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아, 오로라
  • 김병수
    조회 수: 15636, 2017-01-21 00:21:53(2017-01-17)
  • "저..저거.. 오로라 인가요?"

    저 멀리에서 김지현님이 소리친다.

     

    "아... 그런가요?... 어.. 어.. 움직인다!"

    무언가 희뿌연 구름이 침엽수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윽고 조금씩 움직이더니 오로라는 서쪽 호수 건너편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사진과는 다르게, 비루한 인간의 눈에는 그저 희뿌연 구름으로만 보인다. 

     

     

     


    여기는 캐나다 알버타주 최북부 하이레벨이라는 마을... 거기서 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호숫가이다. 

    이번 여정의 주목적은 오로라.

    오로라만 보는 것이 전부라면 비행기를 타고 옐로우나이프라는 곳으로 가면 쉽다. 

    하지만, 캐나디안 록키와 버제스쉐일, 로얄티렐박물관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보려고 욕심이 나서 차량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결국 반납할 때 보니 6500 km를 달렸다. 내 차의 1년 주행거리가 4000km도 안되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록키산맥의 자스퍼에 있었다가 앞으로 며칠간 오로라 예보가 좋아지는 것을 보고 급하게 북쪽으로 800km를 달려왔다. 

    하이레벨 모텔의 인디언아줌마로부터 북쪽으로 조금 가면 큰 호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해질 무렵에 도착했다.

     

     

     북위 59도 이지만 8월말이라 아직 날씨가 그리 춥지 않다.

     


    북쪽이라 여명이 오래 걸린다. 자정이 되어서야 겨우 캄캄해 진다.

     

    수 없이 본 은하수이지만 볼 때마다 경이롭다.

    호수위로 비친 별 들이 나를 휘감아서,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것 같다.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느끼게 해 준다.

    다시 한 번 겸손해 진다. 

     

    자정이 넘어서야 위의 사진처럼 오로라는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밝은 빛은 아니었다.

    아니면 어떠하리...그저 지금을 즐기자.


     


    졸음이 몰려올 때쯤 호수위로 무언가가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확실히 오로라구나... 약간의 초록색을 느낄 수 있다. 

    움직임도 아까보다 조금 더 빠르다.

     

     

    북쪽땅의 여름밤은 짧다. 4시도 안되어서 여명이 시작한다.

    희미해지는 오로라를 아쉬워하는 김지현님의 뒷모습이 아련하다.

     

     

    긴 하루를 마치고 뜨는 해를 마주하며 모텔로 들어가 잠을 청한다.

    내일은 오로라 예보가 더 좋다... 기대가 크다. 

     






     

     

     

     

     

     

     


     


     

     

댓글 7

  • 김철규

    2017.01.18 07:55

    이 추운계절에 오로라를 보러 가셨구나 했더니 여름에 가셨던 후기네요. ^^ 전에 스발바르에 갔다 오신 분들께도 잠깐 얘기를 들었던거 같은데 오로라가 대부분 색이 느껴지지 않는건가요? 방송에 보면 동영상에도 색이 찬란해서 항상 색이 잘 보이는 걸로 생각을 했었습니다.
  • 최윤호

    2017.01.18 17:23

    오로라가 너무 환상적입니다. 사진으로 오랜만에 선생님의 얼굴을 뵈었네요. ㅎ
    일식도 보고 남천도 가봤는데 오로라만 못봤군요. 저도 보러 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습니다.
  • 이한솔

    2017.01.18 20:01

    여름에 오로라를 보고 오셨군요... ㅎ
    사진을 보니 지난번 스웨덴 키루나와 아비스코에서 오로라를 보던 기억이 다시 나네요... ^^
    사진들이 멋있네요 ! !
  • 박진우

    2017.01.18 21:31

    일식도 봐야 되고 오로라도 봐야 되고 맘놓고 여행 다닐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재곤

    2017.01.19 06:45

    ㅇ올해 일식이니 다음은 오로라 도전해야겠습니다. . 멋진 사진 잘 봤습니자.
  • 김병수

    2017.01.19 22:03

    감사합니다. 그리운 얼굴들 뵈야 하는데...
    지난 여름 김지현님과 캐나다 여행 했었습니다. 전부터 쓴다고 하다가 이제야 후기를 올리네요...
    며칠간 게시판 도배 좀 하겠습니다.
  • 김민회

    2017.01.21 00:21

    형형색색의 빛 잔치에 흥 날만도 합니다. 어찌 그 술판에 취하지 않겠어요! 호수에 풍덩 적신 여인네의 치맛자락 속으로 뽀얀 살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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