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40302 벗고개 - 사랑스런 은하씨
  • 조회 수: 3404, 2014-03-11 00:14:20(2014-03-05)
  • 아시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관심은하(觀深銀河)라는 닉네임을 사용합니다. 어법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심(deep) 은하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만들어 쓰고 있는데요...

    s_심은하1.PNG  사실은 이분의 오랜 팬이기도 합니다.ㅎㅎ

     

     

    지난 일요일, 바야흐로 은하의 계절을 맞아 심은하씨보다 더 아름다운 은하밭을 노닐다 왔습니다.
     
    이날의 계획은 큰곰자리 은하 몇개를 둘러보고 자정이 지나면 이달 말에 있을 메시에 마라톤을 위해 처녀자리 탐색 경로를 점검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처럼 월요일 출근에서 자유로운 상태였기 때문에 일요일 새벽이 두렵지 않았습니다.


     

     
    ● 내겐 너무 멋진 은하 - NGC2654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관측 초반에 찾아왔습니다. 우연히 만난 은하 하나가 눈길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더군요.

    NGC2768을 찾으러 가는 호핑 길에 그냥 한번 들러본 2654에 끌려 한참을 머물러 바라보게 됐습니다.
    작지만 잘 빚어놓은 송편처럼 보이는 중심부가 비교적 밝게 보이고, 북쪽 5분정도 위에 있는 11등성 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주변시로 선명히 드러나는 할로(halo)의 날렵한 경계선이 눈을 뗄 수 없게 합니다.

    ngc2654.jpg

    [ NGC2654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생각해보면 특별히 눈에 띄는 특별함은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좋았을까 이상하더군요. 집에 돌아와 여기저기 사이트를 다니며 다른 분들의 관측기를 찾아봐도 2654에 대한 인상적인 기록은 없었습니다. ㅎㅎ 남들은 별로였다는 영화를 혼자 눈물 콧물 흘리며 보고 온 기분이었다는... 갑자기 '그대의 아홉번째 척추가 나를 미치게 해' 하는 노래 가사가 떠오릅니다 ㅎㅎ


     

    ● NGC2768

    코어(core)가 매우 밝게 보이는데 아래 사진은 노출이 많이 되었기 때문인지 안보이지만 안시로는 중심부의 핵(nucleus)이 조금 더 밝은 점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코어와 핵의 밝기 차이가 적어서 확신이 들지않아 최윤호님께 확인을 부탁드렸는데 별상 핵(stellar nucleus)이 맞다고 하시네요 ^^

    ngc2768.jpg

    [ NGC2768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NGC2841

    NSOG에 나온 스케치와 완전히 똑같습니다(당연한가요 ㅎㅎ). 은하의 중심부가 밝고 약간 타원형으로 보이고 주변을 둘러싼 할로가 긴 타원형으로 보입니다. 아래 사진에 노란 원으로 표시한 은하 북쪽 끝의 작은 별과 동/서 양쪽면의 작은 별이 주변의 밝은 별들과 함께 인상적으로 보입니다.

    ngc2841.jpg

    [ NGC2841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NGC2742

    이것도 2768을 찾는 길에 함께 본 대상인데 상당히 흐린 타원형으로만 보였습니다. 남서쪽에 조그맣게 삼각형을 이루는 작은 별들이 보입니다.

    ngc2742.jpg

    [ NGC2742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NGC2976

    나선은하라고 하는데 중심부가 따로 밝게 보이지 않고 그냥 평평한 타원형으로 보입니다. 찬찬히 보니 약간 얼룩덜룩한 느낌이 있는 것도 같습니다(마음의 눈인 듯). 서쪽면의 작은 별 둘이 눈에 띕니다.

    ngc2976.jpg

    [ NGC2976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NGC2985

    코어부분이 여러겹으로 되어있는 것처럼 밝기 차이가 급격히 떨어진 할로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별상핵이 보인다고 하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ngc2985.jpg

    [ NGC2985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NGC5907

    새벽 4시반쯤 관측을 마치고 정리하려다 몇달 전부터 용자리가 높게 올라오면 꼭 보려고 했던 것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마지막으로 찾아본 대상입니다. 보자마자 입에서 나온 말은 "오 길다 길어". 남서면의 암흑대도 보이는 것 같았는데 확실하지는 않았습니다.

    ngc5907.jpg

    [ NGC5907 - 사진출처: SkyView 추출 ]

     

     


    ● 처녀자리 은하단 탐색로
    처녀자리가 제법 높이 올라왔을 때 계획한대로 메시에 마라톤을 위한 경로 점검을 시작했습니다.

     

    (1) 데네볼라에서 T까지 파인더로 찾아가서 M98, M99, M100을 보고 조금 북쪽 위 11번 별을 찾아 M85를 관측합니다.

     

    (2) 이제 아이피스 호핑을 위해 파인더로 2개의 T사이에 있는 작은 삼각형을 찾았습니다. 저는 이 삼각형을 아이피스 호핑의 기준점으로 삼았는데, 하늘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도 써먹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각형과 함께 바로 북쪽에 있는 4436, 4440, 4431은 흐리지만 다닥다닥 모여있는 모습이 특징적이어서 기준으로 삼기 좋았습니다. 북쪽으로 빨간 화살표로 표시된 방향으로 M86, M84를 포함한 눈썹 하나만 있는 얼굴을 본 후 구불구불 마카리안 체인을 따라 M91까지 도착했습니다.

     

    (3) M91을 보고 나서 다시 삼각형으로 돌아와 동쪽으로 M87을 거쳐 M89, M90까지 나아갑니다. M89와 M90 사이에 징검다리로 삼은 별들은 작은 카시오페이아를 연상시킵니다.

     

    (4) M89에서 4550을 거쳐 M58까지 나아간 후 잠시 남쪽으로 내려가 샴쌍둥이(NGC4567,4568)를 봐주고, M58에서 M59,60까지는 성도에 기준 삼을 무언가가 없으므로 그냥 휙- 굴러가서 찾습니다 ^^;

     

    (5) M61과 M49는 다른 길로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처녀자리 η(에타)별 zaniah에서 시작하여 북쪽 16번 별을 찾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와 M61을 찾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M61에서 M49까지는 파인더를 쓰지 않고 아이피스 호핑으로 사이에 있는 은하들을 구경하며 지나갔습니다. 아이피스로 보았을 때 특징적인 별배치들이 재미있는 모양을 이루는 것들이 있어 그것을 기준으로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4342, 4343, 4341, ic3259, ic3267이 모여있는 부분은 모두 식별하기는 어려웠지만 뭔가 다닥다닥 희끄무리하게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 상태가 안좋을 때는 여기쯤에서 헤맬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 점검하는 것만 생각하다보니 하나하나의 특징을 찬찬히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세히 봐주는 것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습니다 ^^;

     

    Virgo-Galaxy-Cluster-Deep-Sky-Hunter-atlas.png

    [ 처녀자리 은하 아이피스 호핑길 - 나름대로 ]

    (클릭하면 커집니다)

    Profile

댓글 12

  • 김철규

    2014.03.05 23:07

    정말 훌륭한 관측기 입니다. 저도 한수 배웠습니다.

    심(deep) 은하(galaxy) 님.... 저도 사랑하게 될거 같네요. ^^
  • Profile

    박상구

    2014.03.05 23:32

    아름다운 분이지요 ^^

  • 이원세

    2014.03.05 23:27

    심은하! 이렇게 깊은뜻이~
  • Profile

    박상구

    2014.03.05 23:33

    팬클럽 한번 만들까요 ㅎㅎ

  • 김남희

    2014.03.06 01:45

    저는 은하보다 심은하가 더 좋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3.06 03:06

    팬클럽 결성입니다  ^^

  • 박진우

    2014.03.06 02:03

    대세는 수지입니다.
  • Profile

    박상구

    2014.03.06 03:10

    ㅎㅎ 요즘 대세는 수지로군요. 그러나 밤하늘엔 심은하님이 있을뿐이죠   ^__^

  • 조강욱

    2014.03.06 16:06

    마카리안 체인을 타고 88 91로 가는 방법이 흥미로운데요? ^-^
    즐거운 마라톤이 되겠네요~~ ㅎ
  • Profile

    박상구

    2014.03.06 19:07

    은하들을 따라 호핑하는 재미가 좋았는데요, 그런데 좀 빨리 가는 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

  • 최윤호

    2014.03.10 03:20

    역시 호핑은 어느정도만 해도 모두들 어느정도 경지에 쉽게 오르시는거 같습니다. 이젠 Detail을 추구해야될텐데 그러면 인치업인가요 ㅋㅋㅋ

    처녀자리는 언제나 쳐다봐도 머리가 어지러워요 =.=

  • Profile

    박상구

    2014.03.11 00:14

    인치업이라뇨 ㅎㅎ

    귀는 마구 팔랑거리나  자금과 포인트가  많이 부족함에 좌절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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