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기 & 관측제안 ~☆+

  • 2013.11.07 벗고개 관측기 - 몇가지 가을 은하들
  • 조회 수: 4695, 2013-11-10 21:10:08(2013-11-09)
  • 하늘이 무척 좋은 날이었습니다
    제 눈에 5등성이 그냥 보였는데 눈이 좋은 분들은 6등성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이 점점 좋아져서 철수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출근의 압박이 아니었다면 저도 혜성까지 보고 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번에는 시간을 낼 수 있을 것이 거의 확실했으므로 전날 부인께 미리 신고를 하고 이번엔 밤보석에서 은하들 몇개를 골라 가지고 나가 봤습니다. 준비한 것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하나씩 자세히 보려고 노력을 했고, 김남희님 자리 비우실 때마다 17.5인치를 제것처럼 쓰며 비교해볼 수 있어 나름 의미있는 관측이었습니다. (맘대로 만지게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려요 ^^)
     
    ▶ M33 + ngc604
     지난번 관측에서 ngc 604를 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처음엔 알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필터가 필요한가 고민하고 있었는데 배율이 낮아 배경이 너무 밝으니 배율을 올려보라 이한솔님께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M33이 워낙 커서 저배율로 봐야한다는 생각만 하고 번들 26mm(59배)로만 봤는데 14mm(ES 82도)로 바꿔보니 너무 허무하게 잘 보이는군요. ㅎㅎ M33도 시원하게 시야를 가득 채우고, 돌아가는 팔도 느껴집니다.
     

    M33_N604.jpg
    [ M33과 NGC604 (사진: Sky View에서 추출) ]


    ▶ ngc 772 + 770 (양자리)
     양자리에 있는 외팔이(?) 은하와 그 이웃 타원은하입니다. 772는 10.3 등급이라 나와 있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흐리지만 중심부가 조금 진하게 보이고나선팔을 구별해 보긴 어려웠지만  중심부가 한쪽으로 치우친듯 하고 흐리지만 북서쪽으로 더 퍼진 halo가 느껴집니다. 반면에 770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는데 계속 째려보다 사진을 확인해보니 아래 사진에 표시한 것처럼 별처럼 보이던 것이 별이 아니었더군요 ㅋ 17.5인치에서도 200배 이상으로도 비슷하게 별처럼 보였습니다. 눈을 좀 더 단련해야겠습니다.

     

    ngc772+770.jpg

    [ ngc 772, ngc 770  (사진: Sky View에서 추출) ]


    ▶  M77 + ngc 1055 (고래자리)
    M77은 최근 관측할 때마다 항상 보는 대상인데 이번처럼 자세하게 보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중심부가 아주 밝고, 주위의 halo가 눈에 명확히 들어오고 얼룩덜룩한 느낌까지 있었습니다.

     

    M77.jpg

    [M77   (사진: Sky View에서 추출) ]

     

    ngc1055는 밝은 별이 가까이 두개 있어 재미있는 얼굴 모양을 보여주는군요. M77은 늘 보면서 바로 옆에 있는 ngc1055에는 왜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지..
    어제 날이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원래 잘보이는 대상인지 1055의 중앙을 가르는 암흑대도 눈에 잘 들어와 좀 놀라웠습니다.

    두 대상이 한 시야에 보일 것 같은데 1055 째려볼 생각만 했지 한 시야에 볼 생각을 안해봤네요 ^^ 재밌었을텐데..

     

    ngc1055.jpg

    [ ngc 1055  (사진: Sky View에서 추출) ]


    ▶ ngc 6939 + ngc 6946 (케페우스)
    일찍 찾아봤어야 했는데 고도가 많이 떨어진 후에 봐서 그런지 6946을 알아보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6939는 별 기대 없었는데 째려보면 째려볼수록 깨알같이 드러나는 성단의 별들이 정말 멋진 광경이었읍니다. 6946은 표면 광도가 매우 낮게 느껴졌는데 흐리게 보이는 M101의 축소판과 비슷한 느낌? 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 고도 높은 시간에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봐야겠습니다.

     

    ngc6939+6946.jpg
    [ngc 6939와 ngc6946  (사진: Sky View에서 추출) ]


    ▶ M78 + ngc2071 (오리온자리)
    M78은 둥근 모양에 암흑대 때문에 서쪽이 평평하게 보이고, 아래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성운 중심부에 밝은 별 2개가 눈처럼 보여 매우 인상적입니다. 서쪽의 암흑대가 굵게 보이는데 그 건너편에 있다고 하는 2064와 2067은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12인치 이하는 어렵다고 써있군요 ^^;) 2071는 밤보석에는 M78과 같은 크기라고 나와있는데 제 눈에는 더 흐리고 크기도 절반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M78처럼 성운 안에 조금 넓은 간격으로 밝은 별을 두개 품고 있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2071 부분의 오른쪽 별 하나는 사진에 나왔는데 약간 왼쪽 아래 밝은 영역안에도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비슷한 밝기의 별이 하나 있습니다.

     

    M78+2071.jpg

    [ M78, ngc2071 (사진: 밤보석) ]


    ▶ 그외
    - 불꽃성운 (오리온자리)
    제 12인치로는 볼 때마다 만족스럽지 못한 느낌으로 '있는지 없는지'였는데, 이원세님 15인치로 보니 이것이구나 했습니다. 제타별을 시야 밖으로 밀어내니 더 잘 보였는데, 부옇고 성운 내부가 진하고 흐린 부분이 나뉘어 구별되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 IC410 (마차부자리 산광성운)
    이원세님과 함께 마차부자리 ic410 성운을 찾아봤는데 텔라드로 호핑하기는 어려운 대상이어서 조금 시도해보다가 제 망원경으로 돌아와 찾아보았습니다. 성기게 보이는 성단(ngc1893)과 흐릿한 얼룩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위치상 맞는 것 같았습니다. M38부터 아이피스로 호핑할 수 있게 방법 외워놓고 이원세님 15인치로 보려했는데 제가 시간을 너무 끌어 이미 다른 대상으로 넘어가신 것 같아보여서...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함께 보기로 하겠습니다 ^^

     

     
    여담1 - 이슬방지 후드: 문방구에서 골판지 사다가 전에 암막 만들고 남은 검정스웨이드를 붙여서 급조해가지고 나와봤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얼마나 버티나 보자고 가져나갔는데 2시간만에 골판지에 습기가 먹어서 동그랗게 말아놓았던 모양이 울퉁불퉁 울어버리네요 ㅋㅋ 그런데 효과는 확실히 있군요. 철수할 때까지 사경에는 이슬이 맺히지 않았습니다. 이슬 방지 효과때문에 우글우글해진 우스꽝스런 모습을 참고 볼 수밖에 없었네요. 아이피스는 여전히 무대책이어서 뽁뽁이 열심히 쥐어짜느라 팔이 뻐근하구요. 다음엔 단단한 재질의 후드를 만들어 가던가 열선을 달던가 대책을 확실히 해야겠습니다.

     

    여담2 - 멧돼지: 벗고개 내려오다 멧돼지를 칠뻔해서 엄청나게 놀랐는데요. 맷돼지가 그렇게 큰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 큰것이 그렇게 사뿐사뿐 걸어갈줄이야  ㅋ 놀란 가슴이 진정되고나니 그것이 귀엽게 느껴지네요. 라이언킹에 나오는 맷돼지 같았다고 할까요. 커다란 털복숭이가 고개 빳빳이 들고 사뿐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라니...ㅋㅋ
     
    아무튼 운전 조심 조심 또 조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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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이원세

    2013.11.09 05:50

    시간을 끄시다니요 ^^ 제가 경험이 일천하여 그냥 마구잡이로 하고 있답니다. 상구님께서 계속 찾으시는지 몰랐어요. 죄송합니다. 불꽃 성운은.. 한솔님 18인치로 보니 뭐가 있는줄은 알겠는데 아직은 잘 구별이 안되었습니다. 단련하면 좋아지겠죠!

    오늘 뉴스에 보니 서울에 4곳이나 멧돼지가 출몰했더군요. 차에 치여도 멀쩡하게 다시 뛰어다닙니다 -_- 정말 조심해야 겠어요
  • Profile

    박상구

    2013.11.09 08:53

    ^^ 뭔가 도움이 되어드렸으면 했는데 제가 좀 빠릿하지가 못하네요 ㅎㅎ

    덕분에 준비한 것 외에 새로운 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김병수(양평)

    2013.11.09 09:30

    772번은 사진으로 봤던 녀석인데 흡수된 은하같은느낌...찾아봐야 겠습니다^^
    2071번은 희미하지만 직시로 볼만큼 잘 본적이있습니다. 아마 그렇게 봤던것이 한번이었던것 같습니다. 인제에서 봤었구요,
    저는 제작년 겨울 영하 23도에 벗고개에 혼자있었습니다.그때만 해도 벗고개는
    지금처럼 길이 좋지않은 오지였지요.그때 홀로 멧돼지를 보고 머리카락이 선다는 느낌을 첨 받았습니다...
    그혹한에 무서운 기억이 나는군요. 그뒤로는 인제관측후 고속도로에서 멧돼지 피하면서 작은 사고도 있었습니다.멧돼지 조심해야지요. 관측기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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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구

    2013.11.09 20:38

    2071은 이번에는 잘 보였었는데 항상 잘볼수 있는 대상은 아닌가보군요. 다음에 다시 한번 봐야겠습니다. 772는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을만큼 흥미를 끌었는데 제 눈의 단련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이것도 몇번 더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 조강욱

    2013.11.09 21:01

    올 가을이 가기 전에 저 33번 시원하게 큰 종이에 스케치 함 해야 하는데..
    이렇게 그냥 지나가 버리는 건가요.. ㅎ

    조예별 생신 축하 관측이 성공리에 거행되었군요~~ ㅠ_ㅠ
  • Profile

    박상구

    2013.11.09 21:36

    ^^ 큰 33 스케치 꼭 보고 싶은데... 아쉽게도 오늘부터 비 예보고.. 이번달은 이렇게 그냥 가버릴 것 같네요. ㅠㅠ

  • 김철규

    2013.11.09 23:06

    좋은 관측기 감사합니다. 이젠 세부적으로 쪼개서 보시네요. ^^ 저는 언제나 가능해 질까요.... 박상구님 열정이 부럽습니다.

  • Profile

    박상구

    2013.11.10 21:10

    가장 열정적인 한 분이신데 제가 부러우시다뇨 ^^ 칭찬 감사합니다. 힘을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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