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0330 관측기 - 인제의 힘
  • 조회 수: 3278, 2014-04-07 21:12:55(2014-04-02)
  • 일요일 오전, 메시에 마라톤 무산의 아픔을 달래주듯(약올리듯) 저녁에 맑아진다는 예보와 여기저기서 관측 나간다는 소리에 안절부절 못하며 번개관측 게시판을 모니터링 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인제로 나간다는 소식이 올라오는군요. 그렇다면 무조건 출발입니다. 인제 가는 길에 구름도 사라지고 점점 파래지는 하늘을 보며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흥분 상태가 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위험할 정도로 과속에 빠져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인제에서의 관측은 겨우 두번째입니다만 인제에 오면 새로운 것을 보는 것보다 예전에 봤던 것들을 다시 보는 일에 치중하게 되는 듯 합니다. 여기서는 어떻게 보일까, 얼마나 자세히 볼수있을까 하는 기대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인제에서의 경험이 많으신 분들 말씀에 의하면 이날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고 하십니다. 물론 제게는 대단한 하늘입니다. (그러나 실제 맨눈으로는 잔별들이 무수히 보이는데 반해 막상 망원경 시야에는 엄청나게 좋지만은 않은 점은 있었습니다. 시상이 좋지 않았던 걸까요?)
      
     
    ● Hickson 44
    원래 이날의 목표가 사자자리 은하들이었는데 계획했던 것을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명품 감상에, 여기저기서 뭐 본다는 소리 들리면 나도 한번 따라 보기에 바빠서.. ㅎㅎ
     
    Hickson 44는 이날 준비해 간 첫번째 목표였고 비교적 찬찬히 뜯어본 대상입니다.
     
    - 3190은 약간 퍼진 타원형의 중심부가 보이고 별상핵을 볼 수 있습니다. 암흑대를 사이에 두고 남서쪽에 3189가 달라붙어 있다는데 나누어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 3193은 그냥 둥그런 타원은하의 모습으로 잘 보이고 북쪽에 가까이 있는 9등성과 함께 있어 인상적입니다.
    - 3185도 좀 흐리지만 어렵지 않습니다. 별상핵을 알아볼 수 있고 사진상에는 막대 나선은하로 보이지만 그냥 흐리게 퍼진 헤일로만 볼 수 있었습니다.

    - 3187은 제 12인치로는 어두웠는데 주변시로 길게 늘어난 중심부를 희미하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늘어진 S자 모양으로 보이는 나선팔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hickson44.jpg  
    [ Hickson 44 - 사진: SkyView 추출 ]
     


     
    ● NGC 2964, 2968, 2970
    사자자리 머리 위쪽에 나란히 모여있는 은하들입니다.

    - 2964는 동서로 긴 타원형 원반 모양의 중심부가 밝게 보입니다.
    - 2968은 약간 타원형의 중심부. 별상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2970은 볼 수 있을지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보입니다. 특별한 특징없이 둥글고 작은 은하이지만 어?보이네? 이런 느낌이어서 괜히 기분 좋아집니다. 원래 잘보이는건가요? ㅎㅎ


    ngc2964-2968-2970.jpg  

    [ ngc2964, 2968, 2970 -사진: SkyView 추출 ]
     


      
    ● Hickson 61 - The box
    주변에서 여러 분들이 보고 이야기하는 소리에 혹해 저도 찾아보았습니다. 눈썹과 눈처럼 보입니다. 12인치에서 9mm(170배)로 볼때 대략 아래 사진보다 조금 작게 오밀조밀 모인 모습으로 보이는데 제 망원경으론 그렇게 쉬운 대상은 아니더군요.  4173과 4174가 처음에는 잘 안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슬슬 보입니다. 주변시로 4173의 길쭉한 모습이 슥 나타나는데 과연 재미있는 모습입니다. ^^


    hickson61-the-box.jpg  
    [ Hickson 61, The Box - 사진: SkyView 추출 ]
     


      
    ● NGC 4565, 4562
    예전부터 제 12인치로 4562를 한번 보려고 해도 어림없었는데... 역시 인제의 힘을 느낍니다. 매우 희미하지만 분명히 존재를 알 수 있습니다. 이원세님 15인치로도 다시 확인해보니 조금 눈에 더 잘 띕니다.


    ngc4565-4562.jpg  

    [ ngc4565, 4562 - 사진: SkyView 추출 ]
      


     
    ● NGC 2859
    작은사자 자리의 은하입니다. 살쾡이 α 근처에 있습니다. 핵이 밝게 보이고 둥근 중심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바깥쪽에 고리처럼 둘러싼 헤일로를 보고싶었는데 결론은 '모르겠다'입니다. ^^;


    ngc2859.jpg  

    [ ngc2859 - 사진: SkyView 추출 ]
     


      
    ● 꼭 한번 보고싶습니다! ic1296
    M57 중심성도 못봤지만 인제에 왔으니까!  IC1296을 시도해봤습니다. 제 12인치로는 열심히 자리만 찾다 포기하고 김남희님 17.5인치를 빌려 다시 도전. 처음에 동쪽에 바로 붙어있는 흐린 별을 보고 은하의 핵부분을 본 걸로 착각해 '보여요'를 외쳤다가 사진을 확인하고 급 실망했네요. 14.8등급 은하라 해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제 눈과 그날의 하늘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인터넷에서 IC1296이 아주 흐릿하게 찍힌 사진을 찾아 올립니다. ㅋ
    m57-ic1296.png

    [ M57과 IC1296 - 사진: http://www.universetoday.com/36306/messier-57/ ]
     

     

     
    ● M51, M101
    많은 것을 건질 수 있었던 날이었는데 사흘이 지난 오늘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이있는 것은 의외로 M51과 M101 이군요.

     
    M101의 나선팔을 제대로 본 게 이날이 처음입니다. 벗고개에서는 항상 먼지 덩어리 같이 퍼진 옅은 헤일로만 보았는데 이번엔 주변의 얼룩들이 보입니다. 나선팔인지 그 위의 성운성단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휘돌아가는 느낌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M51의 나선팔은 벗고개에서도 보았지만 그렇게 역동적인 얼룩?은 처음이었습니다 두 은하를 연결하는 브릿지는 이어진 모습까지는 못봤지만 양쪽에서 뻗어나온 헤일로가 이어져있다는 착각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글로는 그 광경을 멋지게 표현할 방뻡이 읎네요 ㅎ. 가져간 스케치북 구석에 끄적거려 놓은 것을 집에 와 조금 다듬었습니다. 화살표 넣고 글씨 적고 흑백 반전하니 뭔가 한 것 같아보이지만 그냥 낙서로군요. 쩝 ^^;
    그래도 그날 제 눈에 비친 M51을 대강 설명해주는 것 같아 올려봅니다.
    ss_m-M51r.jpg  
     
      
     
    ● 은하수
    새벽에 떠오른 여름철 은하수의 쩍벌 The great rift를 감상합니다. 인제에서 보는 은하수는 정말 찐한 구름이네요. M11을 둘러싼 둥근 은하수 덩어리가 동쪽에서 떠오른 것을 보고 진짜 구름인줄 알고 김남희님께 저거 구름이죠 하고 물어봤다는... ㅎ 김남희님 가져오신 후지논(?) 쌍안경으로 m24의 빽빽한 별들과 은하수 부근을 좀더 감상하고 장비를 걷었습니다. 04:30.
     
     
    돌아와 이틀동안 병든 닭처럼 졸았지만 즐거운 관측이었습니다

    Profile

댓글 12

  • 이원세

    2014.04.02 20:05

    밤새 보셨군요. 저도 출근의 압박만 아니었다면 더 있고 싶었는데 말이죠.

    다음엔 좀 더 깨끗한(?) 인제를 기대해 봅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4.02 23:12

    오래 봐서 좋긴 했는데 여파가 좀 기네요 ㅎㅎ

    다음에 갈때는 날씨도 좋고 출근의 압박도 없는 날이면 좋겠습니다 ^^

  • 조강욱

    2014.04.02 20:45

    저는 갔다와서 바로 감기에 걸려서
    병든 닭처럼 졸고 있어도 모두들 감기 때문에 그런 줄만 알고 있었다는.. ;;;
  • Profile

    박상구

    2014.04.02 23:13

    몸에 무리가 와서 감기에도 걸린게 아닌가 걱정되는군요.

    감기 얼른 나으시길~ ^^

  • 김철규

    2014.04.02 23:47

    아.... 힉슨61... 청옥산에서 그것도 한번 봤어야 하는건데 깜빡 했습니다. 그걸 보셨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4.03 00:14

    그날 총 9명이 인제에서 관측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계시니까 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대상들도 두로 접해볼 수 있고 좋았습니다.

    다음엔 같이 뵐 수 있길 빌겠습니다 ^^

  • 김남희

    2014.04.02 23:52

    2589 outer ring을 벗고개에서 시도 했던적이 기억납니다. 17.5"로도 실패했던 그 놈 같습니다.
    인제의 힘을 빌려 다시 시도 해봅시다.^^
  • Profile

    박상구

    2014.04.03 00:18

    ㅎㅎ 그게 여려운 것이었군요. 멋도 모르니 용감했던 모양입니다.

    다음번 인제에서 17.5인치로 시도하실때 성도라도 들어드리면서 같이 보겠습니다 ^^

  • 박동현

    2014.04.03 02:23

    저는 2970을 식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네요. 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힉슨61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좋은 관측기 잘 읽었습니다. 요즘 원정 관측 뽐뿌를 느끼게 하는 관측기가 많아서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
  • Profile

    박상구

    2014.04.03 02:28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별하늘지기에 쓰시는 관측기 잘 보고 있습니다. 저와 동일한 망원경을 쓰시는군요.

    제가 2970을 쉽게 본 것은 아무래도 이날의 관측지의 도움이 컸던 것 같습니다 ^^

  • 김병수(양평)

    2014.04.07 11:07

    박상구 님도 타고난 관측가 십니다.
    낮아지실 필요없어요. 이미 훌륭하신걸요. 관측은 그관측에 의미를 두는 것이지 더많이 봐서 좋은건 아니라 생각해요. 보시는것마다
    쓰시는것마다 관측의 느낌과 의미....퓔이 충만 합니다.....^^

    처음 올려주셨던 터널과 별은 잊을수 없는걸요

  • Profile

    박상구

    2014.04.07 21:12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그 그림을 아직 기억해주시니 좀 쑥스럽습니다. ㅎㅎ

    공감해주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즐거워지는군요. 관측지에서 뵙고 함께 관측할 기회가 곧 오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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