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5May17 First Light, Stelly
  • 조회 수: 6588, 2020-04-29 07:56:29(2017-03-19)
  •  

    망원경이 도착했다


    주문한지 13개월만에 말이다


    (10년은 기본으로 기다린다는 AP에 비하면 광속에 가깝지만..)


     

    EQ에 올릴 예정이라 작은 초점비가 필요했다


    내 키를 더 키울 수는 없으므로 관측의 효율을 위해 초점거리가 짧아야 하는데,


    18인치를 EQ에 올려서 발판 없이 관측을 하려면 F/3.5가 필요하다


    잠부토, 로이스, 웨이트..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다


    F4 이하는 추가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귀찮게 왜 이런걸 주문해.. 나 만들기 싫어' 라는 느낌의 견적서다


    거기에다 F/3.5를 쓰려면 파라코어를 또 사야 하고


    망경이 커져서 EQ도 대형으로 바꿔야 한다


     

    포기!


    가격도 저렴하고 사경도 끼워주고 성능에 대한 평판도 나쁘지 않은 16인치 UK 오리온 미러로 정했다


    스트럭쳐는 당근 남스돕이지..

     


    근데 듣던 악명 그대로,


    오리온은 납기 약속을 계속 미룬다


    무슨 믿는 구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더 넣은지 10개월이 지나서도 미러 구경을 못하고 출국을 하게 되었다


    내가 떠나고 나서도 한달이 더 걸려서 미러가 야탑김씨 장인의 작업실에 도착했다


    다시 스트럭쳐 제작 시작..

     

    조립완료.jpg


    분해완료.jpg

    (참고 : http://www.nightflight.or.kr/xe/190741)

     

     

    지난 월요일, 남희형님의 손을 거쳐 생명을 얻은 망경은 태평양과 뉴질랜드 세관을 넘어서


    한국에서 출발한지 두 달만에 오클랜드 모처에 도착..

     

    SAM_6573.JPG

     


    무언가 엄청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hand made 나무상자.

     

    SAM_6575.JPG

     


    고대 유물을 뜯어보는 기분으로 하나씩 오픈.

     

    SAM_6576.JPG

     


    어 이건.. 완충제..가 아니라 한국의 맛!!!

     

    SAM_6577.JPG

     

    SAM_6579.JPG

     

    SAM_6580.JPG

     

    SAM_6581.JPG

     


    나름 명품 미러라고 시험 성적서도 들어있다

     

    SAM_6582.JPG

     

    Strehl Ratio 0.989

     

    용어는 줏어들은 적 있어도 뭐가 얼마나 좋은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남희 형님의 지령을 받아서 하나씩..

     

    SAM_6583.JPG

     

    SAM_6584.JPG

     SAM_6585.JPG

     

    SAM_6587.JPG


    SAM_6589.JPG


    SAM_6590.JPG


    SAM_6592.JPG



    완성!

     

    SAM_6593.JPG

     


    자연스럽게 설정샷! 근데 생각해보니 실내네 ;;

     

    SAM_6595.JPG



    설상가상으로 망경을 들였는데도 날씨가 좋다

     

    앞마당에 망경을 펼쳤다

     

    SAM_6599.JPG

     

    아름답다. 완벽한 균형과 마감.

     

    SAM_6601.JPG

     

    여기서도 설정샷 한번..


    SAM_6603.JPG

     

     

    보석상자, 에타 카리나, 오메가 센타우리, 그리고 달..

     

    내일 업무 부담에 오래 보지는 못하고

     

    미러 제대로 앉혔는지, 초점은 잘 나오는지 그냥 확인만 한 것인데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얼마나 완벽한 망원경인지를.

     

     

    -------------------------------------------------------------

     

     

    다음날, 또 날씨가 좋다

     

    오늘은 스케치 한 장 해 보자.

     

    평일의 압박에 어디 갈 수는 없고

     

    집 마당에서..

     

    20170315_192411.jpg

     

     

    오랫동안 꿈() 꾸던 "Backyard Astronomer"

     

    예상보다 빠르게 실현하게 되었다

     

    막연하게 은퇴하고 시골에 집 짓고 살아야 가능할 줄 알았는데..

     

     

    오클랜드에는 모든 집에 정원이 있고 (한국식 Apartment도 있긴 있다)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라 여기도 광해가 있긴 하지만

     

    그 수준은 경기도 외곽지역 수준이라..

     

    그리고 미세먼지도 없어서, 날씨만 좋으면

     

    마당에 비치의자를 펴 놓고 누워서 5등성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어쨋든,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새로운 망원경의 First light,

     

    Backyard Astronomer로서의 First light,

     

    그리고 뉴질랜드에서의 First light이다. (남의 망경 얻어본 것은 제외)

     

     

    , 망경 이름은 Stelly로 정했다

     

    딸래미 이름이 별을 뜻하는 Stella이니, Stella의 애칭인 Stelly..

     

     

    두 딸들 (Stella & Stelly)

     

    20170315_192258.jpg

     

     

    Eta Carina 별은 너무나 특별한 별이다

     

    1843년 폭발 이후

     

    현재까지도 계속 무언가를 분출하고 있는..

     

    625805main_potw1208a.jpg

    (출처 : NASA)

     


    그리고 그 비현실적인 장관이

     

    허블사진 뿐이 아니라

     

    우리들 망원경으로도, 가시광선 영역에서도 볼 수 있다

     

     

    나는 20101차 호주 원정에서 인상깊게 관측하고 스케치를 남겼는데,

     

    [ Eta Carina & Key Hole nebula, 호주 Coonabarabran에서 조강욱 (2010) ]

    Eta_carina.jpg

     


    2012년에는 더 좋은 조건에서 관측했음에도 그 분출, "Giant Eruption"이 잘 보이지 않았다

     

    어 뭐지? 이미 분출 끝났나?

     

     

    4년만에 다시 만난 Carina자리 Eta별은

     

    여전히 열심히 내용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배율을 올려보자

     

    Ethos 13(123x) -> Ethos 8(200x) -> XW 3.5(457x)..

     

    3.5는 초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넘 무리인가

     

    혹시나 하여 Ethos 8 + 파워메이트 2.5 조합으로 500배를 만들었는데

     

    XW 3.5보다 상이 훨씬 좋다

     

     

    역시 아이피스는 연두색이 진리..

     

    (TeleVue 제품은 마킹이 모두 연두색으로 되어 있다)

     

     

    부담없이 맥주 한 캔과 함께 몇십분을 집중하여 관측..

     

    오렌지색 별 하나와 그 성운기와 주변의 별들을 완성했다

     

    [ First Light - Giant Eruption, Auckland에서 조강욱 (2017) ]

    15Mar17_Eta Carina.jpg

     


    시골에 가면 더 잘 보일까?

     

    성운이니 물론 그렇겠지.


    (에타 카리나 클로즈업)

    15Mar17_Eta Carina_Closeup.jpg

     

     

    망경을 정원에 그냥 두고 자러 가야 진정한 Backyard 관측이 될텐데

     

    요즘 여기도 좀도둑이 기승이라

     

    소심해져서 망원경을 접어서 방에 옮겨 놓았다

     

     

    BackyardGarage 하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다고,

     

    이 호사를 누리면서도 더 편하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인가보다



    -----------------------------------------------------------------------------------

     

     

    다음날 밤, 또 맑다. (오클랜드의 청정일수는 한국보다 그리 많지 않다)

     

    오늘은 좀 쉬어야 되는데..

     

    잠자리에 들려 하다가 혹시나 하고 Sky Safari를 돌려보니

     

    목성에서 이오의 영+경을 세트 메뉴로 맛볼 수 있다

     

    안 보면 천벌 받을 것 같아서

     

    자정 무렵, 영 시작 직전에 급히 망원경을 다시 날랐다

     

    맑은 하늘에 비해 시상은 좋지 못해서

     

    감탄사를 날릴만한 목성은 되지 못했지만

     

    거실 데크에 망경을 펼쳐놓고서

     

    음악을 작게 틀어놓고 맥주 한잔과 함께 하는 목성쇼는


    Screenshot_2017-03-18-20-54-35.png

     

    세상의 근심을 잊게 한다

     

    탑골 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간만에 들어보는 한국 노래도 좋다

     

     

    몸이 아무리 바빠도,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주객이 전도되면 안되겠지

     

    별을 봐야 나의 존재의 의미를 찾을수 있는 것이니....

     




                                                     Nightwid 無雲

     

     

댓글 17

  • 김남희

    2017.03.19 04:43

    집과 차가 아주 맘에 듭니다..ㅎ
  • 김철규

    2017.03.19 12:21

    저는 집하고 망경하고... ㅎㅎ          나도 오리온 미러 받았는데 시험성적서를 안 주네요. 정밀도 낮은거라고 차별하는 건지... ㅠㅠ

  • 이윤행

    2017.03.19 23:05

    과자 말고 김치를 좀 넣어 주시지 .. ㅎ ^^ 퍼스트 라이트 축하합니다
  • 홍대기

    2017.03.20 01:43

    새장비 영입 축하드립니다~. 북반구에 이어 이제 남반구 대상들까지 스케치로 평정하시겠네요~ ^^

  • 이한솔

    2017.03.20 03:09

    망원경이 아주 딱 입니다! ㅎ
    백야드에서 그정도면 아주 훌륭합니다. 부럽습니다
  • 김재곤

    2017.03.20 05:15

    주변에 산이 없네요. 어렴풋한 기억으로 윈도우 바탕화면의 나라였던 것 같은데. 요즈음도 그런지.. 별 잘 보세요.
  • Profile

    박상구

    2017.03.20 10:12

    극강의 염장글 ㅎㅎ 부러워요
    멋진 백야드 관측소를 갖게된 것을 축하드려요 ^^
  • 원종묵

    2017.03.20 19:08

    야호 ~ 뉴질랜드 원정관측 가게되면 망원경 렌탈땜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듯 하네요 ^^ 제 버킷리스트 중에 뉴질랜드 남섬 데카포 호수가 있거든요 ... 언젠가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 때 도와주실꺼죠 ? ㅎㅎ
  • 이민정

    2017.03.20 22:20

    강욱양..새 망원경 축하해.
    어찌됐나 궁금했는데..두 달 동안 건너 갔구나
    새 장비로 이쁜 별 많이 보구..
    앗..저 미러박스에 새겨진 키티는 뗄수가 없다는게 아쉽네..ㅋ
  • 정기양

    2017.03.21 15:51

    드뎌 도착했네요. 별만 보지 마시고 공부도 하셔야 합니다~~~ㅎ
    너무 부러워요.........
  • 이현동

    2017.03.21 16:16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망원경을 만났군요!! 축하드려요~~ 존재의 의미라고 하셨는데,,, 망원경과 별이 있어야 가장 강욱님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남반구 하늘 소식 많이 들려주세요!!
  • 이원복

    2017.03.22 00:14

    오~~ 남반구에서의 멋진 퍼스트네요. ^^
    한국은 요새 미세먼지 테러당해서 날이 맑아지지 않습니다.ㅠ.ㅠ
    이번주 마라톤도 위협받고 있어요~
  • 천세환

    2017.03.22 18:17

    멋진 대상들 스케치 하셔서 보여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
  • 류혁

    2017.03.23 02:56

    축하합니다. 무사히 도착했군요. ^^ 그나저나, 언제 갈까요? ^^
  • 반형준

    2017.03.25 16:28

    축하드립니다!!!남반구 친구들 스케치도 이제 종종 올라오겟네요
  • 최윤호

    2017.03.28 20:25

    아 백야드 관측 너무 Critical 해요 ㅠㅠ 남반구의 새 대상들 자주 올려 주십시오.
  • 조강욱

    2020.04.29 07:56

    The Homunculus Star 26 April 2020.png

위지윅 사용
번호 제목 이름 조회  등록일 
1079 이한솔 5535 2017-05-02
1078 김재곤 9245 2017-05-01
1077 김승희 8911 2017-05-01
1076 김영주 5334 2017-04-27
1075 천세환 8586 2017-04-24
1074 조강욱 5822 2017-04-20
1073 이가연 8197 2017-04-09
조강욱 6588 2017-03-19
1071 김남희 12642 2017-03-07
1070 장형석 11490 2017-03-0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