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140302 일요일의 법칙 (Leo Triple 관측기록)
  • 조회 수: 2958, 2014-03-31 16:48:24(2014-03-20)
  •  

     

    별나라의 오래된 법칙.

    '일요일 밤엔 날씨가 좋다'

    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나를 시험에 들지 말게 하옵소서.. ㅠ_ㅠ

    여튼, 하늘의 부름에는 응답하는 것이 별쟁이의 도리..

    평소에는 늘 외면하던 nightwid도 간만에 천벌을 피하여

    일요일 밤의 하늘의 부름에 응답했다


    Target은 단 하나, 처녀자리 은하단 전신샷!

    처녀 상반신을 한 장에 담기 위해

    (별보는 사람이 아니면 위 문장을 보고 이상한 생각을 할지도.. ㅎ)

    전지 크기 종이를 검은 색으로 만들고

    T1과 T2를 정확한 구도에 맞추어 미리 찍어 놓았다

    은하 수십개를 한 화면에 잡아 봐야지..



    관측지에 도착하니 10시가 다 된 시간.

    서천동과 야간비행 몇 분이 벗고개에 나와 계셨다

    간만에 별하늘 감상 좀 하고 처녀를 찾으니..

    그 동네는 아직 동쪽 산 아래.. ㅡ_ㅡㅋㅋㅋ


    느긋하게 세팅하고 서천동에서 막걸리도 한 잔 얻어먹고

    (윤선생님 그 막걸리 정말 맛있던데요.. ㅎ)

    그래도 아직 처녀가 뜨질 않아서 방황하다가

    작년에 보현산에서 Leo Triple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생각나서

    그것부터 시작!


    내가 별나라에서 가장 헷갈리는 것 두 가지가 있다면

    하나는 간상세포와 원추세포의 기능이고

    또 하나는 M65와 M66의 모양이다

    어찌 그리 봐도 봐도 헷갈리는지 ㅠㅠ



    몇시간 끄적끄적 그림 한 장 그리고 나서야

    이제야 그 둘을 조금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ㅎ


    Leo Triple을 그리다가 너무 졸려서 차에서 한 시간쯤 자다 나왔는데

    다른 분들은 내가 막걸리 먹고 있는 줄 아셨던 듯.. ㅡ_ㅡㅋㅋ


    자정을 향해 가는 시각. 그 사이 처녀자리는 열심히 열심히 올라와서

    이제 딱 보기 적절한 고도에 올라와 있는데

    이상하게 그 쪽, 동쪽 하늘만 하늘이 뿌옇다.

    어짜피 큰 스케일로 그리는 것이니 오늘 완성할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진도 빼 보겠다고

    집에서 잡아온 구도에 하나씩 은하들을 그리는데

    아 이건.... 너무 욕심을 부려서 넓은 영역을 종이 한 장에 잡아놨더니

    은하들이 너무 작게 그려질 수 밖에 없어서 디테일을 전혀 표현할 수가 없다 ㅠ_ㅠ

    어떻게라도 수습해 보려고 낑낑대다가 포기.

    그냥 Leo Triple 하나라도 건지는 걸로.. ㅎㅎ


    사자가 위치한 천정은 그나마 상태가 낫다.

    작년 여름에 보현산에서 그리던 것에 이어서 2년에 걸쳐서 스케치 한 장 완성! ㅋㅋㅋ

    스케치 할 때는 선입견 방지를 위해 사진을 거의 보지 않는 편인데

    디테일이 생각보다 잘 보이지 않아서 사진을 참조해보니

    내가 놓친 구조가 꽤 많다

    눈을 바꿀 수 없다면 앞으로는 스케치 마무리 전에 한 번씩 참고자료를 check 해야 할 듯.

     

    66번은 비대칭적인 중심부 구조가 가장 눈에 띈다.

     

    Unstarlike Nucleus에 C자 모양의 Core가 관측되며, 66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은 Star chain이 멋지다.

     

    65번은 참고자료에 암흑대가 보이는 것을 보고 뒤늦게 표적 수사를 했으나 검거 불가 ㅎㅎㅎ

     

    3628은 너무나 쉽게 그 아름다운 암흑대의 속살이 관측된다. 날씨가 조금 더 좋았으면 더 길고 두꺼워졌겠지..

     

      

    [ 벗고개에서 Leo Triple, 검은 종이에 파스텔과 젤리펜 (조강욱, 2013~2014) ]

    Leo Triple_Fix.jpg

    (글씨가 너무 크고 악필이라 원본 종이에는 사인만 하고 글은 포토샵으로 썼는데.. 어떠신가요? ^^;;)

     

     

    다음날 휴가를 내신 분들을 뒤로 하고

    새벽 2시, 눈물을 머금고 철수. ㅠ_ㅠ

    그래도 일요일 밤에 이렇게라도 한 번 별구경 한 게 어디냐며.. ㅎ

    김병수님의 대작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스케치에 영감을 받아서 나도 한 번 시도해 보았으나

    경험 부족과 안일한 준비로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ㅠ_ㅠ

    스케일을 좀 줄여서 T1과 마카리안 체인 까지만 넣는 걸로 함 해봐야겠다.. ^^;;




                                                         Nightwid 無雲

     

댓글 17

  • 김철규

    2014.03.20 17:27

    아침부터 좋은 관측기와 훌륭한 스케치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침에 산뜻하게 시작합니다.
  • 조강욱

    2014.03.20 22:04

    관측기가 많이 늦었죠?

    그래도 달이 지나기 전에 올린 것에 위안합니다.. ㅎ

  • 박한규

    2014.03.20 18:52

    손글씨 다시 돌리도~
    강욱씨, 저 그림에 손글씨 뺀다면 다시 안 볼라오!
  • 조강욱

    2014.03.20 22:05

    헛!

    그 못쓰는 글씨 머가 좋으시다고 ㅎㅎㅎ

  • 이원세

    2014.03.20 19:19

    으음..손글씨가 낫습니다. 포토샵은 뭔가 향기가 없어요
  • 조강욱

    2014.03.20 22:06

    음.. 저는 워드 글씨가 깔끔하다 생각했는데.. 향기까진 생각을 못 했네요 ㅎ

    손글씨를 포기하기보단

    손글씨를 좀 더 잘 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겠네요.. ^^;;;

  • 박한규

    2014.03.20 23:36

    더 잘 써도 심심할 듯 합니다.

    잘 그린 그림이 좋은 그림이 아니고 노래 잘 부르는 가수가 좋은 가수가 아니듯

    예쁘고 잘 쓴 글씨가 좋은 글씨는 아니라는데 강욱씨 왼손과 제 손톱깍이를 겁니다.

    아무도 글씨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지 않는데 공연히 신경쓰는 건 오바입니다.

  • 김남희

    2014.03.20 19:26

    "천재는 악필이다." ㅎㅎ
  • 조강욱

    2014.03.20 22:07

    저는 컴퓨터가 없는 시대에 태어났으면 회사 못 다녔을 거에요.. ㅎ;;;

    (글씨를 너무 못 써서)

  • Profile

    박상구

    2014.03.20 22:33

    직접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은근한 디테일이 멋진 스케지 감사합니다.^^
    저도 '손글씨 돌리도' 한표 추가요 ^^
  • 조강욱

    2014.03.21 01:01

    제는 스케치를 하면서 '사실감'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기에..

    항상 눈으로 보는 듯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노력합니다

    근데 아직 답을 찾으려면 먼 것 같아요.. ㅎ

  • Profile

    장형석

    2014.03.20 22:54

    손글씨 한명더 추가합니다.
    ..
    여담이지만 서울로 와서 PPT를 안하니 살것 같습니다. ㅎㅎ
    2주동안 한페이지도 안만드는군요..ㅎ
  • 조강욱

    2014.03.21 01:02

    감사팀이면 PPT 대신에 아래한글 같은 워드 프로그램을 쓰지 않나요?

    어르신들 보기 좋게 16포인트 1page 보고서로.. ㅎㅎㅎㅎ

  • 윤석호

    2014.03.21 20:18

    항상 무엇인가 만들고야마는 그 정성에 감탄과 박수를 보냅니다.! 나는 눈을 갈아 끼워서 이제 가까운 것들은 이전보다도 더 안보이니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남아있던 스케치에 대한 로망은 완전히 접었습니다.ㅠㅠ

    아, 그 막걸리 제법 맛있죠! 그거 요즘 것들과는 조금 달리 쌀외에 밀도 들어가 있어요. 지평막걸리라고 양평 인근에서는 market share 1위인 것 같고, 서울에도 간혹 그 막걸리 파는 집들이 있어요.

  • 조강욱

    2014.03.22 00:49

    예전에 휴스턴 할아버지는 눈을 갈아 끼우고 나서

    행성상성운 관측에 더 민감한 눈을 얻게 되었다고 했었는데..

    그 수술을 하면 가까운 거리를 보는 것에 어려움에 있는 건가요.. ㅠ_ㅠ

     

    그게 지평막걸리였군요.. 윤쌤과 지평막걸리 마실 기회가 자주 생기기를 소망합니다.. ^^

  • 김병수(양평)

    2014.03.27 10:22

    악필은 핑계로 쓰신듯 한데요. 많은글을 적어야 하기에 일부러 저리 해보신듯 합니다.
    강욱님 글씨 잘쓰시는데요? 전 초등학생 글씨 입니다 ㅎㅎ

    점점더 세밀해 지시네요. 작품 잘봤습니다.
  • 조강욱

    2014.03.31 16:48

    요즘 1학년에 입학한 우리딸 숙제를 봐주다 보니

    바른 글씨 쓰는 법을 배우더분요

    애 말로 '인사하는 글씨'라는 명조체 ㅎㅎ

    저도 어릴때 인사하는 글씨 배웠으면 고민 안했을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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