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50919 홍천 - 결혼 기념 관측
  • 조회 수: 8778, 2015-09-26 04:01:02(2015-09-24)
  • 아들 생일에 이어 결혼기념일에도 관측을 나가는 겁없는 도시 남자입니다. (하지만 내 망원경에게는 따뜻하겠지)
      
    기념일 핑계로 모든 외부 행사를 마다하고 집에서 가족과 하루를 보냈지만 말간 얼굴로 손짓하는 홍천의 하늘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저녁에 조촐한 세레모니 후 허락을 받았습니다. 이미 석달 넘게 제대로된 관측을 못한데다 두번이나 비를 맞.고 온 것을 알기에 허락은 쉽게 받았네요. 다만 발이 좀 저린 듯 하긴 했죠 ㅎㅎ
      
    자정이 거의 다되어 도착했기때문에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혼자서 보고 계시던 한솔님께 인사를 드리고 잠시 얘기를 나눈 후에 관측을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이런 하늘이라 온통 정신을 빼앗겨서 얘기도 많이 못나누고... 네시 넘어까지 열심히 본 것 같습니다.
      
    이번 관측의 목록은 Sky and Telescope 10월호에서 뽑아봤습니다. 페가수스 자리에 있는 여러 은하 무리들과 돌고래 자리 몇개 대상이었습니다. 모여있는 대상들을 봐서 그런거지만 관측기에 이렇게 많은 숫자를 나열해보기는 처음이 아닌가 싶네요 ^^
      
     

    << 페가수스 자리 은하 무리들 >>
     
    ◆ Pegasus I Group
     
    페가수스 자리와 물고기 자리 경계에 NGC 7626과 7619를 중심으로 하는 Pegasus I Galaxy Group 이라고 부르는 은하군(?)을 찾아봤습니다.

    이 그룹에 39개의 은하가 있답니다. 아래 사진에도 번호 표시를 하지 않은 은하가 여러개 보이는데 실제 관측에서 식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래에 나열한 10개 중 8개였습니다.
      

    s_pegasus-I-group-1.0.png
    [ Pegasus I Group, 화각 1.0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NGC7626, NGC7619: 그룹의 중심부에 7626과 7619가 밝게 보입니다. 둘다 타원은하입니다. 크기와 밝기가 비슷하게 보여서 쌍둥이 같아 보입니다. 밝은 코어를 가지고 있고 별상핵이 있는 것 같습니다. 8mm(250배) 한시야에 7626과 7619가 동서 방향으로 나란히 있고 이 두 은하와 마름모꼴 모양을 이루며 10등급, 11등급 별 두개가 남북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 NGC7617: 7619의 남서쪽에 있는 작은 은하입니다. 아주 작지만 어렵지 않게 식별할 수 있습니다. 렌즈형이라는데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고 그냥 둥글고 작은 솜뭉치로 보였습니다.
      
    - NGC7631: 7619에서 7626를 지나 동쪽으로 비슷한 거리만큼 가면 7631을 만나는데 앞의 두 은하보다는 흐리지만 비교적 밝게 보입니다. (이 그룹 내에서 비교적 밝다는 것이지 흐리긴 흐립니다) 동서로 약간 길쭉한 타원모양을 주변시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 NGC7611: 7619와 7617을 잇는 선을 따라 남쪽으로 나가면 6.9등급의 밝은 별을 만납니다. 그 사이 길에 11등급과 9등급의 별이 놓여있는데, 이 세 별들과 함께 사각형을 이루는 위치에 흐린 덩어리을 하나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자료에는 이 그룹에서 세번째로 밝은 대상이라고 되어있는데 왠지 저는 식별하는데 좀 애를 먹었습니다. 사진과 달리 상당히 흐리게 느껴졌습니다. 동서 방향으로 약간 퍼진 얼룩같이 보입니다.
      
    - IC5309: IC 번호가 붙어있지만 생각보다 어둡지 않고 오히려 NGC7611보다 잘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물론 사진처럼 헤일로가 보이지는 않고 코어 부분만 작은 덩어리로 보입니다.
      
    - NGC7623: 7619와 7617을 잇는 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7623이 있습니다. 흐리고 살짝 긴 타원의 덩어리를 주변시로 알아볼 수 있습니다.
      
    - NGC7615: 7623에서 서쪽으로 10분 정도에 있다는데 열심히 눈을 굴려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실패.
      
    - NGC7608: 서쪽으로 더 나아가면 7608이 나오는데, 어려웠습니다. 얼핏 본 것도 같긴 한데 누가 봤냐고 물으면 못봤다고 할 것 같습니다. ^^
      
    - NGC7612: 이 그룹의 북쪽 끝에 있는데 중심부가 비교적 밝고 작지만 뿌연 타원의 덩어리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 7771 trio
     

    s_7771-trio-0.3.png
    [ NGC7771 trio,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NGC7771: 비교적 밝고 길쭉한 코어와 헤일로를 가지고 있습니다. 별상핵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NGC7769: 정면으로 보이는 나선은하인 것 같은데 7771과 표면 밝기가 비슷하거나 살짝 밝게 느껴집니다. 별상핵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비교적 코어가 밝고, 주변시로 주위 헤일로를 희-미하게 본 것 같습니다.
      
    - NGC7770: 7771에 붙어있는 작은 은하가 흐리지만 잘 분리되어 보입니다. 원형의 코어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 7465 trio
     

    s_7465-trio-0.3.png
    [ NGC7465 trio,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NGC7465: 타원형의 성운처럼 균일한 밝기로 퍼져있는 모양입니다.
      
    - NGC7463: 흐리지만 길쭉하게 늘어난 코어가 보이고 오래 보면 약간의 밝기 차이로 주위의 헤일로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 NGC7464: 처음에는 7465와 7463만 보였는데 조금 주의해서 보니 주변시로 작은 원형의 7464가 7463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왠지 7771과 비슷한 구도인 것 같아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 Hickson 93 (HCG 93)
     

    s_hcg93-0.3.png
    [ Hickson 93,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NGC7550: 타원은하인데 꽤 밝고 비교적 큰 원형의 은하인 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 NGC7547: 7550의 서쪽에 동서로 긴 타원형의 뿌연 덩어리가 보입니다. 7550보다는 흐리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만큼 밝습니다.
      
    - NGC7549: 북쪽으로 올라가면 11등급의 별이 보이는데 그 1분 정도 동쪽에 주변시로 은하가 보입니다. 살짝 길게 늘어난 코어가 보이고 자세히 보면 주위에 매우 흐린 헤일로가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진처럼 나선팔을 보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이 코어가 막대로구나 생각만 했습니다. ^^ 사진 상에는 상당히 긴 나선팔이 보이지만 관측 시에는 막대 주위 헤일로만 아주 흐리게 보일뿐이었습니다.
      
    - NGC7553NGC7558은 작고 매우 흐립니다. 주변시로 식별만 가능했습니다. (컬럼의 저자는 18인치로 못봤다고 써놨는데 저는 확실히 본 것 같았습니다 ㅎㅎ 믿거나 말거나요)
      
     

    ◆ 7331 Group (Deer Lick Group 이라고 부르나보네요)
    임광배님이 씹으셨다는 껌을 저도 씹어봤습니다 ㅎㅎ 7331 그룹과 스테판의 5중주인데요. 이날 본 아이들 중 가장 쉽게 봤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벗고개에서 예전에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보여주네요.
      

    s_7331-group-0.4.png
    [ NGC7331 group, 화각 0.4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NGC7331: 그 어느 때 보던 것보다 크고 길게 늘어난 헤일로를 볼 수 있었습니다.

    - NGC7335, NGC7337, NGC7340은 쉽게 보이고 NGC7336도 이번에는 어렵지 않게 잘 보였습니다.

    - NGC7325, NGC7326는 이번에 처음 찾아보려고 시도를 해봤는데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다시 도전을.. ^^;
      
     

    ◆ Stephan’s Quintet (HCG 92)
     

    s_stephans-quintet-0.3.png
    [ Stephan’s Quintet,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NGC7319, NGC7320, NGC7318A, NGC718B, NGC7317 다섯개의 은하가 바로 보입니다. 7318A, B는 모두 코어가 밝고 주변에 매우 흐린 헤일로가 뭉뚱그려 보이는 듯 했습니다. A, B 둘 다 별상핵을 가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동쪽에 있는 NGC7320C는 안보였습니다.
      
     
     
    << 돌고래 자리 - Going Deep >>
    10월호의 Going Deep 이라는 부분에서 다룬 내용을 훑어봤습니다. 돌고래자리에 있는 구상성단과 주위의 어두운 은하들을 10여개 나열해서 보라고 해놨는데, 죄다 PGC이고 ㅎㅎ 그중에 제가 본 은하는 한두개 뿐인 것 같습니다.
     

    ◆ NGC7006과 주변의 얼룩들
     

    s_7006-and-0.3.png
    [ NGC7006과 주변의 얼룩들,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7006은 구상성단입니다. 문서에는 13만5천 광년 떨어진, 두번째로 먼 구상성단이라고 서술이 되어있네요, 그런데 생각보다 밝았습니다. 분해가 되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구상성단이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주변부의 거친 느낌? 'granular'라고 표현할만한 느낌은 있었습니다.
     
    주변에 있다는 은하는 PGC 65907을 별 두개 남쪽으로 희미하게 흔적을 알아볼 수 있었지만 PGC150723, PGC65908는 안보였습니다.
      
     
    ◆ NGC7025와 French 1
     

    s_7025-toadstool-0.3.png
    [ NGC7025와 French 1,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French 1은 The Toadstool(버섯)이라는 이름이 붙은 특이한 모양의 asterism입니다. 그 동쪽면에 붙어있는 비교적 밝은 은하 7025와 함께 있어 좀 더 관심이 갑니다 ^^ 7025는 Sa 형의 나선은하라는데 그냥 타원은하처럼 보입니다.
     
     

    ◆ NGC7033, NGC7034
    도 봤는데 메모도 안해놓고,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 ^^; 다음에 다시 봐줘야겠습니다.

     

    s_7033-7034-0.3.png
    [ NGC7033, NGC7034, 화각 0.3도, Sky-View에서 사진 추출 ]
     

     
     
    << 그 외 >>
    한참을 페가수스에서 씨름하다 고개를 들어보니 머리위에 별들이 왕창 쏟아지고 있네요. 아이피스에 머리를 처박고 뭘하고 있는거지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제는 겨울 하늘이 된 머리 위를 맨눈으로 잠시 바라봤습니다. 종종 그렇듯이 이번에도 서쪽으로 넘어가는 놈을 붙잡고 실랑이하느라 동쪽에 머리위에 남쪽에 북쪽에 쨍하게 빛나는 아이들은 그냥 흘려버리고 말았네요 ㅎㅎ 한번에 이것들을 다 볼 방법은 없는거겠죠?
      

    s_m42-fish-mouth.png
    [ 오리온 대성운 내부, 사진 출처 비밀 ㅎㅎ ]

      
    정리하기까지 30분정도 오리온 대성운을 보며 놀았습니다. 트라페지움 G, H를 보려고 애써봤는데 안되는거였나봅니다. 한솔님도 안보이는 것 같다고 하시네요 ㅎㅎ 근데 42와 43 사이 경계면에 지금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잔별들을 더 볼 수 있게 돼서 한참 동안 들여다 봤습니다(위 사진의 아래쪽 동그라미 안의 흐린 별들), 물고기 입의 디테일도 다시 자세히 봤는데 사진에 잘 표현이 되지 않아 아쉽지만 입술(?)이 각지고 뾰족하게 되어있는 것(위 사진의 위쪽 동그라미)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성운이 대박인 날이었다는데 대부분을 째깐한 은하들만 째려보는데 보냈네요. 그래도 한솔님께서 보여주신 덕분에 완전 진한 북아메리카와 진짜 흑백 사진같은 해파리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세시간 넘게 본 잔챙이 은하들보다 해파리 한마리가 오늘까지 기억에 떡 자리잡고 있네요 ㅎㅎ
      
     
     
    <관측 장비>
    망원경: 별고래 (17.5인치 돕소니언)
    아이피스: Ethos 8mm

    Profile

댓글 16

  • Profile

    장형석

    2015.09.24 22:35

    이런이런... 후기가.. 후기가...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7550 인근에 HCG 93은 제가 13년 12월 27일 한우산에서 보던게 생각이 납니다 ㅠ.ㅠ

    페가수스 I 은하그룹은... 왜이리 친숙한지.. 찾아봐야하는데.. 언제 나가려나 ㅎㅎㅎ
  • Profile

    박상구

    2015.09.25 07:54

    왜 마음이 아프실까요 ^^

    같이 관측한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보고싶어요~ 아, 물론 별이.. ㅎㅎ

  • 반형준

    2015.09.25 02:15

    사진출처는 아마 본인사진??ㅋ
  • Profile

    박상구

    2015.09.25 07:55

    쉿! ㅎㅎ

  • 조강욱

    2015.09.25 17:42

    네오07.png

  • 이한솔

    2015.09.25 03:44

    상구님은 역시 야간비행 스톼일!!~~
    관측 내내 얘기 몇마디 나누지 않았어도 같이해서 행복했던 시간 이었습니다 ^^
  • Profile

    박상구

    2015.09.25 08:00

    ^^ 집에 돌아가서 아이들의 재밌었냐는 질문에 행복했다고 대답했었어요ㅎㅎ

    정말 몇마디 얘기 나누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저도 분위기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이 되어있네요 ^^

  • 조강욱

    2015.09.25 07:17

    French 1은 수 프렌치 아줌마 목록인가요?
    결혼기념일에 관측을.. 존경합니다 ㅎㅎㅎ
  • Profile

    박상구

    2015.09.25 08:03

    ㅎㅎ 서너달 별을 못봤더니 잠시 겁을 상실했었나봐요.


    잠깐 찾아봤는데 정말 Sue French's Toadstool 이라 부르는가 본데요 ㅎㅎ 대단

  • 이한솔

    2015.09.25 09:59

    Sue French deep sky wonders에 보면 본인이 만든 asterism 몇개가 나와 있습니다.

    우리 남희님이나 강욱님도 그림찾기한거 sky& T 에 보내도 될듯 ㅎㅎ

  • 조강욱

    2015.09.25 15:24

    그거 재미있겠는데요!

  • 김민회

    2015.09.25 23:28

    관측 사실을 ##에서 알면 난처해 집니다.내리세요.ㅎ.ㅎ 메일로 보내 주신 자료 감사합니다. 고잉딥도 훌륭하지만 여타 부분도 천문학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천문잡지가 귀해 화장실에 들고 갈 거시기가 없는 시절 이잖아요.
  • Profile

    박상구

    2015.09.26 00:29

    ㅎㅎ ^^; 그래도 낮에 충실히 본래 스케줄에 임한 후에 밤 늦게 갔으니 정상 참작을... 쿨럭..앞으론 몰래 조심 관측 하겠습니다.

  • 김철규

    2015.09.25 23:46

    차원높은 관측기 잘 봤습니다. 저도 얼른 심화학습 레벨로 넘어가야 하는데 갈길은 아직도 멀군요. ㅠㅠ
  • Profile

    박상구

    2015.09.26 00:41

    이미 최고 심화과정에 들어가 계신거 아니신가요. 열심히 응원 중입니다.  ^^

    저야 그냥 이것 저것 아무거나 들쑤시는거라... ㅎㅎ

  • 김철규

    2015.09.26 03:10

    심화과정 아닙니다. 호핑스킬 트레이닝 과정 수료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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