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1년만에...(MM마라톤)
  • 조회 수: 3020, 2014-04-05 00:23:34(2014-04-01)
  • 안녕하세요. 임광배입니다.

     

    일년만입니다...

    심장이 쫄깃쫄깃해지고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요가자세가 저절로 나오고 엉덩이를 땅바닥에 깔고 관측해도

    자연스러운 시간... 메시에 마라톤.

     

    일년 전 첨으로 참가한 메시에 마라톤에서 벅찬 감동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동틀때까지 보지 못한 아쉬움이 교차했었는데.

    그 아쉬움을 달래고 폭주기관차 처럼 미친듯이 달려보는 생동감을 느껴보기 위해 어제 청옥산에 김철규님과 메시에 마라톤을 거행하였습니다.^^

     

    일요일 아침 어제 내린 비로 날이 개이면 깨끗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아침부터 출정 차비를 합니다.

     

    이번에 휴가를 내면서 마눌신에게 거래를 제안했습니다.

    '휴가기간동안 나에게 이틀만 허락해주신다면, 성은이 망극하옵겠다고!!!'

     

    그동안 바쁜 업무로 제대로 된 관측을 나가지도 못했던 머슴이 불쌍했던지 마님이 흔쾌이 허락해주셨습니다.

     

    그 두번의 기회 중 지난 목요일 일월산에서 한번을 소비하고, 드디어 봄철 좀처럼 만나기 힘든 맑은 날에 두번째 기회를 사용하였습니다.

    때마침 마나님도 다연공주와 함께 친구 집인 전남 장수로 이틀 마실을 다녀오신다는 겹경사가 겹쳐 ㅋㅋ 맘 편히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마나님이 출발하시는 오후 1시쯤 함께 출발하여 서로 다른 목적지를 향해 고속도로를 올랐습니다.

    집에서 5분거리인 용인 IC를 번개와 같은 속도로 통과하여... 고속도로 지평선 끝 파란하늘을 목표로 신나게 달렸습니다.

     

    청옥산은 김철규님께서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셨는데 운좋게 날도 맞아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사실 제가 꼬셨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며 오늘밤 만나게 될 밤하늘에 대한 들뜬 기대에 사로잡혀 있을때쯤, 네비게이션 아가씨가 '잠시 후 좌회전 좌화전 입니다.' 라고

    급하게 말하는 통에 아무생각없이 그대로 따라 갔다가 오히려 낭패를 봤습니다. 청옥산 가는 빠른 길이 새말IC에서 내려 가는 것인데 이 아가씨는 웬일인지

    만종JC에서 중앙으로 갈아타고 제천IC에서 내려 가라고 알려주더군요. 벌써 갈아탄 마당에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지시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골의 봄 정취를 느끼며 달린지 약 3시간 드디어 꾸불꾸불한 포장도로를 따라 청옥산 정상부근까지 다다랐습니다.

    이제부터는 '오프로드!!!' 포장도로가 끝나고 마지막 약 1.8키로미터 정도 마의 코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겨울내 길이 많이 파이고 돌들이 여기저리 깔려있어 아주 천천히 가는데도 안동 탈춤을 치듯이 온몸이 제멋대로 허공을 가로지르고, 어깨는 들썩들썩합니다.

    힘겨운 난코스를 무사이 통과하고 마지막 언덕을 오르자, 그림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사방의 시야가 엄청난 청옥산 헬기장!!! 차에서 내리자 마자 연신 환호성을 질러댑니다. 단언컨대 제가 가본 곳 중 가장 시야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IMG_5456.JPG

     

    하늘도 간간히 떠있는 구름이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고... 파란하늘아래 장비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모든 장비 셋팅을 마치고 난 후, 시간을 보니

    오후 4시정도 ~~ 이제 뭐하고 시간을 때우지???

     

    김철규님께 전화를 걸어보니 미탄면 마을에 들어오셨다고 하십니다. 곧 오시겠구나 ^^

    얼마 지나지 않아 김철규님에 당도하시고 멋진 하늘에 기분좋아 하시며 장비 셋팅을 끝내십니다.

     

    준비해오신 김밥과 미소된장국을 먹으며 하와이 망원경 얘기며, 허블 망원경 성능이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얘기를 나눴습니다.

     

    일몰이 다가오고 낮게깔린 연무에 멋진 모습이 연출됩니다. 일몰도 멋졌지만, '저는 내심 저 일몰 후 멋진 밤하늘이 나타나겠지~~'하는 마음이

    더 앞섰습니다.^^

    IMG_5457.JPG

     

    일몰과 함께 별이 하나 둘 보이기 직전 목성을 구경한 후, 바로 메시에 마라톤에 돌입합니다.

     

    일년만에 달릴 생각을 하니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뭔가 어색합니다.^^ M74와 M77을 먼저 찾아야하기에 지평선 근처부근에 있던 두녀석을 찾기위해

    안간힘을 써봅니다. 하지만 주위 별까지는 대충 찾아가겠는데 제대로 밝견을 못합니다. 마치 누구와의 약속으로 건대까지는 잘 찾아갔는데 거기서 먹자골 내에

    어느 식당인지 찾지 못하듯 우왕좌왕 합니다. 그렇게 점점 시간은 쫓기고 고도를 내려가 연무속에 들어갈려던 차....드디어....

    발견했습니다. M77!!!

     

    하지만 전 슬펐습니다. 제가 발견한게 아니거든요 ㅋㅋ. 김철규님께서 외치셨습니다. "M77찾았다, 앗싸~"

     

    그말에 자극을 받아 다시한번 들이대봤지만 헛수고...결국 M74와 M77은 맘편히 놓아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련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M33 이녀석도 너무 찾기 어렵습니다. 호핑도 정확한데 지평선 연무 부근이라 그런지 분간이 잘 안갑니다.

    '이 녀석 까지 놓치면 타격이 너무 큰데!!!' 무릎 꿇고 다시 찬찬히 아이피스 호핑으로 도전해봅니다. 어렴풋하게 먼가 히끄므리한게 있습니다.

     

    물론 그동안 하늘 높이 떠 있던 그 자체는 눈을 씻어봐도 찾을 수가 없고 걍 히끄므리합니다. 김철규님께서도 찾으셨다고 해서 여쭤보니 히끄므리한게 맞다고

    하십니다.^^ '오예~~~ 오늘 첫빠따 성공'

     

    힘든녀석 한놈 성공한 후부터는 진도가 쭉쭉나갑니다.

    안드로메다 - 카시오페아 - 페르세우스 - 황소 - 토끼 - 오리온 ......

     

    한번도 쉬지않고 처녀자리와 까마귀까지 정복합니다. 시간을 보니 10시가 좀 넘었습니다. 약 2시간 동안 성도보고 '무릎을 굽혔다 일어섰다 허리숙였다 앉았다'

    무한반복을 하다보니 통증이 느껴지며 온몸에 힘이 빠집니다. ㅜㅜ

     

    (위 별자리들 메시에를 보는 사이 '별들의 고향'님께서 뒤늦게 청옥산에 오셨습니다. 낮동안 망설이시다가 결국 오셨습니다.^^)

     

    잠시 쉬는 타임을 이용해 M51과 M101을 봅니다.

    김철규님도 같이 찾아보시며 탄성을 지르십니다. 'M101나선팔 보인다... 와우~~~, 이게 보이는 구나, 안시로는 첨보는데'

    정말 잘 보입니다. 나선팔에 위치한 주위 밝은 작은 녀석들도 한 3개정도 보입니다. 나선팔이 돌아가는 느낌도 받고 내친김에 본

    M51은 브릿지도 마치 연결된 것 처럼 보입니다. 뺑글뺑글 돌아가는 모습은 장관입니다. 지난 번 인제 이후 정말 오랜만에 보는  환상적인 모습~~~

     

    잠시 함께 감탄하는 시간을 보낸 후 여름철 메시에가 뜨기 전까지의 막간을 이용해 요즘 탐구하고 있는 '밤보석' 진도를 나갑니다.

     

    오늘은 목동자리~~ 5523, 5248등 밤보석 목동자리 대상과 추가로 3~4개 얻어걸린 녀석들도 재미있게 즐겨줍니다.^^

     

    어느덧 시간은 12시가까온 시간 '금강산도 식후경~' 야식타임을 갖습니다. 물론 김철규님께서 손수 끓여주시는 맛있는 라면입니다.

    힘든 노동 후 먹는 식량이라 그런지 라면이 참 꿀맛(???)입니다.^^

     

    라면을 먹으며, 장비 얘기며, 아이피스 얘기며 별들의 고향님과 함께 셋이서 얘기를 나누며 휴식을 취한 후,

     

    오늘의 또 다른 메인 목표 '오메가 센타우리'를 도전합니다.

     

    시야가 좋은 곳이라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지평선 부근 연무가 있어 참 보기 애매한 위치입니다.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도전해봅니다. 먼저 햄버거(5128)를 찾아 한번 봐주고(사진처럼 역시 쨍한 맛은 없습니다.)

     

    호핑을 하는데 참 잘 않찾아 집니다. 길잡이 별이 연무에서 들락날락 거립니다.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김철규님께서 찾았다고 유레카를 외치십니다. 한걸음에 달려가 구경합니다. 고도가 낮고 연무가 있어 별들이 속속 분해되는 맛은 없지만

    참 덩치가 엄청큽니다. 저도 다시 한번 별삼이로 도전해보니 이번엔 결국 성공합니다.

    오메가 센타우리 Mission complete!!!

     

    틈나는 시간을 활용한 후 다시 여름철 대상을 본격적으로 탐색합니다. 헤라클레스, 거문고, 백조, 작은여우.....

    오히려 고도고 좀 되는 녀석들은 파인더로도 잘 보이는데....

    역시나 고도 낮은 궁수자리 구상성단 녀석들이 속을 썩힙니다.

    시간에 대한 압박으로 마음이 초조합니다. 별삼이(망갱이 이름)가 땅바닥에 헤딩을 하듯 낮은 각도로 요가자세를 취하며 M55, M75를 찾습니다.

     

    또한 물병자리에 위치한 M72, M73, M2을 정말 무릎과 허리가 끊어질 듯한 고통을 참으며 간신히 성공합니다.

     

    M73은 찾고도 설마이거 아니겠지 하며 몇번이나 괜한 짓했던 녀석입니다. 계속해서 구상성단만 찾다보니 M73도 당연히 구상이겠지 하고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러버린 것입니다. 나중에 산개성단인줄 알고 몇번을 지나친 녀석인것 깨달았을 때, 지금까지 뭐했나 싶기도 하고 참 허망했습니다.^^

    하지만 찾았으니까 오케이~~~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염소자리 M30!!!

     

    날은 점점 밝아오고  M30 근처에 위치한 별은 찾았는데 도통 보이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피스 배경색이 다 하얗습니다.ㅜ.ㅜ

    좀더 있는 힘을 쥐어짜면서 눈을 굴려봤지만 도저히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ㅜ.ㅜ

    결국 실패~~~

     

    이로써 일년만의 마라톤은 끝이 났습니다.

     

    110개 중 실패한 녀석은 3개(M74, M77, M30)

    성공 107개.

     

    함께하신 김철규님은 M77을 성공하셔서 저보다 하나 더 많은 108개를 성공하셨습니다. 정말 멋진 결과입니다. (축하의 메세지 남겨주세요^^)짝짝짝!!!

     

    이번 메시에 마라톤은 107개를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참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초반 74, 77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메시에마라톤이 그렇듯이 완주의 감격과 모든 것을 쏟아부어, 망갱이와 밤하늘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를 경험하는 가슴 벅찬 시간이었습니다.

     

    치열했던 하룻밤을 되새기며 관측기를 적고 있는 지금... 어제 밤이 떠오릅니다.

     

    김철규 曰 "야밤에 여기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거지?"

    임광배 曰 "이게 메시에 마라톤이죠."

    농담삼아 던지신 말에 저도 농담삼아 답했습니다.^^

     

    마라톤이 끝난 아침 참았던 피로가 온몸을 누르지만 이렇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몸이 정말 피곤해지더라도 쫄깃쫄깃한 긴장감과 밤하늘의 보석을 찾으며 탄성한번 질러보는 맛. 끝까지 한번 가보는 것"

     

    그래서 나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별을 보는 것이 아닐까^^

     

     

    -끝-

     

     마라톤.jpg

     

    청옥산1.jpg

    Profile

댓글 16

  • 이원세

    2014.04.01 01:19

    짝짝짝~ 말이 필요없군요. 박수를 보냅니다~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16

    감사합니다. 이원세님. 함께 하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 김민회

    2014.04.01 01:32

    짝 짝 짝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16

    김민회님 응원 감사합니다. 짝짝짝 하니까 웬지 칭찬 받는 느낌인데요.^^

  • Profile

    장형석

    2014.04.01 01:57

    축하드립니다. 항상 삽질만 하는 저와 너무 비교되는데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18

    장형석님은 즐관하셨는지요? 지난 목요일 허탕치셔서 와인잔 기울이셨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하늘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참 애간장을 태우죠.

    사랑에 빠진 남녀처럼 시시때때로 맘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하늘은 꼭 놓치지 말아야겠죠. 덧글 감사합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4.01 04:20

    두분 모두 성공적인 메시에 마라톤 완주를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20

    네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벌써 찐하게 보이는 여름철 은하수가 눈에 아직도 선합니다.~~~

  • 조강욱

    2014.04.01 06:45

    대단하고 엄청난 마라톤을 하셨군요!
    광배님 말씀대로
    이게 바로 마라톤이죠.. ^^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20

    강욱님께서 늘 자극을 주셔서 일년만에 다시 뛰어보게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마라톤 못하게 되니까 더 하고 싶어지던데요.^^

  • 김남희

    2014.04.01 06:51

    사진도 멋있고, 시야도 멋있고, 임광배님도 멋있습니다. 청옥산이라.. 검색한 번 해보지요.^^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21

    남희님도 함께 날잡아서 한번 가보시죠. 그나저나 인제도 다시 한번 가봐야 하는데^^ 말씀 감사합니다.

  • 이준오

    2014.04.01 08:26

    아....알흠다운 옵세션의 저 자태와 절로 가슴 뛰는 (약간은 연무가 낀) 푸른 하늘.

    그리고 지치지 않는 마라톤.... 정말 멋집니다..^^*

    혹쉬 그거 아실런지? 누군가(?) 맘을 먹고 죽지 않을 만큼 메시에-마라톤 준비를 하면 꼭 그 당일에는 비가 온다는 전설을...ㅋㅋ

    그러니 쉬엄 쉬엄하세요~ ㅎㅎㅎ 그리고 진심 축하드립니다. 두분 모두 완주를..!!!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22

    이준오님 댓글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알흠다운 옵세션을 인도해주시고 그것을 단초로 마라톤도 벌써 이년째 달려보와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나중에는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해주신대로 찬찬히 쉬엄쉬엄 달릴께요~

  • 김병수

    2014.04.01 23:33

    최고의 날씨, 최고의 준비, 최고의 집념.
    그리고 가슴벅찬 완주...
    평생 잊지 못할 밤이겠군요.
  • Profile

    임광배

    2014.04.05 00:23

    네 김병수님께서 표현해주신 말씀이 딱 맞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멋진 밤이 기다리고 있겠죠?

    그날을 위해 또 더 큰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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