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51208 벗고개 - 겨울의 시작
  • 조회 수: 4803, 2015-12-17 19:54:08(2015-12-11)
  • 여름에 사두었던 빵빵한 혹한기 관측용 파카를 개시했으니 저는 이제부터 겨울 시작입니다. ^^
    오랫동안 별을 굶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평일이고 뭐고 새벽까지 달리게 되더군요. 덕분에 관측에서 돌아온 어제 하루는 병든 닭처럼 지냈습니다. 사무실에서 두번이나 의자하고 같이 뒤로 넘어갈 뻔 했네요 ㅋ


    관측한건 제법 많았는데 하루동안 닭으로 살았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해졌습니다. 기억나는 것 몇개를 적어봅니다.



    ◆ NGC7243 (도마뱀자리 산개성단)


    지난번 매수팔 Deep-Sky Wonders 스터디 중에 나왔던 도마뱀자리 산개성단입니다. 이미 도마뱀자리가 서쪽으로 많이 넘어간데다 하늘 상태가 좋지않아 별이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덕분에 재미있는 모양을 찾았습니다. ^^
    일단 한눈에 성단 중심부의 이중성이 눈에 띕니다. 아이고 예쁘다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아래 사진 중앙에 이중성)
    성단 주변부에 한자 '북(北)'자 처럼 생긴 별무리가 눈에 들어오고, 그 위쪽으로 흐르는 별들의 모양이 둥글게도 보이고 하트모양처럼도 보이네요. 이 때 본 느낌의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스카이사파리에서 캡쳐한 그림을 아래 넣었습니다.


    s_ngc7243.png
    [ NGC7243, (사진출처: Sky Safari 캡쳐) ]


    그 모양이 잘 깎아놓은 정원수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만히 보고있는데,
    머리 속에 몽글몽글 떠오르는 게 밥상에서 봤던 이놈이 생각나네요 ㅎㅎ

    s_broccoli.jpg





    ◆ HCG10 (안드로메다 자리 은하 무리)


    다음으로는 안드로메다 자리에 있는 은하 NGC536과 주변 은하 무리를 찾아봤습니다. 힉슨 그룹 10번입니다.

    NGC536과 NGC529는 바로 잘 보이고 NGC531도 흐리지만 어렵지 않게 식별이 가능합니다.
    잘 보고 있으면 536의 헤일로가 동서 방향으로 늘어난 것으로 느껴집니다. 세부 모양을 알아볼 수 있을만큼 밝지는 않네요.
    아래 사진의 오른쪽 끝에 보이는 남쪽 6등성의 밝기 때문에 은하를 보는데 방해가 됩니다. 아이피스 시야 바깥으로 이 별을 내보내면 조금 편해집니다.


    529는 사진처럼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중심부가 밝게 보입니다. 531은 중심부만 흐리게 확인이 가능할 뿐입니다.
    문제는 542인데 사진 성도의 별과 배치를 확인해가며 열심히 노려보았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얼핏 모습을 잡아낸 것 같아서 남희님께도 확인을 요청드려봤는데요, 비슷한 느낌을 말씀하셨지만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하시네요. 보았다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왠지 더 어두운 곳에 가면 꼭 보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홍천에 가면 다시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ㅎㅎ


    s_hcg10-ngc536.png  

    [HCG 10, (사진: Sky-View에서 추출) ]
     



    ◆ NGC1999 (오리온자리 반사성운, 열쇠구멍)


    지난번 홍천에서는 자세한 모양까지는 못보고 그냥 검은 얼룩 정도로만 보았는데 이번엔 자세한 모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배율을 높여 400배로 보니 그 모양을 알아보기가 쉬웠습니다. 다른 분들은 250배에서도 정확히 T자 모양을 알아보셨는데 제 눈엔 1자만 명확하고 별 아래로 튀어나온 부분은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중심의 별 위치까지 자꾸 흔들려보이고... 혼자만 잘 안보여서 좀 서글펐다는 ㅠㅠ


    s_s_ngc1999.png  이런 느낌?
     
     
     

    ◆ NGC1245 (페르세우스자리 산개성단)


    남희님께서 보여주신 산개성단입니다. 아래에 그날 봤던 모습과 비슷한 사진을 찾아 올립니다.

    잔별들의 스타체인이 어지럽게 얽혀 있고 성단 내부의 빈공간들과 함께 흥미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는 성단입니다.

    곰발바닥 같지 않냐고 보여주셨는데, 과연 그렇게 보였습니다.

    성단 중심에 스타체인이 사진상에 위 아래 방향으로 긴 타원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안쪽에는 거의 별이 없는 빈 공간으로 보입니다.

    그 주변에 별들의 줄기가 뻗어나가는 것처럼 보여 곰발바닥과 발가락처럼 보입니다.

    짚신벌레와 섬모처럼 보이기도 하는군요.


    예전에도 1245를 보고 관측기를 남긴적이 있었는데 이런 모양을 알아보지는 못했었습니다. 덕분에 새로운 모습을 보게되었습니다.


    [ NGC1245 ,  (사진 출처: http://deepskypedia.com/w/images/thumb/5/56/NGC_1245_by_Andr%C3%A9_Hartmann.jpg/800px-NGC_1245_by_Andr%C3%A9_Hartmann.jpg) ]





    ◆ M1 (황소자리 초신성잔해, NGC1952)


    이날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M1을 그려보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이날따라 제 망경으로 M1 한번 보자는 분들이 여럿 계서서 속으로 어떻게 알았지 했네요. ㅎㅎ  겨울철을 대표하는 대상이라서 그런거였을까요 ^^


    M1_inv.jpg



    보았던 것들에 대한 메모를 붙여봤습니다. 전체적으로 밝은 성운이 타원형 모양으로 보이는데, 그 바깥쪽에도 흐린 성운기가 더 넓게 있는 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확신이 없어서 스케치에는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M1_note.png







    <관측 장비>
    망원경: 별고래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Panoptic 22mm, Nagler 12mm, Ethos 8mm, Hyperion 5mm
     

    Profile

댓글 10

  • 김남희

    2015.12.11 08:16

    언제 스케치까지 했데요?? 별고래로 본 열쇠구멍이 이 날 관측의 백미였습니다.

    열쇠구멍으로 낙타도 지나갈 정도로 크게 잘보였습니다.^^
    곰발바닥?도 추가로 올려 주세요...ㅎ
    542는 내일 꼭 보일거로 확신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12.11 10:26

    ^^ 기억을 되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NGC1245 이야기도 추가했습니다. 그날 봤던 것과 비슷한 사진이 있네요 ^^

  • Profile

    장형석

    2015.12.11 18:38

    이젠 대구경에 완전 적응하셨나봅니다 ;;;;;
    열쇠구멍에 HCG에...;;;;
    ....
    전 언제쯤이나 다시 나갈지 ㅠ.ㅠ
  • Profile

    박상구

    2015.12.11 20:29

    ㅎㅎ 홍천에서 기다리겠습니다.

  • 김민회

    2015.12.13 08:11

    1999 : 천국으로 가는 자물쇠를 보았습니다. 마저 살아 가면서 키도 찾도록 하겠습니다.
    7243 : 구상성단보다 은하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산개성단에서 그림이 그려지고 있습니다.귀하들이 재밌어 하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12.14 19:32

    홍천에서 밤새도록 재미있는 시간 보내시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성단 그림도 그리시고 몰래 해당행위도 하시고 ㅎㅎ

    무슨 그림 그리셨는지 궁금해요 알려주세요~ ^^

  • 반형준

    2015.12.15 01:41

    이게 얼마만의 관측기인지.... 별보러 가지는 못하지만 관측기로 달래야 겟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12.15 02:47

    11월 한달을 통째로 건너뛰었더니 다들 두달이상 굶은 상태였죠 ㅎㅎ 지난 주말에 허기를 푸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형준님도 얼른 나오셔야죠 ^^

  • 조강욱

    2015.12.16 04:38

    게성운 스케치는 1월인가요 12월인가요? 스케치 기록이.. ^^;;
    천국으로 가는 문의 열쇠구멍 저도 보고 싶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5.12.16 04:54

    헉 12월인데 ㅋㅋ 다시 고쳐 올려야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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