통체증이라 더더욱 관측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난 언젠가부터 쪼이는 원정 스케쥴을 즐기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5. 그 다음엔?

    처음 가보는 미국에서 무엇을 해야 가장 가치가 있을까?

    가장 미국적인, 마국에서만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일은 무엇일까?

    여러 생각을 하다가 

    그랜드캐년에 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1박 2일 캠핑 패키지)

    수많은 관광지를 뒤로 하고 한여름 뙤약볕의 협곡을 선택한 것은

    다들 

    그랜드캐년의 멋진 은하수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itinerary.PNG




    개기일식을 보고 나면 인생이 바뀐다던 선배들의 말. 

    내 인생도 이미 바뀌었다.








                                                   Nightwid 無雲

댓글 7

  • 김철규

    2017.08.03 08:31

    상황의 변동으로 인하여 이번 일식은 결국 못 보게 되었네요. ㅠㅠ 여러가지로 저에겐 평생에 다시 오기 힘들만큼 좋은 기회 였는데 아쉽습니다. 죽기전에 과연 개기일식을 한번 볼 수 있을까요...
  • 조강욱

    2017.08.14 15:08

    개기일식보다 더 중요한 일을 선택하셨을테니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것이리라 믿습니다 ^^*

  • 반형준

    2017.08.04 17:16

    개기일식 당일 예상 교통량 분석자료까지.ㄷㄷㄷㄷ 자료 서치 능력 대단하십니다..ㄷㄷ
  • 조강욱

    2017.08.14 15:15

    원정 멤버인 김동훈님이 찾은 자료에요 ㅎ

  • 강석민

    2017.08.12 15:22

    형은 처음 보았던 17년 전부터 지금까지 쭈욱 같은 모습, 같은 열정이었습니다. 인생은 좀 바뀌셨네요. ㅎㅎ
    행운을 빌어요!
  • 조강욱

    2017.08.14 15:17

    석민이 어떻게 지내냐 페북에서 종종 소식은 본다만.. ㅎㅎ

    사람이 항상 일관되어야지 갑자기 변하면 죽는대 ㅋㅋㅋ

  • 강석민

    2017.08.14 16:50

    그말이 사실이면 형은 불로장생 하실 수 있을 겁니다. ㅎ

    엊그제 태우형과 페르세우스 유성우 보러 수피령 다녀왔어요. 20:30부터 23:00까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18년만에 비로서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았노라 감히 얘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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